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허용' 2차 예선 첫 실점…'5승 1무' H조 1위 최종 예선행

손흥민, 에릭센 위로하는 세리머니로 감동 전해 …MOM으로도 선정

 

손흥민, 역전골 세레머니: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레바논의 경기.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벤투호가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레바논을 꺾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무패 행진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손흥민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이어지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H조 2차 예선에서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승점 16)를 펼치면서 조 1위로 최종 예선 무대에 올랐다.

다만 한국은 이날 레바논에 먼저 실점하면서 2차 예선 '무실점 완수'를 아깝게 놓쳤다.

2차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오는 9월부터 12개 팀이 겨루는 최종 예선 무대에 나선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 순위

 

최종예선 조 추첨은 7월 1일 예정이다. 팀당 10경기가 치러지는 최종예선은 오는 9월, 10월, 11월과 2022년 1월 및 3월에 펼쳐진다.

이미 지난 9일 스리랑카에 5-0 승리를 따내면서 레바논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벤투호는 레바논전을 맞아 스리랑카전에 쉬었던 베스트 멤버들을 투입했다.

 

동점 골 넣는 송민규: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송민규가 후반전 동점 골을 넣고 있다.

 

대표팀은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 스트라이커로 좌우 날개에 송민규(포항)와 권창훈(수원)을 배치하고, 중원에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정우영(알 사드)을 내세운 4-4-2 전술을 들고나왔다.

좌우 풀백은 홍철(울산)과 김문환(LA FC)이 맡았고, 박지수(경남)-김영권(감바 오사카)이 중앙 수비로 출격했다.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골키퍼로 나섰다.

 

경기 초반 레바논의 '선수비 후공격'에 좀처럼 공격 전개에 애를 먹은 한국은 김문환의 아쉬운 볼 처리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전반 12분 김문환이 볼을 치고 나서려다 빼앗기면서 역습을 허용했고, 골 지역 정면 부근에서 볼을 잡은 레바논의 하산 사드가 왼발 터닝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하산 사드는 지난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11경기를 뛰었던 공격수다.

 

레바논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적극적인 '침대 축구'로 한국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한국은 전반 16분 이재성의 중거리 슛이 빗나가고 전반 26분에는 손흥민이 골 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골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레바논의 수비수 마헤르 사브라가 차내면서 아쉽게 득점을 놓쳤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 대신 남태희(알 사드)를 투입했고, 후반 5분 만에 동점 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송민규가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한 게 레바논 수비수 사브라 머리를 맞고 굴절되며 골대 왼쪽 구석에 꽂혔다. 득점은 사브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손흥민, 에릭센 등번호 보이며 쾌유기원: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레바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뒤 옛 팀 동료 에릭손의 쾌유를 기원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머리로 5골을 넣은 송민규의 헤더 능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승부의 균형을 맞춘 한국은 후반 20분 '캡틴' 손흥민의 역전 결승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투입한 침투패스를 남태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드리블하는 상황에서 넘어진 레바논 수비수 조안 오마리의 손에 볼이 닿았고, 주심은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역전 결승 골을 터트렸고, 곧바로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크리스티안,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을 외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손흥민의 세리머니는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쓰러진 '동갑내기' 옛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에게 안부를 전하는 감동의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OM)를 수상했다.

2-1 승리를 마무리한 태극전사들은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팬들에게 손뼉을 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레바논 침대축구 부순 손흥민, 감동의 '에릭센 세리머니'

 

코너킥으로 상대 자책골 유도하고 페널티킥 역전골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도맡아…벤투호 3연전 전승 앞장서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벤투호에서 1년 8개월 만에 골맛을 본 손흥민(29·토트넘)이 그라운드에서 쓰러진 전 소속팀 동료를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13일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한국의 역전골을 넣었다.

 

득점한 뒤 손흥민은 중계 카메라로 달려와 손가락으로 숫자 2와 3을 표현했다. 이어 무언가 말을 하며 카메라에 입맞춤하는 듯했다.

말소리가 중계 영상을 통해 들리지는 않았으나 입 모양으로 미뤄보면 '크리스티안, 건강해야해! 사랑해!'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옛 동료 에릭센 쾌유 기원 세리머니: 손흥민은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뒤 곧바로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크리스티안,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을 외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쓰러진 '동갑내기' 옛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에게 안부를 전하는 세리머니였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갑자기 쓰러진, 전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다.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가 23번이다.

