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80미터 거리서 비행음 녹음 성공

“화성 대기를 이해하는 금광 확보한 격”

 

4월30일 화성 헬리콥터의 비행 장면. 나사 제공

 

무인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가 화성 하늘을 나는 소리를 화성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녹음해 지구로 보내왔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이 비행음은 지난달 30일 인지뉴이티가 4차 비행을 할 때, 이착륙 지점에서 80미터 떨어져 있는 퍼시비런스의 마이크 두 대 중 한 대로 녹음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지구 밖 탐사선이 다른 탐사체의 소리를 녹음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사에 따르면 인지뉴이티의 날개 회전 속도는 지구의 헬리콥터보다 5배 빠르지만, 화성의 공기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비행음을 포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100분의1 수준이다.

 

https://youtu.be/y5niGi4k9vQ

 

퍼시비런스 마이크 담당 과학자 다비드 미문은 "지구에서 시뮬레이션할 때는 비행음을 거의 포착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먼 거리에서 운좋게도 비행음을 녹음할 수 있었다"며 "이 비행음은 화성 대기를 이해하는 데 금광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 과학자들은 녹음된 소리 가운데 주파수 80헤르츠 이하와 90헤르츠 이상은 제거하고, 귀에 잘 들리는 84헤르츠 소리만 분리한 뒤 음량을 키웠다. 헬리콥터가 퍼시비런스에 가까와질 때는 비행음이 커진다. 나사는 3차 비행까지는 퍼시비런스 시스템 작동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비행음 녹음을 시도하지 않았다.

 

인지뉴이티는 지난달 30일 낮 12시33분(화성시각 기준) 고도 5미터 높이에서 117초 동안 266미터를 왕복비행했다.

인지뉴이티는 5차 비행에서는 왕복비행을 하지 않고 더 먼 곳으로 날아가 다른 장소에 착륙한다. 곽노필 기자

 

금융안정보고서, “일부 자산 가격, 부풀려졌다”

주식 등 자산에 대한 공격적 접근 자제돼야

자산가격 정당화한 파월 의장 발언과 상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자산 가격 상승을 경고하고 나섰다.

연준은 6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증시 등 자산시장에서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체계에 가하는 위협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올해 전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모든 시스템이 코로나19 만연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미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CNBC>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연준은 특히 “주식에 대한 공격적인 접근은 자제돼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장 정서가 바뀌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높은 자산 가격은 부분적으로 계속되는 낮은 국채 이자율을 반영한다”며 “하지만, 일부 자산의 평가는 국채 이자를 감안한 방법을 사용한다 해도 역사적인 정상치에 비해 부풀려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이런 상황에서, 자산 가격은 중대한 하락에 취약할 수 있고, 위험을 불사하겠다는 감수성은 줄어들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이런 평가는 얼마 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의 자산가격을 정당화한 발언과는 상충된다. 파월 의장은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을 받고,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그 가치는 정당화된다고 말한 바 있다.

 

보고서는 또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보고서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욕구와 관련된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자산의 가치가 이미 지난해 말 부풀려진 수준에서 계속 더 상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여행, 병원 등을 포함한 특정 분야가 특히 높은 취약성을 보인다는 점도 지적됐다. 코로나19 만연에 대한 이들 업종들의 민감성 때문이다. 수요가 약해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연준은 지적했다.

 

연준은 금융체계에 잠재적 위험을 보여줄 몇몇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 경제 회복에 지장이 생기면,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가 더욱 위태로워지고, 머니마켓펀드(MMF) 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연준은 예상했다. 유럽에 코로나19 만연이 계속되고 경제적 여파에 대한 충분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면 금융기관들에서 상당 규모의 대손액이 발생하고, 미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지적됐다.

 

연준은 또 아케고스캐피털 사태와 게임스톱과 같은 ‘밈 주식'(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주식)의 위험성도 우려했다.

 

연준은 전반적으로 현재 금융체계 상태가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가계수지는 좋은 상태이고, 기업들도 개선되는 경제와 낮은 금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1조7천억달러에 달하는 학자금융자 부채도 그 대부분이 상위 40%의 소득층이 가지고 있어 경제에 미치는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의길 기자

 

세계 1·2위 억만장자 ‘꿈의 경쟁’

로켓 · 우주선 · 인터넷위성 · 관광 … 우주산업 놓고 전방위 격돌
사사건건 부딪치며 신경전…지금까진 머스크 스페이스엑스 우세
어릴 적부터 우주 꿈꾼 두 사람,  지구 밖 인류의 삶이 최종 목표

 

 

“궤도까지 올라가지도 못해요 ㅋㅋ”(Can’t get it up (to orbit) lol).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 아래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소개 기사를 붙였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엑스를 단독 선정했다. 며칠 후 경쟁업체인 블루오리진이 이에 항의하는 문서를 제출하자, 머스크는 그다음날 조롱하듯 트위트를 날렸다.

