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이후 100일 간 여론조사 분석]
갤럽과 여론조사꽃, 지지율 20%대 늪에 빠져
총선 민심 외면한 인사 … ‘묻지마 거부권’ 행사
지지율 제고 수단 소진한 6월 첫 주 레임덕 돌입
한동훈 국힘 당대표 경선 출마, 윤 '불행의 서곡'
난장판 경선 양상으로 콘크리트 지지층도 흔들
윤석열 대통령이 레임덕이라는 사실은 여론조사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총선 이후 100일 동안 윤 대통령 긍정평가(지지율)는 레임덕 수준인 20%대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 같다는 전망은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라 여권 인사들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는 윤 대통령에게는 ‘불행의 서곡’이 되고 있다.
"조기 레임덕 늪에" "남은 임기 못채울 듯"
이 글은 4·10 총선 이후 100일 동안 한국갤럽(이하 갤럽)과 여론조사꽃(이하 꽃)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정부 여당이 총선 민심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했다. 갤럽조사 11회, 꽃조사 13회를 주 단위로 분석하다 보니 200자 원고지 113매 분량의 긴 글이 되고 말았다. 독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먼저 전체 요약본을 정리하고, 주간 여론 조사결과와 주요 정치일정 등을 소개했다. 먼저 100일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간추린 내용부터 살펴보자.
총선 직후 급락한 지지율, 전혀 안 통한 만회책
4·10 총선 직후인 14일(꽃)과 19일(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급락하자 윤 대통령은 부랴부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집권 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영수회담 제의에 이어 차기 총리로 박영선 전 장관 등 민주당 인사가 거론될 때만해도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집토끼의 반발 등으로 없던 일이 돼버렸다.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 ‘묻지마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정 방향은 총선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윤 대통령은 5월 31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1%로 추락하자 3일 뒤인 6월 3일 산유국의 꿈을 제시하며 국정 브리핑에 나섰다. 취임 이후 첫 국정 브리핑이었다. 1인이 운영하는 컨설팅회사를 세계 최고의 회사라고 하는 등 전략도 비전도 없는 국정 브리핑이 제대로일 수가 없었다. 대왕고래프로젝트라고 이름은 근사하게 지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주먹구구식 국정 운영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한동훈 국힘 전당대회 출마. 윤 레임덕 가속화
여론조사 수치에 더해 국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는 윤 대통령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월만 해도 충남 서천의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폴더 인사’를 하는 굴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에 대통령실의 비토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 국힘의 속성상 윤 대통령이 레임덕 상태가 아니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국힘 전당대회에서 총선 패배 책임을 놓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돼 후보 간, 후보 지지자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또 한 후보는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 트랙 공소를 취하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했다. 거듭 밝히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조기 등판은 윤 대통령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70대 노령층 결집 덕에 간신히 유지하는 지지율 20%대
윤 대통령은 노령층의 결집으로 겨우 긍정평가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 부·울·경과 연령별로는 60·70대 이상의 지지를 받아 왔다. 총선 이후에는 부·울·경은 물론,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대통령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고 있다. 유일하게 흔들리지 않는 지지그룹은 60대도 아니고, 70대 이상 노령층이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주변인사들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로 노령층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방식을 동원했다. 60대와 70대 이상 지지자 상당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지지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주변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노령층을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집권여당은 지지율을 견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는데 그 중 최후 보루 중 하나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연관된 수사를 한다는 시그널을 강성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것이다.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를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와 엮어 대북송금 건으로 추가 기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개선되는 일시적인 효과를 봤다. 6월 2주차에 이재명 전 대표를 기소했다. 6월 3주차 조사에서 갤럽과 꽃 모두 대구 경북지역에서 대통령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서는 결과를 얻었다.
갈등과 대립의 정치 계속하면 박근혜 전철 불가피
그런데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 대표 경선 출마로 콘크리트 지지층에 파열음이 나고 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현장에서 한동훈 후보를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대통령 지지자가 나오고 있다. 강성 지지층인 노령층이 분열되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윤 대통령은 ‘식물정부’가 될 수 밖에 없다.
