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민가추락 등 잇단 항공사고 원인 조사결과

조종사 860명 중 262명이 가짜 또는 부정 면허

조종사 6알자지라인터뷰 충격적 실태 고백

 

522일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의용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지난 5월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의 주거 지역에 여객기 한 대가 추락했다. 승객·승무원 99명 중 97명이 사망했다. 다행히 주민 중 사망자는 없었다. 사건을 조사한 파키스탄 당국은 조종사의 비행 실수, 즉 인재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2018년 파키스탄 정부가 항공 사고를 계기로 시작한 조종사 면허 조사 결과 일부가 발표됐다. 파키스탄 전체 조종사 860명 가운데 262명이 가짜 면허이거나 면허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 항공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유럽 등 세계 각국이 파키스탄 항공사의 취항을 금지하고,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 면허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파키스탄 조종사 6명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아랍 언론 <알자지라>와 인터뷰해, 파키스탄 항공 산업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고백했다. 5월 민가 추락 사고도 연료를 아끼기 위한 급강하 착륙과정에서 발생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11번 착륙 시험 실패해도 통과부정행위 너무 쉬웠다

조종사들은 비행 면허와 관련한 부적절한 관행이 파키스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한다. 조종사 씨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2009년 조종사 면허 시험을 볼 때, 항공협회 쪽에 돈을 내면 부정 행위를 할 수 있었다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2011년 유럽 기준에 맞춰 조종사 면허 시험의 횟수가 늘고 컴퓨터 시험이 도입되자, 아예 시험을 치지 않고 통과시켜주는 부정행위가 생겨났다. 조종사 씨는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면허증에 사인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 착륙 시뮬레이션 시험에서 11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켰지만 문제없이 통과한 조종사가 있었다나중에 이 조종사가 본인의 수법을 나에게 얘기해 줬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항공업의 안전 불감증은 당국-항공사-조종사 모두에 만연했다. 비정상적 비행 조작이나 비행 패턴을 식별하기 위해 설치된 안전관리시스템이나 비행데이터관리시스템은 일상적으로 무시됐다.

조종사 씨는 파키스탄민간항공청(PCAA)은 일상적으로 항공사의 안전 무시 행동을 묵인했다감독 당국과 운영자가 한 침대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대로 부품을 싣지 않은 채 비행기가 이륙했고, 정해진 인원보다 적은 수의 승무원이 탑승했다민간항공청과 항공사 경영진이 공모했기 때문에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규정상 정해진 최대 비행근무 시간을 어긴 경우도 적지 않았다. 파키스탄 항공 규정상 조종사는 최대 18시간 이상 비행근무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19~24시간 근무한 경우가 올해만 최소 8건에 달했다.

총체적 부실은 높은 사고율로 나타났다. 파키스탄은 최근 10년 동안 5차례 대형 추락 사고가 발생해 모두 445명이 사망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자료를 보면, 지난해 파키스탄 항공사의 사고 발생률은 1백만 건당 14.88건으로, 전 세계 평균(3.02)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2014~2016년에 12~15건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55.35건이나 됐다. 한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4건 이하를 유지했고, 2011년이 3.62건으로 가장 높았다.

안전보다 절약 먼저연료 아낀 조종사에 최고 노선

파키스탄국제항공(PIA) 소속 조종사들은 높은 고도로 비행하고 착륙할 때는 급하게 하강하도록 교육받는다. 이른바 핫 앤 하이방식으로,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종사 씨는 항공사는 조종사들에게 얼마나 연료를 썼고, 절약했는지 이메일로 기록하게 했다가장 연료를 많이 아낀 조종사에게 최고의 노선이 배당됐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국제항공 조종사들의 착륙 실수가 자주 일어난다. 조종사 씨는 지난해 착륙 목표 지점을 벗어난 것만 30차례 이상이고, 3차례 이상은 활주로 자체를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국제항공은 이를 부인했다.

지난 5월 발생한 카라치 주택가 추락 사건도,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28떨어진 지점에서 관제 센터의 권고보다 2높은 3의 고도를 유지했다. 당시 사고가 핫 앤 하이방식의 결과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40년 경력의 국제 항공 컨설턴트인 데이비드 그린버그는 이런 방식은 본질적으로 위험하다. 마치 불안정한 계단을 내려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파키스탄국제항공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

전 세계 비상한국은 파키스탄 취항도, 조종사도 없어

파키스탄과 항공편을 교류하는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파키스탄국제항공의 취항을 금지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파키스탄인 조종사가 일하는 국가는 이들의 비행을 금지하고 면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파키스탄 항공부는 외국 항공사에 근무하는 자국 조종사 176명 중 166명은 문제가 없고 10명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현재 파키스탄과 직접 교류하는 항공편이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가 파키스탄에 취항하지도 않고 있고, 파키스탄 항공사가 국내로 바로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중간에 경유편으로 파키스탄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지만, 현재 각국이 조사를 하고 있어 과거처럼 위험한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