 

지난 5일 블루오리진은 6년간 준비해온 첫 유인비행 계획을 공개했다. 몇 시간 뒤 스페이스엑스가 새로운 로켓의 첫 고고도 비행 성공 소식으로 응수했다. 둘 사이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최초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가 첫 우주비행을 한 지 꼭 60년이 되는 날이었다.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 시제품(왼쪽)과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

 

세계 최고 억만장자 기업가들의 대회전이 시작되려는 것일까?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사이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로켓과 우주선 개발은 물론 우주인터넷, 우주관광 등 곳곳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성과만 놓고 보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의 상대가 안 된다. 2002년 출범한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로켓을 120차례 가까이 지구 궤도에 쏘아올렸고, 한 로켓을 9번이나 쓰는 등 로켓 재사용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했다. 인류 최초 민간 유인우주선을 개발해 세 차례나 우주비행사들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냈다.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할 군집위성 스타링크 1500개를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반면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2년 앞서 출범했으면서도 아직 지구 궤도에 로켓을 보낸 적이 없다. 이제서야 올여름 고도 100㎞의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유인 비행을 시작한다. 우주인터넷망 구축은 아직 계획만 있을 뿐이다.

 

베이조스가 역전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던 게 나사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였다.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스페이스엑스와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 제조업체 선정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페이스엑스는 재사용 로켓과 유인우주선 기술을 내세웠다. 블루오리진은 록히드마틴, 노스럽 그러먼, 드레이퍼연구소 등 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기업들과 한 팀을 이뤘다. 세간에선 나사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경쟁에 나선 세 업체 가운데 두 업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화려한 개발 진용을 갖춘 블루오리진이 포함될 것으로 보는 쪽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발표된 결과는 스페이스엑스 단독 선정이었다. <워싱턴 포스트>가 확보한 나사 문서에 따르면 예산 문제가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다. 나사가 스페이스엑스와 계약한 금액은 28억9천만달러다. 반면 블루오리진이 제시한 개발비는 59억달러로 알려졌다.

 

아르테미스 사업 탈락은 블루오리진으로선 이중의 타격이다. 이미 달과 화성 여행을 목표로 스타십 우주선을 개발 중인 스페이스엑스는 탈락해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하지만 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은 오로지 아르테미스를 위해 개발하는 것이어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블루오리진은 지난달 26일 회계감사원(GAO)에 50쪽짜리 항의 문서를 제출했다.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서로 감정적 언사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두 사람은 이미 우주산업에서 몇 차례 부딪쳤다. 지금까지 대결은 모두 머스크 승리로 끝났다.

 

첫 대결은 2013년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 장기임대 계약이었다.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보냈던 이 역사적인 발사대는 논란 끝에 스페이스엑스가 차지했다. 이어 스페이스엑스는 2014년 블루오리진이 특허를 신청한 로켓 회수 기술을 놓고 법정 소송을 벌여 대부분의 특허를 무산시켰다.

 

감정이 틀어진 두 사람은 2015년 12월 스페이스엑스 첫 로켓 회수 성공을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당시 베이조스의 뉴셰퍼드 로켓은 고도 100㎞ 준궤도이기는 하지만 이미 세 차례 회수하는 기록을 세운 터였다. 베이조스가 “우주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고 이 사실을 상기시키자, 머스크는 “블루오리진은 10년이 넘었는데도 궤도를 넘지 못했다”고 역공했다. 지난해 8월 미 국방부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 업체 선정 경쟁에서도 블루오리진은 고배를 마셨다.

 

저궤도 우주인터넷 사업을 둘러싼 공방전도 뜨겁다. 머스크가 2018년 위성 1만2천개 군집위성으로 고도 수백㎞ 저궤도에 우주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뛰어들자, 베이조스도 이듬해 3236개 저궤도 위성인터넷망 ‘카이퍼’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스페이스엑스가 일부 위성들의 궤도를 바꾸려 하자 아마존이 발끈했다. 아마존은 궤도를 바꾸면 카이퍼 위성과 충돌할 위험이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연방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 머스크는 “기껏해야 몇년 후 작동하는 아마존 위성 시스템을 위해 지금의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것은 대중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연방통신위는 최근 스페이스엑스의 궤도 변경 요청을 승인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5일 준궤도 우주관광을 위한 첫 민간인 탑승객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우주관광이 두 사람의 새로운 대결장으로 떠올랐다.

