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2024년께 철수에서 당분간 더 이용하기로

장기적으로는 달 개발 등에 집중하고 민간에 맡길 듯

 

지구 상공 400㎞ 지점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모습.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애초 2024년까지 운용할 예정이었던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수명을 2030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 국장은 지난달 31일 누리집에 공개한 자료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은 평화로운 국제적인 과학 협력의 신호였고, 지난 20년 넘는 시간 동안 인류에게 엄청난 과학적, 교육적, 기술적 발전이란 혜택을 줬다. 나는 바이든-해리슨 행정부가 2030년까지 정거장을 운영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에 계속 참석할 것이고, 혁신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또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따라 첫 여성과 첫 유색 인종 남성을 달에 보내는데 필요한 연구와 기술을 진척시키고, 화성에 첫 인류를 보내는 길을 닦을 것”이라고 이번 결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빌 국장은 나아가 “더 많은 국가들이 우주에서 활동하게 됨에 따라 과거 어느 때보다 미국이 평화적이고 책임 있는 우주 이용을 위해 국제적 연대를 육성하고, 규칙·규범을 만드는데 있어 세계를 이끄는데 중요해졌다”면서 미국이 우주 개발의 주도권을 계속해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이 이날 발표처럼 국제우주정거장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참여 중인 일본, 러시아, 캐나다, 유럽 국가 등의 동의가 필요하다.

 

나사는 그동안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이 맡아 온 역할을 2020년대 후반 ‘블루오리진’ 등 민간 우주개발 업체가 쏘아 올리는 민간 우주정거장에 맡기고, 좀 더 먼 곳의 우주시설, 즉 달 궤도 정거장과 기지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일 민간 상업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블루오리진, 록히드마틴, 나노랙스 등 3개 기업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2030년까지는 현재 운용 중인 국제우주정거장을 유지하게 됐다.

 

거대 유인 우주실험장인 국제우주정거장은 지상 400㎞ 지점에서 90분에 한번씩 지구를 한바퀴씩 돌고 있으며, 1998년 건설이 시작돼 2011년 완성됐다. 중국은 이에 맞서 자체 우주정거장인 ‘톈궁’의 건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길윤형 기자

유럽연합 택소노미 초안 공개

프랑스 · 동유럽 주장에 원전 포함

“에너지 전환에 제 역할 기대” 이유

 원전 부흥 기대 속 좌초자산 우려도

“수익 안 나는 원전 투자 제한적일 것”

 

2021년 10월11일 벨기에 도엘의 전력선 옆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을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으로 분류하는 ‘그린 택소노미’ 초안을 공개했다.

 

그린 택소노미는 어떤 경제활동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환경 개선 등에 기여하는지 명시해 이런 활동에 더 많은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하려는 것을 취지로 한다. 따라서 EU 택소노미가 초안대로 확정되면 원자력계의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자금 유치가 지금보다 쉬워지게 된다.

 

유럽연합 택소노미 초안보니

 

<로이터>와 <유랙티브>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원자력 발전 투자사업에 대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탄소중립을 위한 과도기적 녹색 투자로 분류하는 택소노미 초안을 마련해 지난 31일 회원국들에게 보냈다.

 

이 초안은 27개 회원국과 전문가 패널의 검토를 거쳐 이달 중 집행위원회 안으로 공식 발표된다. 이 검토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이달 중순 유럽연합 집행위 최종안으로 확정되면 회원국 다수와 유럽의회가 거부하지 않는 한 그대로 시행된다.

 

공개된 초안은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해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계획, 자금과 부지가 있는 경우 녹색 투자로 분류하도록 했다. 초안을 보면, 신규 원자력 발전소 투자가 녹색으로 분류되려면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발전소의 수명 연장도 친환경으로 간주된다. 다만 달성 가능한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을 달성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한 투자도 킬로와트시(㎾h)당 온실가스를 270g 미만 배출하고, 오염을 더 많이 일으키는 화석연료 발전소를 교체하고, 2030년말까지 건설 허가를 받는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친환경으로 간주된다.

