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위기의 토론토 구출 특명김광현은 본격적인 시험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다시 한번 같은 날 등판해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동반 선발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27일 오후 637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하는 것이 확정됐다.

김광현도 같은 날 오후 315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동반 승리는 2005825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당시 뉴욕 메츠)이 기록한 뒤 15년 동안 명맥이 끊겼다.

박찬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11승 고지에 올랐고, 서재응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따냈다.

KBO리그에서 최고의 라이벌로 프로야구 중흥기를 이끌었던 류현진과 김광현은 대선배 박찬호-서재응의 뒤를 이어 새로운 역사를 향해 힘차게 공을 던진다.

류현진, 보스턴 상대로 3승 도전위기의 토론토 구하라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24일 화상 인터뷰에서 "25일 체이스 앤더슨, 27일 류현진이 선발 출전한다. 26일 경기는 선발 투수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어깨가 무겁다. 현재 토론토는 기존 선발 투수 3명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투수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맷 슈메이커가 어깨 통증, 트렌트 손튼과 네이트 피어슨이 팔꿈치 통증으로 나란히 전력에서 빠졌다.

토론토는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태너 로크를 투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26일 경기와 28일 경기가 문제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토론토는 에이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다행히 류현진의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류현진은 22일 탬파베이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8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최근 2경기에선 11이닝 동안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는 등 제구력도 회복한 모습이다.

보스턴은 올 시즌 처음 만난다. 보스턴은 올 시즌 팀 타율 0.25230개 구단 중 10위를 달리고 있고, 좌완 투수 상대 팀 타율은 0.267로 나쁘지 않다.

최근 6경기에선 모두 4점 이상 뽑았다. 이 중 4경기에선 6점 이상 올리는 등 안정적인 화력을 보였다.

경계해야 할 타자는 알렉스 버두고, 산더르 보하츠 등이 꼽힌다. 특히 보하츠는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78을 기록하는 등 강한 면모를 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21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 중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울러 탈삼진 2개를 보태면 통산 700탈삼진 고지를 정복한다.

2연승 도전하는 김광현, 본격적인 시험대 올랐다

김광현의 선발 등판 일정도 확정됐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24일 화상 인터뷰에서 "당분간 우리 팀은 그동안의 선발 로테이션을 따를 것"이라며 "김광현과 요한 오비에도가 27(피츠버그와 더블헤더)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김광현의 이름을 먼저 언급한 것으로 볼 때 김광현이 1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경기는 김광현에게 시험대와 다름없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광현은 지난달 24일 피츠버그전서 마무리 투수로 나와 1이닝을 던진 뒤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첫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졌다.

그리고 22일 신시내티 레즈 전에서 6이닝을 책임졌다.

많지 않은 경기에서 공을 던졌고, 투구 수도 적지 않은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17일 컵스전 이후 4일 휴식 일정으로 3번의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신시내티 전에선 83개의 공을 던졌지만, 27일 피츠버그전에선 더 많은 공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상대 팀들의 분석도 어느 정도 끝났다.

김광현은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피츠버그를 다시 만난다.

그는 피츠버그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고전했다.

피츠버그는 팀 타율 0.229로 타선이 강한 팀은 아니다. 그러나 좌완투수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좌완투수를 상대로 팀 타율 0.301을 쳐 이 부문 4위를 달리고 있다.

경계대상은 콜린 모란, 케빈 뉴먼, 브라이언 레이놀즈, 제이컵 스탈링이 꼽힌다.

이 중에서도 포수 스탈링은 올 시즌 좌완투수를 상대로 타율 0.444를 기록 중이다. 8월 이후 타율은 0.394에 달한다.

김광현은 올 시즌 1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토론토, 선발 보강 나서나"피츠버그 윌리엄스·쿨 영입 검토"

피츠버그의 트레버 윌리엄스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베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이 트레이드 마감 시한 전에 선발 투수를 보강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가운데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의 존 모로시 기자는 24일 토론토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우완 투수 트레버 윌리엄스(28), 채드 쿨(28) 동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는 네이트 피어슨, 맷 슈메이커, 트렌트 손튼이 부상자명단에 올라 현재 선발진에 세 자리가 비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주로 전하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TR)'"현재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투수는 류현진, 태너 로크, 체이스 앤더슨뿐"이라고 전했다.

현재 1413패로 뜻밖의 선전을 펼치는 토론토는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선발진 보강에 착수할 계획이다.

토론토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윌리엄스, 쿨은 둘 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다. 보다 검증된 쪽은 윌리엄스다.

