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대통령 국무총리로 책임감 느껴라"

국민의힘 항의, 민주당은 "잘했다" 환호
한동훈·홍준표 모두 "한덕수 함께하겠다"
민주당 "한 시정연설은 대선 출마용 연설" 

 

우원식 국회의장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뒤 한 권한대행에 대한 발언을 하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연단 앞으로 나와 우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4.24. 연합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 의장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대행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이 끝난 뒤 한 대행을 향해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 대행이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격도 안 되는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등 헌법와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인데도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우 의장의 비판이 나온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24일 경선 토론 과정에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가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한 밑작업 중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우 의장은 먼저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며 운을 뗐다. 그는 "헌재 판결에서도 나오듯이 대통령과 권한대행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며 "대정부질문 국회 출석과 답변, 상설 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처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해달라"고 지적했다. 

 

우 의장의 작심 발언이 나오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바로 의장석 쪽으로 나와 거세게 항의했다. 우 의장은 개의치 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12·3 비상계엄 여파가 여전하고 산적한 현안에 어려움과 혼란이 가중됐다.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느껴야 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의 질타에 한 대행의 얼굴은 굳어졌다. 그는 우 의장의 발언 내내 입을 꾹 다문 채 어두운 표정으로 경청했다.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우 의장은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국민들의 삶은 탄핵과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 도탄에 빠졌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이런)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시정연설 후 발언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4.24. 연합

 

우 의장이 발언을 끝낸 후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 돌아가지 않고 "뭐 하는 거냐" "그만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우 의장의 발언이 끝난 뒤 박수를 쳤다. 일부 의원은 "우 의장 멋집니다"라며 환호했다.

 

우 의장의 이례적인 비판 발언은 12·3 비상계엄 이후 한 대행의 행태를 저격한 것이다. 한 대행은 대정부질문 때 국회 출석을 하지 않으면서 '출마설'에 관한 질문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미임명,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남발했다. 최근에는 한 대행이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30년 동안 봉인하려고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 대행의 출마를 지지하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긴급 회견문을 올렸다. 그는 "당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도 함께하겠다"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고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한 대행과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후보도 이날 자신의 SNS에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며 "특히 한덕수 총리님과 저는 초유의 계엄 상황에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수습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전했다. 두 후보 다 한 대행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국민의힘의 의중을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이런 모습이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위한 밑 작업이라고 해석한다. 

 

민주당은 이날 한 대행의 기회주의적 태도를 비난하는 논평을 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미 통상 협상을 대선 출마에 이용하려는 것은 국익은 물론 한미동맹마저 대선 판돈으로 올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대행이 기어이 대선에 출마하려고 한다"며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며 29일이라는 구체적인 출마 선언 날짜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4.24. 연합

 

조 대변인은 "(한 대행은) 오늘 시정연설에 나와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것을 아는 사람이 대선에 나가겠다고 매일같이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말이냐.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는 내란 대행"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불법 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상황에서 대선까지 안정적인 국정 관리와 중립적 선거 관리를 해야 할 권한대행이 본분을 망각하고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용납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대변인은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생각하며 미국과 통상 협상을 주도하는 것을 두고 사전선거운동이자 불법적인 관권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사실상 대선 예비후보가 나라의 명운이 걸린 한미 통상 협상을 이끌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가 그런 권리를 한 대행에게 줬냐"며 "한 대행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두렵지 않냐. 헌법과 법률을 조롱해 대선에 나서겠다는 한 대행의 대선 행보는 선거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안경호 기획관리실장 지난 21일부터 경호처장 직무대리 맡아서 조치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에 앞장섰던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대기발령됐다.

 

경호처는 25일 “안경호 경호처장 직무대리 기획관리실장이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해 4월28일자로 대기를 명했다”고 밝혔다. 안 기획관리실장은 지난 21일부터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 12·3 비상계엄의 핵심 증거 중 하나인 대통령실 비화폰 데이터 삭제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호처 직원들은 지난 8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경호처를 사조직화했으며 직권남용 등 갖은 불법 행위를 자행해 조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연판장을 돌리며 두 사람의 사퇴를 요구했다.

