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 규모 최소화한 훈련 실시 준비중

한-미 정상, 막판 중단 결단 내릴지 주목

 

한-미 연합군사훈련 실시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하반기 남북 관계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떠오른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집단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규모를 최소화해 진행한다’며 훈련 실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양국 정상 차원의 막판 결단에 따라 극적인 방향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 등 의원 72명은 5일 공동성명을 내어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훈련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남북의 통신선 전격 복원을 언급하면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훈련 연기를) 북한의 상응 조치를 끌어내는 협상 카드로 사용해 모처럼 찾아온 대화 기회를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세도 훈련을 미뤄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성명에 참여한 진성준 의원은 “실무적으로 (훈련) 준비가 이뤄졌다고 돌이킬 수 없는 게 아니다. 하루 전이라도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정치적 결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무조건 훈련을 미루자는 게 아니라 만나서 대화하자고 조건부로 연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2018년 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전격 가동된 데는 평창겨울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누차 말했듯 아직까지 (훈련의) 시기나 규모,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한-미는 각종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군 차원에선 병력의 실기동이 이뤄지지 않는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 규모를 최소화해 16일부터 실시하는 쪽으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최근  “실무 준비가 너무 진척돼 이제 와 결정을 뒤집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내부 사정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훈련 중단’을 요구한 1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도 정부의 운신 폭을 줄이는 부적절한 대응이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한-미 간의 신뢰를 기초로 남북 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며 “합의된 훈련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권 일부에서 주장하듯 한-미 정상 차원에서 연합훈련 연기를 결론 내려면 조만간 한-미 정상 간의 전화 회담 등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주요지휘관 보고에서 국방부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상 외교를 통한 접근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길윤형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후쿠시마 원전 노심 용융되고 수소 폭발로 지붕 날아갔는데 무슨 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 120시간 노동 허용, 부정식품 옹호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세계적으로 원전 최대 밀집지역이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른 지역과 다를 수 있다.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원전 안전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이 체르노빌하고 다르다.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었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답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일본 동북부 지방에 발생한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일본 후쿠시마현 소재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능 유출 사고다. “방사능 유출이 안 됐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이 발언은 이날 저녁 인터뷰 기사가 올라온 뒤 4시간여 만에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이 이를 지적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윤 전 총장 인터뷰 아카이브 화면 갈무리. 파란색 부분이 인터뷰에서 삭제됐다.

 

윤석열 캠프는 발언이 축약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설계 안정성 때문이 아니라 지진·해일 때문에 피해가 생겼다는 것을 얘기하려다 말을 축약하다 보니 그렇게 전해졌다”며 “우리나라는 지진이나 해일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설계도 좋아졌는데 원전을 안 한다고 하는 건 문제가 많다는 발언을 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어 “인터넷판에 처음 올라온 기사는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을 경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인터뷰 보도 과정을 두고 공세를 벌이는 것은 비열한 정치 공세”라고 적반하장의 날을 세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방사능 유출 등 아주 기본적인 사실조차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내부 노심이 용융되고 수소 폭발로 지붕이 날아갔는데 붕괴되지 않았다니 무슨 말인가. 방사능 유출 사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이처럼 ‘원전 실언’을 한 데엔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다 보니 원전의 안전성·필요성을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논리에 함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카이스트 원자력 전공생들을 연이어 만나 “무리하고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원자력 에너지라는 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천만한 것이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일본의 지반과 관련한 문제이지 원전 자체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핵에너지학회장인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친원전 진영의 논리가 늘 ‘과학자를 믿어라’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주장만 해서는 합리적 토론이 어렵다. 윤 전 총장이 이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나래 최우리 기자

 

민주 '후쿠시마 발언' 윤석열 맹공…"일본 대선 나가냐"

 "일 극우 수석대변인"  "아베스럽다"  "아무말 대잔치"

  최엔 "1일1공부나 하라…대통령 되면 국기하강식 부활"

 

더불어민주당은 5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실수를 거듭 부각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을 도마 위에 올렸다. 해당 발언은 온라인에 공개됐다 뒤늦게 삭제됐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무지하고 편향된 사고로, 위험하다.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대권주자도 직접 비판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SNS에 "이번 망언을 보니 일본 극우 인사가 과외 선생님이었나 보다"라며 "대통령 후보가 잘못 배우면 나라가 위험해진다. 일본 극우 정치인조차도 대놓고 하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과 이준석 대표는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달라"며 "이번 망언에서 일본 극우세력 수석대변인의 모습을 본다. 더 지켜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대선은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니다. 일본 총리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며 "지적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셀프 디스'는 이쯤 하면 국민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 캠프의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쩍벌남의 1일 1망언 대행진, 오늘도 이어진다"라며 "무지에, 사실왜곡에, 기사삭제까지. 준비 안 된 검사정치, 선무당이 국민 잡을라"라고 적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근인 이개호 의원은 "소문대로 1일 1망언이 목표인가"라며 "윤 아무개 이 사람,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일본 대선에 나가느냐. 1일 1구설수, 이제 비판도 지겹다"며 "없는 사람들은 후쿠시마산 부정식품도 먹어야 하는가. 참 아베스럽다"라고 비꼬았다.