덴마크 대표선수인 에릭센은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와 경기에서 전반 42분께 그라운드에 갑자기 쓰러졌다.

 

의료진이 그라운드에 들어가 의식을 잃은 에릭센에게 심폐소생술까지 하는 위급한 상황이 펼쳐졌으나, 다행히 에릭센은 의식을 되찾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손흥민과 에릭센은 2015-2016시즌부터 2019-2020시즌 전반기까지 3년 넘게 토트넘에서 함께 뛴 사이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날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국내 팬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손흥민 "에릭손 힘내!": 손흥민은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뒤 곧바로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23'을 만들고 "크리스티안,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Christian. stay strong. I love you)"을 외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쓰러진 '동갑내기' 옛 토트넘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에게 안부를 전하는 세리머니였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레바논은 필드 플레이어 대부분이 깊게 내려서 수비하는 이른바 '침대축구'로 벤투호에 맞섰다.

전반전 벤투호는 고전했다. 상대의 전반전 유일한 슈팅에 선제 실점까지 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손흥민의 발끝이 벤투호 공격의 꽉 막힌 혈을 뚫었다.

후반 5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송민규(포항)가 머리를 갖다 댔고, 이는 레바논 수비수 마헤르 사브라의 머리를 맞은 뒤 골대로 향했다. 이는 사브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역전 페널티킥을 만드는 과정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골지역 오른쪽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수비수를 제치다가 핸드볼 파울을 유도했고, 손흥민이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역전골을 책임졌다.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상 격인 하나은행 MOM(맨 오브 더 매치)으로도 선정됐다.

손흥민은 2골을 넣었던 2019년 10월 10일 스리랑카전 이후 1년 8개월 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쳤다.

 

이번 2차 예선 3연전 중 2경기에 선발로 나선 그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도맡으며 벤투호의 전승에 앞장섰다.

여기에 오랜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봤고, 옛 동료를 위한 감동의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 팬들에게 '뜨거운 6월'을 선사했다.

 

경기 중 쓰러진 에릭센, 외신 “선수 생활은 어려울 듯”

유로 2020 핀란드전 심정지 추정
응급 대처로 병원서 안정 되찾아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3일(한국시각) 열린 유로 2020 축구대회 핀란드전 조별리그에서 공을 몰고 있다. 코펜하겐/AP 연합뉴스

 

경기 도중 쓰러진 덴마크 축구 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듯하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13일(한국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D조 1차전 덴마크-핀란드 경기에 출전했다가 쓰러진 에릭센이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덴마크 공격의 핵심인 에릭센은 전반 42분 갑작이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긴급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는 90여 분간 중단됐다가 재개됐고, 핀란드가 후반 결승포로 1-0으로 이겼다.

동료 선수들과 의료진의 응급치료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진 에릭센은 의식을 되찾는 등 안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포츠 심장병 전문가들은 향후 활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0년 1월 토트넘에서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에릭센은 지난달 인터밀란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타이틀을 쟁취하는 데 앞장 섰다. 토트넘 시절에는 손흥민, 케인, 델리 알리와 함께 팀의 고공행진을 주도한 선수다. 토트넘 시절 7년 동안 305경기에 출장해 69골을 기록했다.

이날 소속팀 인터밀란과 이전 소속팀 토트넘 등은 에스엔에스를 통해 빠른 쾌유와 복귀를 기원했다. 토트넘을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파리 생제르맹 감독을 비롯해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도 에릭센의 쾌유를 빌고 있다.

 

손흥민은 자신의 에스엔에스 계정에 에릭센과 토트넘에서 함께 뛰었던 시절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의 모든 사랑을 에릭센과 그의 가족에게 보냅니다. 힘내요 형제여”라는 글과 함께 하트와 두 손을 맞대고 기도하는 모양의 이미지를 남겼다. 김창금 기자

 

2002년 6월4일 오후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폴란드 경기에서 유상철(맨왼쪽)이 후반 8분 두번째 골을 터뜨린 뒤 설기현(왼쪽 두번째), 김태영(등번호 7번), 박지성(오른쪽) 등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50. 

대한축구협회는 7일 췌장암으로 투병하던 유상철 감독이 서울 아산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췌장암으로 진단됐고, 이후 1년여 치료를 받아왔으나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유 감독은 2019년 11월 자신의 몸 상태를 세상에 알렸다. 췌장암 4기였다. 이후 2020년 1월 인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팬들한테는 병마와 싸워 이겨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몸 상태가 악화했고 이날 세상을 등졌다. 

