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카 등 경쟁자들 자멸에 축배..."믿기지 않아, 실감 안나"

 

    응원하는 관중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미컬슨.[AP=연합뉴스]

 

필 미컬슨(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미컬슨은 2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인근의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총상금 1천2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4라운드 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1970년 6월생으로 만 50세 11개월인 미컬슨은 53년 묵은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8년 PGA챔피언십에서 줄리어스 보로스(미국)가 세운 48세 4개월이었다.

50세가 넘어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미컬슨이 처음이다.

메이저대회가 아닌 일반 PGA 투어에서도 미컬슨은 50세가 넘어서 우승한 7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컬슨은 2019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 이후 멈췄던 우승 시계를 2년 3개월 만에 다시 돌렸다.

통산 우승 횟수도 45승으로 늘렸다.

현역 선수로는 82승의 타이거 우즈(미국) 다음이다. 역대 8위에 해당한다.

메이저대회 우승은 무려 8년 만이다.

2013년 7월 디오픈 제패 이후 7년 10개월 동안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만 두 번 했던 그는 2016년 디오픈 2위 이후 16차례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20위 이내에 진입하지 못한 부진을 씻었다.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도 6개로 늘어났다.

PGA챔피언십은 2005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3차례, 디오픈에서 한번 우승했다.

우승 상금 216만달러(약 24억원)라는 어마어마한 우승 상금보다 더 반가운 건 US오픈 출전권이다.

이 대회에 앞서 세계랭킹 115위였던 미컬슨은 자력으로 US오픈 출전이 어렵다고 보고 특별 초청을 받아들였지만, 이번 우승으로 자동으로 출전권을 확보했다.

US오픈은 다른 메이저대회 우승자에게 5년 동안 출전을 보장한다.

US오픈은 미컬슨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려면 한 번은 꼭 우승해야 하는 대회다.

 

미컬슨은 세계랭킹도 32위로 올라, 다시 50위 이내로 복귀했다. 2019년 11월에 26년 동안 머물렀던 세계랭킹 50위 이내에서 밖으로 밀린 지 2년 만이다.

미컬슨은 "믿어지지 않는다.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막상 우승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다른 (노장) 선수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미컬슨은 강한 바람과 험난한 코스 세팅에 고전했다.

7번 홀까지 버디 3개에 보기 3개를 곁들여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브룩스 켑카(미국)를 비롯한 경쟁자들이 뒷걸음친 덕을 봤다.

1번 홀(파4) 버디로 기세를 올렸던 켑카는 2번 홀(파5) 더블보기, 7번 홀(파5) 보기 등 파 5홀에서만 3타를 잃었다.

2타차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은 10번 홀(파4) 보기, 13번 홀(파4) 트리플보기로 제풀에 주저앉았다.

 

미컬슨은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5타차 선두를 질주했다.

13번(파4), 14번 홀(파3) 연속 보기로 한때 2위 그룹과 격차가 2타로 좁아져 쫓겼지만, 16번 홀(파5) 탭인 버디로 다시 3타차 여유를 되찾았다.

17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볼이 깊은 러프에 박혔다. 미컬슨은 욕심내지 않고 그린에 볼을 올린 뒤 보기로 홀아웃했다.

2타 앞선 채 마지막 18번 홀(파4) 공략에 나선 미컬슨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두 번의 퍼트로 우승을 확정했다.

 

메이저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자주 했던 치명적인 실수가 이날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관중을 입장시킨 이 날 18번 홀 그린 주변은 천 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 고함을 지르고 미컬슨을 응원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린을 에워싼 관중에 막힌 챔피언조 동반자 켑카는 경호원들이 길을 뚫어준 뒤에야 그린에 오를 수 있었다.

미컬슨은 관중들에게 미소와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응원에 답례했다.

캐디를 맡은 동생 팀과 포옹을 나눈 미컬슨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 싶다. 곧 갈게.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린 밖에서 기다리다 축하 인사를 건넨 대학 후배 욘 람(스페인)은 "그는 정말 오래도록 살아남았다. 여전히 함께 연습하고 경쟁하는 그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교통사고를 당한 뒤 재활 중인 우즈도 SNS에 축하 인사를 올렸다.

 

2타를 잃은 켑카와 1오버파로 잘 버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이 2타차 공동 2위(4언더파 282타)에 올랐다.

50세의 노장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4위(2언더파 286타)에 이름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1오버파 73타를 친 임성재(23)는 공동 17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렀다. 임성재는 1타가 모자라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일본에서 뛰는 미국 교포 김찬(31)은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공동 23위(1오버파 289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안병훈(30)도 4타를 줄여 공동 49위(5오버파 293타)로 상승했다.

