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야주 한 마을서…차량 8대 등 불탄 채 발견

 

   24일 미얀마 카야주의 모소 마을 부근에서 차량들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카야주/A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의 민간인 집단 살해가 반복되고 있다.

 

25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 등은 미얀마 동부 카야주(옛 카렌니주)의 모소 마을 부근에서 민간인 최소 35명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희생자들은 전날인 24일 미얀마 군경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며,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살펴본 소수민족 무장단체 카렌니민족방위군(KNDF)의 한 간부는 차 8대와 오토바이 5대 등이 함께 불탄 채 발견됐으며, 사망자들이 차에 탄 상황에서 미얀마 군경이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로 인한 시체의 훼손이 심해 정확히 몇명이 사망했고, 사망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을 주민은 “전날 불이 난 것을 알았지만 반정부군과 군부 간 교전이 계속돼 현장에 갈 수 없었다”며 “오늘 아침 가보니 시신들이 불에 타 있었고 어린이와 여성의 옷가지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카렌니민족방위군(KNDF)은 희생자들이 방위군이 아닌 난민들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시민단체인 카렌니인권그룹은 페이스북에 “(군부의)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살상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국제 구호단체 직원도 포함됐을 수 있다. 국제 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카야주에서 미얀마 현지 직원 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직원들의 개인 차량이 공격받고 전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기를 든 반군 소속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월 중부 사가잉주에서 민간인 40여명이 군부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최근 보도했고, 지난 7일에도 사가잉주 한 마을에서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민간인 11명이 미얀마군에 붙잡혀 불태워진 채 발견됐다. 군부가 반군부 세력이 꾸린 시민방위군(PDF)의 활동이 활발한 곳에서 보복을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최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