유시민 작가는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책에서 윤 대통령의 자진사퇴와 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한 대연정 방안을 제시했다. 유 작가는 윤 대통령이 선택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선택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 협치를 통해 4년 중임제 개헌과, 연금개혁, 의료개혁, 검찰개혁 등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개혁과제를 야당의 도움으로 이뤄낼 경우 윤석열 정부는 역사에 정권의 존재 이유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검찰을 동원한 정적 죽이기와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계속할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철을 하나씩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임기 말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져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하는 것을 레임덕이라고 한다. 대통령제 아래서 임기 말 레임덕을 피하는 건 쉽지 않다. 6공화국 들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대통령이 임기 말 레임덕을 겪었다. 윤 대통령은 임기 말이 아니라 임기 중반이어서 ‘조기레임덕’ 상태다. 조기레임덕은 대통령 개인의 불행을 떠나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지지율 25% 이하, 30% 미만은 비슷한 레임덕 의미
학계에서는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이 25% 이하면 레임덕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성인 4명 중 3명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믿지 않고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수준이다. 국정 운영의 엔진이 멈췄거나 공회전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지율 30% 미만을 레임덕이라고도 하는데 25% 이하와 30% 미만은 표현이 다를 뿐 내용적으로는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다. 표본이 1000개(표본오차 ±3.1, 신뢰수준 95%)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라는 수치는 지지율이 21.9%~28.1% 사이의 평균값이다. 여론조사 수치는 편의상 평균값으로 표현하지만 내용은 구간으로 읽어야 한다. 실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5%라고 하면 22%일 수도, 28%일 수도 있다. 지지율이 21.9%~28.1% 사이에 있을 확률이 95%라는 의미다. 지지율이 30% 미만인 29%라고 가정해도 지지율 하한선은 25.9%가 되고 상한선은 32.1%다. 따라서 평균값으로 표현하면 지지율 25% 이하, 구간으로 읽으면 30% 미만을 레임덕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데이터 상으로는 총선 직후부터 시작됐다. 실제 ‘조기레임덕’에 빠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정부 여당이 대통령 지지율 제고 수단을 모두 동원한 6월 첫주부터가 아닐까 한다. 최근 국힘 전당대회가 과열현상을 보이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보수성향 과표집에 따른 컨벤션효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조만간 대통령 긍정평가가 20% 대 초·중반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갤럽, 대통령 긍정평가 21%~29% 꽃, 대통령 긍정평가 23.8%~28%
총선 이후 24차례 실시한 갤럽과 꽃 정례 여론조사(CATI)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수치상으로 레임덕 상태다. (표 참조)
표) 한국갤럽과 여론조사꽃 대통령 지지율(단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보수성향 여론조사 회사인 갤럽조사에서 윤 대통령 긍정평가는 최저 21%에서 최고 29% 사이에서, 부정평가는 60%~70% 사이에서 움직였다. 진보성향 회사인 꽃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23.8%에서 28% 사이이고 부정평가는 최저 70.3%, 최고 74.3%였다.
두 회사의 여론조사 수치는 윤 대통령이 총선 직후 레임덕 상태에 빠진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말기 증상’이 나타나는 등 레임덕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총선 민심을 받아들여 야당과 협치의 길로 나섰다면 이 정도는 아닐 수 있지만 총선 민심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체코 원전 과대선전, ‘레임덕 늪’서 구할 수 있나
정치권에서 총선 이전에는 “3년은 너무 길다”는 구호를 외쳤으나 총선 이후에는 “윤석열 탄핵”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총선 100일을 맞아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서명에 143만여 명 참여했다. 국회법사위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에 이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국힘 전당대회는 집권여당 전당대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만회가 급한 정부는 7월 18일 체코정부가 발주한 24조 원 가치의 원전을 우리나라 기업이 최종 수주한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최종 협상과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계약금액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중하고 신중해야 한다. 정부는 윤 대통령을 레임덕의 늪에서 건지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다음은 총선 후 100일 동안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와 주요 정치일정을 기록한 세부내용이다.
#4월 2주(10~13일)
꽃, 윤 대통령 긍정평가 25.7% 전 주에 비해 오차범위 밖 8.3%↓
총선 직후인 4월 2주차 꽃 조사(15일 공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지지율)는 25.7%(부정 72.8%)로 총선 전 34%(부정 64.6%)에 비해 8.3% 포인트 급락했다. 레임덕 수준의 여론조사 수치이지만 이때만 해도 총선 참패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1~2주 지나면 30% 초반대로 복귀할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진보성향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아 큰 폭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 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진보성향이 강한 꽃 조사지만 윤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 긍정평가가 49.9%로 부정평가(47.4%)와 비슷한 것도 보수성향 응답률이 낮은 것이 원인일 것으로 이해했다.
