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특별기고] 6.3 조기대선에 담고픈 시대정신

식민지·독재체제 거치며 ‘주류’ 굳힌 ‘빽 있는 사람들’
여러 번 정권 교체 성과에도 여전히 위축된 ‘비주류’
천박한 물질주의 몰아내고 ‘주류 교체’ 위한 큰 승리를

                                                                              전우용 역사학자

 

2024년 12월 3일 밤, 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에게서 박정희와 전두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계엄령 선포의 목적에서나, ‘모든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계엄포고령의 내용에서나, 수많은 사람을 불법으로 ‘수거’하여 악랄하게 ‘제거’하려는 계획을 기록한 노상원 수첩에서나, 그와 그 일당의 정신은 독재자들의 망령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에도 한동안은 군사쿠데타가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대중적 불안감이 남아 있었지만, 김영삼 정권이 군부 내 하나회를 척결하고 이어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뒤로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폭력으로 무너지리라고 걱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국인들은 ‘민주국가 국민’이라는 집단정체성을 확보한 듯했고, 스스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했다.

 

‘민주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내란공범들

 

그러나 윤석열의 계엄 선포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은 그 집단정체성과 자부심이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명료히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사실상 방해함으로써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 실행을 도왔을 뿐 아니라, 계엄 해제 이후에도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등 ‘민주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옹호하는 데에 몰두했다. 그들은 ‘내란공범’이나 ‘내란종범’으로 지목되는 것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윤석열이 구속된 뒤에도 지귀연 판사는 사상 유례없는 ‘구속기간 시간 계산법’을 창안하여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으며, 심우정 검찰총장 역시 사상 유례없는 ‘즉시항고 포기’로 화답하여 그를 탈옥시켰다. 최근 대법원 판사 12명 중 10명은 고등법원이 무죄선고한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함으로써 6.3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아예 없애고 국민의 선거권을 제한 또는 박탈하려고 했다. 이들은 ‘헌정질서 문란 범죄’를 처벌하려는 의지를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국민의힘 지지자 대다수는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는,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될 만한 주장에 동조했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가당착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윤석열 일당은 왜 내란을 획책했으며 한동안 ‘민주적이었던’ 한국 사회에는 왜 내란을 지지하는 세력이 이토록 거대한가? 내란 진압은 왜 이토록 더딘가? 우리가 역사의 무덤에 파묻은 줄 알았던 박정희 전두환 일당의 망령이 실제로는 여전히 살아서 활보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선거가 ‘독재망령’들을 영원히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는 ‘천도재(薦度齋)’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이번 선거에 두 가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가운데)과 김영삼 민주당 총재(오른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왼쪽)가 청와대에서 긴급 3자 회동을 갖고 민정, 민주, 공화 3당을 주축으로 신당 창당에 합의했음을 발표한 뒤 청와대를 나서는 모습. 2015.11.22. 연합뉴스 자료사진

 

90년 3당합당이 만들어낸 ‘보수’ 참칭 내란독재세력의 망령

 

첫째, 1987년 민주화운동이 다 풀지 못한 숙제를 완수하는 것이다. ‘87년 민주화운동의 승리’라는 말은 사실 ‘기억 조작’이다. 당시 내란독재 세력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민주화운동 세력과 타협했을 뿐이다. 1987년에 제정된 현행 헌법은 양자 간 타협의 산물이자 일종의 ‘휴전협정문’이었다. 뒤이어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정치세력이었던 김영삼과 김대중이 단일화하지 못한 결과 12.12와 5.17 내란의 공동수괴였던 노태우가 당선되었다. 후보별 득표율은 노태우가 37%, 김종필이 8%, 김영삼 김대중 합계가 55%였다. 민주정치세력의 득표수가 더 많았지만, 정권은 내란독재세력이 차지했다.

