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와 취업 자격자 모두 포괄

지방선거 유권자 규모 20% 증가할듯

공화당 장악 주 들은 투표 제한 ‘역행’

 

뉴욕시의 투표권 확장 안을 주도한 시의원 이드니즈 로드리게스(맨 앞)가 9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가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갖춘 비시민권자들에게 투표권을 주기로 했다. 이번 조처로 80만~100만명이 투표권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뉴욕 시의회가 9일 비시민권자 투표권 부여 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영주권(그린카드) 소지자와 미국에서 취업 자격이 인정된 모든 이들이 대상으로, 새로 투표권이 주어지는 비시민권자 규모는 뉴욕시 유권자의 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시민권자와 마찬가지로 뉴욕시에 30일 이상 살았다면 2023년 1월9일 이후 시장, 시의원, 교육위원 등을 뽑는 지방선거 참여가 가능하다.

 

투표권 확대를 주도한 시의원 이다니즈 로드리게즈는 뉴욕시에 살고 이곳에서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시의 운영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직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은 이번 조처의 대상이 된 이들에게 상류층 지역과 마찬가지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이번 조처는 역사적이라며 “뉴욕시는 다른 진보적인 도시들이 따라야 하는 빛나는 사례가 돼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주, 시, 카운티 등은 시민권 보유 여부에 따라 다양한 투표권 제한을 두고 있다. 뉴욕시의 이번 조처는 투표권 부여 범위가 광범위할 뿐 아니라 최대 도시의 행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반대로 애리조나, 노스다코타, 플로리다, 콜로라도, 앨라배마 등 공화당이 장악한 주 등에서는 비시민권자를 투표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공화당 쪽은 뉴욕시에는 ‘시민’만 투표권이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번 조처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