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6~8% 예상…한국 관세의 절반 못미쳐
트럼프 "한국 상품 15%, 미국 상품 무관세" 주장

정책실장 "FTA 무시 안타깝다"며 유체 이탈 화법
한·일에 제기한 '국가안보 억지' 한국만 수용 양상

 

"(내가 부과한) 관세들은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일본의 관세와 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수정하는 데 필요하다. 미국에 지속 가능하지 않은 무역적자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주요 위협이다. 국가안보에도 위협이다!" (7월 7일, 트럼프 서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6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좌하고 있다. 2025.5.6. 로이터 연합
 

대미 관세협상의 중간 결과를 놓고 정부 협상팀이 "아쉬움은 있지만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하고 많은 언론도 평가에 인색하지 않다. 시민언론 민들레도 일정 부분 평가했다. 그러나 발표 6일이 되도록 타결 세부사항은 깜깜이다. 무엇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존폐 여부와 관세의 '상호성'이 가장 궁금한 대목이다. FTA와 관세의 상호성은 연결된 문제. 트럼프는 한국과의 관세협상 타결을 발표한 7월 30일 X 계정 게시글에서 "한국(상품)은 15% 관세를 부담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상품)은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앞에 소개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각각 보낸 서한 내용이다. 관세율 25%를 주장하며 협상을 제안 또는 강요한 서한이다. 수신인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이다. 열쇠말은 '국가안보의 예외.' 똑같이 국가안보를 내세웠지만, 한국과 일본은 대미 무역관계의 처지가 같지 않다. 한국은 2007년 6월 30일 체결,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대미 FTA 국가다. 2024년 기준 전체 교역품목 중 96~98%가 제로(0)관세였다.

 

한미가 7월 30일 타결한 관세협상 결과는 자동차를 포함한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미국이 부가하는 관세율 15%.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된다"는 게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31일 브리핑에서 확인한 말이다. 하지만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로 유지될 품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김 실장은 미국과 FTA가 없는 일본이 기존 2.5%인 점을 들어 제로 관세였던 한국은 12.5%가 되는 게 합리적이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TA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체 이탈 화법이었다. 단순히 "아쉽다"고 할 게 아니라, 한미 FTA가 왜 적용되지 않았는지, 앞으로도 무시될 것인지 두루뭉술한 답이라도 내놨어야 마땅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1 연합
 

맞다. 트럼프는 기존 법령을 멋대로 해석한다. FTA는 그런 트럼프도 무시하지 못하는 '힘'이 있다. 적어도 한국처럼 대미 FTA 체결국이면서 관세 협상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는 달랐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이 설정한 협상 종료시한(1일)을 넘겼다.

 

백악관은 지난 31일 캐나다 35%, 멕시코 30%의 잠정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계속 (펜타닐 차단 등에) 행동하지 않으면서 (미국에)보복을 한 데 대한 대응"이라면서 관세 인상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 비해 두 배가 높은 관세율이다. 그럼에도 캐나다는 비교적 차분하게 백악관 발표를 지켜보았다. 비결이 뭘까? FTA 덕분이었다. 백악관은 같은 발표문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합의(USMCA, 3국 FTA) 규정을 준수하는 품목은 예외로 한다"고 명시했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품목 중 이날 현재 USMCA 원산지규정을 충족하는 상품 40%에 대해선 계속 제로 관세가 유지된다. 비중은 향후 캐나다의 추가 규정 충족에 따라 더 커질 수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30일 전망보고서에서 일부 항목에 35% 관세가 적용돼도 평균관세율이 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한 근거다. 노바 스코티아 은행은 6~7%로 전망했다. 현재는 일반상품 1685억 달러 어치(19.1%)와 캐나다산 석유(22%)가 무관세 대상이다.

