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으로서 한국이 제시하는 것 진지하게 검토…포괄적 접근법 중요"

코로나백신 대북지원 질문에 "할 수 있는 일 할 의사 있어"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2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2일 북미대화 재개와 관련해 "공은 북한의 코트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의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에) 관여하려는 의사를 밝혔고 현재까지 북한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간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가 없고, 외교에 열려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만큼 향후 북미대화가 재개되고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북한의 결정에 달렸다는 뜻의 발언이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추가적인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다만, 최근 한미 간 이견 논란이 불거졌던 종전선언을 두고는 "긴밀하며 생산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측과 회동에서 종전선언 문제도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당시 밝혔듯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트너이자 동맹국으로서 우리는 한국이 제시하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도 언제나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비핵화 달성, 평화 정착의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다는 데 한미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즉답을 피하고 "동맹인 한국과의 협의는 긴밀하고 집중적이며 생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답했다.

 

또 "진전에 대한 전망을 판단하는 것은 저로서는 어렵다"고도 언급했는데, 한미가 공동의 방안을 조율해도 북한이 응할지 불투명한 상황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북한에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려있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서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의사가 있고 이를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제재 완화나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그간 북한이 요구한 사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지속하고 있는 (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결의 및 이에 따른 다양한 제재를 계속해서 이행할 것"이라며 또 "한미연합훈련은 오래 지속돼 온 것으로 순수하게 방어적인 성격이며 한반도와 그 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조율되고 실용적인' 대북 접근법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제재 이행 등을 전반적으로 거론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같은 "포괄적 접근법"에 중요하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놓지만 이와 동시에 제재 이행도 중단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