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공장 마지막 생산품…전세계 240대중 21대만 취항
2007년 10월 첫 상업비행 후 일류 항공사의 상징으로 우뚝
항공여행 트렌드변화 - 코로나 직격 “승객 채워야 만 경쟁력”

 

A380의 비즈니스석. 에어버스 제공

 

지난 17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툴루즈 에어버스공장에서 A380기가 독일 북부 함부르크의 핑켄베르더로 날아갔다. 함부르크 공장에서 도색과 객실 디자인 등 최종 공정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완성된 기체는 구매자인 에미레이트항공에 인도된다. 이날은 ‘하늘을 나는 호텔’이란 별칭을 가진 A380에겐 특별한 날이다. 이 항공기가 바로 마지막 생산품이서다.

에어버스는 2019년 2월 “2년 뒤 A380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어버스의 기욤 포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늘은 기념할 만한 날이다. 이 항공기가 고객을 오랫동안 만나고 우리도 오랫동안 (사후 관리 등) 지원할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고 항공전문지 <플라이트글로벌>은 전했다. A380의 생산 중단은 세계 항공산업의 구조 변화와 코로나19 상황 속 여행트렌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짧게 끝난 영광의 시간

 

대한항공이 운용중인 A380기. 대한항공은 2021년 3월 현재 보유한 A380 10대중 1대만을 광저우 노선과 무착륙 관광비행에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14년 전인 2007년 10월 첫 상업비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항공기는 일류 항공사의 상징으로 통했다. 1970년 상업운항을 시작한 이후 40년 가까이 ‘하늘의 궁전’으로 불렸던 경쟁자 보잉747은 A380에 자연스레 밀려날 운명이었다.

당시 162대 구매계획을 발표한 에미레이트항공은 호텔 객실처럼 5분간 샤워할 수 있는 욕실시설과 침대를 갖추고 부호들을 위한 최고급석을 꾸몄다. 2개층 넓은 공간을 활용해 기내 라운지, 바, 면세점을 설치하고 비좁은 공간에 시달려온 승객들을 유혹한 항공사들도 적지 않았다. 보잉747을 전용기로 보유한 사우디아리비아의 최대 부호 알 알리드 왕자가 A380도 사들인 것 역시 화제였다. 꾸준히 늘어나는 항공 수요와 허브공항으로 간 뒤 최종 목적지로 환승하는 여행 패턴의 강화도 A380의 미래를 밝히는 청신호였다.

이런 호응과 전망에 힘입어 에어버스는 연간 40대 이상 판매와 최대 누적 1200대 보급이란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국내 항공사들도 A380 도입에 적극적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0대와 6대를 사들인 뒤 주력 장거리 노선인 파리, 로스앤젤레스, 뉴욕, 프랑크푸르트 등에 집중 투입했다.

 스파 시설을 갖춘 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1등석. 에어버스 제공

 

낮은 연료 효율에 코로나에 직격탄

 

현실은 냉혹했다. 우선 시간이 갈수록 A380의 약점이 드러났다. 특히 보잉787 드림라이너처럼 탄소소재를 채택해 가볍고 연료효율이 높은 중형 여객기가 장거리 수요를 대체하고호응을 받으면서 초대형 여객기의 비효율이 집중 부각됐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A380이 나중에 개발돼 보잉747보다 연료효율이 높지만, 이는 승객을 가득 태우고 운항했을 때의 상황”이라며 “승객을 다 채우지 못하고 운항하게 되면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덩치가 큰 터라, 이용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춘 공항도 많지 않았다.

결정적 한 방은 코로나19였다. 신종 바이러스는 A380를 좀 더 궁색한 처지로 내몰았다. A380은 장거리 인기 노선에 승객을 가득 실었을 때 효율성이 나타나는데, 코로나는 인기 여행지를 오가는 대형 항공수요를 없애버렸다. A320네오처럼 복도가 1개뿐인 좁은 동체의 중단거리 수요에 최적화한 항공기의 수요가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싱가포르항공은 보유한 A380 중 4대를 오스트레일리아 한복판 사막지대(앨리스 스프링스)로 옮겨 장기보관에 들어갔다. 나머지는 분해해 고철로 팔아치웠다. 이달초엔 아랍에미리트의 2대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이 A380을 퇴역시킨다고 발표했다. 루프트한자(독일), 싱가포르항공, 영국항공, 콴타스항공 등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A380 활용 축소를 잇달아 예고했다.

 A380의 비행모습. 에어버스 제공

국내 항공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월 중순 이후 A380을 정기 운항하지 않는다. 대한항공도 중국 광저우 노선에만 1대 투입하고 있다. 현재 국내 두 항공사는 A380을 무착륙 관광비행에 활용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공식적으로는 A380 퇴출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항공통계업체 시리움 자료를 보면, 16일 현재 전 세계 항공사에 판매된 240대의 A380 중 21대만이 취항 중이다. 구본권 기자

 

 

제네시스 스포츠실용차(SUV) GV80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등급 안정성 평가를 받았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19일 GV80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차량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면·측면 충돌, 머리지지대 안전성 등 미국 안전보험협회가 정한 6개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GV80가 이같은 평가를 모두 통과했다고 제네시스 쪽은 설명했다. 또 GV80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상대로 한 전방충돌방지시스템 테스트와 전조등 평가에서도 각각 상급, 양호 이상 등급을 받았다.

