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제이스 1선발다운 피칭, 역시 ‘류현진급’이야, 불펜 탓에..."
완벽투로 ‘몸값’ 입증 신뢰 듬뿍, 빠른 판단으로 두뇌 싸움 승리
토론토 선수들이 11일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10회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버펄로/AFP 연합뉴스
류현진(33)의 특급 피칭은 수치에서 드러난다.
류현진은 시즌 네 번째 출장에서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앞서 세 차례 경기에서는 5이닝이 가장 길었다. 평균자책점은 5.14에서 4.05로 떨어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때의 기량으로 수렴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토론토 역대 최고 연봉 선수(4년 8천만달러)로서의 자존감 회복이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토론토의 1선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팀 내 평가와 입지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제구력을 선보였다. 경기 전 계획을 세워 들어가는데, 상대가 체인지업을 주로 노리자 빠른 판단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되받아친 것은 류현진의 순발력이다.
볼넷을 내준 것은 흠이다. 류현진은 올해 네 번의 등판에서 각각 3개, 1개, 3개, 2개의 볼넷을 내줬다. 지난해 9이닝당 1.18개의 볼넷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기록이 좋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다.
하지만 문제 될 것은 아니다. 김정준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볼넷을 주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볼넷을 주고 있지만, 점차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로 들어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는 코로나19로 캐나다 안방을 쓸 수 없는 토론토가 임시로 사용하는 홈구장이다. 트리플A 버펄로 바이슨스의 구장으로, 일부 시설을 확충해 메이저 경기를 처음 개최했다. 초반 부진을 털고 완벽투를 선보인 류현진이나 안방 개막전에서 이긴 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됐다. < 김창금 기자 >
'돌풍의 팀' 마이애미 상대로 6이닝 7삼진 1실점 호투
대체 홈구장 살렌필드 개장 경기에서 에이스 역할 '톡톡'
토론토, 9회초 2사 후 동점 3점포 허용…연장 10회말 끝내기 승리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1일 미국 뉴욕 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지만 구원진 난조로 아쉽게 승리를 날렸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시즌 4번째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고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줘 1실점 했다.
류현진은 0-1로 뒤진 6회말에 터진 보 비셋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승리투수 요건을 안고 팀이 3-1로 앞선 7회초 라파엘 돌리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토론토는 7회말 추가점을 뽑아 4-1로 앞섰지만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동점을 허용했다.
마무리 투수 켄 자일스의 부상으로 대신 뒷문을 맡은 앤서니 배스가 9회초 2사 1, 3루에서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동점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의 시즌 2승도 함께 날아갔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천만달러에 계약했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자유계약(FA) 투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팀의 1선발이 됐지만 류현진은 첫 2경기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해 1패, 평균자책점 8.00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다.
하지만 그는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이날 홈 개막전에서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우려를 확실하게 씻어냈다.
류현진은 비록 불펜이 무너져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에 의미를 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14에서 4.05로 크게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이날 공 92개를 던져 그 가운데 57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었다.
시즌 전적 7승 3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깜짝' 선두를 달리며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마이애미 타선은 끈질긴 승부로 류현진을 괴롭혔다.
주심의 다소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수비 실책까지 더해져 류현진은 초반 투구 수가 많았으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투구 수를 줄이며 올 시즌 들어 가장 긴 이닝을 막아냈다.
토론토의 뒤늦은 홈 개막전이자 역사적인 살렌필드 개장 경기라서 더욱 의미가 큰 호투였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캐나다에 연고지를 둔 토론토는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캐나다 정부의 반대로 올해 홈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토론토는 대체 홈구장을 물색한 끝에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장인 살렌필드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류현진은 살렌필드 개장 경기에서 팀의 에이스로 선발 등판해 첫 테이프를 산뜻하게 끊었다.
역전 스리런 홈런 터트린 보 비셋
1회초 2사에서 헤수스 아길라르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넘긴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에 '전가의 보도' 체인지업(약 130㎞)을 구사했으나 공이 한가운데 몰린 탓에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록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프란시스코 세르벨리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고, 루이스 브린슨과 로건 포사이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3회 초 1사에서 조너선 비야에게 깊숙한 내야안타, 유격수 실책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아길라르를 병살타로 유도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4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5회초 루이스 브린스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포사이스, 몬테 해리슨을 연속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고 다시 힘을 냈다.
두 타자를 상대로 던진 결정구 컷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절묘하게 꽂혔다.
이후 류현진은 1루 주자 브린슨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비야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이 6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내자 그전까지 1안타 빈공에 시달리던 토론토 타선도 뒤늦게 화답했다.
토론토는 6회말 대니 젠슨, 캐번 비지오의 연속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비셋은 마이애미 우완 선발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두들기고 류현진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토론토는 7회말 2사 1, 2루에서 비지오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했지만 9회초를 버티지 못했다.
9회초 2사에서 동점 3점 홈런 날린 세르벨리
토론토는 9회초 임시 마무리투수 배스가 2루타와 볼넷으로 2사 1, 3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세르벨리에게 볼 카운트 3볼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허용해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10회부터 주자를 2루에 놓고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를 도입했다.
토론토는 연장 10회초를 실점 없이 넘긴 뒤 10회말 젠슨의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3루에 보냈다.
비지오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트래비스 쇼가 2루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힘겹게 5-4 승리를 거둔 토론토는 시즌 전적 6승 8패를 기록했다.
이닝·ERA 살아난 류현진, 볼넷 줄이면 다시 '특급 모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매 경기 볼넷이 옥에 티
비록 시즌 2승은 날아갔지만,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여러 지표에서 고무적인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이 4-1로 앞서던 9회 초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류현진의 시즌 2번째 승리는 무산됐다. 다행히 토론토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 투구 내용을 보면 더욱더 성과가 많은 경기였다.
류현진은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6이닝을 채운 것은 올해 들어 이날이 처음이었다.
첫 두 경기에서는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지난달 25일 탬파베이전에서 4⅔이닝 3실점,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는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5이닝 무실점으로 살아났고, 이날 마이애미전에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ERA)도 5.14에서 4.05로 끌어내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평균자책점 1위(2.32)에 이름을 올린 기량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다.
'홈 개막전' 마이애미 말린스전 류현진 투구내용
토론토 구단은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 류현진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SNS에서 전하며 "류현진은 2019년 평균자책점 2.32로 1위에 오른 선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2019년 맹활약을 지켜보고 그에게 거액(8천만달러)을 안기고 1선발 역할을 맡겼다.
류현진은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괴물 투구'를 자랑했다.
가장 돋보인 것은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류현진의 제구력이었다.
제구력을 증명하는 것은 볼넷 관련 지표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18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삼진/볼넷 비율은 6.79로 맥스 셔저, 저스틴 벌랜더를 이어 게릿 콜과 함께 공동 3위였다.
특히 지난해 6월까지는 볼넷을 2개 이상 던진 경기가 없었다. 류현진은 개막전을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2실점 이하 1볼넷 이하' 진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해 29경기 중 12경기에서 무볼넷 경기를 펼쳤다.
올해 류현진은 매 경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마이애미전까지 4차례 등판에서 각각 3개, 1개, 3개, 2개의 볼넷을 던졌다.
초반 부진을 털고 회복세에 오른 류현진이 볼넷까지 줄인다면 류현진은 토론토가 기대한 특급 에이스 위용을 보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