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본부, 방문진 이사 선임 비판

 

      ▲ 31일 이진숙 위원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

이진숙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10시간 만에 비공개 회의에서 MBC 대주주·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선임하자,MBC 내부에서 “총책 윤석열, 행동대장 이진숙이 단 몇 시간 만에 밀어붙인 MBC 장악 쿠데타”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본부)는 31일 윤 대통령이 임명한 방통위원 2명(이진숙 위원장·김태규 부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직후“MBC 장악에 혈안이 된 윤석열 정권의 미친 폭주”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첫출근한 이날 오후 5시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방문진과 KBS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 위원장은 현 방문진 이사 3인이 자신에 대해 제기한 기피신청을 직접 각하했다.

MBC본부는 “방통위는 대통령이 추천한 2인만으로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을 밀어붙였다. 명백한 방통위법 위반이다. 이 자체만으로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했다. 전체회의 안건은 48시간 전에 상임위원들에게 전달되고 24시간 전에 공개해야 한다는 방통위 운영규칙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했다.

이사 선임 절차 관련해선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 등도 하지 않았고, 적격성 점검 차원에서 필수적인 지원자의 정당 가입 여부 확인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온갖 법과 절차 다 위반해가며 밀실에서 졸속으로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은, 한 시라도 빨리 MBC 장악해 버리겠다는 맹목적인 목적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임된 이사진에 대해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적폐들의 집합”이라 규정했다. MBC본부는 “윤길용과 이우용은 김재철 사장 시절 각각 시사교양국장, 라디오본부장으로 국정원의 MBC장악 문건대로 해당 부문을 황폐화시켰던 주역”이라며 “허익범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드루킹 사건 특검으로 활동한 바 있고, 임무영 변호사는 지난 2019년 검사 시절, 공개적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했다. 또한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 신문에 김건희 여사를 옹호하는 기고를 썼던 김동률 서강대 교수 등 편향적이기로는 초록이 동색인 인물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대체 어떤 행정기관장이 취임 하루도 안 돼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라며 “이진숙-김태규 방통위 2인 체제는 법률이 정한 국회 추천 몫 3명의 상임위원이 없는 가운데 KBS와 MBC 대주주 방문진 이사를 선임했다.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여당 추천 몫인 7명과 6명을, 그것도 야당 추천 인사가 한 명도 없는 사상 초유의 퇴행적 이사 선임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윤석열 정권의 막가파식 방송 장악은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의 불꽃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며 “무도한 언론 탄압을 자행하며 공영방송 파괴 수위를 높여가는 윤석열 정권의 폭력에 지금도 현장을 지키고 있는 언론 노동자들은 모든 수단을 통해 저항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사에서 “사회적 공기(公器)인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재정립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했다.

MBC, 방문진 이사 선임에 “날림·꼼수·부실·위법 결정판”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10시간 만에 공영방송 이사 13명 선임안 의결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왼쪽)과 MBC 사옥. [연합]

 

MBC 측이 3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을 “날림, 꼼수, 부실, 위법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임명 10시간 만에 MBC 대주주·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과 KBS 이사 13명 선임안을 의결했다.

MBC 관계자는 이날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MBC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위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여러 법적, 도덕적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위법적으로 선임된 방문진 이사들이 기어이 칼을 휘두른다면 MBC는 절대 다수 시청자들의 사랑과 성원을 방패로 MBC가 진정한 의미의 ‘국민의 방송’으로 오롯이 제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내일 본회의 탄핵안 보고 이어 8월 2∼3일 표결 계획

민주 과방위원들,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경찰 고발키로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 후 바로 출근…"곧 계획 밝힐 것"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이날 오후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함께 임명된 김태규 상임위원과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게 야당의 일관된 입장인 만큼 이 위원장이 실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방통위가 오후 2시에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을 위한 회의를 열겠다고 한 만큼 이에 대응해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탄핵소추안이 이날 오후 발의되면 다음 날인 8월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즉시 보고하겠다는 게 민주당 계획이다.

1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보고되면 표결은 24시간 이후∼72시간 이내인 8월 2일이나 7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8월 3일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이 위원장의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과 관련해 법적 조치에도 나선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에서 밝혀진 이 위원장의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공여 의혹을 밝히기 위해 오늘 오후 대전 관할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임명의 부당성도 부각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받고 처벌돼야 할 사람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방송 장악으로 독재의 길로 가겠다는 망상을 접으라"고 맹비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이 위원장 임명은 "방송 장악과 헌법 정신 파괴 선언"이라며 "이로 파생되는 모든 갈등과 파국은 온전히 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연합=한혜원 박경준 계승현 기자 >

국회 ‘방송4법’ 처리 완료… 111시간 만에

국힘, 윤 대통령에 또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 밝혀

 

한국교육방송공사법개정안이30일오전서울여의도국회본회의에서국민의힘의원들이퇴장한가운데더불어민주당등야당주도로통과되고있다.더불어민주당이추진하는‘방송4법’가운데마지막법안이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의 숫자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 및 미디어 학회 등으로 확대하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30일 국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 4법' 가운데 마지막 법안이다.