 

유럽연합 집행위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 투자에 포함시킨 이유는, 이들 에너지원을 두고 충분히 지속가능하지는 않지만 유럽연합이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과도기적 활동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집행위는 “과학적 조언과 현재의 기술 진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회원국 전반의 다양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미래로 전환하는데 천연가스와 원자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택소노미에 원전이 포함된 이유

 

유럽연합은 지난 1년 간 원자력의 녹색 분류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원전 발전 비중이 70%에 이르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원자력을 녹색 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탈원전을 내건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의 안전 문제를 들어 이에 반대했다. 특히 오스트리아는 유럽연합 집행위가 원자력을 녹색으로 분류할 경우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찬반 그룹 사이에 팽팽하던 갈등은 지난해 10월 천연가스 수급 불안으로 유럽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우리는 안정적 에너지 자원인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새로 구성된 독일 정부의 올라프 슐츠 총리가 지난달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뒤 그린 택소노미를 둘러싼 논란을 “사소한 문제”라고 표현해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원전의 르네상스 열리나’ 기대있지만…

 

원자력 산업계에서는 유럽연합이 그린 택소노미에서 원자력 투자를 녹색 투자로 분류할 경우 원전 건설에 대한 투자 유치와 금융 조달이 쉬워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급격히 쇠퇴한 원전 산업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원전의 르네상스’를 열어줄 것이란 기대다.

 

실제 그린 택소노미에 원자력이 포함되면, 1조 유로(약 1333조원)에 이르는 유럽연합 기후변화 대응 투자 예산(그린딜)이 원전에도 투입될 수 있게 된다. 원전 투자를 위한 녹색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하지만 원전의 낮은 경제성과 그린 택소노미에 대한 대형투자기관들의 불신 등이 겹쳐 원자력의 택소노미 포함이 원전의 르네상스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폐기물 처분과 부지 확보 어떻게 할 것인가’ 과제

 

원전에 대한 녹색 분류는 핵폐기물 처분장과 부지를 먼저 확보해야 할 것과 강화된 안전기준을 충족할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조건은 충족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원전의 경제성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많은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이미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원전의 녹색 분류에 반대해온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원전 르네상스가 오기 위해선 경제성을 갖춰야 하는데, 투자비가 이미 해상풍력 대비 두 배 이상 높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원전에 대한 민간금융 업체들의 파이낸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전의 경제성은 각 나라가 처해 있는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에 추월당한 상태로 평가된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라자드가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제외한 기준으로 전체 발전기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평가했을 때 원자력 전기는 이미 2011년부터 재생에너지(풍력) 전기보다 비싼 에너지가 됐다. 지난해에는 원전이 1메가와트시(MWh)당 163달러로, 평균 37달러인 재생에너지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올해 1일 반핵 운동가들이 독일 니더작센주 에머탈 그론데 원전 폐쇄를 축하하고 있다. DPA/연합뉴스

 

한 위원은 “원전의 활용도가 과거 대비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민간 영역의 투자로 전성기를 누릴수 있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국영업체가 전력시장을 관장하고 정부가 건설비용을 보장하는 체계가 갖추어진 국가들에서만 원전의 신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전을 포함한 그린 택소노미가 채택되더라도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오스트리아는 집행위원회가 원자력을 포함한 택소노미를 공식 채택할 경우 유럽사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는데, 소송이 시작되면 최소 수 년의 시간이 소요돼 택소노미가 유명무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EU 택소노미 초안에 원전 포함되자 한국 원전업계 기대하지만…

유럽연합 택소노미 초안, 원전·천연가스 포함

원전업계 “새 정부의 재평가 기대”

반대쪽 “부지 확보 등 투자 조건 엄격

한국 원전 밀집도 높아 적용 어려워”

 

지난 1일 독일 바이에른 군드레밍겐 주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 앞에는 원자력 로고가 새겨진 도시 문장이 표시되어 있다. DPA/연합뉴스

 

2일 공개된 유럽연합(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초안에 원자력 발전이 포함되자 원전업계와 학계 등은 ‘국제동향과 국내상황을 보고 추후 결정하겠다’며 한국형 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제외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 안이 투자·처분 조건을 엄밀히 정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케이-택소노미) 최종안에 원자력이 빠진 것을 두고 원전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결정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 기조대로 원전을 제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달 중으로 예정돼있는 유럽연합 택소노미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2일 유럽연합안이 공개되자 원전업계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일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택소노미에 대한 논의도 새로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결정이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원전이 포함될 가능성을 짚었다. 발표 당시 환경부가 “국제 동향과 국내 상황을 감안해” 변경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유럽연합이 원전을 포함시킨 것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전에 대한 입장이 다소 다르지만, 결국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다른 입장을 내걸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원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민주당 관계자는 “택소노미에 원전이 들어간다고 해도 이미 한국의 원전밀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유럽과 상황이 같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 택소노미 초안도 원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보와 폐기물 처분 장소와 방법 등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원전 확대 정책으로 흐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연합 안에 천연가스(LNG)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유럽에서는 한국(1킬로와트시(㎾h)당 340g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보다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량(270gCO2eq) 기준의 가스 발전소를 녹색 산업으로 분류했다. 이 경우 일반적인 가스발전소는 녹색으로 분류되기 어렵고 탄소포집저장기술을 갖췄거나 열병합발전소만 인정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 기준과 차이가 있다. 최우리 기자

FT “회복세 이어가지만 불확실성 국면”

OECD “국가 간 고르지 않는 경제 회복”

바이러스 적응, 인플레이션, 불균형 3대 변수

 

 

“2022년은 불확실성이 커져 더 어려운 길을 맞닥뜨릴 것”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각)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회복세는 이어갈 수 있으나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 탓에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경제를 다시 흔들 변수들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이런 인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국제기구는 물론 주요 투자은행의 경제 분석가들에게도 넓게 공유돼 있다. 이런 공감대를 토대로 올해 세계 경제의 3가지 포인트를 살펴봤다.

