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 억만장자 ‘꿈의 경쟁’

로켓 · 우주선 · 인터넷위성 · 관광 … 우주산업 놓고 전방위 격돌
사사건건 부딪치며 신경전…지금까진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우세
어릴 적부터 우주 꿈꾼 두 사람,  지구 밖 인류의 삶이 최종 목표

 

 

“궤도까지 올라가지도 못해요 ㅋㅋ”(Can’t get it up (to orbit) lol).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 아래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소개 기사를 붙였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엑스를 단독 선정했다. 며칠 후 경쟁업체인 블루오리진이 이에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하자, 머스크는 그다음날 조롱하듯 트위트를 날렸다.

 

지난 5일 블루오리진은 6년간 준비해온 첫 유인비행 계획을 공개했다. 몇 시간 뒤 스페이스엑스가 새로운 로켓의 첫 고고도 비행 성공 소식으로 응수했다. 둘 사이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최초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가 첫 우주비행을 한 지 꼭 60년이 되는 날이었다.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 시제품(왼쪽)과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세계 최고 억만장자 기업가들의 대회전이 시작되려는 것일까?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사이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로켓과 우주선 개발은 물론 우주인터넷, 우주관광 등 곳곳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성과만 놓고 보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의 상대가 안 된다. 2002년 출범한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로켓을 120차례 가까이 지구 궤도에 쏘아올렸고, 한 로켓을 9번이나 쓰는 등 로켓 재사용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했다. 인류 최초 민간 유인우주선을 개발해 세 차례나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냈다.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할 군집위성 스타링크 1500개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반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2년 앞서 출범했으면서도 아직 지구 궤도에 로켓을 보낸 적이 없다. 이제서야 올여름 고도 100㎞의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유인 비행을 시작한다. 우주인터넷망 구축은 아직 계획만 있을 뿐이다.

 

베이조스가 역전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던 게 나사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였다.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스페이스엑스와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제조업체 선정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로켓과 유인우주선 기술을 내세웠다. 블루오리진은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러먼, 드레이퍼연구소 등 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업들과 한 팀을 이뤘다. 세간에선 나사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경쟁에 나선 세 업체 가운데 두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화려한 개발 진용을 갖춘 블루오리진이 포함될 것으로 보는 쪽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발표된 결과는 스페이스엑스 단독 선정이었다. <워싱턴 포스트>가 확보한 나사 문서에 따르면 예산 문제가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 나사가 스페이스엑스와 계약한 금액은 28억9천만달러다. 반면 블루오리진이 제시한 개발비는 59억달러로 알려졌다.

 

아르테미스 사업 탈락은 블루오리진으로선 이중의 타격이다. 이미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스타십 우주선을 개발 중인 스페이스엑스는 탈락해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하지만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은 오로지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하는 것이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블루오리진은 지난달 26일 회계감사원(GAO)에 50쪽짜리 항의 문서를 제출했다.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서로 감정적 언사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사람은 이미 우주산업에서 몇 차례 부딪쳤다. 지금까지 대결은 모두 머스크 승리로 끝났다.

 

첫 대결은 2013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 장기임대 계약이었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이 역사적인 발사대는 논란 끝에 스페이스엑스가 차지했다. 이어 스페이스엑스는 2014년 블루오리진이 특허를 신청한 로켓 회수 기술을 놓고 법정 소송을 벌여 대부분의 특허를 무산시켰다.

 

감정이 틀어진 두 사람은 2015년 12월 스페이스엑스 첫 로켓 회수 성공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당시 베이조스의 뉴셰퍼드 로켓은 고도 100㎞ 준궤도이기는 하지만 이미 세 차례 회수하는 기록을 세운 터였다. 베이조스가 “우주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고 이 사실을 상기시키자, 머스크는 “블루오리진은 10년이 넘었는데도 궤도를 넘지 못했다”고 역공했다. 지난해 8월 미 국방부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 업체 선정 경쟁에서도 블루오리진은 고배를 마셨다.