 

1988년 총선에서는 내란정당인 민정당이 34%, 유신본당인 신민주공화당이 16%,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이 합해서 4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정당이 제1당이 되기는 했으나, 내란독재세력과 민주정치세력이 각각 2개의 정당으로 나뉘어 병립하는 4당 체제가 만들어졌다. 이 체제를 ‘인위적으로’ 파괴하고 내란독재세력 절대 우위의 양당체제를 만든 것이 1990년의 ‘3당합당’이었다.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은 218석을 차지한 초거대 정당이 되었다. 민자당의 주력은 내란독재세력이었으나 이들은 주류 언론들의 도움을 얻어 ‘보수대연합’을 자처하면서 민주정치세력을 진보좌파로 몰아부쳤다. 반민주 내란독재세력이 보수를 참칭하고 자칭 ‘개혁적 보수 정치세력’에게 진보 딱지를 붙이는, 국제 기준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한국의 양당체제는 이 때부터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내란독재세력 대 민주정치세력의 대립을 ‘보수 대 진보’의 대립으로 분식(粉飾)한 한국의 양당체제는 국민 일반의 정치의식을 포획했다. 사람의 합리적 고민은 선택 가능한 영역 안에 머물기 마련이다. 김영삼 정권 시절 일시적으로 민주정당의 외피(外皮)를 썼던 민자당의 후계 정당들은 이명박 정권 때부터 공공연히 내란을 합리화하고 역대 독재자들을 미화하면서 내란독재세력의 진면목을 거리낌없이 드러냈다.

 

‘보수 대 진보’의 ‘인위적’ 정당 체제를 ‘의식적’으로 바꿀 계기

 

독재정권 시절 특권을 얻고 그를 ‘기득권화’한 사회세력도 내란독재세력의 정치담론에 동조하는 성향을 내면화했다. 이들의 영향 때문에 반인간적 군사쿠데타와 반민주적 독재체제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최근 한 여론조사업체는 한국인 중 14%가 ‘상황에 따라서는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낫다’고 생각하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그 비율이 24%라고 발표했다. 독재의 망령이 아직 저 세상으로 떠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물론 우리가 이룬 ‘민주적 성취’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를 공고히 하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계속되었다. 1990년 220석에 육박했던 민자당의 의석 수는 경향적으로 줄어들어 최근 세 차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이 모두 제1당의 지위를 잃었으며, 특히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는 100석을 조금 넘기는 정도로 위축되었다. 윤석열 일당이 내란을 획책한 배경에는 내란독재세력의 지지 기반이 계속 축소되는 추세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1990년에 내란독재세력이 ‘인위적으로’ 만든 정당 체제를 시민들 스스로 ‘의식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의 기형적 정당체제가 87년 김영삼 김대중 단일화 실패와 90년 3당합당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성찰해야 한다. 내란독재세력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지들이 다시 뭉쳐야 한다. 이번 선거가 독재세력 대 반독재세력, 반민주세력 대 민주세력, 헌정파괴세력 대 헌정수호세력의 재대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내란독재, 헌정파괴세력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또다른 내란의 위협을 소멸시키고 민주공화국을 반석 위에 올려 세울 수 있다.

 

“내가 누군 줄 알아?” 큰소리치는 ‘사회적 권위’ 해체해야

 

둘째, 내란독재세력 지지가 갖는 오래된 ‘사회적 권위’를 해체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산업화와 도시화는 농촌공동체의 해체와 함께 진행되기 마련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전래의 농촌공동체가 해체됨으로써 발생한 지역사회 내 ‘권위의 공백’을 한국인들이 자율적으로 메꿀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 식민지 권력은 자기들이 부리기 쉬운 한국인들을 지역사회 내 유력자로 만들려 했다. 세계대공황으로 식민지 농민들의 삶이 파탄지경에 이른 1930년대부터, ‘뜻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던 ‘유지(有志)’라는 말이 ‘관청과 연결된 사람’, 시쳇말로 ‘빽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지역사회에서 유지로 불린 자들은 한편으로 식민지 권력의 끄나풀 노릇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청을 상대로 한 지역민들의 로비스트 구실을 했다.