 

경호처 등에 따르면 김 차장은 지난 15일 내부 직원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전날 휴가를 냈다. 이 본부장도 최근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신민정 기자 >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 참석차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25일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3년은 그야말로 반동과 퇴행의 시간이었다. 마음 편할 날이 없던 3년이었다”며 윤석열 정부 3년을 작심 비판했다. 퇴임 뒤 고향인 경남 양산으로 돌아간 문 전 대통령이 공식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것은 9·19 평양 공동선언 5주년 행사에 참석한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김대중재단·노무현재단·포럼 사의재·한반도평화포럼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대통령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지 3년 됐다”며 “마음 편할 날이 없었던 3년이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함께 공들여 이룩한 탑이 여기저기서 무너지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해야 하는 나날이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자긍심은 사라지고, 추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탄식과 우려가 커져만 갔다”며 “전임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참담하고 무거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검찰총장에 발탁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고 밝혔지만, 공식석상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두루 비판한 적은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 정부가 이룬 성과들이 “모든 분야에서 멈춰서고 뒷걸음질쳤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에 대해선 “한국 경제는 지난 3년간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고에 민생경제는 더욱 어려워졌고, 잠재성장률 2%에도 미치지 못하는 1%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저성장의 늪에 깊이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토록 경제가 어려운데도 국가재정은 제 역할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 곳간이 비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서민들의 민생과 복지를 위한 정부 역할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실패와 무책임한 부자 감세에 기인한 것으로, 세수 기반이 허물어지고 우리 경제의 대응력을 약화시킨 후과를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떠안게 됐다”고 성토했다.

 

후퇴한 민주주의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 연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6위까지 상승했던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역대 최저 점수, 최저 순위를 기록했고,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해 세계 62위를 기록한 점을 들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외교·통일 문제를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법”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대 정부의 성과와 노력은 송두리째 부정됐고 남북 관계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다”고 우려했다. 또 “급기야는 윤석열 정부가 계엄을 위한 위기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을 유발하려 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 수사가 주목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는 역대 정부가 계승해 온 균형외교를 파기하고, 철 지난 이념에 사로잡혀 편협한 진영외교에만 치중했다. 그 결과 주변국의 반발을 키우며 국익은 훼손되었고, 평화와 번영의 땅이 되어야 할 한반도는 신냉전 대결의 최전선이 됐다”고 거듭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부의 모든 분야에 걸친 총체적인 국정 파탄은 대통령 한 사람의 실패가 아님을 보여준다. 집권 세력의 낡은 이념과 낡은 세계관, 낡은 안보관과 낡은 경제관이 거듭해서 총체적인 국정 실패를 초래해왔다는 교훈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12·3 내란이야말로 “대한민국 퇴행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 “민주화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시대착오적 일이 대명천지에 벌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수십년 전 군부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어둠의 역사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세계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반헌법적 비상계엄이 남긴 상처와 후유증은 매우 깊다”며 “비정상과 몰상식이 판을 치며 민주주의를 근본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현실을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고 통합과 상생, 연대와 협치의 정치도 이 토대 위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돌이켜보면, 역대 민주당 정부는 역대 보수정권이 남긴 퇴행과 무능을 바로잡고 대한민국을 다시 전진시켜내는 것이 운명처럼 됐다. 국민이 선택하게 될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훼손된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고, 더욱 유능하게 자랑스런 나라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엄지원  김채운 기자 >

 

문 전 대통령 “부당한 기소…검찰권 남용·정치화 국민께 알리겠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 참석차 25일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은 25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데 대해 “기소 자체도 부당하지만 검찰이 뭔가 정해진 방향대로 무조건 밀고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4·27 판문점 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해 우 국회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검찰의 기소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검찰의 기소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먼저 우 의장이 “(문 전 대통령이) 답변 준비 중에 갑자기 기소됐다고 해서 납득이 안 된다”며 “이렇게 절차가 안 지켜지고, 시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저도 잘 납득이 안 되는데 국민들도 납득이 안 될 것”이라고 하자 대꾸하는 형태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건 2022년 퇴임 이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하루 앞두고 검찰은 옛 사위 특혜 채용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뇌물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검찰 기소 전) 제가 기억하는 범위 내의 답변을 이미 작성해놓고 사실 관계를 깊이있게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 기록관에서 기록을 열람 중이었다”며 “그 과정이 검찰과 협의되면서 조율 중이었는데 이렇게 전격적으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소는) 검찰이 정치화되고 있고 또 검찰권이 남용된다는 아주 단적인 사례”라며 “앞으로 내 개인적인 무고함을 밝히는 차원 넘어서 검찰권의 남용과 정치화 이런 부분을 제대로 드러내고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서 나라를 빠르게 정상화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대립이나 분열이 지속된다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며 “국회가 새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민생이 안정되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 한겨레 김규남  김채운 기자 >

명품백 사건은 항고기각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결정했다. 다만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서는 재수사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고검은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피항고인 김건희의 자본시장법 위반 항고사건에 대해 재기수사를 결정했다”면서 “같은 피항고인 등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항고사건은 오늘 항고기각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는 재기수사 여부를 검토한 서울고검 형사부가 직접 맡기로 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공범들의 사건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관계인들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 등이 있어서 재기수사 명령했다는 게 서울고검 설명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가 김 여사를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출장조사한데 이어 두 사건 모두 불기소 처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 정혜민 기자 >