국회는 이날 오전 9시11분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9명 전원 찬성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대해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했으나 재석 의원 189명 중 찬성 188명, 무효 1명으로 강제 종결됐다. 방송 4법 필리버스터는 지난 25일 오후 5시 반께 방통위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방송법(KBS 관련) 등을 거쳐 111시간 만인 30일 오전 9시10분께 종료됐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한국교육방송공사의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이사의 수를 9명에서 21명으로 증원하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등 다양한 주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또한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도록 했다. 또한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설립해 사장 후보자를 추천하게 하고, 이사회는 특별다수제와 결선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사장을 임명제청할 수 있게 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상 의원총회를 개최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민심 이기는 정치 없어…윤, 거부권 신중하길”

‘방송 4법’ 통과 뒤 요청

 

                우원식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5박6일에 걸쳐 이른바 ‘방송 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차례로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신중히 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30일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뒤 우원식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기에 앞서 “5박6일 본회의 열고 무제한 토론을 거쳐 4건의 법률안이 가결됐다. 4건의 개정 법률안은 현시점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국회의 결정이다. 정부는 이를 무겁게 인식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는 서로 다른 세력의 대화와 토론의 장이다. 여·야 정당만이 아니라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자리여야 한다. 그것이 협치의 본령이다. 의장의 중재안은 그 대화와 타협의 프로세스였다. 그런데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절차조차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됐다. 현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노력보다 대결의 논리가 앞섰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에 사회적 논의기구를 꾸려 합리적인 공영방송 제도를 마련하자며,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중단’을, 야당에는 ‘방송 4법 입법 강행 중단’을 요청하는 중재안을 제안했으나 정부·여당에 거절 당했다.

우 의장은 의장 중재안을 거부한 정부·여당을 향해 “단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강퍅한 권력자의 야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삼권분립 대통령제에서 권한은 대통령에게 집중돼있다. 권한이 큰 쪽이 여지를 주지 않으면 대화와 타협의 공간은 닫힌다. 더 격한 대립과 갈등만 남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표도 무제한 토론을 통해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입법부 수장의 제안마저 거부하는데 다른 누가 갈등을 중재하려 나설 수 있겠나”고 말했다. 또한 “여당은 (의장이 제시한 숙려기간 동안) 법안을 상정하지 말라는 요구만 반복할 뿐 어떤 대안도 없었다. 민주당 비난을 감수하며 중재안을 낸 의장을 편파적이라고 몰아붙였다”고 지적했다.

우 의장은 마지막으로 “윤석열 대통령께 국회의장으로서 말씀드린다. 민심을 이기는 어떤 정치도 없다. 민심을 좇으려면 국민이 선택한 국회를 통해 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와 타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용기와 결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 고한솔 기자 >

 

윤, 이진숙 이번 주 임명 강행할 듯…야당 탄핵 카드 맞불 예고

이진숙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사흘째 진행 중이다.
 

도덕성과 자질 양면에서 야당과 언론단체의 불합격점을 받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법정 시한인 29일 불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주 안에 이 후보자와 방통위 부위원장 임명을 강행하고, 이를 통해 문화방송(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개편 ‘속전속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야당은 ‘이진숙 탄핵 카드’로 맞서겠다고 예고하면서, 여야의 수싸움이 숨 가쁘게 이어질 걸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민희)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으나, 여야 간 치열한 공방 탓에 결국 보고서 채택을 하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사흘에 걸쳐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고 현장 조사까지 진행한 야당은 “청문 과정에서 수많은 위법·불법 행위 정황을 찾아냈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부적격 사유가 쌓이고 있어 ‘부적격’ 의견을 명시한 보고서 채택도 안 될 말이고, 그냥 수사기관으로 보내야 한다”(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고 주장했다. 과거 문화방송(MBC) 경영진 시절 노조 와해 공작에 앞장서는 등 자질 논란이 큰데다, 대전문화방송 사장 때 법인카드 유용 의혹까지 불거진 까닭이다. 이에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부적격 사유도 병기해 임명권자(대통령)에게 제출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회부된 날부터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만약 이 시한 안에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청문회 다음날부터 열흘 이내까지 시한을 정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송부 시한도 넘기면 대통령은 방통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 지난 26일 청문회를 마친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은 최대 8월5일까지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의 전임자인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도 1~2일로 짧게 잡은 만큼, 야당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뜸 들이지 않고 속도전에 나설 걸로 보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등 이사 선임 절차를 통한 공영방송 장악을 눈앞에 둔 만큼 지체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31일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동시에, 앞서 사퇴한 이상인 전 방통위 부위원장의 후임자를 임명해 방통위의 ‘2인 의결 체제’를 복원할 걸로 보인다. 이 부위원장의 후임으론 판사 출신인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법조인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위원장·부위원장 인선을 따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국회 상황이나 민주당 반응을 보고 적절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2인 체제가 갖춰지면 이 후보자는 취임 뒤 첫 전체회의에서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문진과 한국방송(KBS) 이사진 선임을 위한 의결을 시도할 걸로 보인다.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12일, 한국방송 이사 11명의 임기는 8월31일까지다. 앞서 방통위는 방문진과 한국방송 이사 공모를 진행해 지원자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까지 모두 마쳤고, 선임안 의결만 남겨둔 상태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경우,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 때와 마찬가지로 즉각적인 탄핵소추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만일 임명 뒤 방문진 이사 선임 등에 나서면 그 자체가 불법적인 걸로 보고 있어 당연히 탄핵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탄핵소추안 발의와 표결에는 국회 본회의 일정이 필요하고, 이 후보자는 전임자들처럼 탄핵안 가결 전에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탄핵소추를 추진하더라도 방문진 등 이사진 선임은 윤 대통령 뜻대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야당은 “이 후보자 지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부터 대오각성하고 공영방송 탈취 시도를 당장 포기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방송 4법 처리를 기필코 완수해서 공영방송을 정권의 사내 방송으로 전락시키려는 음모에 철퇴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전체회의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논의하기 위해 열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용 이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모니터에 나타나고 있다. [김정효 기자]