연령대에선 18세 이상 59세까지는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60대에서 대통령 긍정평가가 47.9%로 부정평가(51%)보다 낮아 눈길을 끌었다. 70대 이상에서는 긍정평가(68.5%)가 부정평가(30.8%)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갤럽은 4월 2주차 조사를 하지 않아 두 기관의 조사결과를 비교할 수 없었다.
투표일인 10일 출구 조사에서 이미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의 압승이 예고됐다. 결과는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했다. 국힘은 108석으로 집권여당으로서는 역사상 가장 큰 패배를 기록했다. 총선 다음날인 11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다.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도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정부와 여당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여·야 협치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4월 3주(14~18)
갤럽, 19일자 대통령 지지율 23% 윤석열, 이재명에 영수회담 제의
갤럽 3주차 조사(19일 공표)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은 23%로 추락했다. 직전 조사(3월 4주)에서 긍정평가가 34%였던 것에 비해 11% 포인트 급락했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놀랍다. 직전 조사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49%로 부정평가(39%)에 비해 10%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3주차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4%, 부정평가는 54%로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텃밭인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7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고, 18세~49세 연령대에서 지지율은 10%대, 50대 20%대, 60대 30%대, 70대 이상 40%대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을 떠받치고 있던 70대 이상 노령층에서 유일하게 긍정 평가가 47%로 부정 평가 37% 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보수성향 응답자가 27%, 진보성향 응답자가 31%, 중도성향 응답자가 28%, 무응답 13% 등으로 진보성향 응답자가 이례적으로 많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대통령 지지율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꽃은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15일 이태원 특별법 재추진과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했다. 이 기간 대통령실은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 민주당 박영선 전 의원이 국무총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민주연구원원장을 지낸 양정철 씨의 비서실장설 등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4월 4주차(19~27)
갤럽과 꽃, 대통령 지지율 24% 동률,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총선 민심 역행
갤럽(26일 공표)과 꽃(28일 공표)이 총선 후 처음으로 동시에 정례조사를 실시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두 회사 모두 24%로 같았다. 갤럽은 긍정평가 24%(부정평가 67%)였으며, 꽃은 긍정평가 23.8%(반올림하면 24%), 부정평가는 74.2%였다. 부정평가는 7.2% 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긍정평가, 다시 말해 대통령 지지율은 차이가 없었다. 갤럽과 꽃 모두 변동폭은 오차범위 내였다.
4월 3주차 갤럽 조사(대통령 긍정평가 23%)가 공개된 19일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2년 동안 외면하던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만 봐도 얼마나 급했는지 알 수 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3일 뒤인 22일 국회부의장을 지내고, 총선에서 낙선한 정진석 전 의원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총선 민심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서실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초청했다”고 밝혀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연금개혁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23일에는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국힘 원외인사들과 비공개 오찬을 했고, 범야권은 방송3법 재추진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조국혁신당은 황운하 당선자를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5월 1주차(28~5월4일)
여론조사꽃 긍정 24.2%, 부정 74.3%, 여야 영수회담, 만남 이외 소득 전무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야권 단독 처리, 검찰총장, 김건희 명품백 의혹 수사 지시
5월 첫주에는 꽃에서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갤럽은 주중 조사기간(화~목)에 휴일이 있으면 여론 조사를 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2%로 레임덕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정평가는 74.3%로 높아져 국정 운영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형식에 그친 영수회담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올려주지 못했다.
