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이전 부실감사 불인정·'전현희 표적' 의혹도 "권한범위 내"

선관위 감찰도 소추사유 인정 안해 ...'중대성' 요건 충족안돼  

이미선·정정미·정계선 3명은 별개의견…"위법 있지만 파면할 정도 아냐"


변론기일 출석한 최재해 감사원장

 

헌법재판소가 13일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해 12월 5일 헌재에 탄핵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98일 만이다. 이번 사건은 헌정사 최초의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 사건으로, 기각으로 마무리됐다.

헌재는 이날 오전 최 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열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헌재는 "(감사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정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에 관한 감사를 실시했고 부실 감사라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 측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공사업체 선정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므로 부실 감사라는 주장을 추가했는데, 헌재는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되지 않은 사유이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에서 기존 탄핵소추 사유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 새로운 주장을 하는 것은 적법한 범위를 넘었다고 본 것이다.

 

헌재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서도 "다수의 제보를 근거로 실시한 특정사안감사"라며 "권익위원장 개인에 대한 개인 감찰뿐 아니라 권익위원회의 행정사무에 관한 감찰도 포함돼 있어 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감사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 요청도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저히 자의적이라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 원장이 2022년 7월 29일 국회에 출석해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발언한 부분도 "성실한 감사를 통해 원활한 국정 운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직무감찰의 경우 "합의제 기관인 감사위원회의의 의결에 따라 실시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사원장의 지위에서 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감사 실시에 관한 의결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보더라도 피청구인이 감사위원에게 부여된 권한을 명백하게 어긋나게 행사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추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이태원 참사,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등과 관련한 감사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감사원이 훈령 개정을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감사청구권을 부여해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소추 사유에 관해서도 "감사원의 직무 범위나 권한에 실질적 변동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중 2건에 대해서는 법률 위반을 인정했지만, 중대한 위헌·위법이라고는 평가하지는 않았다.

 

최 원장이 감사원의 전자문서 시스템을 변경해 주심위원의 열람 없이 감사보고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 점, 국회의 현장검증 시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열람을 거부한 점은 국가공무원법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인정됐다.

 

다만 헌재는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해야 할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공직자를 파면하려면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중대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전자문서 시스템 변경, 회의록 열람 거부에 더해 훈령 개정 과정에서도 최 원장이 헌법 및 감사원법을 어긴 것은 맞지만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는 별개 의견을 남겼다.

 

최 원장 탄핵안은 지난해 12월 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헌재는 탄핵안을 접수한 뒤 세 차례 변론준비기일을 열어 쟁점과 증거 등을 정리했다. 지난달 12일 첫 변론을 열고 3시간여 만에 변론을 종결한 뒤 사건을 심리해왔다.

최 원장은 국회의 탄핵소추가 "사실과 다르거나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담고 있다"며 부인해왔다.  < 이도흔 기자 >

 

헌재, '김건희 불기소' 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 탄핵소추 기각

이창수·조상원 4차장·최재훈 반부패2부장 모두 기각…재판관 전원일치

"김건희 수사 적절했는지 다소 의문 들지만 재량권 남용 해당하지 않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2부장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부실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회가 파면을 요구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의 탄핵소추가 기각됐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이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선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해 이들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지난해 12월 5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 98일만이다.

 

헌재는 김 여사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적절히 수사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이들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는 평가하지 않았다.

 

헌재는 검찰이 제3의 장소에서 김 여사를 수사한 데 대해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데 경호상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전례에 비춰봤을 때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조사한 것이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 요청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수심위를 통한 의견청취는 임의적 절차로, 이 지검장이 재량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사 및 감사원장 탄핵심판 선고

 

헌재는 다만 수사 과정에서 시세조종 범행에 김 여사 명의의 증권계좌가 활용된 사실이 확인됐음을 언급하며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에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세조종 사실이 일어난 지 상당히 기간이 지난 뒤 각 피청구인이 수사에 관여하게 돼 추가적으로 수사를 해도 별다른 증거를 수집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짚었다.