 

해방 이후에도 식민지 지배체제와 별 차이 없는 독재체제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이른바 ‘지역 유지’들의 존재 방식과 행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빽’이라는 말 자체가 ‘권력자와 연결고리가 있음’이라는 의미였다. 집권여당은 자유당에서 공화당으로, 다시 민정당으로 바뀌었지만, 지역사회 내 ‘유지(有志)’들은 늘 여당 당원이 됨으로써 자기들의 영향력을 ‘유지(維持)’하려 했다. 그들은 선거철이면 ‘부정 선거자금’을 지역주민들에게 배분하는 구실을 했고, 일상적으로는 시군구 단위에 만들어진 형식상의 ‘민간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곤 했다. 하다 못해 자동차 앞유리에 ‘○○구 청소년선도위원’이라는 스티커를 붙이면 ‘불법주차 단속’도 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웃과 시비가 붙거나 경찰의 단속을 당했을 때, “내가 누군지 알아?”라고 큰소리칠 수 있었다. 알량하지만 그래도 ‘기득권’이었다. 반면 독재정권 시절에 야당에 입당하는 것은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행위였다. 경찰과 정보기관의 사찰 대상이 될 줄 뻔히 알면서 ‘자진해서’ 야당 당원이 되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친척이든 친한 친구든 빚쟁이든,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강권을 받고서야 “절대 비밀로 해 달라”는 말과 함께 입당원서에 서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야당 당원은 자기 당적을 숨겨야 했고, 그런만큼 ‘비주류’였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석열, 한덕수, 김문수, 지귀연, 심우정, 조희대.

 

내란독재세력과 그 지지자들을 ‘소수’로 만드는 압도적 승리

 

1997년 수평적 정권교체는 ‘만년야당’을 일거에 ‘여당’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 ‘준(準) 국사범’ 취급을 받았던 사람들이 비로소 자기 정치성향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을 거치면서도 그들은 한국 사회의 ‘주류’나 지역사회의 ‘유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업체 대표와 임원, 판검사와 의사, 교회의 장로와 권사 등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정당 지지 성향은 유권자 평균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왔다. 서울 ‘강남 3구’의 투표 결과는 늘 한국사회의 ‘주류의식’과 ‘정치적 선택’의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그렇다 보니 스스로는 ‘기득권세력’이 아님에도 ‘한국사회에서 주류에 편입되려면 조선일보를 보고 보수정치세력(=내란독재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들은 정치권력의 반민주성에 대한 비판을 ‘반국가적 행위’나 ‘성공한 자들에 대한 시기심’으로 해석한다. 이런 현상도 ‘독재의 망령’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이번 선거는 한국 사회에서 100년간 이어져 온 반민주적, 독재친화적 ‘주류의식’을 청산, 교체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든 직장에서든 ‘끄나풀형 유지’들의 특권적이며 부패한 권위 대신에 주변 사람들의 신망(信望)을 토대로 한 ‘민주적 권위’가 새롭게 자리 잡아야 한다. 내란독재세력에 빌붙는 ‘천박한 물질주의’를 ‘비주류’의 지위로 몰아내고, 건강한 인본주의와 민주주의로 구성된 정치의식과 그를 체화한 사회세력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류와 비주류의 관계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내란과 독재를 추구하고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스스로 ‘소수이자 비주류’임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독재의 망령이 다시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협할 수 없을 것이다.

'김문수TV' 제작자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22개월 동안 따박따박 지급한 자문료 1억 넘어
자문회의 한번도 참석 않고 본인 수행비서 노릇

경찰 9개월 째 수사 미뤄…"피고발인 조사 전무"
진보당 정혜경 "대선 후보 자격 없어…사퇴하라"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1억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향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2025.5.20. 정혜경의원실 제공

 

'청렴영생, 부패즉사'를 내걸고 대선에 나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지난해 측근 채용 비리 의혹(업무상 배임 혐의)으로 경찰에 고발됐지만, 9개월여 동안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수사를 의도적으로 미룬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김문수 후보가 그렇게 자랑하는 청렴 문제에 대해 묻겠다"며 "측근 중의 최측근, 극우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총괄 제작자이던 사람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앉혀놓고, 국민 세금으로 1억원 넘게 월급을 준 것이 당당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문수 후보가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최창근 씨는, 김문수TV 제작자였다. 경사노위에 적합한 전문성도 없는 것은 물론, 경사노위 자문회의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한 적도 없으면서 시간당 3만 원의 자문료로 따박따박 22개월동안 월급을 받아갔다"며 "그렇게 지급된 월급이 1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후보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경사노위 위원장을 맡던 시절,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제작자이자 측근인 최창근 씨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자문회의 참석도 없이 1억 원이 넘는 자문료를 받게 한 혐의(업무상 배임 혐의)로 지난해 8월 정 의원과 시민단체에 의해 경찰에 고발된 바 있다.