29일 개최된 영수회담은 사전에 조율된 의제도 없는 등 성과 없이 끝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난 여야 수뇌부는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고 헤어졌다. 5월 2일에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 21대 마지막 국회를 통과했다. 3일에는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취임해 국힘은 총선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지도부 공백사태를 면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에 박찬대 당선자를 추대했다.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5월 2주차(5일~11일)
총선 후 한 달, 갤럽 24%, 여론조사꽃 25% 윤, 2주년 기자회견 ‘공감 못해’ 60% 이상
5월 2주차 갤럽(10일 공표)과 꽃(12일 공표) 여론조사는 총선 이후 한 달을 맞은 여론조사여서 관심을 끌었다. 윤석열 정부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공감하기 힘든 강성 지지자들의 의견을 따를 것인지 등 국정 운영 방향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었다. 윤 대통령은 여야 협치는커녕 노골적으로 총선 민심에 반하는 국정 운영 방향을 택했다.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24%로 2주 전 조사와 변함이 없었지만 부정평가는 67%로 2주 전 조사에 비해 2%포인트 상승했다.
꽃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25%, 부정평가가 73.3%로 전 주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두 회사 모두 수치상으로 윤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진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국정 방향이 변하지 않는 한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총선 후 한 달 시점인데도 20%대를 유지, 실제 레임덕에 빠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용산 대통령실은 7일 민정수석실을 부활했다. 이날 국회 연금 특위에서 개혁안 합의가 무산됐다. 법무부는 8일 윤석열 대통령 장모의 가석방 적격을 판단했고, 9일에는 윤 대통령이 소통을 한다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알맹이 없는 회견이란 혹평을 받았다. 국민 60% 이상이 기자회견 내용에 공감을 못한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국힘은 추경호 당선자를 원내대표로 선출했고, 민주당은 일본정부의 라인 강탈 시도에 비판 수위를 올렸다. 대통령실 후속인사와 총리를 비롯한 개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5월 3주차(12~18일)
꽃, 대통령 지지율 27%로 반등 조짐? 서울중앙지검장 전격 교체, 김건희 방탄
꽃(20일 공표)에서만 여론조사를 했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27%, 부정평가는 71.3%로 집계됐다. 꽃 조사는 전 주에 비해 긍정평가가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2%포인트 올랐다. 강성 보수지지층에서 좋아할만한 검찰 인사와 캄보디아와의 정상회담 등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오차범위 안이어서 유의미한 변화라고는 할 수 없다.
정부 정책이나 정부 대응과 여론조사 대통령 지지율 상관관계를 살피다 보면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사례를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이미 앞에서 밝혔듯이 이재명 대표나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검사를 동원해 괴롭히면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다. 또 하나는 세금 감면 등 우파 포퓰리즘정책을 펴면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대통령이 과감한 인사를 하거나, 뭔가 마초적인 행위를 했을 때와 대왕고래프로젝트나 체코 원전 수주 등 국책 사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사를 지시하자 윤 대통령은 서울지검장 등을 교체하는 등 전격적인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현 정부를 지탱하는 70대 이상 노령층의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대통령 긍정 평가가 오르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격 교체됐다. 윤 대통령은 송 지검장 후임으로 이창수 전주지검장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5월 첫주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한 뒤 2주일, 민정수석실이 부활된 지 1주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김건희 구하기 검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난처한 입장에 빠졌고, 언론은 김건희 방탄 검찰인사라는 논평을 쏟아냈다. 16일에는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이 있었고, 김건희 여사가 5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우원식 당선자를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법원은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소심을 기각했다. 조국혁신당이 대통령 4년 중임제개헌을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2주년을 맞아 회고록을 출간했다. 18일에는 여야 지도부가 광주에서 8·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5월 4주차(19~25일)
대통령 지지율 갤럽 24%, 꽃 26.2%, 정부, 협치 가능한 국민연금개혁안 거부
5월 3주차 꽃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가 수치상으로는 가장 높은 27%여서 5월 4주차 결과가 기다려졌다. 갤럽(24일 공표)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주전과 같은 24%였고, 부정 평가 역시 67%로 동일했다. 오히려 진보성향 여론조사 회사인 꽃 조사에서 긍정평가가 26.2%(부정평가는 72,7%)로 오차범위 내이지만 갤럽에 비해 높게 나왔다. 꽃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0.8% 포인트 하락하는 등 변화가 없었다.
