이 대표 ‘김종인 필승카드론’에 윤 비서실장 권성동 “후보중심”

김종인 비판한 김병준 영입 움직임…견제카드로 부상

 

 

국민의힘 대선 조직 구성을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캠프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선거대책위원회 주도권 다툼을 조율해야 하는 윤 후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쓰임을 놓고 윤 후보 쪽과 이 대표 간의 미묘한 시각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이 대표는 1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벌써 윤석열 후보에 대해 민주당에서 터무니없는 공격을 많이 한다. 이 상황에서 메시지전으로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김종인 전 위원장 외에는 없다”고 했다. ‘김종인 필승카드론’이다. 하지만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에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후보가 제일 중심”이라며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선대위가 아니겠냐.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 긴밀한 ‘협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권한은 윤 후보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후보 쪽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움직임도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과 충돌되는 부분이다. 앞서 김병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윤 전 총장이 뇌물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냐”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처벌받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후보 쪽의 김병준 영입이 김종인 견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선대위 구성에 앞서 핵심 당직자인 사무총장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당무 우선권을 가진 대선 후보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사무총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 소속이었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겨레>에 “사무총장은 후보랑 손발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교체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가 공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선대위 구성 방향도 정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 대표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전면 재구성’ 압박에 윤 후보는 기존 경선 캠프를 뼈대로 몸집을 키우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지난 8일 캠프는 해체됐지만 일부 실무자들은 여전히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 계속 출근하고 있다. 윤 후보 비서실은 일단 메시지·수행·일정 등을 담당하는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오는 12일까지 짐을 빼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던 한 실무자는 “선대위를 다시 꾸려야 하는 만큼 핵심 실무진을 제외하고 모두 오는 12일까지 짐을 정리할 것을 요구받았다”며 “대부분 실무진은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믿는 분위기지만 실장급 이상은 어떻게 될지 몰라 떨고 있다”고 전했다. 장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