또 국내 항공사에는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가 한 명도 없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항공사에는 총 70개국 586명의 외국 국적 조종사가 근무하는데, 이 중 파키스탄 국적 조종사는 없었다. < 최현준 기자 >

 


검찰·국정원 개혁안국정원 정치개입 형사처벌 강화

검찰 직접수사 공무원·부패 범죄 뇌물 3천만원 이상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청협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30일 공개된 권력기관 개혁안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해 검찰의 힘을 빼고 경찰에는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까지 넘겨주는 등 종전보다 경찰의 힘이 세졌다. 하지만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견제하는 장치가 미흡하고, ‘봐주기 수사가 가능한 사각지대가 온존할 가능성이 있어 입법 과정에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악마는 디테일에독소조항 아직 살아 있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이미 검찰청법 개정으로 확정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과 대형참사)에 마약 수출입 범죄(경제 범죄)와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 관련 사이버 범죄(대형참사)가 포함됐다. 부패·공직자 범죄의 주체인 주요 공직자의 신분과 경제 범죄의 금액 기준은 시행령에서 더욱 제한된다. 공무원·부패 범죄의 직접수사 대상은 뇌물액수 3천만원 이상(4급 이상은 3천만원 미만도 포함)일 경우다. 경제범죄는 사기·배임·횡령 피해 규모 기준 5억원 이상으로 한정됐다. ‘국가·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를 초래한 사건을 검찰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 수사한다는 조항은 수사의 중립성·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시행령 초안에서 삭제됐다. 각각 수사 지휘의 주체와 대상이었던 검·경이 협력관계로 전환되면서 대검찰청과 경찰청 사이에 정기적인 수사협의회를 두도록 했다. 지휘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경찰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주도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심야 회동까지 거친 뒤였지만 이날 브리핑에서는 수사권 조정 시행령이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디테일에 숨은 독소조항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의 수사 중지건에 검찰의 통제를 봉쇄하는 조항이 손질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참고인 등의 소재가 불분명한 사건은 수사 중지로 포함돼 사건관계인이 검찰에 이의신청할 수 없다는 취지의 조항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의 수사 중지 결정이 적정한지 검찰 등 외부기관의 견제를 받을 수 없고, 경찰이 임의로 수사 중지를 할 경우 봐주기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권력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수사권 조정 시행령 내용을 발표했으나 시행령 문구는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행령에 대해 검경이) 거의 대부분 합의가 됐는데 아직 몇개 조항은 문구 작업을 끝내지 못했다. 초안이 완성된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입법예고할 때는 해당 기관에서 시행령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사 대상에 따라 공수처-검찰-경찰주체 달라져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이 제한되고 공수처가 가동되면 수사 대상과 범죄 종류에 따라 공수처와 검찰, 경찰로 수사 주체가 달라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의 우선권은 공수처가 갖는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회의원과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과 장성, 그 밖의 3급 이상 공직자다. 이들의 재직 중 범죄(뇌물, 정치자금 수수,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 누설 등)를 공수처가 수사하게 된다. 고위공직자 본인뿐만 아니라 본인 직무와 관련한 가족(배우자·직계존비속, 대통령은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의 범죄도 포함된다.

검찰과 경찰은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를 인지하면 이를 공수처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공수처와 검경이 중복된 수사를 할 경우 공수처장은 해당 수사기관에 요청해 사건을 가져올 수도 있고, 검경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사건을 보낼 수도 있다. 검찰이 직접수사할 수 있는 사건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개 유형과 경찰공무원 범죄 등으로 한정된다. 마약 수출입 범죄와 주요 정보통신 기반 시설 관련 사이버 범죄는 각각 경제, 대형참사 범죄로 분류돼 검찰이 맡게 됐다.

모든 사건 수사에서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했던 경찰은 이제 1차적인 수사종결권을 보장받게 됨에 따라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가 더욱 강화됐다. 다만 검찰과 경찰의 직접수사가 겹치는 상황에서는 검찰이 사건을 가져올 수 있다. < 김정필 임재우 배지현 기자 >

 

 


오전 트위터에 우편투표 문제 지적하며 대선 연기 ???”