개혁신당은 19일 허은아 전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정부 여당은 20일 KC 미인증 해외 직구 규제문제를 놓고 혼선을 보였다. 21일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총선 민심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23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이 거행됐고, 24일에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 소통의 일환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김치찌개 만찬 행사를 가졌다. 25일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금개혁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실의 결단을 촉구했다. 연금개혁안은 가장 현실성 있는 협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여당 내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요구에 호응하지 않았다. 더 이상 협치는 기대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5주차(26~6월1일)
나경원, 4년 중임 개헌 가능성 언급, 대통령 지지율 21%로 취임 후 최저
총선 후 8주째를 맞은 5월 5주차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뼈아픈 한 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갤럽 조사(31일 공표)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1%로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낮았다. 부정평가는 70%나 됐다. 꽃 조사(6월 2일 공표)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24.6%이고, 부정평가는 73.4%를 기록했다.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갤럽조사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조차 긍정평가는 35%에 불과하고 부정평가가 54%나 됐다. 연령별로 보면 60대에서 긍정평가가 30%인 반면 부정평가는 61%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만 유일하게 긍정평가(49%)가 부정평가(33%) 보다 높았다. 윤 대통령이 70대 이상 노령층의 지지로 겨우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국힘을 지지하는 국민 가운데 35%가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응답한 응답자의 55%가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조기레임덕에 빠진 것 아닐까 하는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26일부터 27일 양일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내세울 성과는 없었다. 27일 국힘 나경원 당선인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화에서 4년 중임제 개헌과 대통령 임기 단축 가능성을 언급, 개헌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8일 대통령실이 “황당하다”는 반응를 보이고, 추경호 원내대표가 임기 단축에 선을 긋고 나서자 정략적 의도의 개헌에는 반대한다며 뒤로 물러섰다. 나경원 당선자의 발언은 3주차에 조국혁신당에서 제안한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한 여권의 호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결과는 아니었다. 헌법 개정 논의는 조금 더 고통스런 숙성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8일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이 국힘의 반대로 국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29일 윤 대통령은 민주유공자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민의에 역행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끝으로 21대 국회가 마감됐다.
30일에는 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현직 검사 첫 탄핵안을 기각했다. 또 교육부는 내년도 의과대학 대입 정원을 1497명이 증가한 4610명으로 발표했다. 북한은 오물풍선을 남으로 날려 보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였다.
#6월 1주차(2일~8일)
총선후 2개월, 윤대통령 조기 레임덕 진입, 국정브리핑 1호, 웃음거리 전락
갤럽은 여론조사를 쉬었고, 꽃만 여론조사(9일 공표)를 실시했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25.9%이고 부정평가는 73.1%로 집계됐다. 무응답층은 1%로 전주와 차이가 나지 않았다. 총선 이후 두 달이 지난 시점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고착되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 전과 비교하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평균 10%포인트 하락했다. 대구·경북(긍정 41%, 부정 54%)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대통령 부정 평가가 높았고, 연령별로는 70대(긍정 54%, 부정 45.5%)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높았다. 자영업, 농축산업, 학생, 주부 등 모든 직업군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압도했다. 특히 화이트칼라와 학생들의 부정 평가는 80%가 넘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40%로 국힘 28.4%보다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13.6%로 두 당의 지지율 합이 53.6%나 됐다.
총선 후 2개월을 앞두고 정부는 대통령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나 지지율은 20%대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3일부터 3일 동안 아프리카 정상회의가 개최했다. 두 번째는 윤 대통령이 이날 동해에 대량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른바 대왕고래프로젝트를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밝혔다. 브리핑 직후 가스와 석유 매장 가능성을 밝힌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액트지오사가 가정집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9일에는 액트지오사 대표가 입국해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의혹만 증폭시키는 등 국정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세 번째로 정부는 4일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하는 등 대북 강경노선을 들고 나왔다. 네 번째로는 법원이 대북송금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검사와 재판부의 칼끝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했다.
5월 5주차에 대통령 지지율이 21%로 추락하자 국정브리핑 등 다양한 지지율 제고책을 동원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바로 레임덕이다. 시계바늘을 되돌려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데이터 상으로는 총선 직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실제 조기레임덕에 빠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시점은, 모두 수단을 동원했으나 실패로 끝난 6월 첫 주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6월 2주차(9일~15일)
지지율 상승 이끈 60·70대 지지자 결집과 이재명 추가 기소
총선 후 2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방법론에서부터 잘못됐다. 윤 정부의 국정 방향은 민심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진행되는 등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는 모습의 연속이었다.