 

정혜경 의원실이 경사노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유튜브 채널 '김문수TV'의 총괄제작국장이었던 최창근 씨를 경사노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최 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자문회의를 한 번도 참여하지 않고 매달 평균 470만 원 수준 자문료를 받았다. 최 씨가 이 기간에 받은 총 자문료는 1억 455만 원에 달한다.

 

아울러 경사노위 운영세칙 제17조는 위원장이 위원회 활동방향 및 주요 의안에 대한 여론 수렴 등을 위하여 자문위원을 둘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이 경사노위를 통해 확인한 업무일지에는 최 씨가 대부분 '위원장 보좌' '수행' 등 세칙에도 없는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김 후보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데 대해 자문료를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최 씨의 일정 중에는 경사노위와 전혀 관련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 43주기 추도식' 보좌 및 수행(2022년 10월 26일)도 있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을 방문, 유세하고 있다. 2025.5.20 [공동취재] 연합

 

그러나 경찰의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의 측근 채용 비리 의혹 사건은 현재 종로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고발인 조사만 하고 김 후보 등 피고발인 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기간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주변인에 대해 공판을 열고 수사를 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경찰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회피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에서는 단 한 차례의 피고발인 조사도 없었다. 자문위원의 자격이 합당한지 꼭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창근 자문위원조차 단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았다"며 "김문수 후보가 대선주자가 되면서, 경찰이 눈치보기 식으로 수사를 미룬 것은 아닌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대로라면 피고발인 조사 한번도 없이, 불송치 결정이 날 것도 우려된다"며 "극우 유튜브 제작자였다가 경사노위 자문위원이 된 최창근씨 가족이 지금 김문수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측근 채용이 아닌지, 전문성이 검증된 고용인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최 씨의 부인 함초롬 씨는 김문수 캠프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정 의원은 "경사노위 위원장, 노동부 장관을 넘어 더 큰 권력을 꿈꾸는 김문수 후보는, 더 큰 자리에 올라 더 많은 측근에게, 더 많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려는 것 아니냐"라며 "지금이라도 자격없는 대통령 후보 직에서 사퇴하라. 그것이 가장 '정정당당'한 마무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김 후보가 유튜브를 운영하며 슈퍼챗을 통해 1억 7500만 원 상당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정치자금법 위반)를 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서 자금을 기부받으면 '정치자금부정수수죄'에 해당한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변절을 '정의'로 포장한 김문수의 '과거팔이' 

대선 홍보물 속 한 문장, 감히 '정의'를 말하다니…

 

“정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선관위가 집으로 보내온 김문수 후보의 대선 홍보물에 적힌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노가 치밀었다. 감히 ‘정의’를 말하다니. 

감히 자신의 변절을 미화하다니. 이는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선다. 

기억을 조작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다. 

 

김문수가 젊은 시절, 진심이었던 시기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전태일의 죽음을 가슴에 품고 노동 현장에 투신하며, 고문과 투옥을 견뎌낸 청년 김문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등불이었고 투사의 상징이었다. “노동이 존엄한 사회”를 꿈꾸던 시절, 그는 분명 시대의 양심이었다.

 

그러나 그는 배반하고 변절했다. 

그리고 과거의 투쟁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며 권력의 계단을 밟아올랐다. 

 

대통령 후보자리에 오른 그는 지금 자신의 배신의 여정을 “정의의 길”이라 포장하고 있다.

그는 “노동운동의 열정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었다”고 말하며 정치로 향한 선택을 합리화한다. 그는 또 “흔들림 없는 원칙의 길 , 김문수가 걷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묻고 싶다. 

정말 그는 현실을 바꾸었는가? 바꾸었다면, 그 현실은 누구의 것이었는가? 노동자의 것인가, 자본의 것인가?

 

자신의 과거에 침을 뱉은 그가  진정 흔들림 없는 원칙의 길을 걸어온 것인가?

삼척동자가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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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문수,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김문수. 그의 행적 어디에서도 ‘노동자의 편’은 찾아볼 수 없다. 

