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한인회가 연내 완결을 내걸고 시작한 한인 이민사 편찬작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동포사회 각계와 원로 인사들의 지적에도 불구,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채 독불장군식으로 강행하는 데 대해 비판과 재고를 촉구하는 의견이 비등하다.
윤여화 초대~5대 한인회장과 윤택순 전 회장을 포함한 원로들은 한인 이민사 편찬작업은 언제든 해야 할 과제지만, 현 추진방식은 공정과 객관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필진구성도 편파적이며, 검증을 무시한데다 재원대책 부실과 시간 촉박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서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하라“고 촉구했다. 


“동포 대표단체 책무 저버린 오만과 독선”

그러나 한인회는 “동포사회의 우려를 인정한다”(이진수 회장) 면서도, 한달이 지나도록 여론을 무시한 채 특별한 개선방안 강구없이 추진작업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대해 뜻있는 인사들은 “한인회가 한인사회 원로들과 여론의 충고 마저 못들은 척 묵살하고 맘 먹은대로 가겠다는 것은 동포사회 대표단체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일부 의견만을 좆아가는 한인회라면 한인 일부의 친목단체 활동이나 해야한다”(다운타운 P씨)고 질책했다.
 
조성준 시의원(사진)은 최근의 이민사 편찬 졸속추진에 대해 “여러 어른들의 의견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라며 “한인회가 왜 동포사회 의견을 들어서 하지않고 밀어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조 의원은 ”역사편찬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몇 명이 모여서 멋대로 방향을 정하고 필진을 선정할 수 있는가. 원로들을 포함해 잘 구성된 기구를 만들어서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재고를 주장했다. 조 의원은 특히 스코필드 박사 동상건립 토론토 동물원 부지논란을 예로 들어 ”‘왜 그런 분 동상을 동물원에 세우려고 하느냐’고 환경이나 교육적 양식도 없이 극구 반대해 온 어느 신문의 자료들을 활용하고, 그런 주장을 편 사람들이 필진으로 글을 쓴다면 그야말로 편견의 역사기록이 될 것“이라고 지적, 필진 선정의 객관성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시사 한겨레를 통해 편찬작업의 문제점을 지적한 각계 인사의 충고에 대해 동조한다는 기명·익명의 의견이 잇달고 있다. 
이민 42년째라고 밝힌 P 씨는 “어떻게 역사를 그렇게 자리들끼리 말아먹으려고 하느냐”고 개탄하고 “한인사회의 고질병은 몇몇이서 휘젓고 말아먹을 수 있다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사람들에서 늘 비롯된다”고 언성을 높이며 한인단체들의 갈등상을 예로 들었다. 
또 편의점 경영30년 경력의 A씨는 “이미 위촉됐다는 필진들은 그런 문제점들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아예 눈감고 원고료 챙기고 이름 올리는 데만 신경쓰는 건가”라고 질타하고 “윤택순 전 회장이 얘기한 것처럼 예산도 없으면서 왜 필진에게 원고료를 1500$씩이나 지급해야 하나, 어쩌면 이름 올려봐야 두고두고 오욕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라고 빗댔다. 또 다른 A씨는 “단 시일에 끝내겠다는 건 현 회장 임기중에 하겠다는 욕심과 독선의 산물 아니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다른 많은 동포들도 비슷한 의견을 전하면서 “동포들이 생업에 바빠 무관심한 것 같아도 한인사회 돌아가는 것, 잘 못된 것 거의 알지만 함부로 말을 안할 뿐”(스카보로 N씨) 이라는 말도 했다.
 
이민사 편찬작업 졸속추진과 관련, 시사 한겨레는 지난 한달 사이 윤여화·윤택순 전 회장 외에 이상훈 전 한인회장, 고학환 한국노인회장, 송완일 전 평통 부회장, 박승낙 한인권익신장협의회장, 이경복 북한인권협의회장, 원옥재 문인협회이사장 등의 육성도 전한 바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편찬 기간촉박 ▲추진기구 부실 ▲절차 불합리, ▲자료취합, 발굴 및 검증과 객관화 작업 생략, ▲필진구성 편협 및 객관·공정 기대미흡, ▲항목과 분량의 기계적 배분, ▲재원대책 등을 지적하며 “반세기 역사를 몇몇의 입맛대로 간단히 버무려 담고 말겠다는 것인가” “그러다 두고두고 말썽과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등 강하게 경고하며 종합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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