갤럽 조사(14일 공표)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26%로 2주 전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총선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이다. 부정평가는 66%로 역시 2주 전에 비해 4%포인트 하락하는 등 오차범위 내이지만 증감의 폭이 큰 건 사실이다. 2주 전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다. 연령대별 긍·부정 평가도 70대 이상에서 긍정 49%, 부정 39%가 이번에는 긍정 57%, 부정 29%로 긍정평가가 8% 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60대에서도 긍정평가 30%, 부정평가 61%였던 것이 긍정평가 39%, 부정평가 55%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 원인은 먼저 이념성향 표본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5월 5주차에서는 보수성향 표본이 269개, 진보성향 283개, 중도성향 316개 등이었지만 6월 2주차 조사에서는 보수성향이 303개로 34개나 증가했다. 진보성향은 253개로 오히려 30개가 줄었다. 중도성향은 326개로 8개가 늘었다. 보수성향 표본 숫자가 크게 변하면서 유의미한 지지율 증가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론조사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어서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꽃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27.5%, 부정평가는 70.3%로 6월 첫주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지만 두 회사 모두 총선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럼 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9일부터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됐고, 북한은 이에 대응해 오물이 담긴 풍선을 살포했다. 10일부터 14일까지 윤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4개국을 순방했고,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10일에는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고, 국힘은 국회에 불출석했다. 이날 국가 권익위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관련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조사 종결을 선언했다. 12일에는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해 추가 기소를 했다.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 이들에 대한 괴롭힘은 대통령 지지율 유지에 도움이 된다. 70대 이상 노령층의 지지가 없으면 윤석열 정부는 지지기반이 사라져 스스로 무너지게 되는 구조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하면 지지기반이 무너지고, 민심을 거스르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선택은 대통령의 몫이다.
#6월 3주차(16일~22일)
국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로 대구· 경북 지지율 상승
윤석열 정부가 조기레임덕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 한 주로 평가된다. 그러나 더 깊은 수렁으로 빨려 들어간 기간이기도 하다.
갤럽 조사에서는 대통령 긍정평가가 26%이고 부정평가는 64%로 전 주와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에서 긍정평가 42%, 부정평가 40%로 의미있는 수치는 아니지만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았다.
꽃 조사에서는 대통령 긍정평가가 25.2%, 부정평가가 73.2%로 전 주에 비해 더 악화됐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갤럽과 마찬가지로 긍정평가가 49.4%로 부정평가 48.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총선 2개월이 되는 시점에 대구·경북 지역에서 여론조사 두 회사의 대통령 지지율이 나란히 호전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일주일 전에 이화영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추가 기소가 작은 변화를 만들어 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재명 대표의 기소와 대구·경북지역의 긍정평가 상승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한 질문이다. 그러나 데이터 상으로는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60대와 70대 이상 보수성향 인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구속시킬 수 있을 것 같아 지지했다”고 말한다.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이다.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돈댁을 집요하게 수사하는 것과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인디언이 기우제 지내듯 압수수색과 별건 수사를 이어가는 것도 대통령 지지율, 다시 말해 정권유지와 관련이 있다. 70대 이상 노인들 중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못한 일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해주길 바라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을 배제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대세론, 이른바 ‘어대한’을 설명할 길이 없다.
정부가 20일 경북 포항을 비롯, 대구 수성, 전남 광양 순천 여수 등 8개 광역자치단체 21개 지방자치단체를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한 것도 지지율이 조금 오르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컨벤션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념 성향별 표본이 지난 2월 흐름과 비슷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국힘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갤럽조사에서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정부 여당은 16일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를 1만 원 인상하기로 했다. 또 종부세를 폐지하고, 상속세를 인하하는 등 부자 감세를 위한 세제개편을 7월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17일에는 야 6당이 노란봉투법을 발의했고, 민주당은 대선 1년 전 대표직 사퇴를 담은 당헌에 예외조항을 신설했다. 19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육아휴직급여확대 등 저출생 대책을 다수 발표했으나 새로울 게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을 둘러싼 녹취파일 공개와 새로운 의혹들이 등장하면서 전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과 국힘 모두 전당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국힘 전당대회가 과열양상을 보일 조짐을 보이면서 갤럽의 경우 보수성향 응답자들이 33.2%로 중도성향 25.8%를 앞서고, 진보성향은 28.9%로 나타나는 등 보수성향 응답자들이 평상시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보수성향이든 진보성향이든 중도성향보다 높게 집계되는 것은 정상적인 표본의 흐름은 아니다.