 

국회 측은 이들이 언론 브리핑과 국정감사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헌재는 "최재훈은 장시간에 걸쳐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코바나컨텐츠 협찬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연관 지어 설명하다 다소 모호해 혼동을 초래하는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과 관련해 의도를 갖고 허위사실을 발표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 지검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질의응답을 하다 나온 발언도 맥락에 비춰봤을 때 허위진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회는 이 지검장 등 검사 3명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관련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등의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헌재는 두 차례 변론 끝에 지난달 24일 이들 사건의 변론을 종결했다.

세 사람은 변론에 직접 참여해 불기소 처분에 문제가 없고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 연합 황윤기 이도흔 기자 >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등 검사 3인의 탄핵심판 청구를 재판관 8인 만장일치로 전부 기각했다.

다만 헌법재판관들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는가에는 모두 의문을 표했다. 최 감사원장의 일부 법 위반도 인정했다.

이날 선고는 '2024헌나2' 최재해 원장 사건부터 시작됐다. 10시 2분, 재판장 문형배 재판관(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낭독한다. 뒤이어 김형두 재판관이 법정의견 요지를 설명했다. 국회가 주장한 ▲감사원의 독립성 훼손 ▲국민권익위원장 등 표적감사 ▲대통령실 이전 부실감사, 조은석 감사위원 열람 제한 등 감사원장 의무 위반 ▲ 국회 자료제출 요구 거부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결론이었다.

[최재해 탄핵] 사유 대부분 기각했지만… '주심 배제' 등은 비판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13일 최 감사원장이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업무복귀하고 있다. 2025.3.13 ⓒ 연합


헌재는 최 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 회의에서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원한다'고 발언한 것 자체는 다소 부적절하지만 답변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고, 대통령의 국가원수 지위를 고려할 때 국가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여지가 없지 않다고 봤다.

또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국무총리에게 공익감사청구권을 부여하도록 훈령을 개정한 것 역시 공익감사청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감사의 기본원칙 등 감사정책을 변경한 것이 아니므로 절차상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이 또한 법률 개정 대상이라는 별개의견을 냈다.

헌재는 참여연대의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 청구사항 중 '의사결정과정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및 불법 여부'에 관해 감사원이 감사보고서에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가 대통령실·관저 이전 결정과정의 타당성에 관한 사항은 이 사건 감사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기재한 것도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정의 타당성이나 당부에 관한 사항은 감사원 감사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다. 또 부실감사 의혹은 근거가 부족하고, 공사업체 선정 관련 불법 의혹은 탄핵소추의결 후 추가된 주장이므로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감사가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국회 쪽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는 이태원 참사 감사를 2023년 연간업무계획에 넣었다가 '감사계획이 없다'고 허위 발언하고, 같은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작성·배포했다는 주장 또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감사는 최 원장 취임 전 일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실시한 것이지 최 원장이 원장의 지위로 행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감사위원 최재해'로서도 권한을 잘못 행사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했다.

다만 재판관 8인 전원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감사가 '표적 감사'는 아니지만 일부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인정했다. 감사원이 전자문서시스템을 변경, 주심인 조은석 감사위원의 열람 없이 감사보고서 시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주심위원에게 실질적인 열람 결재 권한을 부여한 감사원 훈령 '감사사무 등 처리에 관한 규정'에 어긋나고,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56조를 위반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이 일이 감사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고 직권남용죄 등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또 최 원장이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현장검증을 왔을 때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 관련 감사위원회 회의록 열람을 거부하면서 국회증언감정법상 검증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소명하지 않았으므로 법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제출할 수 없다'는 취지의 감사원 답변으로 볼 때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모든 법 위반 사항을 종합하더라도 최재해 감사원장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는 게 최종 결론이였다.

[이창수 등 검사 3인 탄핵] 만장일치 기각, 만장일치 의심

13일 헌법재판소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오후 첫 변론기일 당시 출석하는 3인의 모습이다. 왼쪽부터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다. ⓒ 이정민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봐주기 수사' 책임 등으로 탄핵심판이 청구된 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2부 부장검사 사건도 재판관 8인 만장일치 기각 의견이었다.

