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아이스하키·인국공 등 언급하며 "기성세대, 변화 이해 못해"
능력주의 비판하며 성장 공약 강조…"기회 부족 격화되면 극우 포퓰리즘 가능성"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화상 대담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번 대담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 모집한 국민참여단 현장 패널 15명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1일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을 통해 '공정' 이슈 부각에 나섰다.
자신의 경제 성장 전략인 '전환적 공정성장'의 주요 개념인 '공정성'을 강조하며 정책·비전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동시에 최근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 논란 등으로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로부터 공정 이슈의 주도권 빼앗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아트센터에서 샌델 교수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온라인 화상 대담을 했다.
이 후보는 그간 한국 사회의 불공정성을 극복하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그는 샌델 교수가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다룬 능력주의 비판과 자신의 경제 비전인 '전환적 공정 성장'의 융합을 시도했다.
2030세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능력주의 담론이 힘을 얻는 현상은 그 자체로 인정하면서, 그 근본 원인은 저성장이라며 경제 성장 정책으로 부작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등 청년층의 정서와 어긋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사례들을 여럿 제시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성 할당제, 지역 할당제, 취약계층 할당제 등 예외적 보호조치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평창 아이스하키 선수 몇 명을 북한에 배정하니 젊은이들이 반발한 것에 기성세대들은 '왜 그러느냐' 했는데, 변화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자리 하나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데 누구는 갑자기 국가 정책에 의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정서가 인국공 때 나타났다"며 "청년세대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기성세대가 제대로 못 보고 공감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정시·수시 비율 조정 문제도 바탕은 같다"며 "수시는 믿지 못하겠다, 정시에서 소수점 차이로 결판내자는 게 공정하지 않으냐는 그 측면만 보면 맞는 말"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샌델 교수의 능력주의 비판을 인용해 "지금은 과연 공정한 것이 정의로운지에 대해 의문이 자꾸 생기는 시대"라며 "능력주의란 실질적으로는 평등하지 않으나 형식적으로 공정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기회 부족과 경쟁 격화가 계속되면 극우 포퓰리즘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국가 과제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제가 제1공약을 성장 회복이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올해 추가세수가 5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특정 기업이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라며 "반대로 다수 서민은 엄청난 위험에 처해 있다. 국가의 대대적 역할을 통해 정의롭게 모두가 전환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가 경쟁을 통해 추구하는 일자리는 경쟁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복지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하는 일자리는 배려해야 한다"며 "인국공 사태나 특정 공기업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문제를 빼면 복지적 일자리가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청년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 이슈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는 차별화하는 '이재명표 해법'으로 접근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윤석열 후보의 원칙주의 이미지를 흔들면서 공정 이슈의 주도권을 빼앗아오겠다는 의도도 담긴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근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비리) 비리' 의혹에 더해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와 샌델 교수의 대담 유튜브 링크를 공유하면서 "윤석열표 공정의 현재 위치는 김씨의 허위 경력과 허위 수상 이력에 막혀 불공정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며 "이 후보가 만들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공정 속 공정과 정의의 상식을 외칠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이 후보가 이날 직접 윤 후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재명-샌델 대담…“능력주의로 포장된 불평등 위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를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하며 “(능력주의에 몰입돼)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할당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매우 위험하다”며 ‘형식적인 공정’ 담론을 경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샌델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온라인 화상 대담을 했다. 이 후보는 “샌델 교수가 ‘공정하다는 것이 과연 보기만큼 공정하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제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고민하는 의제와 일치해 깜짝 놀랐다”고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능력주의로 포장된 불공정”에 대한 공감대를 이어갔다. 샌델 교수는 “대다수 한국인은 한국이 굉장히 불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기득권 계층에 진입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결과라고 믿고 자만심이 생기는 것이 원인이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빈부격차를 해결하는 첫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더 평등한 사회를 위한 능력주의가 오히려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에 이 후보는 “매우 적확한 지적”이라고 맞장구쳤다.
이 후보는 이어 “최근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오로지 경쟁의 결과물로만 갖고 최종적인 결과를 내자고 해서 소수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할당제를 통째로 폐지하자는 말이 많이 있다. 당장의 정치 현실에서 유력 정치인들이 그런 말을 하고 있다”며 “‘할당제를 없애야 한다’, ‘오로지 하나의 기준만으로 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매우 위험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할당제 폐지 주장이 형식적으로 공정해 보여도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승자들의 자만심”이라며 “그들은 모두 자신이 스스로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해 비기득권 계층에 대한 책임의식이나 부채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이 후보는 샌델 교수가 책에서 제안한 ‘대학 입학 추첨제’에 관심을 보이며 “추첨제가 현실 사회에서 하나의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샌델 교수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상위 1% 계층의 입학생 수가 나머지 하위 50% 계층보다 많은 사례를 언급하며 “(추첨제 등) 이런 제도를 책에서 제안한 것은 명성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운에 크게 작용됐다는 것을 인지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성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지 않더라도 적정한 삶의 수준을 누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 후보가 말한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청년세대들은 능력주의에 상당히 많이 몰입된 상태”라며 “시험 성적으로 최종적인 결론을 내고 각자가 지금 가진 최종적인 능력치에 따라 결론을 내자고 생각한다. ‘지방 인재 할당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한다, 성 할당제도 재고해야 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할당제도 재고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불공정한 것이 아니냐, 능력주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샌델 교수는 “한국에 방문했을 때 목격한 것은 수백명의 젊은이가 불평등과 불공정의 해결에 관한 커다란 갈증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사회 구성원들의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이 공공의 선에 참여하고 모두가 정치에 참여해 사회적 문제에 관해 공동의 논의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영 기자
이재명 “윤석열, 김종인·이준석 뒤로 피하지 말고 논쟁하자”
소상공인 단체 초청 토론 불발에 “후보 간 정책토론을”
‘법정토론만 할 것’이란 보도 거론하며 “국민 도리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기 위해 대담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번 대담에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 모집한 국민참여단 현장 패널 15명도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김종인·이준석 뒤로 피하지 말고 논쟁하자”며 정책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정동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의 대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간단체들이 다급한 현안을 두고 유력 후보로 불리는 윤석열과 저를 초청했는데 결국 윤 후보는 그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언론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윤 후보는 ‘법정토론 외에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단체 연대가 지난 20일 두 후보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윤 후보가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하면서 ‘양자 토론’이 불발된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앞서도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매주 1회씩 정책 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지만 윤 후보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제가 문제가 있다면 면전에서 지적하고 제게 반론 기회를 주시고, 저도 윤 후보께 질문할 것도 있으니, 질문에 답도 해주시고 하는 게 국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사람의 최소한의 도리”라며 “피할 필요가 없다. 다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야 간 네거티브전이 과열되는 상황이 부적절하다며 “후보 간 정책 토론이라든지, 정책 경쟁이 전면에 드러나서 후보의 정책과 능력, 비전과 가치를 검증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께서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나 이준석 당대표 뒤쪽으로 피하지 마시고, 저하고 얼굴 보고 논쟁도 주고받고, 국민들께 어떤 차이가 있는지, 누가 이 나라의 미래를 담당할 만한지 보여드리면 좋겠다. 같이 뵐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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