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가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 기각’ 결정을 전제로 탱크와 장갑차, 특전사 병력을 동원해 시위 군중을 진압하고 언론 통제와 정부부처 장악까지 계획한 문건이 공개됐다. 댓글공작과 세월호 유가족 사찰 등 수많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무사가 촛불시민의 저항을 마치 1980년 신군부처럼 무력 진압하려 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군인권센터 등이 5, 6일 잇따라 공개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보면, 기무사는 ‘박근혜 탄핵 기각’에 따른 시위 확산과 폭력사태로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위수령 발동과 계엄 선포 계획을 마련했다. 계획서는 특히 경비계엄 선포 시 기동성 등을 고려해 기계화 6개 사단, 기갑 2개 여단, 특전사 6개 여단으로 계엄군을 구성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경찰의 소요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무기 탈취 등 혼란이 발생해 비상계엄을 시행할 경우, 중령·대령급 요원으로 24개 정부부처를 지휘·감독하기로 했다.


또 보도검열단과 언론대책반을 운영해 언론을 통제하고, 시위 선동 등 포고령 위반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폐쇄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평화적인 촛불집회를 펼칠 때 기무사는 국민을 잠재적 폭도로 규정해 유혈 진압하고 정부·언론을 장악하는 사실상의 ‘친위 쿠데타’ 시나리오를 만든 셈이다. 1979~80년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12·12 쿠데타와 광주학살의 행태를 답습한 것으로밖엔 달리 볼 수가 없다.
문건 작성을 주도한 인물들이 여전히 군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5천여명인 인력과 조직도 그대로다. 1990년 윤석양 이병에 의해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사실이 드러나자 기무사로 이름만 바꾼 채 여러 악행을 끊임없이 계속해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댓글공작, 보수단체 지원 등 정치 공작 기획자가 기무사라는 건 이미 확인된 바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반헌법적 쿠데타 시도를 할 수 없도록 대수술을 해야한다. 현 기무사의 해체와 축소·재편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또 3대 기능인 방첩, 일반정보, 대전복 임무 가운데 방첩을 뺀 다른 기능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부당한 권력에 충성하며 국민에게 총구를 돌리는 계획을 서슴지 않는 기무사 폐지를 더는 주저할 이유가 없다.


구조 성공, 모두 건강… 축하메시지 쇄도

전세계가 염원한 타이 ‘동굴 소년들’의 전원 무사 귀환 소식이 10일 들려왔다. ‘12소년 동굴 표류기’는 결국 해피엔드였다.
<AFP>통신은 10일 저녁 타이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역 탐루앙 동굴에 17일째 갇혀 있던 유소년 축구팀 ‘무파(멧돼지)’ 소속 소년 4명과 코치 에까뽄 찬따웡(25)이 무사히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실종된 뒤 9일 만에 발견된 13명이 모두 돌아왔다.
타이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8분에 외국 잠수부 들이 포함된 구조대원 19명을 들여보내 마지막 구조에 나섰다. 1일차와 2일차에 4명씩 구조된 데 이어, 이날 소년 4명과 코치, 이들을 돌보려고 함께 동굴에 남아있던 의사·해군대원 등 총 9명이 모두 밖으로 나왔다. 첫날 구조에는 11시간이 걸렸지만, 동굴 지형에 익숙해진 둘쨋날 작업은 9시간 만에 끝났고, 마지막 날 작업도 신속히 진행됐다.