헌재는 이들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기자회견과 국정감사 발언 등은 정황상 말실수에 가깝다고 판단했고, 김건희 씨를 대통령경호처 부속 건물에 방문조사 한 것은 수사에 관한 재량이라고 봤다.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한 의견 또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므로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이 재량 남용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재판관들은 김건희 씨가 정말 '혐의 없음'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추가 수사가 이뤄졌느냐를 두고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주범들의 시세조종 범행에 김건희 명의의 증권계좌들이 활용된 사실이 수사과정 및 주범, 공범에 대한 형사재판을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검사 3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


헌재는 국회 쪽에서 이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기록인증등본 송부촉탁을 신청했지만 "서울고등검찰청은 송부 불가 회신을 하여 추가 수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또 하나의 의문을 결정문에 남긴 셈이다. 동시에 "설령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탄핵소추권이 남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도 남겼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 또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문형배 재판관은 연달아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고 말했다. 소수 재판관의 보충 또는 별개의견도 없는 만장일치였다.         < 오마이 박소희 기자 >

오세훈 측 "명태균, 민주당 만난 뒤 돌변" ?

명태균과 측근들, 오세훈 관련 진술 일관돼
2021년 지인과 녹취서 재확인되는 주장들

오세훈 쪽, 상황 불리해지자 물타기하는 듯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무궁화포럼 제6회 토론회 '북핵 앞에 선 우리의 선택,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 안보협력 전략'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2025.3.11. 연합

 

명태균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불법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 씨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오 시장 쪽 주장과 달리, 명 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명 씨와 명 씨 측근뿐 아니라 4년 전 명 씨와 지인의 녹취 등에서도 이미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는 12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명씨의 진술이 구속 전후로 오락가락하면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혹 대부분이 녹취나 메시지 캡처 등과 같은 물증이 아니라 명씨의 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이 수사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특보는 "명 씨가 지난해 10월 5일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며 '오세훈은 본인이 왜 시장이 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과거 보도내용을 전했다. 또 "같은 달 12일 이뤄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도 (명 씨가) '오세훈은 지가 왜 (서울시장이) 됐는지 모른다'라며 같은 취지의 주장 펼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씨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2024.11.8. 연합

 

이 특보는 "하지만 이러한 명 씨의 입장은 같은 해 11월 15일 구속수감 후 180도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명 씨가) 연일 인터뷰했던 '오세훈은 모른다'는 '오 시장이 전화 와서 나경원이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내가) 이기는 방법을 알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돌변했다"고 말했다. 또 "'김종인 전 위원장을 통해 컨트롤했다'는 '오 시장과 7번 만났다'로, '무보수로 도왔다'는 '오세훈이 나한테 직접 전화와 김한정(오세훈 스폰서)이 비용을 부담할 테니까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 '김한정에게 2000만원 빌리러 가고 있다'로 연이어 탈바꿈했다"고 주장했다. 

 

이 특보는 그러면서 "명 씨의 태도가 이렇게 돌변한 데는 명 씨와 민주당 사이의 구치소 접견 시점을 주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이나 김한나 변호사 등 민주당 인사들이 지난달 명 씨를 접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친야 성향 인터넷매체 '뉴탐사'가 민주당 부패·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소속 김한나 변호사가 (지난달) 명씨와 접견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보도에 따르면 명 씨는 김 변호사에게 '민주당 공익제보자가 되어 보수 정치의 적폐 청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면서 "이날 이후 명씨 측은 'SH공사 사장 자리 약속' '오 시장과 7번 만났다'(2월 27일 명씨 검찰 진술) 등 자극적 발언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연 변호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태균 씨 사진. 2024.11.13. 김소연 변호사 SNS

 