기대를 모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안병훈과 같은 공동 49위에 그쳤다.

손, EPL 523명 선수 중 ‘빅4’ 선정

살라흐 등 제치며 월드클래스 증명

 

단짝 해리 케인은 독보적 1위 올라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손흥민(29·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파워랭킹 4위에 올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5일(현지시각)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코티시 프리미어십(스코틀랜드 1부리그) 2020∼2021시즌 파워랭킹을 공개하며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 4위로 선정했다.

 

손흥민은 6만8142점을 받아 프리미어리그 523명의 선수 중 ‘빅4’에 올랐다. 올 시즌 손흥민은 정규리그에서 17골10도움을 올리며 득점 공동 4위, 도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해결사와 조력자 역할을 모두 해낸 셈이다. 공격포인트 부문에서는 27개로 리그 공동 3위였다. 토트넘 구단 최초로 2시즌 연속 ‘10-10’(득점과 도움 10개 이상)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환상의 호흡을 보인 해리 케인은 8만673점으로 파워랭킹 1위를 차지했다. 케인은 올 시즌 리그 득점왕(23골)은 물론 최다 도움(14개), 최다 공격포인트(37개) 부문을 휩쓸었다.

프리미어리그 파워랭킹 2위는 토마스 수첵(7만2971점·웨스트햄), 3위는 브루노 페르난데스(7만613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차지했다. 5위는 무함마드 살라흐(6만527점·리버풀)였다. 이준희 기자

 

손흥민 역대 최고 시즌…'득점 · 공격포인트' 모두 신기록

   정규리그 17골 10도움…시즌 22골 17도움 맹위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은 '타이'

 

    최종전을 마치고 해리 케인의 득점왕을 축하하는 손흥민

 

2020-2021시즌은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에게 역대 최고의 시즌으로 기억에 남게 됐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20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94분을 뛰었다.

손흥민은 특히 후반 31분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레스터시티의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4-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토트넘은 최종전 승리로 7위를 유지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출전권을 챙기면서 '유럽 클럽대항전 티켓'의 막차를 탔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티켓을 모두 놓친 토트넘의 성적은 아쉬움이 남지만, 손흥민의 개인 기록만 따지면 '역대급 시즌'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무대에서 37경기 동안 17골을 쏟아내며 자신의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의 기존 리그 최다골 기록은 2016-2017시즌 작성한 14골이었고, 이를 3골이나 넘어섰다.

정규리그 17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해리 케인(23골·토트넘), 무함마드 살라흐(22골·리버풀), 브루누 페르난데스(18골·맨유)에 이어 패트릭 뱀퍼드(17골·리즈)와 함께 득점 랭킹 4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케인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을 책임졌다.

 

손흥민은 더불어 10도움으로 케인(14도움), 페르난데스, 케빈 더브라위너(맨시티·이상 12도움)에 이어 잭 그릴리쉬(10도움·애스턴 빌라)와 함께 도움 공동 4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특히 득점과 도움 모두 두 자릿수를 작성하며 '월드 클래스'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번 시즌 트레이드마크로 떠오른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시즌 전체로 따지면 손흥민은 정규리그 17골 10도움, 유로파리그 3골 1도움, 유로파리그 예선 1골 2도움, 리그컵 1골, FA컵 4도움을 작성, 22골 17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22골과 시즌 17도움은 모두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손흥민은 지난 2월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3분 팀의 선제골을 터트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31개)를 작성했다.

기존 손흥민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는 지난 시즌 기록한 30개(18골 12도움)였다.

 

손흥민 한 시즌 최다 득점·공격 포인트 기록

 

손흥민은 대기록 달성 이후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쌓았고, 22골 17도움(공격포인트 39개)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공격포인트를 1개만 더 추가했다면 '공격포인트 40개 고지'를 넘을 수도 있었던 게 아쉽다.

또 다른 의미 있는 기록도 남겼다. 바로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이다.

 

손흥민은 지난 8일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리그 17호골을 터트리면서 차범근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레버쿠젠 소속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작성한 '한국 선수 단일 시즌 유럽리그 최다골(17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한 골만 더 넣었다면 35년 만에 '차범근 뛰어넘기'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손흥민은 기록 달성을 다음 시즌으로 넘기게 됐다.

 

동료인 케인과 함께 이번 시즌 작성한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14골)'도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둘은 EPL 통산 34골을 합작해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EPL 역대 통산 합작골(36골)'에 2골 차로 따라붙었다.