 

대선 출마 선언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월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겨냥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 현안 관련 질문에 공부하겠다는 (최 전 원장의) 답변은 올림픽 출전 선수가 이제부터 연습하겠다는 것"이라며 "국정운영 비전 없이 민생을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 지사 캠프의 이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선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의 '1일 1망언'을 기억하고 '1일 1공부'라도 하라"고 비꼬았다.

 

김한정 의원은 "이분이 대통령이 되면 국기 하강식이 부활할지도 모르겠다"며 "출마 회견도 엽기였다. 답변하기 어렵다는 이런 분이 감사원장에 오른 것부터 공직 인선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 아닐까"라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최 전 원장이 '조국 사태'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기소했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정치 초년생으로서 너무 빨리 정치물이 들어 그저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상식을 벗어난 일탈을 일삼고 언론에 침소봉대해 명예를 훼손하고 인권을 짓밟은 과도한 수사와 기소에 대해 헌법기관 출신으로서 제대로 수사하고 기소했던 것이라고 평가하는 게 가당키나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정오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

 

조상우가 5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미국과 경기 6회말 2사 2· 3루에서 타일러 오스틴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올림픽 야구 왕좌를 수성하려던 ‘김경문호’의 계획이 물거품 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 6회말 불펜이 무너지면서 2-7로 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노렸지만 일본, 미국에 연달아 패하면서 메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7일 정오에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도쿄올림픽 야구 결승(7일 저녁 7시)은 일본과 미국의 대결로 펼쳐진다.

 

물 먹은 방망이

 

한국 타선은 이날 7안타를 터뜨렸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집중타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 선발 조 라이언에게 봉쇄당하며 4회까지 0-2로 끌려가다가 5회초 득점 기회를 맞았다. 1사 후 허경민의 몸에맞는공과 김혜성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박해민의 좌전 적시타가 터졌다. 1-2로 따라간 1사 1·2루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섰지만 병살타를 때려냈다.

 

1-7로 뒤진 7회초에도 추격 기회는 있었다. 박건우,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1사 1·2루에서 박해민, 강백호가 연속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심판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배트 스피드가 느렸다.

한국은 2번 타자 강백호가 4타수 무안타, 4번 타자 김현수가 4타수 무안타, 5번 타자 강민호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혜성이 3안타(3타수)를 쳐냈다.

 

6회 투수교체 실패

 

선발 이의리에 이어 등판한 사이드암 최원준이 토드 프레이저에게 볼넷을 내주자 대표팀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좌완 차우찬이 좌타자 에릭 필리아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에는 우완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원태인은 1사 1루에서 제이미 웨스트브룩과 마크 콜로즈배리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실점한 뒤 닉 앨런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김경문 감독은 1-3으로 뒤진 1사 만루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믿음직했던 조상우를 올려 불을 끄려 했으나 조상우 또한 버텨내지 못했다. 9번 타자 잭 로페즈에게 곧바로 적시타를 두들겨 맞았다.

 

이후 에디 알바레즈의 내야 땅볼 때 3루주자 콜로즈베리가 득점했고 2사 2·3루에서 타일러 오스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뺏겼다. 점수는 순식간에 1-7로 벌어졌다. 필승의 의지로 빠른 투수교체를 했으나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됐다. 미국 타선에서는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는 오스틴이 4타수 2안타 2타점, 웨스트브룩이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19살의 좌완 새내기들

 

이의리는 씩씩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1일) 선발 등판(5이닝 4피안타 3실점) 뒤 3일밖에 쉬지 못했지만 혼자서 5이닝을 책임졌다. 심판이 오른 타자의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는 가운데서 꿋꿋하게 버텨냈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탈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투수 수는 88개. 이의리와 동갑내기 김진욱(롯데)은 한국이 대량실점한 6회말 2사 1루에서 트리스턴 카사스를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김진욱은 7회에도 2타자를 책임지면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에서 3경기 등판, 2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태극 마크’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대표팀 막내들의 주눅들지 않는 투구가 그나마 미국전 수확이었다. 김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