이 특보의 주장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시장 스폰서 김한정 씨 등과 관련된 발언이 구속 수감 이후 바뀌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이는 설명 자체에서 애초에 전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오 시장 쪽이 말하는 명 씨의 주장은 각 언론 매체가 서로 다른 시기에 취재한 내용들로, 같은 선상에 놓고 단순히 비교해 진술이 바뀌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 명 씨의 발언이 나오는 상황과 질문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과 연결되는 '김종인' '김한정' '나경원' 등의 열쇳말들은 명 씨와 명 씨 측근에 대한 종합적인 취재, 인터뷰에서 확인되고 있다.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진이 지난달 초 만난 명 씨의 측근은 오 시장과 관련, "2021년 초 명태균이 오세훈 전화를 받았는데, 오세훈이 '언제 서울로 올라오실 거냐. 아직도 거기(창원)에 있으면 어떡하냐. 빨리 서울에 올라와달라'고 말하는 걸 직접 들었다. 그 후 무슨 중국집에서 만났고 그 자리에서 오세훈이 '살려달라'고 말했다고 명 씨로부터 추가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명 씨를 만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명 씨 측근의 설명이다.

 

아울러 명 씨 측근은 '오 시장에 대한 접근은 처음엔 명 씨가 적극적이었지만, 명 씨의 영향력을 확인한 오 시장 역시 만남에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명 씨 측근에 따르면 오 시장을 만나기 전, 명 씨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나경원이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붙으면 밀리는데 오세훈이 박영선 후보와 붙으면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후 어떤 경로로 명 씨의 분석이 오 시장 쪽에 전달됐고, 오 시장 쪽에서 적극 만남을 갖자고 말해왔다는 게 명 씨 측근의 설명이다.

 

<워치독>의 취재를 종합하면 명 씨의 진술은 이종현 특보의 말대로 바뀐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 조각이 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보의 주장과는 반대로 그동안 언론에 제기된 ▲'오세훈이 명태균에게 나경원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한 대목이나 ▲'김종인이 컨트롤했다'는 대목 ▲ '김한정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대목 등을 모두 종합하면 오 시장과 관련된 의혹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4년 전인 지난 2021년 8월 5일 명 씨와 지인이 나눈 녹취에서도 등장한다(아래 영상 참고).

https://youtu.be/yGPb9vNcJJY

〈4년 전 녹취까지 있는데…오세훈 "명태균 모른다"〉. 2025.3.12. 영상 제작 뉴탐사 김은도 PD.

 

4년 전에 녹음된 명 씨의 대화에는 ▲명 씨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플랜까지 다 만들어줬다"는 내용 ▲명 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오세훈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었다"는 내용 ▲오 시장의 스폰서인 김한정 회장도 "이 사람(명태균)이 다했다 해서 같이 (오세훈에 의해) 먼지떨이 됐다"고 하는 내용 등이 함께 등장한다. 4년 전 녹음된 대화 내용이지만, 현재 언론에서 제기되는 의혹들과 그대로 연결이 된다.

 

<워치독> 취재와 4년 전 명태균 씨 녹취록 등을 종합해 정리하면, 오 시장 쪽 주장대로 명 씨의 주장이 바뀐 것이라기보다는 명 씨나 명 씨 측근의 주장대로 '김종인' '김한정'이나 '나경원' 등을 열쇳말로 오히려 한 가지 그림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합당해 보인다. 모든 진술이 정확하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4년 전 녹취에서도 언급한 내용들이 4년 후인 현재의 보도에서 일치하고 있고, 이를 종합하는 것이 사건의 진실을 그리는 데 가까워 보인다.

 

강혜경 씨가 오세훈 시장의 최측근이자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 회장로부터 송금 받은 3,300만원의 입금 내역. 2024.11.22. 뉴스타파

 

다만 스폰서인 김한정 씨 역시 아직까지 오 시장 쪽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명씨를 선의로, 경제적으로 도운 적은 있지만 오 시장에게 명씨의 여론조사를 전달한 적은 없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을 대신해 보도참고자료를 낸 이종현 특보는 "일반적으로 진술의 신빙성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같은 말을 하느냐 여부로 판단하는데, 수사당국은 명 씨의 진술이 누군가의 회유나 압박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따져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반대로 오 시장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난 10일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오 시장은 강혜경이 자신에게 의뢰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비공표 여론조사가 명태균의 지시로 조작됐다고, 허위사실로 압박하고 여론몰이하자 불법적인 본인의 행위가 드러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거짓말을 마구마구 쏟아내며 신속한 검찰 조사를 요구한다며 쇼를 하다가 자기가 자기 무덤을 파는 엽기적이고 멍청한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 버렸다"고 했다.

