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비행서 고도 5미터, 비행시간 52초 기록…2미터 수평이동도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의 22일 두번째 비행 장면. 나사 제공

 

화성으로 간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Ingenuity)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지 사흘 만에 두번째 비행에도 성공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인지뉴이티가 22일 51.9초 동안 지상 5미터 높이까지 날아올랐다고 발표했다. 1차 비행 때의 39초, 3미터보다 13초 더 오래, 2미터 더 높이 날았다. 특히 이번엔 제자리에서 고도만 유지했던 1차 때와 달리 약 2미터를 옆으로 수평 이동했다.

 

이날 비행은 오후 6시33분(한국시각), 화성 시간으로 낮 12시33분에 시작됐다. 인지뉴이티는 태양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햇빛이 가장 강한 한낮에 비행해야 한다. 인지뉴이티는 고도 5미터에서 잠시 제자리 비행을 한 뒤 5도 가량 동체를 기울여 약 2미터를 움직였다. 비행 이미지 데이터는 약 4시간 후에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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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비행 3차례 더 남아…마지막엔 700미터 비행 도전

헬리콥터 운영팀의 수석엔지니어 보브 발라람은 “화성에서 온 비행 정보를 분석한 결과, 우리의 컴퓨터 모델링이 정확했으며 기대치만큼 비행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뉴이티는 앞으로 2주일 내에 3차례 더 비행을 시도한다. 세 번째 비행에선 약 50미터 거리까지 날아갔다 돌아오도록 할 계획이다. 헬리콥터 운영팀의 하버드 그립 수석조종사는 “마지막 두 차례의 비행 계획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지뉴이티의 한계점까지 밀어붙여 마지막 비행에선 600~700미터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인지뉴이티 운영팀이 22일 두번째 시험비행 데이터를 받고 박수를 치고 있다. 

앞서 스티브 주르치크 나사 국장대행은 1차 시험비행 성공 직후 “1950년대 엑스15(X-15) 비행기는 우주왕복선의 길잡이가 됐고, 1997년 마스패스파인더와 소저너는 이후 3대의 화성 탐사 로버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인지뉴이티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적어도 화성에서 하늘은 한계가 아닐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곽노필 기자

 

지구 밖 화성 하늘에서 헬리콥터가 날았다

나사, 지구외 천체서 첫 동력 비행 성공
이륙 뒤 고도 3미터까지 상승 후 착륙

 

화성에서 이륙한 헬리콥터 인지뉴이티. 나사 티브이 화면 갈무리

 

인류가 만든 동력 비행기가 지구 밖 천체에서 처음으로 날았다.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띄운 지 118년만이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19일 개발비 8000만달러가 들어간 초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독창성이란 뜻)가 화성에서 처음으로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지뉴이티 시험비행을 맡고 있는 나사 제트추진연구소는 이날 오후 7시46분(한국시각, 미 태평양 시각 오전 3시46분) 퍼시비런스가 보내온 이미지 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지뉴이티가 이륙-상승비행-착륙에 이르는 비행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인지뉴이티 비행 장면은 64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는 탐사차량 퍼시비런스의 내비게이션 카메라와 마스트캠으로 촬영했다. 첫 비행은 선회비행 없이 30초간의 제자리 비행(호버링)만 이뤄졌으며 총 비행시간은 39초였다.

 

인지뉴이티의 실제 비행 시각은 이날 오후 3시34분(한국시각)이었다. 화성 시각으로는 낮 12시33분이다. 인지뉴이티는 태양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햇빛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한낮에 비행해야 한다.

이날 비행은 탑재된 운항·제어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진행됐다. 화성과 지구의 거리가 너무 멀어 실시간 원격 조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화성과 지구의 거리는 2억7800만km 떨어져 있어, 지구에서 보낸 신호가 화성에 도착하려면 15분이 넘게 걸린다.

 

     인지뉴이티의 비행 고도 그래프. 지상 3미터까지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나사 티브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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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보다 날개 몇배 더 빨리 돌려야 이륙

인지뉴이티는 애초 지난 12일 첫 비행할 예정이었으나 9일 실시한 시운전에서 비행명령 신호작동 시스템(워치독 타이머) 오류로 비행모드로 전환되지 않아 비행 일정을 14일 이후로 늦췄다. 나사는 이후 명령 시스템에서 몇가지 명령을 추가해 비행모드 전환 시기를 조정한 뒤 지난 16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높이 0.5미터, 회전날개 길이 1.2미터인 인지뉴이티는 무게가 1.8kg에 불과한 초소형 헬기다. 그러나 무게가 가볍더라도 공기가 희박한 화성 대기에서는 날기가 어렵다. 화성 중력은 지구의 3분의1로 낮지만 대기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해 공기의 힘으로 양력(물체를 띄우는 힘)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화성에서 비행하려면 지구에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개를 돌려야 양력이 만들어진다. 인지뉴이티는 상하로 배치된 두 날개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1분에 2537회씩 회전하도록 설정돼 있다. 초당 40회꼴이다. 이는 지구의 헬리콥터 날개보다 5~10배 빠른 속도다. 퍼시비런스가 보내온 사진과 데이터 화면을 보면 인지뉴이티는 계획대로 지상 3미터까지 상승했다가 내려왔다.

 

                이륙한 인지뉴이티가 땅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찍은 사진.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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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더 시험비행...고도 5미터로 높여

나사는 앞으로 30일 안에 고도 5미터, 왕복 선회비행 300미터를 목표로 4차례 더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헬리콥터운영팀은 3일간 첫 비행 자료들을 분석한 뒤 이르면 22일 두번째 시험비행을 시도할 계획이다.

나사는 인지뉴이티 비행이 성공하면 앞으로 화성에서 드론을 이용한 탐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드론을 이용하면 지금의 로버가 가지 못하는 높은 지대나 험지를 포함해 훨씬 더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 있다. 현재 화성에서 활동 중인 탐사로버 큐리오시티가 이동한 거리는 지난 9년 동안 25km다.

 

앞서 2월18일 화성 예제로 충돌구의 삼각주 평원에 도착한 인지뉴이티는 4월3일 퍼시비런스에서 분리된 뒤 비행을 준비해 왔다. 현재 퍼시비런스 주변의 최고기온은 영하 22도, 최저기온은 영하 83도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