 

‘김건희 재수사’ 결정에…이재명 “안하는 것보단 낫지만”

 
25일 전남 나주 전남농업기술원 청년창농타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재수사하겠다는 검찰의 결정을 두고 “지금이라도 했다니까 안 한 것보다는 낫겠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나주 농업기술원에서 농업과학기술 진흥 간담회를 연 뒤 취재진에게 “주가 조작에 관여했다, 그것이 처벌받을 사안이다, 이거 전국민 중에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법이라는 게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공평해야 한다”며 “(김 여사와 관련해) 계류된 여러 사건이 있는데, 앞으로 검찰이 법 원칙에 따라서 일을 할 수도 있는, 개선된 조직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고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를 결정했다. 다만,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재수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검찰은 김 여사를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출장조사한데 이어 두 사건 모두 불기소 처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 나주/고한솔 기자 >

 

‘찐윤 중앙지검’과 서울고검은 다를까…김건희 이번엔 기소 가능성

 

 
 

 

검찰이 25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이 봐주기 수사 논란 끝에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서울고검이 다시 수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김 여사가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고검은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피항고인 김건희의 자본시장법 위반 항고사건에 대해 재기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는 재기수사 여부를 검토한 서울고검 형사부가 직접 맡기로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이 참여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한 시세조종으로 2000원 후반에 머물던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으로 피고인 9명의 유죄가 지난 3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여사의 계좌 5개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활용됐고, 법원은 이 중 3개 계좌에서 비롯된 거래 48건을 통정·가장매매로 판단했다.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의 계좌는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판단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이상거래 심리분석 결과를 보면, 김 여사와 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원 상당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돈줄’이었는데, 같은 역할을 한 손아무개씨가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로 추가 기소되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이 짙은 사건이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17일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면죄부를 준 결론뿐만 아니라 과정도 ‘봐주기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5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 적극성을 보인 송경호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서 전격 경질되고 ‘찐윤 검사’로 평가받는 이창수 검사장이 후임으로 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가 배제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이 지검장은 지난해 7월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김 여사를 경호처 부속건물에서 ‘출장 조사’를 벌였다.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검찰은 ‘주식 거래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 여사 진술을 전폭 수용하면서 그가 주가 조작 사실을 전혀 몰랐을 거라고 두둔했다. ‘노골적인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이 커졌고 이 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 2부장검사가 국회에서 탄핵소추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들의 탄핵안을 기각했지만 “김건희에게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들과)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피시(PC)의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에도 각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하였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며 부실 수사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고검이 항고 사건에 대한 재기수사를 명령하면 최초 수사를 한 검찰청의 다른 부서에서 재수사를 진행하지만, 서울고검은 직접 수사를 결정했다.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여 탄핵소추까지 됐던 이창수 지검장이 여전히 서울중앙지검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고검에서 주가조작 재수사를 지휘하게 될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앞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도 했다.

 

서울고검은 권 전 회장 등 공범들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이들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어 재기수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확정판결을 받은 이들이 김 여사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증언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원칙적으로는 수사를 해봐야 결론을 알 수 있겠지만, 기소 가능성이 없는데 재기수사 명령을 내릴 수는 없다”라며 기소 가능성을 점쳤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재기수사를 결정한 서울고검에서 직접 수사에 나선 만큼 기소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내부에서는 법원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기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 항고를 제기한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서울고검이 아주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서 김건희에 대해 엄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정혜민  곽진산  강재구 기자 >

“심신쇠약이라…” 김건희, 국회 청문회 안 나온다

‘언론사 폐간 목숨 걸었다’ 김, 불출석 사유서 제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와이티엔(YTN) 강제 민영화 등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행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가 심신쇠약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김 여사가 이날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했다.

 

김 여사는 “상기 본인은 최근 심신쇠약 등으로 외부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바 (30일) 귀 위원회에 부득이 출석할 수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길 바란다”며 불출석 사유를 설명했다. 사유서에는 김 여사가 직접 한 것으로 보이는 자필 서명도 기재됐다.

 

국회증언감정법상 출석 요구서를 송달받은 증인이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출석요구일 3일 전까지 해당 상임위 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가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증인 불출석 사유서. 페이스북 갈무리,

 

최 위원장은 “김건희씨가 과방위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왔다. 예의 바르시다”며 “심신쇠약이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과방위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와이티엔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하면서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는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김 여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이분은 ‘언론사 폐간에 목숨 걸었다'는 말뿐만 아니라 극우 유튜버를 통한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반드시 참석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어”라고 말한 육성 녹음이 지난 2월 공개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