공화당 내에서조차 전쟁 때도 선거 연기 안 했어반발

트럼프, 오후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 원하는 건 아니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를 언급한 오전 트윗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편투표가 문제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권한도 없는 대선 연기를 거론했다가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퇴짜를 맞은 뒤 대선 연기를 원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선거일(113)이 다가올수록 불리한 판을 흔들거나 결과를 부정하려는 트럼프의 행동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렸던 대선 연기 언급에 대한 질문에 나는 여러분보다 훨씬 더 선거와 결과를 원한다나는 (선거) 연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선거를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트위터에 보편적인 우편투표 도입으로 2020은 역사상 가장 오류가 있고 사기 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그것은 미국에 엄청난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룬다???”라고 썼다.

트럼프는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개표되기까지 며칠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한 언론보도를 언급하면서 나는 (결과까지) 몇달을 기다려야 하고 그러고 나서 투표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견 직전에도 트위터에 선거 결과를 며칠 뒤나 몇 달 뒤, 심지어 몇 년 뒤가 아니라 선거일 밤에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우편투표가 확대 도입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로 인해 선거일 밤에 승자를 알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단순히 개표 지연뿐 아니라 외국의 개입 가능성 등 우편투표의 조작 가능성을 문제 삼아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가 지난 3월 이후에만 70차례 가까이 우편투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우편투표가 조작 위험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미 선거 당국과 주류 언론은 지적한다.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는 것은, 그가 최근 암시했던 대선 불복 가능성과도 관련성이 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방영된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져도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한다. ‘예스’, ‘라고 답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해, 대선 불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불렀다. 이날 대선 연기 언급도 대선 결과를 부정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아두는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미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우편투표 조작을 주장하면서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상식적으로 명확한 부정 선거가 아닌 한, 공화당이나 군대가 트럼프 편에 설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트럼프가 이날 아침부터 대선 연기까지 언급하며 우편투표를 거듭 문제 삼은 것이 시선 돌리기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트윗이 미 2분기 성장률이 코로나19 사태로 73년 만에 최악인 -32.9%(연율)를 기록했다는 상무부의 발표 직후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트럼프의 최대 강점이던 경제 실적이 급전직하했다는 소식에 미국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 대선 연기라는 폭탄 발언을 터뜨렸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트럼프의 대선 연기 발언은 나오자마자 공화당에서조차 싸늘한 대접을 받았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켄터키주의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역사에서 전쟁이나 경기불황, 남북전쟁 등을 거치는 동안에도 예정된 연방 선거를 제때 치르지 않은 적은 없다우리는 113일에도 그렇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우리가 연방 선거 역사상 선거를 미룬 적이 결코 없다.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나는 우편투표가 유일한 투표 수단이 되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선거를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거 연기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연기는 애초 트럼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거 날짜는 법에 의해 정해지고, 그 법은 의회가 통제권을 갖고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선 연기를 언급한 트럼프의 이날 오전 트윗을 리트윗하고, 선거일 결정 권한이 의회에 있다는 헌법 21항을 올렸다. 또 미 헌법에 미국 대통령의 취임일이 120일이라고 명시돼 있어, 대선 날짜를 미룬다 해도 제약이 명확하다.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연기하려면 법을 통과시키는 의회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데, 여당인 공화당마저 대선 연기에 반대 뜻을 명확히 했으므로 대선 연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트럼프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뒤집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우편투표 비난과 대선 불복 가능성 등을 계속 흘려가면서 대선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트럼프, 우편투표 때문에 대선 불복?선거 연기 제안

