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목도한 내란에 대해 침묵하는 한 권한대행의 역사인식에 문제"

어떤 소통 노력도 하지 않던 권한대행..  ‘통합’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비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제65주년 4·19 혁명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4·19혁명 65주년 기념사에서 “부정과 불의에 맞서 목숨까지 바친 민주 영령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소중히 가꾸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독재 정권을 끌어내린 민주주의 정신을 언급하면서, 정작 12·3 내란사태를 막아낸 시민의식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아 비판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부정과 불의에 맞서 목숨까지 바치신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초석을 놓아주신 4·19혁명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4·19혁명은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빛나는 성취”라며 “1960년 2월부터 대구, 대전, 마산을 거쳐 마침내 4·19혁명으로 전국 곳곳에 울려 퍼진 함성이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4·19혁명은 시민의 힘으로 성공한 혁명으로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기반이자, 인류가 계승해야 할 고귀한 유산이 됐다. 우리는 민주 영령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며, 그 정신을 소중히 가꾸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사에서 한 권한대행은 지난 12·3내란 사태와 내란을 막아낸 시민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한 첫 사건이고, 시민들이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서 반헌법적 내란을 저지했음에도 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온 국민이 목도한 내란에 대해 침묵하는 한 권한대행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지난 내란 과정을 통해 모든 국민이 알게 된 상식”이라며 “내란 세력과 전혀 결별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12·3 내란이라는 초유의 국란을 경험한 지금, 4·19 혁명의 의미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며 “두 번 다시 불의한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민주당이 위대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이 ‘통합’을 강조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뒤 우원식 국회의장이나 옛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어떤 소통 노력도 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기념사에서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나라는 더 풍요로운 대한민국, 법치와 협치가 뿌리내린 대한민국,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조화롭게 발전하는 대한민국”이라며 “위기극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

 

일본 우익단체들 혐한 시위와 비슷
“중국인 이웃들 보기에 창피…나라가 역행”

 

 
 
                          자유대학 유튜브 갈무리

 

“짱×, 북괴, 빨갱이들 대한민국에서 빨리 꺼져라”

 

서울의 ‘작은 중국’이라고 불리는 광진구 자양동 ‘양꼬치 거리’ 인근에 사는 직장인 박아무개(33)씨는 지난 17일 퇴근길에 수상한 노래를 부르는 행진 대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과잠’(대학교 학과 점퍼)을 입고 태극기를 든 청년 무리가 중국인이 많은 주택가 한복판에서 혐중 가사의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1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중국인이 많은 동네에서 혐중 시위를 하며 대놓고 마찰을 일으키려는 극우 청년들의 행동을 보고 일본 극우들이 한인타운에서 하는 혐한 시위가 떠올랐다”며 “대학 과잠을 입은 학생들이 당당하게 혐오 발언을 하는 모습이 폭력적이었다. 중국인 이웃들 보기에 너무 창피하고 우리나라가 역행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관저에서 퇴거할 때 정문 맨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맞이했던 극우 단체 ‘자유대학’의 회원들이다. 지난 17일 자유대학 회원들은 서울 지하철 뚝섬역 인근에서 집결해 건대입구역까지 행진하며 “윤 어게인”을 외쳤다. 큰길을 따라 진행된 본행진이 종료된 뒤 일부 참가자들은 주택가 골목길에서 늦은 밤까지 혐중 노래를 불렀다.

 