류현진 ‘107구 역투’에도 토론토 5연패

● 스포츠 연예 2021. 5. 24. 11:3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탬파베이전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 승패 없어

고교 후배 최지만과 첫 맞대결에선 2루타 허용
토론토는 9회 역전패…탬파베이는 10연승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안방경기에 시즌 9번째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플로리다/AFP 연합뉴스

 

팀 연패를 끊기 위해 7회 자원 등판하며 던진 107구 역투. 하지만 힘 떨어진 불펜이 문제였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안방경기에 시즌 9번째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2-2로 맞선 7회초 2사 2루에서 라파엘 돌리스로 교체됐지만 그가 적시타를 허용하지 않아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투구수는 107개(스트라이크 74개). 토론토 이적 후 최다 투구다. 4승2패를 그대로 유지했고, 평균 자책점은 2.53(종전 2.51)으로 조금 올랐다.

 

류현진은 이날도 포심패스트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싱커, 슬라이더 등 6가지 구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탬파베이 타선을 유혹했다. 실점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베테랑다운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을 선보였다. 팀 연패를 끊기 위해 자원 등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뒤 현지 화상 인터뷰에서 “(찰리 몬토요)감독님은 6회까지만 던지라고 했지만 내가 힘이 남아 있었고 최근 불펜진이 많은 이닝을 던져서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다. 7회 3타자만 상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천 동산고 후배인 최지만(30)과의 메이저리그 첫 투타 맞대결에서는 ‘장군멍군’을 주고받았다. 2회초 첫 대결에서는 2루 땅볼을 유도해냈으나 4회초에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내줬다. 6회초 2사 1·2루 때는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3타수 1안타 1삼진. 류현진은 “최지만을 상대하며 다른 느낌은 없었다. 준비한 대로 승부했다”면서 “최지만도 좋은 타자가 됐고, 오늘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평했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방문경기 9회초 득점에 성공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토론토는 8회말 랜달 그리척의 중월 투런홈런으로 4-2로 앞서갔으나 9회초 불펜진이 볼넷을 남발하면서 무너져 4-6으로 역전패했다. 9회초에만 볼넷 5개가 나왔다. 토론토는 5연패에 빠졌고 탬파베이는 10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탬파베이의 10연승은 2004년 6월 기록했던 12연승 이후 팀 최다 두 번째 연승기록이다. 6번 타자 겸 1루수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400(25타수 10안타). 부상 복귀 뒤 7경기 연속 안타도 이어가고 있다.   김양희 기자


류현진 "최지만과 승부 재밌었다…7회 등판은 자원“

토론토 몬토요 감독 "류현진은 최고의 투수" 칭찬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한 뒤,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캡처]

 

팀이 5연패 늪에 빠진 상황에서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과의 맞대결이 화두에 오르자 씩 웃었다.

류현진은 "지만이와 처음 상대했는데 내가 잡기도 하고, 안타도 맞았다"며 "재밌는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짝수 이닝'마다 한국 팬들은 물론이고, 토론토와 탬파베이 팬들이 주목할만한 투타 대결도 펼쳐졌다.

동산고 선후배인 둘은 이날 처음으로 맞대결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뒤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오고, 최지만은 2010년 고교 졸업 후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해 한국에서도 둘은 대결한 적이 없다.

올해와 지난해 류현진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탬파베이를 상대했지만, 최지만은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4일에는 최지만이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류현진과 3차례 대결했다.

 

2회에는 류현진이 최지만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4회 2사 1루에서는 최지만이 류현진의 시속 127㎞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담을 때리는 2루타를 쳤다. 이때 토론토 야수진이 홈을 향하던 브로소를 잡아내, 최지만이 타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6회 2사 1, 2루에서 다시 최지만을 만나 루킹 삼진을 잡으며 설욕했다. 둘의 맞대결 결과는 3타수 1안타 1삼진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에게 내준 첫 장타였다.

류현진은 "한국 선수들끼리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하는 건 좋은 일이다"라며 "최지만도 좋은 타자가 됐고, 오늘 재밌는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과거 추신수(2타수 무안타 1볼넷), 강정호(3타수 1안타), 황재균(2타수 무안타)과도 한국인 투타 대결을 했던 류현진은 "최지만을 상대할 때 다른 느낌은 없었다. 준비한 대로 승부했다"며 "(4회초) 실점을 막는 수비가 나온 것 빼고는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토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킬 때까지 2-2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불펜 난조로 4-6 역전패했다.

류현진은 이날 7회에도 등판해 토론토 입단 후 최다인 공 107개를 던졌다.

그는 "(찰리 몬토요) 감독님은 6회까지만 던지라고 했지만, 내가 힘이 남았고 최근 불펜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한 이닝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다"며 "7회에는 3타자만 상대하기로 했다"고 자원 등판한 사연을 전했다.