 

유상철 감독은 선수 시절 원조 멀티플레이어로 유명했다. 수비에서 미드필더, 공격까지 모든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벨기에전에서는 투혼의 동점골(1-1)을 뽑아내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서 골을 뽑아내는 등 한국을 4강에 올린 주역이었다. 대표팀 경기 124회 출장, 18골의 기록을 남겼다.

 

1971년 서울 출생으로 건국대를 졸업했으며, 199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의 요코하마, 가시와 레이솔 등에서 뛰었고, 2006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마감했다. 국내 프로에서는 142경기에서 37골을 올렸다.

 

선수 은퇴 뒤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유 감독은 선수층이나 재정 측면에서 좋은 팀을 만나지 못했다. 이런 까닭에 늘 도전하는 감독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대전 시티즌, 전남 드래곤즈의 감독을 역임했고, 2019년에는 마지막으로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다.

 

당시 유 감독은 팀이 시즌 막판 강등권까지 가는 위기를 겪었지만, 지도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며 팀을 1부 리그에 잔류시켰다. 췌장암 진단을 받았음에도 선수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웃음을 잃지 않고 현장을 지키면서 선수들의 응집력을 끌어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워낙 축구 재능이 뛰어나면서도 마음이 착한 선수였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팀을 위해 헌신했고, 스포츠의 정신을 몸으로 보여주었다”고 회고했다. 김창금 기자

세계 여자 골프에 '동남아시아' 경계령

● 스포츠 연예 2021. 6. 8. 01:0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태국·필리핀 선수 우승

무서운 상승세...도쿄올림픽 한국 2연패 길목 험난

 

필리핀 국기 펼친 팬들 사이에서 트로피 든 유카 사소 [Kyle Terada-USA TODAY Sports/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의 올림픽 2연패 길목에 동남아시아 경계령이 떨어졌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동남아시아 선수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6일 끝난 US여자오픈 최종일에 유카 사소(필리핀)가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사소는 오는 7월 도쿄 올림픽에 필리핀 대표로 출전할 게 확실하다.

 

사소는 이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지금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정상급으로 활약하는 임희정(21), 유해란(20)이 출전한 한국을 따돌리고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쓴 바 있다.

 

빠르고 강한 스윙과 탄도 높은 아이언샷에 언제나 홀을 지나가는 과감한 퍼팅 등 탄탄한 기본기와 20세 나이에도 두둑한 배짱이 강점이다.

2019년 세계랭킹 1위였던 박성현(28)은 필리핀 투어 대회에서 17세이던 사소와 사흘 내내 경기를 치렀다. 당시 최전성기였던 박성현은 "나보다 더 멀리, 더 강하게 볼을 때린다"면서 감탄했다.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 퍼트를 넣고 기뻐하는 타와타나낏.[AP=연합뉴스]

 

US오픈에 앞서 LPGA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무시무시한 장타를 앞세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한 패티 타와타나낏(미국)도 이변이 없는 한 도쿄 올림픽에 태국 국기를 달고 참가한다.

타와타나낏은 세계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사소와 타와타나낏은 20대 초반 '젊은 피'라는 점도 눈에 띈다. 사소는 2001년생, 타와타나낏은 1999년생이다.

도쿄 올림픽뿐 아니라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도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태국은 또 세계랭킹 1위를 했던 에리야 쭈타누깐이 부활하면서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갖췄다.

 

필리핀 2001년생 사소, US여자오픈 제패…박인비와 최연소 타이

연장전서 하타오카 꺾고 우승… LPGA 입회 · 5년간 투어 카드 확보

선두로 4라운드 나선 톰프슨 후반 무너져 3위…고진영 · 박인비 7위

 

우승 트로피 든 유카 사소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필리핀의 2001년생 유카 사소가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했다.

사소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파71·6천383야드)에서 열린 제76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하나, 더블보기 2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사소는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공동 선두를 이뤄 이어진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1억 1천만원)다.

사소는 19세 11개월 17일에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2008년 박인비(33)와 대회 최연소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필리핀 선수로는 2000년대 초반 2승을 올린 제니퍼 로살레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필리핀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쓰는 등 아마추어 때부터 이름을 날린 기대주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나서 8월에만 2승을 수확했다.

 

LPGA 투어에는 정식으로 입회하지 않은 가운데 초청 선수로 이따금 대회에 나서며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수확해 본격적인 미국 무대 진출의 발판을 놨다.