 

그가 위원장으로 임명되자, 양대 노총은 즉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유는명확하다. 김문수는 노동의 대화 상대가 아닌, 노동의 적이었다.

그는 노동문제를 협상과 타협으로 해결해야 할 ‘갈등’으로 보지 않았다. ‘장애물’로 인식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그의 구호는 자본의 언어이며, 노동자에겐 통제와 억압의 기조였다. 해고를 자유화하고, 노조의 권한을 축소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것- ‘노동자가 불편한 나라’ 그것이 김문수가 말하는 ‘좋은 나라’의 실체였다.

 

그런 그가 이제 와서 보상을 거부한 깨끗한 정치인을 자처한다. 

마치 자신이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었지만 고사했다는 듯 홍보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민주화운동 보상은 연간 소득이 당시 금액으로 2,000만원  이하로  생계가 어려운  민주화운동 인정자들에게만 지급되었으며,

고소득자나 공직자는 원천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당시 국회의원이거나  도지사였을 김문수가 보상 대상이었을 리 없다.  민주화운동을 매도하는 정당에 들어간 그는 신청조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신청했다 하더라도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보상을 거부한 것으로 둔갑시켜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는 진실의 왜곡이자 위선의 극치이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결국 김문수는, 자신의 극우적 정치 노선을 ‘정의’와 ‘청렴’의 외피로 포장하여 중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고자 한다. 과거의 노동운동 이력을 다시 꺼내어, 마치 여전히 노동자의 편인 양 분칠하지만, 그 껍질 속에는 20년 넘게 노동을 억누르고 자본 권력에 복무해온 실상이 감춰져 있다.

 

그는 지금, 정의의 가면을 쓴 채 표를 구걸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는 기억한다. 노동자들은 기억한다. 그와 함께 싸웠던 과거의 동지들 역시 기억한다.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누구를 배신했으며, 누구의 손을 잡았는지를 말이다.

 

정의는 말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삶의 궤적을 통해 드러나는 법이다. 김문수는 그 궤적 속에서 ‘정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 장정수 언론비상시국회의 집행위원, 전 한겨레신문 편집인 >

 

“(대통령이) 화가 났구나, 현실과 이탈됐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이 열린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수방사령관)이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에 출동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발로 차고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법정에서 처음으로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내란 사태 당시 윤 전 대통령과 4차례 통화를 했으며 “대통령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대통령이) 화가 났구나, 현실과 이탈됐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부감이 들었다”고도 했다.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 전 사령관은 그동안 국회 국방위원회·청문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 “형사재판에서 밝히겠다”며 증언은 거부해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이런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가 “안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이해했으냐”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이해했다”고 대답했다.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줄곧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의 첫번째 통화에서는 “대통령이 ‘(국회) 현장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회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두번째 통화에서도 그가 “너무 꽉 막혀 못들어가고 있다”고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이 “너희 4명이 1명씩 들고 업고 나올 수 있잖아”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대통령이 ‘의원’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번째) 전화가 와서 대뜸 윤 전 대통령이 ‘발로 차고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하니 (정신이) 블랙아웃이 와서 아무 생각이 안 났고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윤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번, 3번 더 계엄하면 된다’고 했다는 자신의 수행부관 증언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 문을 부수라고 하는 순간 블랙아웃이 됐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부관이 ‘부대로 복귀한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 해제 이후 에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기억이 없는데 통화 기록이 1번 더 있더라고도 했다.

 

내란 사태 당시 이 전 사령관의 수행부관인 오상배 대위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등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오 대위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이 전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하지 않자, 윤 전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9일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한 국방부장관 공관 저녁 모임에서 “참가자들이 대화는 안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혼자 다 말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을 이야기하며 배신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은) 굉장히 빨리 마시고 취했고,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부축해 나갔다. 정상적으로 앉아 있기 어렵게 되니 불편한 마음도 있었던 거 같다”고 당시 술자리 분위기를 전했다.   < 권혁철 기자 >