 

명 씨는 "이런 사태가 발생할까 봐 나는 오세훈 시장에게 공개적으로 여러 번 경고를 했다"며 "배신 배반형인 오세훈 시장이 나를 먼저 고소해 벌어진 일이니 그 누구도 나를 원망하지 말라. 황금폰에서 나온 증거 때문에 지금은 돌이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헌재, 13일 최재해 감사원장·이창수 지검장 탄핵심판 선고

 
 
2025년 1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탄핵 심판에 대한 결론을 오는 13일 내놓을 계획이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13일 오전 10시에 최 원장,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의 탄핵 사건 선고기일을 연다고 11일 밝혔다.

 

최 원장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이태원 참사,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에 대한 위법성 등의 사유로 탄핵소추됐다. 최 원장 사건의 변론은 지난달 12일 끝났다.

 

이 지검장 등 3명의 검사는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부실 수사’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 이들에 대한 변론은 지난달 24일 마무리됐다.

< 오연서 기자 >

2월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일은 언제…헌재 판단·통지시점 관심

 

이르면 14일 선고·18일이나 21일 등 거론…쟁점 많아 늦춰질 경우 3월말도

변론 종결한 지 14일…노무현·박근혜 탄핵 때는 선고 3일, 2일 전에 공지


탄핵심판 선고 이번주? =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마무리한 헌법재판소가 결론을 언제 선고할지, 조만간 선고 시기를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최종 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를 넘기지 않았던 점에 비춰 오는 14일 선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전례와 이번 사건은 선거운동 관련 발언, 국정농단, 비상계엄 등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일괄적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재판관 평의가 길어지며 선고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주부터 이달 말까지 1∼2주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5일 변론을 종결한 후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고 사건을 검토중이다.

 

재판관들은 헌법연구관 태스크포스(TF)에서 작성한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쟁점별로 토론하며 논의를 심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14일에 선고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쳤다.

과거 2건의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론종결 약 2주 뒤인 금요일에 결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종결 후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됐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에서 절차적·실체적 쟁점을 총체적으로 다투고 있기 때문에 검토할 항목이 많아 평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선고까지 1∼2주가량 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주 평의 마무리를 거쳐 18일께나 21일 등 다음주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찬반 의견이 극심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헌재가 충분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론을 도출할 경우 3월 말 선고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재판관들 [연합]

 

변론을 종결한 지 이날로 꼭 14일이 됐고 아직 선고일 공지가 되지 않았기에 이미 앞선 두 대통령보다는 변론종결부터 선고까지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됐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8일 석방된 윤 대통령 측이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쓰면 안 된다는 등의 절차적 쟁점을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합류 가능성도 변수다. 마 후보자가 중도에 취임할 경우 변론을 재개할지, 8인 체제로 선고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재는 평의 진행 경과와 선고일 고지 시점 등은 밝힐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헌재는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재판부 평의의 내용, 안건, 진행 단계, 시작 및 종료 여부, 시간, 장소 모두 비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현재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외의 확인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중요사건 선고기일은 당사자 기일통지 및 수신 확인이 이뤄진 후 공지된다고 전했다.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을 고려했을 때, 헌재가 11~12일 중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다음 주 중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은 각각 선고 3일 전, 이틀 전에 공지됐다.