보건 당국은 구조 1·2일차에 나온 소년 8명의 건강은 좋다고 밝혔다. 젯사다 촉담렁쑥 공중보건부 사무차관은 “8명 모두 아주 건강하고 열도 없다. 정신적 상태도 모두 양호하다”고 말했다. 첫날 구조된 4명 중 2명이 폐렴 의심 증세가 있었고, 한 명은 체온이 너무 낮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동굴 안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격리 상태로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까지 검사결과 이들은 몸무게가 1∼2㎏ 빠진 것 이외에 큰 이상이 없다고 공중보건부가 전했다. 보건 당국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소년들과 가족을 만나게 했다. 소년들은 “집이 그립다”, “우리는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소년들이 ‘가장 기뻐할’ 소식도 도착했다. 이들 중 6명이 다니는 매사이 쁘라싯사르트 학교는 소년들이 “다음 주 예정된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무려 400여 시간을 불빛 하나 없는 공포 속에서 의연하게 버텨낸 소년들의 구체적 정보도 공개됐다. 막내 차닌 비불렁루앙(11), 프로 축구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두간펫 프롬텝(13), 미얀마 자치구 와족 출신 아둘 샘온(14), 국가대표를 꿈꾸는 소메퐁 자이옹(13), 동굴에 갇힌 첫날인 지난달 23일 생일을 맞은 피라팻 솜피앙자이(17) 등의 사연이 속속 알려졌다. 피팻 포(15)는 동굴 안에서 타이식 바비큐를 먹고 싶다고 부모에게 편지를 썼고, 에카랏 옹수크찬(14)은 동굴을 탈출한다면 어머니의 가게 일을 돕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타이 정부는 ‘구조 드라마’를 찍은 탐루앙 동굴을 관광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구출 작업이 전부 끝나면 정부는 이 동굴을 국립공원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전기차업체 테슬라·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이날 오전 동굴을 찾아 소형 잠수정을 전달했다. 그는 잠수정에 대해 “로켓 부품으로 만들었다. 유소년 축구팀 이름을 따 ‘멧돼지’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출 작업을 지휘한 오나롱삭 소타나꼰 전 치앙라이 주지사는 “우리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사용치 않았다.


17일 만에 구조된데 대해 전 세계 유명 축구팀과 축구인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축구팀 FC바르셀로나는 11일 이 ‘멧돼지 팀’을 구단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라 마시아’의 ‘바르샤 아카데미 국제 토너먼트’ 내년 일정에 초청한다고 밝혔다. 응하면 이들은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에서 경기해볼 기회도 갖게 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멧돼지 팀’ 선수 12명과 코치까지 전원을 다음 시즌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경기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독일 분데스리가 FC 바이에른은 공식 트위터에 영어·타이어로 “유소년 선수들과 코치 구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김미나 기자 >


준우승 크로아티아 317억원… 조별리그 탈락 한국도 91억원 챙겨

지난달 14일 막을 올려 한 달 동안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던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프랑스의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크로아티아와 러시아 월드컵 결승에서 4-2로 대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98년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는 20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우승이라는 영광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두툼한 우승 상금도 챙겼다.

프랑스는 러시아 월드컵 우승으로 무려 3천800만 달러(약 43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는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 상금은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3천500만 달러보다 300만 달러나 오른 금액이다.

이번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면서 역대 처음 결승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준우승 상금으로 2천800만 달러(317억원)를 받는다. 결승전 패배로 상금이 1천만 달러나 줄었다.

3위를 차지한 벨기에는 2천400만 달러(약 272억원), 4위 잉글랜드는 2천200만 달러(약 249억원)의 상금이 입금된다.

한편,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19위를 차지한 한국은 800만 달러(약 91억원)를 챙겼다.


고교 학습지도요령 적용시기 내년부터로 앞당겨

독도. <한겨레> 자료 사진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영토 교육의 의무화 시기를 애초보다 3년 앞당긴다고 밝혔다. 또, 이런 내용을 반영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도 공개했다.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교사들이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학생들을 잘 가르치도록 쉽게 풀어 쓴 교사용 참고서다.

문부과학성은 17일 고등학교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교육을 의무화하는 시기를 애초 2022년에서 2019년으로 앞당기는 내용의 학습지도요령 이행조처를 공고했다. 이에 앞서 문부과학성은 3월 독도와 중-일 간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우리(일본) 고유의 영토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고교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독도와 관련해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표현도 들어 있다. 2009년 개정된 기존 고교 학습지도요령에는 각 학교에서 영토 교육을 하도록 했지만 독도나 센카쿠열도가 ‘일본 땅’이란 내용은 없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해,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명기했다. 고교 학습지도 요령 개정은 초·중·고 전 과정에서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의무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논평을 내서 “일본 정부가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정부가 명명백백한 우리 영토인 독도에 대해 그릇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허황한 주장을 벌이지 않고 이를 자국의 미래세대에 주입한다면, 이는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처사라는 점을 엄중히 지적한다”고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