정권 교체 가능성 커진 대선 국면에 부담느껴 그만두기로 한 듯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해 탄핵 소추됐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진 대선 국면에서 부담을 느끼고 사직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됐던 안동완 서울고검 검사도 사표를 내는 등 대선을 앞두고 검사들의 사의 표명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탄핵 소추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어 현재 건강이 안 좋지만, 복귀해서 중앙지검 주요 현안을 챙기신 후 사의를 표명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차장검사도 건강상 이유를 들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검사는 지난해 10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한 뒤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일로 국회에서 12월 탄핵 소추됐다가 지난 3월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대변인을 했던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향한 수사를 여럿 지휘했다. 2022년 7월부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있으면서 이 후보의 백현동·성남에프시(FC) 사건을, 이듬해 7월 전주지검장으로 이동한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7월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고 김 여사에 대해 대통령경호처 부속시설에서 ‘출장 조사’를 벌여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검사장은 공정한 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고검은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의 재수사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중심이 된 명태균 전담 수사팀도 김 여사에게 소환 통보를 한 상태다.

 

이날 사표를 낸 안동완 검사는 간첩 조작 사건으로 유우성씨가 무죄를 선고받자 4년 전 기소유예했던 대북송금 혐의로 그를 2014년 거듭 기소해 논란이 일었다. 2021년 대법원의 공소 기각 판결로 '공소권 남용'이 확인됐고, 2023년 9월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됐으나 헌법재판소에서 5(인용) 대 4(기각) 의견으로 탄핵안이 기각되기도 했다.  < 곽진산  정혜민  배지현 기자 >

 

이창수 왜? “감찰 피하려 선제적 사표” “윤석열 난파선 탈출”

서울중앙지검 이창수 검사장·조상원 4차장 사의 표명 법조계·정치권 반응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3월13일 탄핵소추가 기각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검찰 지휘체계가 무너져 주요 현안사건뿐 아니라 유사수신·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디지털성범죄·마약사건 등 국민의 생명·건강·재산과 관련된 민생범죄 수사도 마비가 우려된다.”

 

지난해 12월5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주도로 서울중앙지검 이창수 검사장과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서울중앙지검은 ‘지휘체계 붕괴·범죄수사 마비’를 내세워 정치권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 검사장 등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씨를 봐주기 무혐의 처분했다는 이유 등으로 탄핵소추됐다. 3월13일 헌법재판소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한 이창수·조상원 두 사람이, 두 달여만인 20일 오후 돌연 법무부에 동반 사의를 표명했다. 6·3 대선을 목전에 두고 검찰 지휘체계 혼란은 물론, 선거·민생범죄 수사 마비 우려, 특히 윤석열·김건희 부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 등을 뒷전에 둔 결정이다.

 

이 검사장은 ‘건강상 이유’를 들었다. 조 차장의 사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김건희씨 봐주기 의혹 등에 대한 감찰을 피하려는 의도 아니겠냐”고 했다.

 

이 검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때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기지사 당시 성남에프씨 후원금 수사를 했다. 전주지검장 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뒤에는 김건희씨 명품백·주가조작 의혹에 모두 면죄부를 줬다. 특히 김씨를 검찰청에 출석시켜 조사하라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의 지시를 거스르고, 대통령실 경호처 부속청사로 검사를 보내 조사하는 특혜를 제공했다.

 

검사 징계업무 경험이 있는 법조인은 “검찰총장 지시를 불이행한 것은 명백한 항명으로 감찰이 이뤄진다면 해임도 가능한 중징계 사유다. 서울고검이 무혐의 판단을 뒤집고 재기수사를 결정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역시 김건희씨를 기소하는 것으로 결론이 바뀌면 성실의무위반(직무태만)으로 징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이 검사장 등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사징계법은 검사가 퇴직을 희망할 때 법무부 장관이 징계 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검사가 해임 징계를 받으면 3년간 변호사 개업을 못 한다. 검사 징계업무 경험이 있는 법조인은 “감찰이 개시된 이후에는 사표를 내지 못하고 퇴직 절차도 중단되기 때문에, 대선 이후 예상되는 감찰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사표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사표 수리 여부가 얘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정치검찰 대표선수 이창수가 난파선에서 먼저 뛰어내렸다”고 비판했다. 윤재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창수는 부당하고 불의한 권력자를 위해 검찰권을 칼춤 추듯 썼다. 이창수가 법정에 서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했다. 

                                                                                            < 한겨레 김남일 기자 >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연합

 

'김건희 봐주기' 이창수 중앙지검장 돌연 사의…왜?