 

다만, 이번에는 평결 결과에 대한 보안 등을 고려해 선고 하루 전 공지 가능성도 있다. < 연합 이도흔 기자 >

 

윤 '입맛' 맞춰 아슬아슬 줄타기 발언

계엄 잘못이라던 한동훈 "구속 취소 당연"
철저조사 하라던 오세훈 "민주당이 내란세력"
홍준표 "공수처장, 검찰총장 사퇴하라" 목청

야권은 똘똘 뭉쳐…김경수 단식농성 시작
비상행동 "선고기일 미뤄지면 안 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오후 부산 영광도서에서 열린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5.3.10.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윤석열 라인'이 합심해서 윤 대통령을 구속시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법원을 비판하기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이다.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권은 빠른 '윤석열 파면'이 답이라고 똘똘 뭉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3 비상계엄 당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을 위해 국회에 남았고, 결과는 총 재석 의원 수 190명 중 찬성 190인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190인 중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으로 모두 한동훈계 의원들이었으며, 한 전 대표는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해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는 '배신자'로 낙인찍혔고 당대표 자리도 내려놓았으며 정치적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한 전 대표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개월 반 뒤, 지난달 26일 '한동훈의 선택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발간하면서부터다.

 

한 전 대표는 책에서 12·3 비상계엄을 두고 윤 대통령이 '민주당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을 동의하지 않지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결정나자마자 태도가 싹 바뀌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자신의 SNS에 "그동안 심신이 많이 지치셨을 것 같다"며 "건강을 잘 챙기면서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실 수 있길 바란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며, 대통령이라고 해서 더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취소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울러, 혼란을 초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구속은 잘못됐다는 것은 모순이다. 저서를 출판하고 사실상 대선 행보에 돌입한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국회 대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3.7.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하고 대선 행보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 시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명분 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거스른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조사이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가담한 자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지만,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바로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며 "법원의 적법한 판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석방하면 검찰총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협박 본능을 못 버리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오면 판사를, 원하는 수사를 하지 않으면 검찰총장을 탄핵하겠다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질서마저 제 입맛대로 쥐락펴락하려는 민주당이야말로 진정 내란 세력 아니냐. 정치적 압박으로 법치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의 석방에 맞춰서 윤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한 것이다.

 

홍 시장은 12·3 비상계엄을 두고 '한밤중의 해프닝' '턱도 없는 내란죄 프레임' '내란죄는 거짓 선동'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 윤 대통령이 석방된 이후 공수처장, 검찰총장, 서울고검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그는 "사정기관의 長(장)이란 자들이 특정인의 끄나풀이 되어 대통령을 불법 구속하고 기소한 전대미문의 사건을 저지르고도 어찌 그 자리에 계속 눌러앉아 뭉개고 있느냐"며 "후안무치한 짓 그만하고 내려와라. 어쩌다가 대한민국 사정 기관이 이토록 타락했나. 법조 선배로서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더 창피당하기 전에 그만 내려와라"며 "후배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 그런데 나중에 니들도 수사 대상이 될 거다. 이 사건은 철저히 배후 밝혀야 할 것이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말만 골라서 해 준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2025.3.5. 연합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박세현 서울고검장(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탄핵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 9일 박 고검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52일 동안 불법 구금한 관계자는 반드시 고발돼 수사받아야 한다"며 "법원 결정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인신에 관한 법원 결정을 무시하며 구속취소 결정일을 넘겨 28시간을 지연시킨 후 석방 지휘를 한 것은 중대한 법치 도전이자 헌법 위반이다. 일부에서 박 본부장이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대해서도 "반드시 고발과 탄핵으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협박과 조작으로 점철된 내란 공작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하며 공수처는 즉시 해체돼야 한다"며 "공수처 즉시 해체법을 추가로 대표 발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대통령이 빨리 탄핵돼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경복궁 옛 서십자각 인근에서 사흘째 단식농성 중이다. 비상행동 관계자는 "검찰의 항고 포기로 석방된 것을 보니 헌재의 선고기일도 미뤄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대표자들이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해 무기한 철야 단기 농성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각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2025.3.10. 연합

 

비상행동 천막 옆에는 지난 9일부터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텐트도 있다. 

 

비상행동에 속한 한국노총은 윤 대통령 파면과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비상행동과 별도로 집회를 열어온 촛불행동은 전광훈 목사 등을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윤석열이 풀려나 다시 돌아오면서 그 일당이 더 폭력적으로 국민을 억압하고 활개 치는 세상은 죽음보다 더 절망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