오바마, 정면 비판 우편투표로 사람들 아프지 않게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 장례식 추도사에서 국민의 (대선)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우편 투표 확대에 따른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11월 대선 대선 연기 가능성을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국민의 (대선)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우편 투표 확대에 따른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11월 대선 대선 연기 가능성을 거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 장례식 추도사에서 권력자들이 외과수술식 정밀함으로 우리의 투표권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이 발언에 장례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편 투표로 인해 사람들은 아프지 않게 된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우편투표 확대의 정당성도 거듭 역설했다. 아울러 심지어 우리가 여기 장례식에 앉아 있는 순간에도 (권력자들은) 투표소를 폐쇄하고, 소수인종과 학생들에게 제한적 신분법을 적용하려 한다우리는 (미국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모든 미국인이 자동으로 투표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속 행진해야 한다며 투표권법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진 주요 도시에 시위 진압을 위한 연방정부 요원을 투입한 것에 대해서도 이 나라 역사에서 어두운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전국적인 우편투표(부재자 투표가 아니다, 이는 좋다),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하고 부정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 대단한 혼란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적적하고, 확실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자???”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또다른 글에서 투표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얘기가 있으나, 그들은 우편투표가 외국이 선거에 개입하는 쉬운 방법임을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대규모 우편투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지역에서 이미 파멸적인 재앙임이 증명되고 있다고도 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많은 주에서 우편투표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우편투표 참여율이 높다. 또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대면접촉을 꺼리는 상황이어서,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에서는 적지않은 투표가 적절히 기표되지 않거나 우편소인이 찍히지 않아서 유효표로 계산되지 않을 수 있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개표 및 집계에도 시간이 걸려 결과 조작 논란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뉴욕주에서 지난 6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우편투표를 실시했으나, 개표에 오랜 시간이 걸려 아직까지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동안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하며 음모론까지 제기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내각에서는 대선 연기 가능성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대선이 연기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엘런 웬트로브 미 연방선관위 의장은 트럼프에겐 선거를 연기할 권한이 없다며 즉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선거는 옮겨져서는 안 된다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안전하고 확실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더 많은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은 선거를 연기할 권한은 없다. 대선의 연기는 의회의 하원과 상원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대선 연기가 통과될 확률은 사실상 없다. 또 이번 올해 대선을 2021년으로 연기하려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공화당 안에서도 지도부가 앞장서 대선 연기는 불가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어떤 미국 대선도 연기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켄터키주의 방송 <와이엔케이와이>(WNKY) 인터뷰에서 전쟁, 공황, 내전을 거친 이 나라의 역사에서 우리가 연방 차원에서 예정된 선거를 정시에 치르지 못한 적은 없다우리는 대선을 오는 113일 치르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연방 선거의 역사상 우리가 선거를 치르지 못한 적은 없고 우리는 우리 선거를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트럼프 재선 캠프의 호건 기들리 대변인은 “(트럼프가) 단지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을 알고도,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대선 연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을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9<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선에서 품위있는 패자가 되겠냐는 질문에 지켜보라“(상황에) 달려있다고만 했다. 특히 나는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정의길 기자 >


통계청, 201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

5년 전보다 수면·식사 시간, 학습·노동

고등학생 학습시간, 5년 전보다 50분 줄어

 


지난해 한국인은 5년 전에 비해 잠을 자거나 외모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쓴 반면 일하거나 학습하는데는 시간을 아낀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0살 이상 국민이 수면·식사 등을 위해 쓴 필수 시간은 하루 평균 11시간34분으로 5년 전보다 20분 늘었다. 수면 시간은 평균 8시간12분으로 5년 전보다 13분 늘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8시간43분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208시간27, 60살 이상 8시간18, 308시간14, 407시간57, 507시간48분 순이었다. 잠에 드는 가장 빠른 시각은 일요일 밤 1117분이었고, 가장 늦은 시각은 금요일 밤 1132분이었다. 기상시각은 평일 평균 아침 655분이었고, 일요일은 평일보다 51분 늦은 아침 746분이었다. 외모관리 등 개인유지 시간은 1시간27분으로 5년 전보다 9분이 늘었다.

, 학습, 가사노동 등에 들이는 의무시간은 7시간38분으로 5년 전보다 19분 감소했다. 5년 전보다 일하는 시간(3시간13)3분 줄고, 학습시간(54)13분 감소했다. 가사노동시간(1시간56)1분 늘었다. 남녀 가사노동 시간의 격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성인 남자는 하루에 56, 여자는 3시간13분을 가사노동으로 보내 5년 전보다 22분 줄어든 2시간17분 차이였다.

학생별로 학습시간을 보면 고등학생은 6시간44분으로 5년 전보다 50분 줄었다. 중학생은 5시간57분으로 44분이, 초등학생은 4시간46분으로 34분이 줄었다. 대학()생은 3시간29분으로 25분 줄었다. 강유경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20149월부터 경기도를 시작으로 0교시 수업 폐지가 확산됐으며, 5일 수업 의무화와 체험학습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사 시간은 평일 아침(25)이 가장 짧고, 토요일 저녁(39)이 가장 길었다. 아침식사 시작 시각은 평일은 아침 750분이었고, 토요일은 29, 일요일은 39분이 각각 늦었다. 저녁식사 시작 시각은 일요일이 저녁 656분으로 가장 빠르고, 평일이 저녁 75분으로 가장 늦었다.

여가 시간은 4시간47분으로 2014(4시간49)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대별로는 60살 이상이 6시간21분으로 가장 많고, 10(4시간52), 50대와 20(4시간30분 내외), 40(4시간2), 30(3시간39) 순이었다.

15살 이상 국민 가운데 평일에 일한 사람 비율은 60.6%였으며, 이들이 평균 일한 시간은 5년 전보다 11분 줄어든 6시간41분이었다. 평일 출·퇴근 시간은 전국 평균 1시간16분으로 5년 전에 비해 1분만 줄었으며,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이 평균보다 각각 15, 12, 9분 많았다. 또 가장 기분 좋은 행위를 묻는 질문에는 식사하기, 대면교제, 실시간 방송 시청 등의 순으로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1999년부터 5년마다 한국인이 하루 24시간을 어떤 형태로 보내고 있는지 조사해 공개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