조상원 4차장검사도 동반 사의 표명


서울고검 도이치 재수사 시작하자
봐주기·특혜 장본인들 나란히 도망?
심우정 총장 면피하지 말고 징계해야

'뒷북 수사'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
정치권은 연일 김건희 비리 의혹 소환
"김문수, 김건희 특검에 협조 선언해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2025.5.20. 연합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혜·봐주기 수사'로 파문을 일으킨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동반 사의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 과정에 있었던 특혜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의 표명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20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지검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에서 특별수사를 지휘해온 조상원 4차장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의 동반 사의 표명은 서울고검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뤄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17일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김건희 씨와 그의 모친 최은순 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 지휘를 받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김건희 씨의 계좌가 동원된 것은 맞지만, 주가조작을 인지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건희 씨에 대해 단 한 차례 압수수색도 없이, 오히려 검사들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신분증과 스마트폰까지 뺏겨가며 '황제 알현 수사'를 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이에 국회는 부실 수사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5일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13일 전원일치로 탄핵소추안을 기각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2025.5.20. 연합

 

다만 헌재는 이들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기각하면서도 "김건희에게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는지, 정범이 시세조종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건희의 문자나 메신저 내용, PC 기록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음에도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적절히 수사를 했거나 수사를 지휘·감독했는지는 다소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김건희 특혜·봐주기' 수사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고검은 지난달 25일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고발인인 최강욱 전 의원이 항고장을 제출한 지 무려 약 6개월 만의 결정이었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약 20일 만이었다. 정권 교체기에 이뤄진 검찰의 재수사 결정은 그 자체로 자신들이 그동안 '정치 수사'를 했을 뿐 아니라 '특혜·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사실을 자인한 꼴이었다.

 

이로 인해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가 김건희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사의 표명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검사징계법 제7조의4는 검사가 퇴직을 희망할 경우 징계사유가 있는지 대검이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확인 결과 해임, 면직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 사유가 있는 경우 검찰총장은 지체 없이 징계 등을 청구해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나와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향하고 있다. 2025.4.11 [공동취재] 연합

 

실제 이들 퇴직 검사들에 대해 특혜·봐주기 수사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 지검장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 공천개입 및 국정농단 의혹 사건 등을 지휘하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방패'역할을 해왔던 '친윤' 검사다. 이 때문에 같은 친윤 라인인 심우정 검찰총장이 면피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두 검사의 퇴직 예정일은 대선 전날인 다음 달 2일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에 대한 향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역시 미지수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김건희 씨에게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에 출석을 요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친윤 검사인 이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기 전 모종의 가이드 라인을 이미 마련했을 것이라는 뒷이야기가 나온다. 이 지검장은 '현안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판단해 이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청탁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박건욱 부장검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아무개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선물용 금품을 건네주면서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남부지검장인 신응석 검사장 역시 '윤석열 사단'의 일원인 대표적 친윤 검사로 알려져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이뤄지는 뒷북 수사로 제대로 된 사건의 실체를 밝힐지에 대해 의문 부호가 남는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 후보 배우자 설난영 씨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 등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 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2025.5.20. 연합
 

다만 수사 과정과는 별개로, 이 지검장과 조 차장검사가 이례적인 동반 사의 표명을 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두고 벌어진 '특혜·봐주기 파문'과 검찰개혁 화두가 대선판에 또다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각종 비리 의혹과 특검 요구도 재소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 생중계 토론' 제안을 하면서 김건희 씨의 각종 비리 의혹과 특검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김용태 위원장의 대선 후보 배우자 TV 토론 제안에 대해 "김건희 모시더니 배우자를 대통령으로 인식하는구나"라며 "후보로 안 되는 게 뻔한데 후보 교체 시즌2 부담이라 배우자로 사실상의 교체 타진하는구나. 엉뚱하고 기괴하다"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네 차례의 특검을 줄줄이 좌절시킨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책임지라"며 "김용태 비대위원장 역시 투표 불참과 기권으로 김건희 지키기에 가담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주가조작, 명품백 뇌물 수수, 고속도로 특혜, 공천개입, 국정농단 등 김건희의 비리 의혹은 이루 나열하기도 벅차다"며 "김용태 위원장과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김건희 특검 도입에 협조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