토론토의 트레이드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채드 쿨

윌리엄스는 2018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70이닝을 소화하며 1410패 평균자책점 3.11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145이닝 평균자책점 5.38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5경기에서 2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70으로 회복세를 보인다.

9이닝당 탈삼진과 볼넷이 각각 8.51, 2.96개로 준수하고, 2825천만달러(33억원)로 비교적 몸값이 저렴하며 두 시즌을 더 뛰어야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등 토론토가 군침을 흘릴만한 요소를 여럿 갖췄다.

올해 연봉이 84만달러(10억원)에 불과한 쿨 역시 2020시즌 이후 2년 뒤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한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쿨은 올 시즌 3경기 선발을 포함해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모로시 기자는 두 투수 모두 토론토가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시즌 이후의 선발진 보강을 위해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자원들이라고 소개한 뒤 두 구단의 인연을 들어 트레이드가 원활하게 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츠버그 단장인 벤 셰링턴은 2016년부터 토론토 야구 운영 부문 부사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11월 피츠버그로 옮겼다.

MLB닷컴, 추신수 트레이드 가능성 제기"월드시리즈 뛸 기회"

추신수(38)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 마지막 해에도 '트레이드설'에 시달린다.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91일까지, 추신수를 둘러싼 트레이드설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MLB닷컴은 2430개 구단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분석하며 "텍사스가 추신수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LB닷컴은 "그동안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팀들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올해는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를 쓰면서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늘었다""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추신수가 올해를 월드시리즈에 출전할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면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10년을 채우고, 5년 이상 같은 팀에서 뛰어 어떤 트레이드도 거부할 수 있는 '10-5 권리'를 지녔다.

어떤 팀이 그를 원하느냐에 따라, 추신수가 트레이드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다.

MLB닷컴은 7월에도 추신수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제기하며 "내셔널리그 15개 팀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추신수의 연봉 수령액이 1300만달러에서 777만달러로 줄어든 점도 트레이드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텍사스는 25일 현재 1117패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텍사스 성적과 반비례해 추신수 트레이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3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타이거 우즈가 14년 만에 우승하자 가족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어머니 쿨티다 우즈, 아들 찰리 엑셀, 딸 샘 알렉시스와 여자친구 에리카 허먼.

          

최근 3차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하위권을 전전한 타이거 우즈(미국)와 달리 우즈의 아들 찰리(11)2주 연속 주니어 대회 우승을 따내 화제다.

찰리는 지난 23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9-119홀짜리 대회에서 1언더파 35타를 쳐 2위를 3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고 골프다이제스트 등이 전했다.

2주 전에도 9홀 대회에서 3언더파 33타를 적어내 2위를 무려 5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찰리는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최근 18홀에서 4언더파를 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재개된 PGA 투어 대회에 3차례 출전해 40-37-58위에 그친 아버지와 딴판이다.

우즈는 "찰리가 이제 골프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한테 묻는 게 제대로다"라면서 "예전에 내가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이 되살아난다"고 뿌듯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골프 선수로 키울지는 "전적으로 찰리의 생각에 달렸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백악관에서 열린 자유의 메달 시상식에 참석했던 우즈 가족 왼쪽부터 여자친구 에리카 허먼, 어머니 쿨티다 우즈, 딸 샘 알렉시스 우즈, 아들 찰리 악셀 우즈.


중국 빙상경기연맹 영입제안 최근 출국해 계약 앞둬

중국, 2022 베이징올림픽 겨냥 한국 지도자 잇딴 영입

 


한 시대를 풍미했던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5·한국명 안현수)이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 활동한다.

빙상계 관계자는 24"빅토르 안은 최근 중국 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받아드렸다""그는 최근 중국 대표팀이 있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로 출국해 자가 격리 중"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아직 빅토르 안이 중국 빙상경기연맹과 정식 계약을 맺은 건 아니지만, 격리가 끝난 뒤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빙상경기연맹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한국 지도자를 줄줄이 영입하고 있다.

중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을 지난해 영입했고, 각종 장비 및 트레이닝 코치까지 한국 출신으로 채웠다.

중국은 빅토르 안에게도 수년 전부터 러브콜을 보내왔다. 빅토르 안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중국 대표팀에 심길 바랐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제안을 받는 등 여러 가지 길을 놓고 고심하다 중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국적으로 3관왕에 오른 쇼트트랙계 슈퍼스타다.