 

멕시코도 비슷하다. 트럼프가 협박한 일부 품목 30%의 관세를 적용해도 실제 표준 관세율은 훨씬 낮다. 6~8%로 예상된다. 자동차와 부품, 농산물 등 대미 교역품의 대부분은 USMCA 예외품목이다. 또 일부 품목 관세 35%, 30%는 확정된 게 아니다. 향후 미국과 협상 결과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15%)으로 낮출 여지를 남겨 두고 있다. 협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31일 수도 멕시코시티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 중 웃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부과 조치에 3일 대미 관세 방침을 발표한다. 2025.1.31. EPA 연합
 

같은 FTA 체결국이면서 한국은 왜 캐나다-멕시코가 누리는 혜택을 누리지 못할까? 왜 FTA 미체결국인 일본에.비해 현재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을까? 대한민국 관료들이 침묵하고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고관세의 빌미로 내세우는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유입 및 불법입국자 차단 문제 등 비본질적인 악재도 없다. 안보적, 경제적 대미 의존도가 높다는 설명도 해당되지 않는다. 안보면에서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캐나다의 대미 의존은 절대적이다. 트럼프의 아메리카 골든돔(미 본토 탄도미사일 방어망) 구상에도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교역의존도는 더 심하다. 지난해 캐나다의 대미 수출(4349억 달러)는 전체 수출의 75.9%에 달한다. 멕시코는 81.5%로 더 높다. 한국은 18.8%(1284억 달러)였다.

 

이 대목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은 한국 관료들의 알아서 기는 습성이다. 트럼프는 상품교역의 적자가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우기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월 10일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들자, 우리 관료들은 한미 FTA 23조 2항의 '국가안보' 예외조항을 들어 친절히 설명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17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정부 관료들은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발언은 한미 FTA 예외조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우병 우려를 산 2008년 한미 쇠고기협상 막바지에 동물사료 전면금지(enhenced feed ban), 동물이력추적시스템(NAIS) 등 미국 농무부의 희미한 약속을 기정사실인 양 대변했던 외교, 통상 관료들을 연상시킨다. 미국은 아직도 완비하지 않았다.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러스트레이션. 2025.7.23. 로이터 연합
 

23.2조항은 '국제 평화, 안보의 유지 또는 회복에 대한 자국의 의무 이행, 자국의 필수적 안보 이익 보호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조처는 적용을 배제한다'고 규정한 예외 규정. 무역적자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논리가 얼토당토않은 것은 물론, 트럼프 본인은 이를 거론한 적이 없다. 그런데 왜 한국 관료들이 앞장서 설명할까. 트럼프가 한·일 지도자에게 발송한 7·7 서한은 'FTA 원인론'이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임을 말해준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FTA가 없는 일본에도 '예외조항'을 주장한 꼴이다.

 

30일(미국시각)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은 아직 문서는커녕 기존 합의 내용에 마침표도 찍지 않은 상태이다. 해서 이달 말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특히 트럼프가 기대하는 대미 투자펀드 규모 발표를 남겨 두고 있다. 나머지 추가 협의와 국방비 및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등 안보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 한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대통령의 어깨 위에 잔뜩 무거운 짐을 올려 놓았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 FTA의 미래다. 노무현 정부가 스크린쿼터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먼저 선물로 안겨준 뒤 착수한 협상이다. 한글판 협정문의 분량만 744쪽이다. 이제 와서 그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지금이라도 한미 FTA가 미국과의 최종 관세협상에 왜 먹히지 않았는지, 앞으로도 그럴 건지 국민 앞에 털어놓길 바란다. 도움은커녕 피해만 키운다면 그런 FTA를 계속 끌어안고 갈 건지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 김진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미국 현지 시간)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한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올렸다. 2025. 07. 30 [출처. 트루스 소셜 트럼프 계정] 시민언론 민들레

 

세율 25%→35% 1일부터 적용…반미 정서 확산

카니 총리 "실망"…정재계 "불균형한 합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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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의 한 식료품 가게 [신화=연합]
 

캐나다가 오랜 이웃이자 동맹인 미국을 상대로 다각도로 무역 협상을 벌였으나 오히려 35%로 상향된 '관세 폭탄'을 받아들게 되면서 미국산 불매 운동을 필두로 반미 정서가 번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자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기존 25%에서 35%로 올렸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월 미국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적용한 이후 미국산 불매가 확산했는데, 이번에 관세 인상으로 불매 운동이 거세게 번지는 분위기다.