6월 4주차(23일~29일)
한동훈 경선 출마 선언으로 가속화되는 윤 대통령 레임덕
6월 4주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쩌면 운명의 한 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국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정치권 조기 복귀는 필연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조기레임덕을 가속화 시킬 수밖에 없다. 한 전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되어도, 당 대표 경선에서 탈락해도 달라질 건 없다. 정치의 전면에 나선 것 자체가 윤 대통령에게는 불행의 서막이다.
갤럽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평가가 25%, 부정평가는 66%로 전 주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전 주와 다른 것은 대구·경북을 포함해 전 지역에서 대통령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다시 앞섰다는 점이다.
꽃 조사에서는 대통령 긍정평가는 26.2%, 부정평가는 72.6%로 역시 전 주에 비해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도 영향력이 일주일을 못가는, 여론 형성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임기는 많이 남았으나 레임덕 상태인 윤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한동훈은 ‘제로섬게임’을 할 수 밖에 없다. 공멸할 수는 있어도 공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남은 건 ‘너죽고 나살기 게임’밖에 없다. 1997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IMF 외환위기로 사실상 청와대에 유폐된 김영삼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벌인 일들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23일 국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후보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이 나섰다. 한동훈은 채 상병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동훈의 차별화 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4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가 위해 대표직을 사임했다. 국힘이 7개 상임위를 수용해 국회에 복귀했다. 이날 화성 아리셀 배터리공장 화재로 2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27일 윤 대통령은 임기 내에 100만 명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하겠다며 정신건강혁신위를 출범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했으며 북한은 또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7월 1주(30~7월 6일)
국힘 전당대회 컨벤션효과로 대통령 긍정평가 26%~28%,
김홍일 방통위원장 사퇴, 후임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긍정평가는 26%, 부정평가는 64%였고, 꽃 조사에서는 긍정평가 28%, 부정평가 70.6%로 집계됐다. 꽃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 28%는 총선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국힘 전당대회가 본격화 되면서 갤럽 성향별 조사에서 보수성향이 32.4%, 중도성향 28.7%, 진보성향 27.1%, 모름·무응답 12%로 보수성향 표본이 중도성향보다 많아 보수 과표집현상이 나타났다. 꽃 조사에서는 갤럽과 달리 보수성향 24.1%, 중도성향 39.9%, 진보성향 26.2%로 중도성향 표본이 가장 많았다.
30일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되었으며, 정부 여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배달비와 전기요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정무장관직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이 인도를 덮쳐 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일에는 탄핵소추를 받은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사퇴했다. 3일에는 국힘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고,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25만원 지원금 지원을 비판했다.
4일 윤 대통령은 자격 논란이 일고 있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방통위원장에 내정했고, 조국 대표는 조국혁신당 대표에 출마하기로 했다. 22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이 있었다.
#7월 2주차(7일~13일)
대통령실, 국힘 전당대회 영향력 상실, 국회, 윤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의결
윤석열 대통령은 국힘 전당대회 영향력 행사에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는 등 예전 같지 않은 모양새다. 국힘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되고 있지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하나씩 따라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갤럽 조사에서 국힘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34%가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평가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긍정평가가 25%, 부정평가가 68%로 집계됐지만, 국힘 지지자 중 30% 중반대에서 윤 대통령을 외면하고 있다는 건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 매주 민생이라는 이름으로 세금 감면 등 우파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지만 돌아선 민심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국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로 보수성향 응답자 수가 31.3%로 중도성향 28.9%보다 많지만 국정운영 평가 항목에서는 레임덕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 등 정적 죽이기 표적수사로 겨우 강성 지지층을 붙들고 있지만 이마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꽃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27.2%, 부정평가가 72.2%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동훈의 대표 경선 출마로 한 지붕 두 태양의 냉엄한 정치현실에 맞닥뜨렸다. 조만간 각종 법안과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했다. 경찰은 채 상병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논란의 핵심인 임성근 사단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해 비판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9일 채 상병 특검법 관련, 두 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법사위는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19일 개최하기로 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밝혔다. 11일 윤 대통령은 7개국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국힘은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를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는 이른바 ‘읽씹 논란’으로 이전투구를 벌였다.