자유대학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이날 행진 예고 글에는 “성수에 중국인들 많더라 가서 뿌셔보자”, “건대입구역 뒷골목 양꼬치 짱××들 화들짝 놀라겠네” 등의 인종차별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노골적인 혐중 발언을 이어가는 광경을 중국인 주민들도 함께 지켜봤다. 일부 중국인 상인들은 갈등을 유도하는 듯한 이들의 행동에 “우리가 투표권이 있냐, 뭐가 있냐”, “자기네 정치 얘기를 왜 여기 와서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중국인 상인과 시위 참여자 일부가 서로를 폭행하는 등 마찰이 생겨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골적인 ‘혐중’ 시위는 일본 우익단체들이 도쿄 한인타운 등에서 벌이는 혐한 시위와 비슷하다. 도쿄의 신오쿠보는 한국 식당과 화장품 가게 등이 늘어선 대표적인 한류 거리로 일본에서 ‘작은 한국’으로 불린다.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내 혐한 기류가 거세졌을 때, 일본 우익단체들은 이곳을 찾아 혐한시위를 자주 벌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혐중 시위는 전형적인 ‘혐오 확산’의 경로라고 지적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과)는 “특정 소수자 집단을 찍어 온라인상에서 조롱하는 것을 넘어서 오프라인으로 나와 타격을 가하는 것은 전형적인 혐오 확산의 경로다. 최근 윤 전 대통령과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노골적으로 혐중을 부추기는 상황이 이런 혐오 시위의 배경에 있다고 본다”며 “어떤 집단을 찍어 공격하는 분위기가 사회에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에는 새로운 타깃을 향해 혐오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합리적인 정치인들이 나서서 혐오 정서에 단호하게 선을 그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지혜  박고은 기자 >

대선 임박 시점에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발표

국힘과 보수언론 합세해 대대적 여론몰이 시도
민주 "시작부터 잘못된 전 정부 겨냥 표적 감사"

"불과 47일 남은 대선 개입하려는 저열한 의도"
"내란 지원 나선 감사원, 해체 수준 개혁할 것"

문재인 측도 "사실관계 왜곡, 진술 짜맞춘 소설"
헌법에도 없는 정책감사 기능, 국회로 이관해야
개헌 통해 회계‧직무감사 기능도 근본 개편 필요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통계 조작을 했다는 감사원 발표를 1면 톱기사를 비롯해 3면과 4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 지면 갈무리

 

문재인 정부가 수년간 주택·소득·고용 분야의 주요 국가 통계를 왜곡했다는 감사원 발표를 두고 문 정부 측 인사들과 더불어민주당은 도리어 감사원이 전 정부 탄압을 위한 '조작 감사'를 했다며 '해체' 수준의 대대적인 감사원 개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특히 내란수괴 윤석열의 돌격대 역할을 해온 감사원이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민주당 측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일방적인 감사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국민의힘과 수구보수 언론 등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관련 기사 ☞ 유병호와 '타이거 사단' 또…"통계 조작 아닌 감사 조작"

 

앞서 감사원은 지난 10일 감사위원회에서 2023년 9월 중간 발표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 결과'를 의결해 확정했다고 17일 공지했다.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총 102차례에 걸쳐 부동산원에 주택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통계 왜곡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통계법을 위반해 주택통계를 사전 제공할 것을 지시하고, 부동산원의 중단 요청을 12차례 거절했다는 내용도 감사 결과에 포함시켰다.

 