 

LPGA 투어는 대회를 마치고 "사소가 회원 자격을 받아들였으며, 5년간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면서 "각종 포인트는 오늘 자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사소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시즌 상금 총액 89만451달러를 단숨에 앞질러 상금 1위로 나섰다.

이날 최종 라운드 후반까지도 사소의 우승을 점치기는 쉽지 않았다.

선두 렉시 톰프슨(미국)에게 한 타 뒤진 2위로 출발했으나 2번(파4), 3번(파3)에서 연속 더블보기가 나와 초반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다.

톰프슨이 2위와 4타 차로 전반을 마치며 2014년 4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후 7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가까워진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흔들린 톰프슨의 샷이 우승 경쟁 판도도 뒤흔들었다.

11번 홀(파4) 더블보기를 적어내 여유를 잃은 톰프슨은 14번 홀(파4)에서도 티샷부터 좋지 않은 여파로 보기를 써내 공동 2위에 2타 차로 쫓겼다.

 

그가 무너지는 사이 앞 조에서 경기한 하타오카가 13∼16번 홀에서만 3타를 줄여 한 타 차로 압박했고, 사소도 16번 홀(파5) 버디로 추격하며 승부는 안갯속에 빠졌다.

수세에 몰린 톰프슨은 17번 홀(파5)에서 한 타를 잃어 하타오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사소에게 공동 선두를 내줬고, 18번 홀(파4)에서도 난조가 이어지며 보기에 그쳐 결국 마지막 홀에서 선두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9번(파4)과 18번 홀 결과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연장전에서 사소와 하타오카 모두 연이어 파를 지켜냈고, 서든 데스로 이어진 9번 홀에서 사소가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사소는 "더블보기 두 개가 나왔을 땐 사실 속상했지만, 캐디가 아직 남은 홀이 많다며 계속해보자고 말해줘 그렇게 했다"며 "트로피에 모든 위대한 선수들의 이름이 있는 것을 봤는데, 내 이름도 들어간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필리핀에서 저를 응원해주는 분이 많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곳에도 필리핀 국기를 들고 있는 분이 많이 있었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고도 말했다.

올해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는 4월 ANA 인스피레이션의 패티 타와타나낏(22·태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적의 신예급 선수가 우승했다.

 

    역전당한 렉시 톰프슨

 

미국 선수로는 2016년 브리트니 랭 이후 5년 만에 US여자오픈 우승을 바라봤던 톰프슨은 후반에만 5타를 잃는 등 최종 라운드 4오버파에 그쳐 3위(3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US여자오픈에선 2017년 박성현(28), 2019년 이정은(25), 지난해 김아림(26) 등 최근 4년 중 세 차례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으나 올해는 불발됐다.

 

한국 선수 중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세계랭킹 2위 박인비가 최종합계 1오버파 285타,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공동 3위로 출발한 이정은은 5타를 잃어 공동 12위(2오버파 286타)로 밀렸다.

김세영(28)은 공동 16위(4오버파 288타), 김효주(26)가 공동 20위(5오버파 289타), 유소연(31)이 22위(6오버파 290타)에 자리했다.

 

필리핀·일 이중국적 사소 US여자오픈 우승에 일본 환호

 "박인비와 맞먹는 최연소 기록"…관방장관 "훌륭한 역전승" 칭찬

 도쿄증시 골프 관련주 들썩…장래 일본 국적 선택 가능성에 주목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소 유카(笹生優花)가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자 일본 열도가 환호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사소의 우승을 비중 있게 다루며 의미를 부여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소가 만 20세를 눈앞에 둔 19세 11개월의 연령으로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으며 이는 2008년 박인비와 어깨를 견주는 최연소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사소가 히구치 히사코(樋口久子, 1997년 US여자오픈), 시부노 히나코(澁野日向子, 2019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이어 일본 여자 선수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세 번째 사례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반색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소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 끈기 있는 경기로 훌륭한 역전 우승을 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사소가 대회 사상 최연소 타이기록으로 우승한 것을 거론하며 "앞으로 더욱 비약할 것을 기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7일 도쿄주식시장에서는 1부에 상장된 골프 정보 사이트 운영 기업 '골프다이제스트 온라인'의 주가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한때 10.2% 상승하는 등 사소의 선전이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소는 필리핀에서 태어나 4살 때 일본으로 건너왔으며 아버지 사소 마사카즈(笹生正和)의 영향으로 8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삼아 각국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8년 아시아대회에서는 필리핀 대표로 출전해 개인·단체 2관왕을 차지했으며 2019년 11월 일본 투어 프로 테스트에 합격해 작년 1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AG)에 입회하는 등 최근에는 양국에서 모두 활동이 부각됐다.