                                                                         < 엄지원 장나래 이우연 최성진 기자 >

 

 

"빛도 그림자도 받아들여 전하는 유산이어야"

아사히 "역사, 국가 독점물 아냐…그늘 포함 전체 역사 수용해야 유산 가치 높아져"

마이니치 "한일, 지지율 낮은 정상 향한 비판 피하려 '정치색 억제 실무대화' 중시"

 

세계유산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 소다유코 출구 =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28일 소다유코 출구 모습. 사도 광산 내부는 에도시대 흔적이 남은 '소다유코'와 근현대 유산인 '도유코'로 나뉜다. 2024.7.28 [연합]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이 30일 "애초 일본 측이 한반도 출신자 고난 역사와 진지하게 마주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복잡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 주요 언론인 아사히는 이날 게재한 '빛도 그림자도 전하는 유산으로' 제하 사설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일본 정부를 향해 "외부에서 들을 것도 없이 자신이 주체적으로 역사와 마주하는 것이 당연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한국도 위원국으로 포함된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27일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자 이튿날인 28일 한국이 요구한 '전체 역사 반영' 조치로 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을 마련해 공개했다.

전시실에는 1940∼1945년에 조선인 노동자 1천519명이 사도 광산에서 근무했으며 그들은 일본인보다 암반 뚫기 등 위험한 작업에 종사한 비율이 높았다는 설명문이 게시됐다. 또 당시 조선총독부 관여로 노동자 모집, 징용 등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른바 '군함도'(하시마 탄광) 등을 소개하는 전시 시설과 비교해 다소 진전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사히는 "강제노동인지 아닌지 일본과 한국 사이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강제' 표현을 피하면서 (조선인이) 가혹한 노동환경에 있었음을 현지에서 전시한 것은 양국 정부가 대화로 타협한 산물"이라면서도 "(조선인 노동이) 직시해야 할 사실이라는 점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사도 지역 주민들이 전시(戰時) 중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증언을 발굴했다면서 "세계유산 등재에서 시민이 더 폭넓게 관여하는 구조가 검토돼도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역사는 국가의 독점물도, 빛으로만 채색된 것도 아니다"라며 "그늘진 부분도 포함해 전체를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유산 가치를 높인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인 노동자' 전시된 일본 사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사도 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이 28일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이 있는 새로운 전시 공간을 공개했다. 사진은 박물관 외관 모습. 2024.7.28 [연합]

 

또 다른 진보 성향 언론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사도 광산 관련 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군함도 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2015년 외무상으로 재직해 양국 간 역사 인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보수파 압박을 받아 2022년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사도 광산 등재 과정에서 한국 동의를 얻어내며 '연착륙'에 성공한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셔틀 외교' 재개 등으로 구축한 개인적 신뢰 관계, 그에 따른 한일관계 개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한국 측에 '협력 안건으로 진행해 보자'라고 하며 협의해 왔다"며 "한국도 냉정하게 '해보자'고 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이 신문은 "(협의에서) 중시한 것이 정치색을 억제한 '실무적 대화'였다"는 간부 발언을 소개하고 "(양국이) 정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은 지지율이 낮은 기시다 총리, 윤 대통령이 직접 비판에 직면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는 별도 사설에서 양국이 사도 광산 등재 과정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대화를 거듭해 안정된 관계를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 도쿄=연합 박상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