 

미국이 유예 없이 이날부로 캐나다에 상호관세율 35%를 적용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캐나다가 가장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 나라가 됐다.

 

캐나다 CBC 방송은 무역협상 시한이 지나고 캐나다산 수출품에 35% 관세가 부과된 가운데 캐나다인들이 일상에서 무역전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소개했다.

 

상당수 캐나다인이 캐나다산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산만 아니면 뭐든 괜찮다'는 식으로 생각했다. 또 미국 여행을 피하고 소비에 신중해지기도 했다.

 

CBC의 시청자 조사에서는 특히 식료품 매장에서 제품이 어디서 생산됐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응답이 많았다.

 

리타 베일리 씨는 "제품 표기를 확인하는데, 내가 사는 제품은 반드시 캐나다산이거나 무역 우호국 제품이어야 한다"며 제품 구매 전 원산지 확인에 기꺼이 시간을 투자한다고 했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캐나다 접경 지대에 있는 도로표지판 [AFP=연합]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부터 아내와 함께 미국산 불매를 시작했다는 래리 샤프 씨는 "우리는 집요하게 표기를 읽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 미국까지 차로 20분 거리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자주 넘나들던 국경을 이제 넘지 않는다.

 

미국 국경 근처에 사는 지노 파올로네 씨도 "매달 두 번은 쇼핑, 주유, 외식, 골프 등을 위해 미국에 갔는데, 그들이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동안 미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캐나다인들은 자산이나 투자금을 미국에서 캐나다로 옮기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하고, 겨울에 미국에서 장기 체류하는 이른바 '스노버드(snowbird)' 여행을 중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산 불매에 나섰다고 CBC는 전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비롯해 캐나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카니 총리는 35% 관세 확정 후 발표한 성명에서 관세 인상을 두고 "캐나다 정부는 이 조처에 실망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나란히 서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AFP=연합]

 

그러면서 카니 총리는 기존 양국 간 무역협정을 준수하고, 미국과 협상을 계속해 관세로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나쁜 합의(bad deal)보다는 무합의(no deal)가 낫다'며 캐나다가 일부 주요7개국(G7) 국가처럼 불균형한 합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서 "관세는 정당하지 않다"며 "총리가 물러서지 말고 미국이 캐나다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합의 외에는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졸속 합의보다는 강력하고 미래지향적인 합의를 우선시한 총리의 선택은 옳다"고 밝혔다.

 

상공회의소의 매튜 홈스 정책 담당 부대표는 WP에 "미국 측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실질적인 이견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소셜미디어에 '복붙'하듯 올린 시한 때문에 아무 협상이나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 김아람 기자 >

 "캐나다는 지속되는 펜타닐과 기타 불법마약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고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 [UPI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가 무역 협상에 응하지 않고 보복 관세로 대응하고 있다며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인상했다.

 

백악관은 31일 공개한 팩트시트에서 오는 8월 1일부터 캐나다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캐나다는 지속되는 펜타닐과 기타 불법 마약의 유입을 차단하는 데 협조하지 않았으며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규정에 적용되는 상품들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합성마약 펜타닐 밀매와 불법 이민자 유입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았다며 캐나다를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다만, USMCA 준수 상품에 대해선 관세 적용 면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USMCA 준수 상품 관세 면제를 고려한 실효 관세율이 약 5%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8월 1일부터 관세율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이 비율은 상승할 전망이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전날 회견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우리는 캐나다 국민들을 위해 최선의 협상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지헌 기자 >