#7월 3주차(14~18일)
보수결집으로 전대 컨벤션효과 지속, 윤 대통령 지지율 29%, 착시 현상 가능성
갤럽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긍정평가는 29%, 부정평가는 60%였다. 총선 이후 두 회사의 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전 주에 비해 긍정평가는 오차범위 내인 4%포인트 증가했지만 부정평가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8%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긍정평가가 47%, 부정평가 44%로 긍정평가가 앞섰다. 총선 이후 대구·경북 지역 대통령 지지율이 부정평가보다 앞선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국힘 지지자 가운데 대통령 부정평가는 26%로 전주에 비해 거의 10%포인트 개선됐다.
정당 지지율은 국힘 35%, 민주당 27%, 조국혁신당 8% 등으로 민주당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총선 이후 추이를 살펴보면 갤럽 정당지지율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율의 합이 국힘 지지율보다 평균 5%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야의 4·10 총선 득표율 결과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두 당의 합이 국힘 지지율과 동률을 기록했다.
갤럽은 이에 대해 “총선 후 비등했던 양대 정당 지지도의 격차가 2주 연속 커졌다. 이는 네 명의 후보가 격하게 경쟁 중인 국민의힘 전당대회(23일, 과반득표 없으면 28일 결선투표) 영향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국힘 전당대회가 임박해서도 양대 정당 지지도가 최대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원위치로 돌아왔다. 최근인 지난 2월에도 국힘 총선 후보 경선 때 일시적으로 국힘 정당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과의 지지율이 벌어졌다. 이른바 전당대회 컨벤션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 상승도 전당대회 영향을 덩달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레임덕에 들어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당대회가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념성향 응답자 분포를 보면 보수성향이 31.2%, 중도성향이 29.3%로, 진보성향이 27.7%로, 모름·무응답이 11.4%로 나타났다. 갤럽조사에서 보수성향이 중도성향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 표본 선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중도성향 표본에 보수성향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보수성향이 과다 표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한 주동안 정치권은 다사다난했다.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13일에는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 당했다. 14일에는 민주당이 전당대회 최고위원 본선 후보 8명을 확정, 본격적인 전당대회 레이스에 들어갔다. 15일 대통령실은 '탄핵 청문회'에 불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16일에는 김건희 여사 측에서 디올백 관련 입장문에 기존 입장을 뒤집었고, 한수원 컨소시엄이 체코 원전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졌다. 우선협상 대상은 말 그대로 우선협상 대상일 뿐인데 최종협상도 지켜보지 않고 홍보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제2의 대왕고래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원전 2기 건설 사업비가 24조 원 규모라는 것은 체코가 책정한 사업비가 24조 원이라는 것인지 우리가 입찰한 금액인지 알 수 없다. 2기 건설에 24조 원이라고 하고, 4기 건설에 30조 원이라고 하는 등 언론사 마다 뒤죽박죽이다. 참고로 아랍에미레이트(UASE) 바카라 원전은 우리나라가 1기당 10조 원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임덕 상황에서 일회성 이벤트는, 대왕고래프로젝트에서 확인했듯이 대통령 지지율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 강동형 광주대 초빙교수(전 서울신문 상무)>
'● CO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하나의 인사참사 이진숙~ 극우·언론탄압 이력에 법인카드…청문회 논란 (0) | 2024.07.24 |
---|---|
방심위원장 사퇴 다음 날, 문 걸고 기습 호선…류희림, 기자 피해 도주 (0) | 2024.07.24 |
‘김건희 소환 강조’ 검찰총장, 10시간 뒤에야 ‘출장 조사’ 알았다 (0) | 2024.07.22 |
'법꾸라지' 한동훈, 제대로 걸렸나…'댓글팀' 의혹 전말 (0) | 2024.07.22 |
전국서 모인 탄핵 청원자들 "석열·건희 감방 보내자" (1) | 2024.07.22 |
용산 도·감청 들킨 미국,.... 왜 한국 첩보활동만 찍어 기소했나 (0) | 2024.07.19 |
한미관계 순항기에 충격… 미,한국계 대북전문가 기소 파장 (0) | 2024.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