 

바이러스 적응력

 

오이시디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5.6%(전망) 성장한 세계 경제는 올해에도 4.5% 성장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5.6%→3.7%), 유로존(5.2%→4.3%), 한국(4.0%→3.0%) 등 주요국도 전년보다 다소 느리지만, 양호한 회복 흐름은 유지할 것으로 이 기구는 전망했다. 이런 ‘낙관적’ 시나리오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잘 버티던 경제도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휘청거리게 마련이다. 오이시디의 12월 전망도 오미크론이 부각되기 전에 이뤄진 조사에 바탕을 둔 것이다. 미국 은행 웰스파고의 제이 에이치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기복에 계속 휘둘리는 중이다. 최신 오미크론 변종은 여전히 경제 활동을 손상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 향방도 여전히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과 변종 출몰 여부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인플레이션 추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을 빼놓고 올해 세계 경제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일단 다수 기관들은 올 상반기까지는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지만 하반기들어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본다. 한 예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지난해 5.3%까지 치솟은 후 올해 2.6%, 내년 2.3%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오이시디 또한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은 2021~2022년 정점에 도달한 후 2023년까지 약 3%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타격을 받았던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재확산을 거듭하면 물가 전망도 빗나갈 수 있다.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유지되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 금리를 앞다퉈 끌어올리고 이에 따라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공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FT>의 마틴 울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높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으로 판명될 수는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 높게 유지되거나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높은 물가를 유발한 에너지 등의 공급 부족 현상은 잦아들더라도 구매력을 결정짓는 임금 상승과 같은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간 불균형 누적

 

고르지 않는 국가간 회복세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이시디는 “대부분 국가 경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뒤쳐지고 있으며, 선진국 내에서도 국가간 회복세가 고르지 않다”고 진단한다.

 

이런 국가간 불균형이 누적되면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된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는 바이러스 변종의 온상이 될 수 있으며, 이들 지역의 경제 부진은 전 세계 생산 능력, 가격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공급망 차질은 신흥국의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 전 세계 분업화에서 주요 부품 생산과 노동력을 담당하고 있는 까닭에 경제 회복이 더디면 세계적 공급망 차질 해소도 지연되고 그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게 된다. 전슬기 기자

남부 섬에서 12월 역대 최고 기온

내륙 지방에서는 최고 강수량

 

북극 근처인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한겨울에 기온이 20도까지 오르고 많은 비가 내리는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알래스카 서부의 섬 풍경. 세인트조지/로이터 연합뉴스

 

북극 근처인 미국 최북단 알래스카주에서 한겨울에 섭씨 20도의 높은 기온이 나타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알래스카주 육지 남쪽의 섬 코디액의 지난 26일 최고 기온이 화씨 67도(섭씨 19.4도)까지 올라가 12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였다고 전했다. 이 섬의 기온은 27일에도 화씨 60도까지 올라갔고, 화요일에는 55도를 기록하는 등 ‘더운 북극 겨울’이 이어졌다. 알래스카의 12월 평균 최고 기온은 섭씨 2도 수준이다.

 

최근 알래스카의 이상 고온은 ‘열섬’으로 알려진 고기압이 태평양 북서쪽에 자리잡으면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래스카 기후평가정책 센터의 기후 전문가 릭 소먼은 “12월 말에 이런 고온이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코디액 섬의 고온과 대조적으로 알래스카 육지의 최남단인 케치캔의 기온은 지난 25일 섭씨 영하 18도를 기록해, 이 도시에서 100년만에 가장 추운 성탄절이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한편, 페어뱅크스 등 알래스카 내륙에서는 최근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이 지역의 강수량이 예년의 1000%에 달했다고 기후학자 브라이언 브레트슈나이더가 지적했다. 그는 페어뱅크스의 12월 강수량이 이날 오전 9시까지 472.9㎜를 기록해 1990년 12월의 기존 최고치를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하와이 주변의 따듯한 공기가 알래스카쪽으로 몰려들면서 평소 춥고 건조하던 이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