 

저궤도 우주인터넷 사업을 둘러싼 공방전도 뜨겁다. 머스크가 2018년 위성 1만2천개 군집위성으로 고도 수백㎞ 저궤도에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뛰어들자, 베이조스도 이듬해 3236개 저궤도 위성인터넷망 ‘카이퍼’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스페이스엑스가 일부 위성들의 궤도를 바꾸려 하자 아마존이 발끈했다. 아마존은 궤도를 바꾸면 카이퍼 위성과 충돌할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연방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 머스크는 “기껏해야 몇년 후 작동하는 아마존 위성 시스템을 위해 지금의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것은 대중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연방통신위는 최근 스페이스엑스의 궤도 변경 요청을 승인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5일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첫 민간인 탑승객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주관광이 두 사람의 새로운 대결장으로 떠올랐다.

 

우주관광 사업에서도 현재로선 나사가 공식 인정한 유인우주선을 갖고 있는 스페이스엑스가 단연 앞서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오는 9월 4명의 첫 저궤도 민간 우주관광과 내년 초 3명의 첫 민간인 우주정거장 여행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저궤도(700㎞) 관광은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높은 궤도에서 며칠간 머물다 돌아오는 여정이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훨씬 낮은 고도 100㎞ 준궤도 관광을 추진한다. 고도 100㎞는 우주 경계선으로 불리는 공간이다. 여행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여행 시간도 아주 짧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중력 우주 체험관광이라는 장점을 내세운다. 스페이스엑스 우주관광은 수천만달러, 블루오리진 준궤도 관광은 수십만달러대다. 블루오리진은 7월20일 첫 민간인 탑승객을 태운다.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엑스 본사(왼쪽)와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켄트의 블루오리진 본사.

 

두 사람이 펼치는 우주사업은 기존 우주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어릴 적 꿈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우주는 그래서 두 사람이 걸어온 사업 여정의 종착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보고 자란 ‘아폴로 키즈’ 출신이다. 어린 시절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모험담을 다룬 <스타트렉> 드라마에 빠져들며 우주를 향한 꿈을 키웠다. 그는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2016)에 카메오로 출연했을 정도로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이었다.

 

머스크는 어린 시절 은하제국 흥망성쇠를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에스에프(SF) 대작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탐독하며 우주를 동경해왔다. 그는 지식강연회 ‘테드’에서 “대학 시절 인류의 미래에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우주다. 머스크 역시 자신을 모델로 삼았다는 영화 <아이언맨2>(2010)에 깜짝 출연했다.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에 깜짝 출연한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영화 <아이언맨2>에 나온 일론 머스크(오른쪽).

 

두 사람은 모두 지구 밖에서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만, 추진하는 방식은 다르다.

머스크 목표는 화성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과 슈퍼헤비 로켓으로 화성 기지를 건설하고, 100만명 화성 거주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베이조스는 우주 어느 공간에 거대한 자급자족 주거기지를 건설해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꿈을 꾼다. 1974년 물리학자 제러드 오닐이 제안한 원통형 우주 주거시설 ‘오닐 실린더’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지구 자원이 감소하고 기후 혼돈이 심해지면 지구 가까운 곳에 하와이처럼 연중 날씨가 좋은 100만명 규모의 우주 주거단지를 만들고, 지구도 오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둘 다 불과 20여년 만에 세계 최고 부를 쌓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성장 과정은 판이하다. 머스크는 이방인형, 베이조스는 모범생형이었다.

 

1971년생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막 뜨기 시작한 인터넷 사업에 매료된 그는 스탠퍼드대 에너지물리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지 이틀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갔다. 당시 잘나가던 인터넷기업 넷스케이프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하고, 1년 후 창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1964년생 베이조스는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한 데 이어, 프린스턴대를 우등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우주탐사개발학생연맹(SEDS) 프린스턴대 지부장을 맡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많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며 상당 기간 직장인으로 성공 가도를 달린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일하는 방식도 대조적이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지만 베이조스는 떠벌리지 않고 결과로 말하는 편이다. 두 사람이 우주기업을 설립했을 때 보여준 모습도 그랬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엑스를 출범시키며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큰소리부터 쳤다. 반면 베이조스는 5년이 지난 2005년이 돼서야 한 인터뷰에서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사실을 밝혔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우주선 내부(왼쪽)와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캡슐의 내부.