이 같은 통계 조작이 주택 분야뿐만 아니라 가계소득과 소득 불평등 관련 통계에서도 일어났다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국토부·부동산원·통계청 관계자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 및 인사자료 통보 조치를 했다. 감사원은 이미 2023년 9월 중간 결과 발표 때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22명에 대해 직권남용·업무방해·통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해 1월 검찰이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했다. 통계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음에도 또 기각되자 검찰은 동력을 급속히 상실하고 지난해 3월 한꺼번에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윤성원 전 1차관 등 피고인들은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채 "검찰이 소설을 쓰고 있다. 통계 조작 지시라는 건 있을 수도 없고, 있었던 일도 아니다"라며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13일 최 감사원장이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업무복귀하고 있다. 2025.3.13. 연합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1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국토부, 통계청 등 관련 공무원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낱낱이 털고 관련자 간의 관계가 어땠는지까지 염탐해 가면서 내놓은 결과가 참으로 대단했다.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당시 사무총장, 이렇게 밟아놓고 나니까 기분이 좋은가?"라며 "이 감사는 시작부터 잘못된 표적 감사였다. 일례로 주택통계의 경우, '민간 통계와 국가 통계의 결과가 서로 다른데 이것 조작 아니냐?'라는 어처구니없는 의혹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수학과를 나와 코스닥시장(현 한국거래소)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최고위원은 "저도 한때 주식시장에서 통계를 담당했던 사람인데, 표본도 다르고 지수 작성 방식도 다르고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다. 이런 멍청한 문제의식에서 억지로 출발한 감사가 멀쩡할 리 있겠는가?"라면서 "지난 2023년 국정감사에서 저를 비롯한 국토교통위원들이 이 감사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 그런데 감사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나 보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표적만 쏘아 맞히기 위한 감사였다는 사실이 이번 감사 결과로 더욱 분명해졌다. 이미 전(前) 정권이 되어버린 윤석열 정권의 잔당들이 전전(前前) 정권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 민주 정부의 성과를 흔적도 없이 지우거나 오욕하고, 민주 진영 인사들을 끝없이 괴롭히다 못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까지 분탕질을 치겠다는 것인가?"라고 감사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러려고 내란수괴 윤석열이 최재해 감사원장을 그렇게 애지중지했나 보다. 지난 14일 윤석열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 중 하나로 '국회의 감사원장 탄핵 시도'를 거론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은 자신의 수족 같은 최재해 감사원장을 생각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탄핵이 기각되어 살아 돌아온 최재해 감사원장은 윤석열을 위한 마지막 헌정으로 이 표적 감사를 갖다 바친 것 아니겠는가? 정말 좀비 같은 자들"이라고 일갈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유병호 감사위원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3.4. 연합

 

민주당 전(前)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전날 국회에서 감사원을 규탄하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진·김영배·한병도·황희·윤건영·김한규·김기표·김동아·박균택·박지혜·이기헌·한민수·손금주·박경미 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윤석열 정권에서 감사원은 검찰 앞잡이를 자처하며 전 정권을 겨냥한 무차별적 감사로 '건수'를 만들어 검찰에 수사 요청을 했다. 이를 받은 검찰 또한 그대로 대상자를 소환조사, 압수수색, 기소하는 패턴으로 지금까지 총 23건의 '야당 죽이기'를 기도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정치 탄압을 위해 만든 월성원전 감사 방해 사건, 울산 사건, 동해 사건,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및 의상 사건까지 모두 무죄 혹은 불기소, 선고유예 결과가 나와 그들의 수사는 오로지 전 정권 탄압에만 그 목적이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통계 조작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시작한 감사였고 대통령실, 국민의힘, 보수언론 등은 앞다퉈 '국기 문란' '조작'이라며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해왔다"면서 "정해진 답을 내기 위해 3차례나 조사 기간을 연장했을 뿐 아니라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로 넘긴다' '감사 방해로 감옥에 넣겠다'며 관련자를 겁박하고, 이미 쓰여져 있는 조서에 동의하도록 강요하는 등 매우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감사를 진행했다는 논란까지 제기된 바 있다"고 전했다.

 

또 "애초에 수많은 공무원, 조사원의 참여로 조작이 불가능한 통계 조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그 결론을 도출한 감사원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 부동산 통계만 놓고 보더라도 감사원이 문제 삼는 주간 동향뿐 아니라 민간기관 통계를 비롯해 다양한 통계들이 공개된다. 특정한 통계 수치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이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걸 이 분야에 대한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알 것"이라며 "그럼에도 감사원은 수년에 걸쳐 '통계 조작'에 대한 감사를 해왔고 관련자 징계라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를 내놨다. 명백한 조작 감사"라고 규정했다.