 

몬토요 감독도 "6회가 끝난 뒤 류현진의 투구 수가 90개를 넘어 교체하고자 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해 3타자를 더 상대하게 했다"며 "나는 이런 책임감 있는 투수를 정말 좋아한다"고 류현진을 칭찬했다.

류현진은 5월 1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투수 수 100개)에 이어 두 경기 연속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두 경기 연속 100구 이상 투구도 토론토 입단 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잘했다. 그 정도 투구 수 소화는 문제없다"며 "시즌 초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져서 중간 계투의 부담이 컸다. 선발 투수들이 공 100개로 6∼7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선발 투수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은 1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과 19일 보스턴전에서 7이닝을 소화했다. 최근 2경기에서는 100개 이상을 던졌다"며 "류현진은 최고의 투수다"라고 고마워했다.

팀이 5연패에 빠지긴 했지만, 류현진은 팀 동료를 두둔했다.

그는 "투수와 야수 모두 상대와 싸우려고 열심히 준비한다. 몇 경기 더 치르면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다시 상승세를 탈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손정의 회장 “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 연다" IOC 조정위원장 발언 역풍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로고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 지지율이 지난해 9월 출범 후 최저치로 추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22일 전국 18살 이상 대상으로 실시한 유·무선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1032명)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18일 조사 대비 9%포인트 급락한 31%로 나타났다고 23일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9%로 지난달 조사에 견줘 8%포인트 상승했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중지(취소)해야 한다”는 답변이 40%로, 지난달 조사(29%)에 견줘 11%포인트 상승했다. “재연기해야 한다”는 응답도 23%였다. 도쿄올림픽 개최와 코로나19 대책이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양립할 수 있다”는 답변은 21%에 그쳤다. “양립할 수 없으니 코로나19 대책이 우선해야 한다”는 답변이 7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답변은 13%에 그쳤고, 과반 이상인 69%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문은 “(스가 내각) 지지율 급락은 정부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과 도쿄올림픽 예정대로 개최 방침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재계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2일 트위터에 “지금 국민 80% 이상이 연기나 중지를 희망하고 있는 (도쿄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앞서 지난 15~16일에 실시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 중지나 재연기를 희망한다는 답변이 83%에 달했다. 지난 13일 일본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13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 때 도쿄올림픽 개최를 “자살 임무”에 비유하며 “개최를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기원 기자

 

손정의 트위터로 비판 …"일본 국민 80% 연기나 취소 희망"

 

     [손정의 회장 트위터 캡처]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연기나 취소를 희망하는 올림픽. 누가 어떤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고 썼다.

 

앞서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차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83%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40%가 "취소해야 한다", 23%가 "재연기해야 한다"는 답해, 63%가 취소 혹은 재연기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에는 현재 도쿄도(東京都)와 오사카부(大阪府) 등 10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어느덧 일본도 변이주(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투성이가 돼버렸다"면서 "입국 관리를 엄격히 하지 않은 책임은 무겁다"며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화상 회의 [AP=연합뉴스]

 

AP통신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일본 내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을 열 것이라던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의 발언이 일본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코츠 위원장은 21일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긴급 사태에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수 있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일본이 최근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면서 "대답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AP통신은 코츠 위원장의 도전적인 어조 답변이 올림픽 취소·연기 여론이 높은 일본에서 반발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손정의 회장의 트위터 발언을 곁들였다.

또 최근 발간된 주간지 슈칸 포스트를 인용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최소 4곳의 도쿄 최고급 호텔방을 모두 예약했다며 IOC와 다른 단체 종사자들을 위한 사치스러운 숙소라고 소개했다.

슈칸 포스트는 IOC가 하루 방값으로 최대 400달러만 지불할 것이며 차액은 도쿄조직위가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우려해 일본 정부와 도쿄조직위가 해외 관중의 올림픽 관전을 불허해 막대한 입장 수입을 허공에 날린 마당에 IOC 관계자들을 위한 호화 숙소 예약에는 웃돈을 줘가며 거액을 쏟아부은 현실을 슈칸 포스트가 꼬집은 셈이다.

 

AP통신은 또 일본 유력 신문 대다수가 도쿄올림픽 후원사여서 올림픽 강행과 관련해 비판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후원사로, 나가노 현에 본사를 둔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이 23일 사설로 올림픽 취소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은 사설에서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한 도쿄올림픽을 축하할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며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하며 일본 정부는 국민의 삶과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전직 대학 교수 출신 사이토 아쓰코 씨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코츠 조정위원장은 선수, 관계자, 일본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올림픽이 긴급 사태 상황에서도 열릴 것이라고 말하는 건 테러를 예견하는 것과 같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