 

우주산업은 투자분석가들이 첫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꼽는 분야다. 그중에서도 소행성 자원 채굴 산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한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3500억달러 규모인 기존 우주산업 성장세만 계산해도 2040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우주산업이라는 거대한 블루오션은 두 사람에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머스크도 베이조스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우주 자원 채굴에는 아직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자존심을 건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경쟁은 우주산업의 발전을 가속하는 불씨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규제 당국과 시민들이 두 사람의 경쟁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관련 시장과 일자리가 요동치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 쓰레기, 우주 빛공해, 우주자원 독점 등 인류 공통 이익과 직결된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  곽노필 기자

지난달 말 발사 창정5호B 로켓
9일 오전 몰디브 서쪽 해상 추락
NASA 국장, “중 책임 다하지 못해”

 

 

지난달 말 발사된 중국의 초대형 우주발사체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인도양 해상에 떨어졌다.

중국유인항천(CMS)은 9일 자료를 내어 “창정5호B 로켓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오전 10시24분(한국시각 11시24분)께 동경 72.47도, 북위 2.65도 주변 해상에 추락했다”며 “로켓 잔해 대부분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소실됐다”고 밝혔다. 추락 지점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서쪽 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유인항천 쪽은 지난달 29일 하이난의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핵심 모듈인 ‘톈허’를 창정5호B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CALT)이 개발한 창정5호B 로켓은 높이 56.97m, 직경 5m, 무게 854t급 초대형 2단 발사체다.

 

창정5호B 로켓은 톈허 모듈을 예정된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지만, 모듈과 분리된 로켓 잔해가 통제 불능 상태가 가 되면서 추락 우려가 나왔다. 미 연합우주작전본부(CSpOC) 등은 지난 5일 창정5호B 로켓의 잔해(길이 31m, 직경 5m, 무게 20t)가 며칠 안에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정5호B 로켓은 지난해 5월 첫 발사 때도 발사체 상단의 잔해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추락해 건물 여러 채에 피해를 입힌 바 있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로켓 본체를 특수 재질로 제작해 잔해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동시에 불에 타 사라지게 된다. 지상에 추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서방의 과장된 위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주비행사 출신인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주로 진출하는 국가는 발사체 등이 지구로 재진입해 인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관련 사항에 대한 투명성을 최대화해야 한다”며 “발사체 잔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미, 중국 우주정거장 22t 쓰레기 추적…지상추락 우려에 시끌

펜타곤 "통제 잃고 하강. 추락지점 현재로선 몰라"

"민가피해 우려" vs "개인안전 차원에선 과한걱정"

 8일 대기권 재진입 뒤에 추락지점 예측 가능할 듯

 

지난달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기지에서 창정5호B가 발사되는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이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지난달 발사한 로켓 일부가 이르면 이번 주말 지구 대기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돼 피해를 우려한 미국이 추적에 나섰다.

 

마이크 하워드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중국 로켓 '창정'(長征) 5호B가 현재 통제를 벗어난 상태이며 오는 8일 지구 대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창정 5호B는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를 싣고 지난달 29일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기지에서 발사됐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에 필요한 모듈 부품을 하나씩 우주로 보내고, 내년 말까지 조립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로켓의 핵심 모듈은 대기권 밖 300㎞ 이상 고도에서 시속 2만7천600㎞로 회전하고 있었으나 이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지구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난 주말부터 나왔다.

로켓의 정확한 대기권 진입 시점 및 추락 지점은 아직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세한 궤도 변경만으로도 로켓의 경로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대변인은 국방부가 이 로켓의 궤도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추락 지점은 이 로켓의 대기권 진입 수 시간 직전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로켓의 위치 정보는 우주항공 안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미국 '스페이스 트랙' 홈페이지(Space-Track.org)에 매일 올라올 예정이다.