 

대책위는 "얼마 전 업무에 복귀한 최재해 감사원장은 한남동 관저 이전 의혹 담당자를 인사 조치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며 감사원장 스스로 감사원의 독립성을 부정하더니 이제는 내란 지원에까지 나선 모양"이라며 "윤석열은 파면됐고, 정권의 도구가 되어 정적 제거에 앞장서 온 감사원의 끝 역시 이제 멀지 않았다. 독립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게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다. 가장 먼저 해체에 준하는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감사원의 전 정권 표적 감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17. 연합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포럼 '사의재'도 입장문을 냈다. 사의재는 "헌법기관의 본분을 망각하고 정권의 수사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감사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감사원은 근거 없는 조작 감사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수많은 공직자를 억울하게 사법적 탄압의 굴레로 밀어 넣은 점에 대해 백배사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통계 조작을 했다는 감사원의 주장은 날조된 억지 주장"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통계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정책 효과를 판단하는 기본 수단이지만 모든 통계는 나름의 한계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이런 한계와 단점을 개선하고 정확한 시장 상황과 정책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해당 국정을 책임지는 공직자의 의무"라며 "그러나 감사원은 이런 일체의 노력들이 마치 통계 조작의 의도로 이루어진 것처럼 상상 속의 소설을 창작해 냈다.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부풀리고 증거와 진술을 취사선택해서 스토리를 꿰맞추었다"고 성토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기간 동안에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 한남동 관저 이전 부실 감사에서도 드러났듯, 정권의 비리와 부정에는 두 눈 감고 모른 척하며 면죄부를 주는 데 급급했다"면서 "더 이상의 쓸모를 찾을 수 없는 감사원은 해체 수준의 대대적인 개혁 대상이다. 정적 탄압과 공직자 군기잡기 수단으로 전락한 감사원의 정책감사 기능은 국회로 이관돼야 한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고, 정책감사 기능은 헌법이 부여한 감사원의 기능도 아니다. 차제에 개헌을 통해 감사원의 회계감사와 직무감사 기능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내란 수괴의 반인권 ‘알박기’ 인사 두고 볼 텐가

● COREA 2025. 4. 19. 15:0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인권기구 내 적폐세력 없애야 비로소 내란 종결

반인권 인사 청산으로 모범 인권국가 돌아가야

                                                     고상만 인권운동가(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 사무국장)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이 지난 11일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기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민들 앞에서 허세를 떨며 던진 말이 세상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그는 아크로비스타 주민 들과 악수하며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한다. 이때 한 주민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위로를 전하자 그는 “어차피 뭐 5년 하나 3년 하나…”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직에서 쫒겨난 그가 일말의 반성은 고사하고 대선 당시 하던 ‘정치적 어퍼컷 쇼’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니 세간에선 “윤석열과 비교해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참 선량한 파면 대통령’이었다”는 말도 회자 된다. 윤석열처럼 관저를 나오기 전, 자기 측근들을 불러 환송 만찬을 하는 뻔뻔함도 보이지 않았고, 또 적어도 “이기고 돌아왔다”는 말 따위의 허세는 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대통령이 누구를 이기고 돌아왔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주장이다. 헌법이 부여한 임기 5년도 버거워 다 채우지 못한 주제에 그걸 주민들 앞에서 웃으며 말하는 그 허세가 그야말로 해괴하기 짝이 없다.

 

모범적 인권국가가 윤석열 3년 만에 최악 국가로 전락 위기

 

문제는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임명한 정부 내 인권기구의 인사 적폐가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5년을 하나, 3년을 하나” 똑 같다고 했는데 정말 그의 대통령 재임 3년 동안 대한민국 인권 현실은 치유가 쉽지 않을 만큼 완전히 망가졌다. 정부 기구 본연의 업무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표현해도 전혀 과하지 않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제5차 전원위원회를 시작하고 있다. 2025.3.7. 연합

 

먼저 ‘국가인권위원회’부터 그렇다. 국가인권위원장 안창호는 사회적 약자 인권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 대신 ‘내란 수괴’ 윤석열과 그 수하 김용현 등의 법적 보호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방어권’을 추진하여 국민을 경악케 하였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차관급 상임위원이며 ‘군인권 보호관’ 겸임인 김용원은 군 유족의 권리를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군 유족을 고소하는가 하면 군인권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보호 요청은 각하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면 헌법재판소를 부숴 없애야 한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원 국가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2023.8.30. 연합

 

결국 안창호와 김용원의 문제는 국제적 나라 망신으로 이어졌다.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이하 ‘간리’)로부터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가 2001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특별심사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이를 위해 ‘간리’ 측은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관련된 인권 침해 및 고 윤승주 일병 유족과 군인권단체 활동가를 수사 의뢰한 사건 자료의 제출을 요청했다. 또한 회의 부재로 인한 진정 처리 지연 및 인권위 직원들의 불이익 등에 대한 자료도 요청했다.