일본 매체 닛칸(日刊)스포츠에 따르면 사소는 일본과 필리핀 이중 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이중국적이 된 시점이 20세 미만이면 22세가 될 때까지 국적을 선택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그때까지는 사소가 양쪽 국적을 보유하는 것이 인정된다고 닛칸스포츠는 전했다. 사소는 2001년 6월 20일 출생했다.

교도통신은 사소가 도쿄올림픽에서는 필리핀 선수로 출전하지만, 장래에는 일본 국적을 선택하는 것을 시야에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의조-남태희-김영권-권창훈 릴레이 득점포…5-0 대승

황의조는 벤투 감독 취임 이후 '13골째 폭발'

이기제 후반 27분 홍철 대신 왼쪽 풀백 출전.. 'A매치 데뷔'

 

'완전체' 벤투호가 1년 9개월 만에 다시 만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2차전 H조 경기에서 화끈한 골 폭풍을 휘몰아치며 대승을 거두고 조 선두를 지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대회 H조 2차 예선 4차전에서 5-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무(승점 10·골 득실+15)를 기록, 이날 스리랑카(승점 0·5패)를 3-2로 꺾은 레바논(승점 10·골 득실+5)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크게 앞서며 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더불어 1경기만을 남긴 3위 투르크메니스탄(승점 6)과 승점 차가 4로 벌어지면서 한국과 레바논은 나란히 H조에서 최소 2위 자리도 확보했다.

 

한국은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이미 2차 예선 탈락이 확정된 스리랑카와 맞붙는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최전방에 황의조(보르도)를 배치하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을 내세운 4-3-3 전술을 가동했다. 벤투 감독은 2019년 9월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에서도 4-3-3 전술을 썼다.

 

중원에는 권창훈(수원)과 남태희(알 사드)가 배치된 가운데 정우영(알 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은 좌우 풀백에 홍철(울산)과 김문환(LA FC)이 서고, 중앙 수비는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담당했다. 골키퍼는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담당했다.

 

5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투르크메니스탄 경기. 대한민국 남태희(왼쪽)가 전반전 종료 직전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가운데), 홍철과 환호하고 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투르크메니스탄을 강하게 압박하며 득점 사냥을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4분 만에 중원에서 프리킥을 따냈고, 정우영이 투입한 패스를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손흥민이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머리를 맞은 볼이 골라인을 넘으려는 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비수가 어렵게 거둬냈다. 한국 선수들은 일제히 득점이라고 외쳤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2차 예선에는 비디오판독(VAR)이 적용되지 않는다.

 

마침내 전반 9분 첫 득점이 터져 나왔고, 주인공은 벤투호의 '믿을맨' 황의조였다.

황의조는 전반 9분 후방에서 홍철이 투입한 크로스를 골 지역 오른쪽으로 쇄도하며 정확하게 머리로 투르크메니스탄 골대 왼쪽에 볼을 꽂았다.

한국은 전반 1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때린 손흥민의 오른발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전반 28분에는 권창훈의 헤딩슛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1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곧바로 이어진 기회에서 남태희의 슈팅마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추가 골 사냥에 애를 먹었다.

한국은 결국 전반 추가시간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슛을 때린 게 골키퍼 맞고 나오자 남태희가 재빨리 뛰어들어 추가 골을 만들면서 막힌 물꼬를 털어내고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벤투호는 후반에 더욱 화려한 득점 쇼를 펼쳤다.

한국은 후반 11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을 정우영이 번쩍 솟아올라 머리로 볼을 떨어뜨리자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쐐기 골을 꽂아 승리를 확신했다.

 

후반 17분에는 전반에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날린 권창훈이 기어코 골 맛을 봤다.

권창훈은 손흥민이 중원에서 때린 위력적인 무회전 프리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맞고 흘러나오자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슛으로 득점했다.

벤투호의 마지막 득점은 결승 골의 주인공 황의조가 맡았다.

 

황의조는 후반 27분 권창훈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투입한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기막힌 왼발 힐킥으로 볼의 방향을 살짝 바꿔 멀티 골과 함께 벤투호에 5번째 골을 선물했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13골을 꽂아 '벤투호 황태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7분 왼쪽 풀백 홍철을 빼고 최근 왼발에 물이 오른 이기제(수원)를 투입하며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