 

우주관광 사업에서도 현재로선 나사가 공식 인정한 유인우주선을 갖고 있는 스페이스엑스가 단연 앞서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오는 9월 4명의 첫 저궤도 민간 우주관광과 내년 초 3명의 첫 민간인 우주정거장 여행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저궤도(700㎞) 관광은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높은 궤도에서 며칠간 머물다 돌아오는 여정이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훨씬 낮은 고도 100㎞ 준궤도 관광을 추진한다. 고도 100㎞는 우주 경계선으로 불리는 공간이다. 여행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여행 시간도 아주 짧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무중력 우주 체험관광이라는 장점을 내세운다. 스페이스엑스 우주관광은 수천만달러, 블루오리진 준궤도 관광은 수십만달러대다. 블루오리진은 7월20일 첫 민간인 탑승객을 태운다.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엑스 본사(왼쪽)와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켄트의 블루오리진 본사.

 

두 사람이 펼치는 우주사업은 기존 우주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어릴 적 꿈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우주는 그래서 두 사람이 걸어온 사업 여정의 종착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을 보고 자란 ‘아폴로 키즈’ 출신이다. 어린 시절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모험담을 다룬 <스타트렉> 드라마에 빠져들며 우주를 향한 꿈을 키웠다. 그는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2016)에 카메오로 출연했을 정도로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이었다.

 

머스크는 어린 시절 은하제국 흥망성쇠를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에스에프(SF) 대작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탐독하며 우주를 동경해왔다. 그는 지식강연회 ‘테드’에서 “대학 시절 인류의 미래에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중 하나가 우주다. 머스크 역시 자신을 모델로 삼았다는 영화 <아이언맨2>(2010)에 깜짝 출연했다.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에 깜짝 출연한 제프 베이조스(왼쪽)와 영화 <아이언맨2>에 나온 일론 머스크(오른쪽).

 

두 사람은 모두 지구 밖에서 인류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지만, 추진하는 방식은 다르다.

머스크 목표는 화성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과 슈퍼헤비 로켓으로 화성 기지를 건설하고, 100만명 화성 거주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베이조스는 우주 어느 공간에 거대한 자급자족 주거기지를 건설해 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꿈을 꾼다. 1974년 물리학자 제러드 오닐이 제안한 원통형 우주 주거시설 ‘오닐 실린더’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지구 자원이 감소하고 기후 혼돈이 심해지면 지구 가까운 곳에 하와이처럼 연중 날씨가 좋은 100만명 규모의 우주 주거단지를 만들고, 지구도 오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둘 다 불과 20여년 만에 세계 최고 부를 쌓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성장 과정은 판이하다. 머스크는 이방인형, 베이조스는 모범생형이었다.

 

1971년생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정착했다. 막 뜨기 시작한 인터넷 사업에 매료된 그는 스탠퍼드대 에너지물리학 박사과정에 입학한 지 이틀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갔다. 당시 잘나가던 인터넷기업 넷스케이프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하고, 1년 후 창업 세계에 뛰어들었다.

 

1964년생 베이조스는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한 데 이어, 프린스턴대를 우등 졸업했다. 대학생 시절 우주탐사개발학생연맹(SEDS) 프린스턴대 지부장을 맡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많은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며 상당 기간 직장인으로 성공 가도를 달린 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일하는 방식도 대조적이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지만 베이조스는 떠벌리지 않고 결과로 말하는 편이다. 두 사람이 우주기업을 설립했을 때 보여준 모습도 그랬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엑스를 출범시키며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큰소리부터 쳤다. 반면 베이조스는 5년이 지난 2005년이 돼서야 한 인터뷰에서 블루오리진을 설립한 사실을 밝혔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우주선 내부(왼쪽)와 블루오리진 뉴셰퍼드 캡슐의 내부.