 

스페이스 트랙은 중국 우주정거장 로켓 때문에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됐다며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추적 링크를 소개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우주선의 파편은 대기권에서 전소된다.

그러나 이 로켓의 무게는 22t에 달해 일부 큰 파편이 지구로 떨어져 거주 지역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발사 당시 제기된 바 있다.

 

학계에서는 시민들이 로켓 파편을 맞을 가능성을 개인 안전 차원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다월 박사는 "사람이 맞을 가능성은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매우 작다"며 "개인적인 위협 차원에서 나라면 1초도 그런 걱정에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 비행속도가 매우 빨라 추락 지점을 당장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기권 진입 전에 누가 특정 위치를 거론하면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맥다월 박사는 "파편이 지구 어디로 떨어질 것인지 굳이 점을 쳐보려고 한다면 태평양을 찍으라"며 "태평양이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이모저모 

‘비트코인 가격 하락·공매도 승리’ 점쳐 ... 멍거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것”
‘스페이스엑스 화성 여행자’ 보험 허용여부, 자인 보험부문 부회장 “고맙지만 사양”
버핏 “머스크 승선 여부 따라 보험료 달라져”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왼쪽)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2019년 5월 3일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 주주 쇼핑의 날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해마다 5월의 첫 토요일이면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볼 수 있었던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올해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이유는 뭘까?

 

지난해 오마하 주총장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워런 버핏 회장을 제외하곤 한 명의 주주도 입장할 수 없었다. 버핏의 오랜 벗이자 조력자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불참했다. 멍거는 건강 문제로 엘에이 자택에 머물렀다. 둘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97살 멍거와 90살 버핏의 재회를 위해 올해엔 주총 장소를 엘에이로 바꾼 것이다. 지난 1일 열린 주총을 생중계한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둘은 늙은 부부인 양 무심한 듯 다정해 보였다.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아벨 부회장과 아지트 자인 부회장도 아들처럼 동석했다.

 

야후파이낸스가 소개한 온라인 주총 하이라이트를 보면, 버핏은 ‘쥐약’이라고 극언한 바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번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금 주총을 지켜보는 사람들 중 수십만명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공매도한 사람은 2명 있을 것”이라고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이어 “수십만의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과 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선택지를 찾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공매도가 승리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비트코인 매도자를 딱히 2명이라고 한 것을 두고선 버핏 자신과 멍거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멍거는 비트코인이 “역겹고 문명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뚝딱 발명된 금융상품에 하루아침에 몇십억 달러를 퍼붓는 것은 ‘황소 앞에 붉은 깃발’을 흔드는 격”이라고도 했다.

워런 버핏(왼쪽)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1일 열린 온라인 주총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알듯모를듯 에둘러 답변하자 찰리 멍거 부회장이 웃고 있다. 야후파이낸스 영상 갈무리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도마에 올랐다. 머스크가 화성 탐사를 위한 스페이스X 비행에 대한 보험가입을 요청한다면 수락할 생각이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버크셔의 보험부문 부회장 아지트 자인은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버핏이 씩 웃으면서 “그 결정은 보험료에 달려있다. 머스크의 승선 여부에 따라 보험료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개미들의 투자 광풍에 대해 버핏은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도박을 충동질해 주식시장을 카지노판으로 만들어놨다”고 비판했다. 처음 여윳돈이 생긴 사람들에게 하루에 50번 거래를 해도 수수료가 공짜라며 데이 트레이딩(하루에 수차례 매수와 매도를 반복)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뒷문 상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합병 열풍에 대해서도 “좀 과장하면 도박판으로,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핏은 “스팩은 2년 안에 합병해야 하는데, 만약 여러분이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2년 내 어떤 기업을 사라고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플 주식을 일부 판 것은 “아마도 실수였다”며 인정했다. 버크셔가 애플 주식을 사는데 들어간 원금은 310억 달러인데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의 시가는 3월 말 기준 1110억 달러(약 125조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에게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이 아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를 추천했다. 버핏은 “개별종목을 고르기보다는 지수를 사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내가 세상을 떠나면 아내에게 남긴 자금의 90%가 S&P500지수 펀드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멍거는 “전체 주식시장보다 우리 회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분산 명목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으니 본인이 잘 아는 2~3개 종목을 찾는 게 훨씬 쉽다는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버핏은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며 최근의 물가상승을 우려했다. 그는 “버크셔도 가격을 인상하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에게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이게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가 정말 달궈지고 있는데 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버핏은 주총 개회사에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 3월 절벽에서 굴러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의회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계획에 대해선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며 “증세의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은 기업들이 지어낸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한광덕 기자