 

제네시스 쪽은 “GV80에 적용된 전방충돌방지, 차선 유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안전 기술과 센터 사이드에어백을 포함한 에어백 10개, 견고한 섀시 구조 설계 등이 최고 안전등급을 받은 비결”이라고 꼽았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는 1959년 설립된 차량 관련 비영리단체로 해마다 차량 수백대의 충돌 안전성 등을 종합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출시된 GV80가 미국 안전보험협회 충돌 안전성을 평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제네시스 모델 가운데 G70 스포츠세단과 G90 플래그십 세단이 톱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았다.

 

제네시스 GV80는 지난달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가 이 차량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한 도로의 내리막길에서 대형 전복 사고를 내고도 골절상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사고를 조사한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차량 앞쪽은 완전히 파손되는 등 모든 게 완전히 부서졌다”면서도 “(GV80의) 차량 내부가 거의 온전해 우즈가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치명적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네시스 쪽은 “운전자 안전은 제네시스 차량에서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며 “제네시스는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미, 화웨이 제재’ 빈자리 꿰차

첫 국외 공급 ‘가상화 코어’도

 

 

삼성전자가 캐나다 이동통신사업자와 기지국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의 제재로 생겨난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적극 공략하는 모양새다. 화웨이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 중 한 곳이었다.

삼성전자는 16일 캐나다 이동통신사업자인 사스크텔에 5세대(5G)·엘티이(LTE·4G) 기지국 등을 단독 공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장비는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5G·4G 기지국과 다중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가상화 코어용 소프트웨어 등이다. 이 중 5G 가상화 코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국외에 공급하는 장비로, 5G와 4G 데이터 트래픽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 쪽은 “(공급하는 장비를 활용하면) 네트워크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꿰차고 들어가는 성격이 짙다. 통신장비 업체 중 세계 1위였던 화웨이는 미-중 무역 분쟁이 불거는 와중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주요국에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사스크텔도 그간 화웨이 장비를 써온 업체 중 한곳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지난 2019년 첫 수주 이후 삼성전자가 캐나다에서 따낸 세번째 수주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계약 규모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최형진 연구원.

한편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최형진 연구원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 표준화 회의에서 ‘6G 비전 그룹’ 의장으로 선출됐다. ‘6G 비전 그룹’은 6G 성능과 요구사항 정의, 표준화·상용화 로드맵 등을 수립하기 위해 최근 열린 표준화 회의 총회에서 신설됐다. 송채경화 기자

 

뉴스 사용료 지급 의무화 법 통과 뒤

머독의 뉴스코프와 3년간 계약 맺어

 

 

페이스북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뉴스 사용 계약을 맺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지난달 거대 디지털 플랫폼 업체들이 뉴스를 사용할 때 언론사에 사용료를 내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 나온 첫 계약으로, 다른 나라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스코프는 15일 자사 소속인 오스트레일리아판 <데일리 텔레그래프> <헤럴드 선> 등 신문과 <스카이뉴스 오스트레일리아> 방송 영상을 페이스북에 3년간 제공하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과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를 소유한 ‘나인 엔터테인먼트’도 페이스북과 뉴스 사용료 계약 체결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해, 계약 체결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 등 다른 언론사들과도 뉴스 사용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이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사들과 뉴스 사용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 최초로 통과된 관련 법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의회는 지난달 말 뉴스 제공자와 온라인 서비스 간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실패하면 중재를 통해 사용료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은 ‘경쟁과 소비자법 2010’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핵심은 정부가 중재 형식으로 개입해 뉴스 사용료 지급을 강제할 수 있게 만든 점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은 다른 나라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법안 통과를 격렬히 반대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달 한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뉴스 공유를 막는 강경 조처까지 취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국제적 비판 여론에 직면한 뒤 뉴스 공유 차단 조처를 해제했다. 당시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위원회 위원장인 줄리언 나이트가 페이스북의 조처를 “괴롭힘”에 비유하며 비판하는 등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구글은 페이스북보다 앞선 지난달 17일 뉴스코프와 3년간의 뉴스 사용 계약을 맺었다. 두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와 줄 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손을 든 모양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 영국과 캐나다도 오스트레일리아와 비슷한 입법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페이스북과 구글도 뉴스 콘텐츠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앞으로 3년간 뉴스 산업에 10억달러(1조1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지난해 자사 뉴스 앱인 ‘뉴스 쇼케이스’ 투자 그리고 콘텐츠 사용료 지급 등으로 향후 3년간 10억달러를 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