 

우주산업은 투자분석가들이 첫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꼽는 분야다. 그중에서도 소행성 자원 채굴 산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한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3500억달러 규모인 기존 우주산업 성장세만 계산해도 2040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우주산업이라는 거대한 블루오션은 두 사람에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머스크도 베이조스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우주 자원 채굴에는 아직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자존심을 건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경쟁은 우주산업의 발전을 가속하는 불씨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규제 당국과 시민들이 두 사람의 경쟁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 과정에서 관련 시장과 일자리가 요동치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 쓰레기, 우주 빛공해, 우주자원 독점 등 인류 공통 이익과 직결된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질 것이기 때문이다.  곽노필 기자

지난달 말 발사 창정5호B 로켓
9일 오전 몰디브 서쪽 해상 추락
NASA 국장, “중 책임 다하지 못해”

 

 

지난달 말 발사된 중국의 초대형 우주발사체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인도양 해상에 떨어졌다.

중국유인항천(CMS)은 9일 자료를 내어 “창정5호B 로켓 잔해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오전 10시24분(한국시각 11시24분)께 동경 72.47도, 북위 2.65도 주변 해상에 추락했다”며 “로켓 잔해 대부분은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소실됐다”고 밝혔다. 추락 지점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서쪽 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유인항천 쪽은 지난달 29일 하이난의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한 핵심 모듈인 ‘톈허’를 창정5호B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CALT)이 개발한 창정5호B 로켓은 높이 56.97m, 직경 5m, 무게 854t급 초대형 2단 발사체다.

 

창정5호B 로켓은 톈허 모듈을 예정된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지만, 모듈과 분리된 로켓 잔해가 통제 불능 상태가 가 되면서 추락 우려가 나왔다. 미 연합우주작전본부(CSpOC) 등은 지난 5일 창정5호B 로켓의 잔해(길이 31m, 직경 5m, 무게 20t)가 며칠 안에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창정5호B 로켓은 지난해 5월 첫 발사 때도 발사체 상단의 잔해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추락해 건물 여러 채에 피해를 입힌 바 있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로켓 본체를 특수 재질로 제작해 잔해가 대기권에 진입하는 동시에 불에 타 사라지게 된다. 지상에 추락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서방의 과장된 위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주비행사 출신인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주로 진출하는 국가는 발사체 등이 지구로 재진입해 인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관련 사항에 대한 투명성을 최대화해야 한다”며 “발사체 잔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미, 중국 우주정거장 22t 쓰레기 추적…지상추락 우려에 시끌

펜타곤 "통제 잃고 하강. 추락지점 현재로선 몰라"

"민가피해 우려" vs "개인안전 차원에선 과한걱정"

 8일 대기권 재진입 뒤에 추락지점 예측 가능할 듯

 

지난달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기지에서 창정5호B가 발사되는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이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지난달 발사한 로켓 일부가 이르면 이번 주말 지구 대기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돼 피해를 우려한 미국이 추적에 나섰다.

 

마이크 하워드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성명을 통해 중국 로켓 '창정'(長征) 5호B가 현재 통제를 벗어난 상태이며 오는 8일 지구 대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창정 5호B는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를 싣고 지난달 29일 하이난(海南)성 원창(文昌) 기지에서 발사됐다. 중국은 우주정거장 건설에 필요한 모듈 부품을 하나씩 우주로 보내고, 내년 말까지 조립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로켓의 핵심 모듈은 대기권 밖 300㎞ 이상 고도에서 시속 2만7천600㎞로 회전하고 있었으나 이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지구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난 주말부터 나왔다.

로켓의 정확한 대기권 진입 시점 및 추락 지점은 아직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세한 궤도 변경만으로도 로켓의 경로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대변인은 국방부가 이 로켓의 궤도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추락 지점은 이 로켓의 대기권 진입 수 시간 직전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로켓의 위치 정보는 우주항공 안전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미국 '스페이스 트랙' 홈페이지(Space-Track.org)에 매일 올라올 예정이다.

 

스페이스 트랙은 중국 우주정거장 로켓 때문에 갑자기 유명세를 타게 됐다며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추적 링크를 소개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우주선의 파편은 대기권에서 전소된다.

그러나 이 로켓의 무게는 22t에 달해 일부 큰 파편이 지구로 떨어져 거주 지역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발사 당시 제기된 바 있다.

 

학계에서는 시민들이 로켓 파편을 맞을 가능성을 개인 안전 차원에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다월 박사는 "사람이 맞을 가능성은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매우 작다"며 "개인적인 위협 차원에서 나라면 1초도 그런 걱정에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 비행속도가 매우 빨라 추락 지점을 당장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기권 진입 전에 누가 특정 위치를 거론하면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맥다월 박사는 "파편이 지구 어디로 떨어질 것인지 굳이 점을 쳐보려고 한다면 태평양을 찍으라"며 "태평양이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