 

‘간리’ 측은 이를 심사한 후 2004년 이후 줄곧 A등급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 인권위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국가로부터 모범적인 인권국가로 손꼽히던 우리나라 인권위원회를 윤석열은 단 3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시킨 것이다.

 

내란 직후 임명한 극우 성향 인사가 똬리 튼 ‘진화위’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또 어떤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년 12월 출범하여 국가폭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와 한국전쟁 전후한 시기의 민간인 학살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풀어준 ‘진화위’를 이명박 정부가 해산시켰다. 이를 다시 출범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애를 쓰고 노력했는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마침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외면했던 ‘진화위’의 재출범을 문재인 정부가 공약했기에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았다.

 

그때 20대 국회 마지막 날,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인 최승우 씨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공 농성에 들어간다. 15살에 강제수용시설인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가 고통을 겪었던 최승우 씨는 국회 정문 앞에서 이 법안의 제정을 요구하며 3년간 천막 농성을 해 왔다. 그런데 아무런 성과없이 20대 회기가 끝나가자 그는 ‘목숨을 걸고’ 무기한 단식 점거농성에 나선 것이다. 그런 최 씨의 절박한 사연 앞에 여야 국회의원들도 정쟁을 계속할 수 없었고 법안 개정안 처리가 이뤄질 수 있었다. 그렇게 최승우라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목숨을 걸고 얻어낸 것이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만든 ‘진화위’의 지금 위원장은 박선영이란 인물이다. 그는 2023년 5월쯤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정희의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이라 칭하며,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반대한 국민이 없었다”고 주장한 극우성향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박정희 유신독재 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고문을 당한 사람, 그리고 중앙정보부의 공작에 의해 사형당하거나 감옥 간 사람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기구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부적절의 크기가 산처럼 높고, 강물처럼 깊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제100차 위원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3.5. 연합

 

당연히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진화위’에서는 황당한 소식이 매일 같이 들려온다. 전 대통령 윤석열이 내란을 선포하고 3일 후에 장관급 위원장으로 박선영 씨를 임명한 것도 부적절한데, 그렇게 임명된 박선영 씨는 국회에 출석하여 마스크를 벗지 않아 논란이 된 ‘국정원 출신’ 황인수 국장에게 성과급으로 최고 등급을 줬다고 한다. 전 국민에게 위원회 망신을 시킨 황 국장에게 벌이 아닌 상을 내린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무려 15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 황 국장의 이야기는 과거사 위원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큰 상실감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야말로 윤석열이 남긴 정부 인권기구 인사 적폐의 상징이다.

 

인권기구 내 적폐 세력 청산 없이 내란 사태 종식 없다

 

국가인권위원장 안창호나 군인권보호관 김용원, 그리고 진화위원장 박선영과 같은 이들을 그대로 두고 윤석열 내란 사태가 해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더구나 ‘진화위’는 오는 5월 26일 조사 기간의 만료를 앞두고 ‘유족의 염원이라며’ 조직의 활동 기간 연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선영 씨가 자신의 2년 위원장 임기를 채우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가인권위’나 ‘진화위’가 그런 인사들에 대한 내란 수괴의 ‘알박기 용’ 자리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약자와 인권 피해자들의 마지막 보루인 이 인권기구들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처절히 싸웠는지를 안다면 더욱 그렇다. 양심이 있다면 그들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 사회 공동체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나는 주장한다. 윤석열 내란 사태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서도 정부 내 인권기구의 인사 적폐는 절대 방치되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