 

트럼프, 한밤 SNS로 캐나다·인도 등 관세 미타결국 거듭 압박

 캐나다 '팔 국가 지위' 인정 방침에 "무역협상 타결 어렵게 할 것"

 인도엔 '러시아 무기·에너지 구매' 지적하며 '25% 관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일(8월 1일)을 하루 앞두고 한밤 소셜미디어에 잇달아 글을 올려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0시 29분 트루스소셜에 "와우! 캐나다가 방금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그건 우리가 그들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다. 오 캐나다!!!"라고 적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전날 "캐나다는 9월 유엔총회 80차 회기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의도가 있다"라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양국 관세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강경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를 각각의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은 지난달 각국 정부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팔레스타인을 잠재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허커비 주(駐)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 더 이상 미국의 외교 정책 목표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캐나다에 예고한 관세율은 35%다. 8월 1일 전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캐나다는 이 세율을 일단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0시 트루스소셜에 인도와 관련한 글도 추가로 올렸다.

그는 "나는 인도가 러시아와 무엇을 하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들의 죽은 경제를 함께 끌어내려도,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인도와 매우 적은 거래를 해왔고, 인도의 관세는 매우 높아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와 미국은 거의 교역을 하지 않는다. 계속 그렇게 하자"고 덧붙였다.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살상을 멈추기를 모두가 원하는 때에, 인도는 항상 군사 장비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구매해왔고, 중국과 함께 러시아산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이라고 지적하며 인도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이어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관세 발효일을 앞두고 한국을 비롯해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와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브라질, 인도, 캐나다, 멕시코, 대만 등은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에 대해 기존 관세 10%에 추가로 40%를 더해 총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 이유미 기자 >

 
 

캐 "팔레스타인 주권국 인정할 의도 있다"…불·영 이어 G7 중 3번째

이스라엘 "휴전 노력에 해 끼쳐"…미국 "하마스에 보상 줘선 안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기자회견 하는 카니 캐나다 총리 [오타와 로이터=연합]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2년 가까이 전쟁을 끌며 민간인 희생을 키우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조속한 휴전을 끌어내기 위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0일 오타와 연방의회에서 회견을 열고 "캐나다는 9월 유엔총회 80차 회기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의도가 있다"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며 여기에는 ▲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근본적인 통치체제 개혁 약속 ▲ 2026년 하마스가 배제된 총선 실시 ▲ 팔레스타인 국가의 비무장화 약속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오늘 아바스 수반과 장시간 통화해 그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팔레스타인이 강력한 민주주의 통치체제를 가질 수 있도록 캐나다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니 총리의 선언으로 주요 7개국(G7) 중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려는 국가는 3개국으로 늘었다.


                                   스타머 영국 총리(좌)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4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지난 29일 이스라엘이 오는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28∼29일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주제로 하는 장관급 회의도 열렸다.

 

회의 뒤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프랑스·캐나다·호주 등 15개국은 "두 국가 해법을 향한 필수 단계로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한다"며 "아직 인정하지 않은 모든 국가에 이 선언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나라는 193개 유엔 회원국 147개국(바티칸 교황청 포함)이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지난해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아르메니아, 몰타 등 10개 나라가 이 대열에 추가로 합류했다.

 

팔레스타인은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해 현재까지 이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유엔 정회원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지난 2011년과 지난해 4월 거부권을 행사해 정회원 승격이 부결된 바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좌)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과 서방 주요국 다수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참상이 커지고 이 지역 평화 정착을 위해 두 국가 해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 프랑스를 필두로 서방국에서 팔레스타인를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날 캐나다의 발표를 비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캐나다 정부의 입장 변화는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달성과 인질 석방을 위한 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미국 백악관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는 것은 하마스를 인정하는 것이고 하마스가 그런 보상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그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점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 서혜림  이지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