 

더 멀리, 더 길게 4차 시험비행도 성공…8월말까지 이어질수도

 

인저뉴어티와 함께 찍은 퍼서비어런스 셀카 [NASA/JPL-Caltech/MSSS 제공]

 

지구 밖 행성에서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원래 예정됐던 한 달간의 임무를 넘어 화성 하늘을 날게 됐다.

NASA와 외신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화성의 고대 생명체 탐사를 목표로 파견된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의 과학탐사 일정을 고려해서 한 달 내에 5차례의 시험비행을 모두 마치고 임무를 끝내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

 

지난 2월 18일 착륙한 퍼서비어런스가 본격적인 과학탐사를 미루고 시험비행의 신호 중계와 동영상 촬영 등을 돕는 만큼 그 이상 임무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NASA는 30일 인저뉴어티가 남은 시험비행 일정을 모두 마치면 화성 대기에서 헬기가 뜰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술 시연에서 탐사 운용 시연 단계로 전환해, 화성 시간으로 한 달간 더 시험비행을 하고, 길게는 8월 말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저뉴어티는 이날 4차 시험비행에 나서 5m 고도에서 2분간 266m를 비행했다. 이전보다 더 멀리 더 길게, 더 빨리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약 일주일 뒤 이뤄질 5차 비행에서는 지금까지와 달리 이륙지점인 '라이트형제 필드'로 돌아오지 않고 4차 비행 때 물색한 새 장소에 착륙하게 된다.

 

         인저뉴어티가 잡은 자신의 그림자 [NASA/JPL-Caltech 제공]

 

NASA는 인저뉴어티가 5차 시험비행까지 성공하고 비행이 가능하면 이후에는 퍼서비어런스가 암석과 퇴적물 시료를 채취할 과학탐사 지역과 이동로를 공중 정찰하고, 로버가 접근할 수 없는 곳을 촬영해 입체 이미지를 제공하는 등 미래의 무인 및 유인 탐사에서 우주 헬기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시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런 시연 과정에서 인저뉴어티의 비행 간격은 2~3주에 한 번꼴로 조정되며, 퍼서비어런스의 과학탐사 임무를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운용된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시간으로 착륙 66일(솔·sol)째인 지난 26일 과학탐사를 진행할 목표지점 탐색을 위해 약 10m가량 이동했으며, 앞으로 약 200솔 동안에는 멀리 이동하지 않고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 바닥 부위의 2㎞ 내에서 짧게 움직이며 암석과 토양 시료를 채취하게 된다.

NASA는 인저뉴어티의 임무 연장을 위해 퍼서비어런스의 탐사 영역이 조정된 것은 아니라면서 "원래 현재 위치에서 상당한 시간 탐사가 진행되길 바랐으며, 따라서 둘이 같이 있게 된 것은 일종의 우연"이라고 했다.

 

인저뉴어티 운영팀은 퍼서비어런스가 10월 중순 통신장애 이전에 진행하던 탐사 임무를 마칠 수 있도록 8월 말 이전에 인저뉴어티의 임무를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때는 화성이 태양을 사이에 두고 지구 반대편의 합(合) 위치에 있어 퍼서비어런스와의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NASA 기술진은 그러나 8월 말 이전에 인저뉴어티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밤에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될 것으로 지적됐다. 태양광 충전으로 가동되는 난방기의 설계 수명이 한 달 정도여서 얼마나 더 지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