그는 '쇼트트랙의 황제'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선수 인생은 평탄하지 않았다.

빅토르 안은 2011년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이고 무릎 부상 여파로 시련을 겪다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 대표팀으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또다시 시련을 겪었다.

은퇴 무대로 삼았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평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빅토르 안은 은퇴와 번복 과정을 거친 뒤 지난 4월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빅토르 안은 그동안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빅토르 안은 국내에서 지도자 활동을 하길 바랐지만, 환경이 여의치 않았다""언젠가는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리스토퍼 놀런 감독 신작 ‘TENET’... "난해한" 블록버스터

시간 역주행 미래 공격 물리치고이해말고 그저 느껴라

 

영화 <테넷>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내가 뭘 본 거지?” “어렵고 불친절하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을 먼저 본 사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가장 많이 올린 감상평이다. 이를 예상했다는 듯 놀런 감독은 영화 속에 이런 대사를 심었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저 느껴라.”

<테넷>이 오는 26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지난 주말(22~23) 대규모 유료시사 형태로 베일을 벗었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이후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내놓으며 열렬한 추종자를 만든 놀런 감독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화제를 모은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여서 영화계 전체의 관심이 쏠렸다. ‘변칙 개봉논란도 일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화계가 다시 침체 모드로 돌입한 상황이라 반발이 크진 않았다. 관객들의 발길 또한 막지는 못했다. 이틀 동안 585개 상영관에서 84천여명의 관객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개봉 전 <테넷>에 대한 사전 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라는 알쏭달쏭한 줄거리 정도가 공개된 전부였다. 사람들은 바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똑같은 제목(TENET)과 예고편 영상 등을 통해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대칭시키는 이야기가 아닐까 추측했다. 그 예상이 맞았다.

영화는 우크라이나 국립극장에서 벌어진 테러 장면으로 시작한다. 테러 와중에 뭔가를 빼돌리려는 비밀 작전이 펼쳐지는데, 여기에 이름 대신 주도자라고만 알려진 주인공(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투입된다. 우여곡절 끝에 위기를 벗어난 주도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테넷이라는 조직에 들어가게 되고, ‘인버전이란 낯선 기술과 개념에 대해 듣는다. 미래에서 개발된 인버전을 쓰면, 시간이 미래에서 과거로 역행한다. 이를 사람이나 물체에 적용하면 우리 눈에는 거꾸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설명을 듣고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주도자에게 연구원은 말한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저 느껴라.”

놀런 감독은 이전부터 시간을 비트는 이야기에 천착해왔다. 주인공의 시간을 역순으로 돌리는 구성의 <메멘토>, 인간의 무의식 속 무의식 속 무의식으로 계속해서 추적해 들어가는 구조의 <인셉션>, 블랙홀을 통해 시공간을 뒤틀어버린 <인터스텔라>, 각기 다른 세 사건의 시간 흐름을 다른 속도로 조합한 <덩케르크> 등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펼쳤다. <테넷>은 이 모두를 집대성한 듯하다. 놀런 감독은 20년간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6년간 시나리오를 작업한 이 영화에 그동안 시간과 관련해 정립해온 모든 개념을 갈아 넣었다.

영화의 큰 줄기는 주도자와 닐(로버트 패틴슨) 등이 힘을 합쳐 인버전을 이용해 세계를 멸망시키려 하는 사토르(케네스 브래나)에게 맞선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시간의 순행과 역행이 끊임없이 반복하고 충돌한다. 고속도로에서 주인공의 차는 앞으로 전진하는데, 상대방 차는 인버전으로 역행하며 후진하는 식이다. 전진하는 차와 후진하는 차가 뒤섞여 만들어내는 액션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보적인 장면이다.

하지만 어느 대목이 순행이고 어느 대목이 역행인지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아 관객은 도중에 길을 잃기 십상이다. 후반부에서 과거와 미래 시간의 협공을 이용한 작전을 펼치는 대목에 이르면 머리가 한없이 복잡해질 수 있다. 놀런 감독은 과거와 미래가 촘촘히 맞물려 돌아가는 요소를 거의 모든 장면에 심어놓았는데, 이를 처음부터 알아채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갈릴 듯하다. 누군가는 난해함과 불친절함에 고개를 저으며 영화관을 나설 것이고, 누군가는 획기적인 발상에 감탄하며 같은 영화를 또 보려고 예매할 것이다. <테넷>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완벽한 이해를 향한 욕망과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다. (n)차 관람 현상이 벌어질 것이 뻔한 이유다. <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