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 대선, 해리스 대 트럼프 대결 확정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AFP연합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로써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확정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나를 이 길로 이끈 최근 몇 년의 과정은 의심의 여지 없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나는 이런 예상 밖의 일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대신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서 정당,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나와 같이 자라 힘들게 일하며 꿈을 위해 살아온 사람을 위해, 그들의 역사가 새겨야 하는 모두를 대신해 나는 후보 지명을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우리를 하나로 통합하고 경청하고 이끄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 법정에서부터 백악관까지 이것은 내 인생의 과업”이라고 했다.

그는 경쟁자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대법원이 그에게 형사 기소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그가 가지게 될 힘을 상상해 보라”면서 “그가 자신을 위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상상해 보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들에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그는 “긍정과 믿음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이 나라와 이념을 위해 싸우고, 미국인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특권의 책임을 지켜내자”며 “이제 그곳으로 떠나자. 이제껏 말해지지 않았던 아주 특별한 이야기의 위대한 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 가자”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32일 만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최초의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쓰게 된다. < 박은경 기자 >

 

1943∼45년 강제수용소 나치 사령관 비서로 일해

 

이름가르트 푸르히너 [AP 연합]
 

나치 시절 강제수용소에서 타자수로 일한 99세 할머니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독일 연방법원은 20일(현지시간) 살인방조·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름가르트 푸르히너(99)의 항소를 기각하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푸르히너는 1943년 6월부터 1945년 4월까지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독일 검찰은 그의 업무가 나치의 조직적 집단학살을 도왔다고 보고 1만505건의 살인방조와 5건의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변호인들은 당시 18∼20세이던 피고인이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기 때문에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강제수용소 이전 은행에서 한 업무와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중립적'으로 행동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사령관의 서신을 관리했고 수용소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에서 일했으므로 대량학살을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 터 [EPA 연합]
 

단치히(현재 폴란드 그단스크)에 설치된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는 1939∼1945년 약 11만명이 수감됐고 이 가운데 약 6만5천명이 사망했다.

독일 검찰은 2016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들을 상대로 푸르히너의 학살 가담 정황을 수사한 뒤 2021년 기소했다.

법원은 첫 재판 당일 양로원에서 벗어나 도주한 그를 체포해 법정에 강제로 세웠다.

그는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다. 당시 슈투트호프에 있었던 걸 후회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라며 말했다.

독일은 강제수용소 경비병에게 살인방조 혐의를 인정한 2011년 판결 이후 경비병 출신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으나 사무직원 기소는 푸르히너가 처음이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이 사건이 국가사회주의(나치) 대량학살에 대한 마지막 형사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베를린=연합 김계연 특파원 >

미국 민주당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국인들' 모임의 진 김 공동회장

"이민자 출신 해리스, 한국계 큰 이해…한반도 정책 일관성 기대"

 한국계 출신 대의원 10여명…별도 오찬 모임 등 활발한 존재감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국인 모임' 진 김 공동회장 (시카고 연합=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국인 모임' 진 김 공동회장이 19일(현지시간)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4.8.19.
 

 "2008년 오바마 (대선) 당시보다 더한 것 같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부터 4차례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참여해 온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국인 모임' 진 김 공동회장의 평이다.

민주당 전대 첫날인 19일(현지시간)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만난 김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실패한 (TV)토론 이후 한국인 공동체 사이에서 민주당의 대선 승리에 의구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30일간의 변화로 공동체 내에서 큰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06년 워싱턴 DC에서 첫 민주당계 보좌관으로 정계에 몸을 담은 그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 재선에 도전하는 한편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레이스에서 한국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의원이기도 한 김 회장은 "한국인들 역시 최초의 아시아·흑인계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고조된 상태"라며 "이번이야말로 한국계 미국인들 역시 역사를 쓰는 현장에 동참할 기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은 그간 미국의 주요 선거에서 이렇다할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전대에 참석한 한국계 대의원 수만 10여명에 이를 정도로 이제는 정치적으로도 무시하지 못할 집단으로 위상을 달리하고 있다.

지지 모임만 해도 20일 별도의 지지 오찬을 조직하는 것을 비롯해 활발한 활동을 계획중이다.

김 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자의 딸로서 우리와 같은 경험을 공유한 인물"이라며 "그가 대선 후보가 됨으로써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가 정권에 한층 깊게 참여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분열로 치달았던 반면, 이민자들의 사정을 잘 아는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하면 통합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같은 이민자들은 사실 이방인을 위하지만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은 큰 기회"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해리스 정부의 인도태평양 정책은 큰 틀에서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계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대북 정책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예측 불가능성에서 벗어나 한층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흥미는 완전히 혼란 그 자체였고 우려스럽기 짝이없는 것이었다"며 "이런 사람에게 한반도를 포함한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을 맡겨도 되느냐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훨씬 숙련된 전문가들이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했고, 이는 해리스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은 장담해도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100%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그녀는 이전에도 이미 주법무장관, 상원의원 등으로 활동했고 내가 이제까지 지켜본 어떤 인물보다 한층 준비된 후보"라고도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계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민자 출신 유색인종 진보 대통령이 탄생할 경우 이 같은 정계 진출의 문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도 기대했다.

김 회장은 "내가 처음 의회에 발을 들일 때만 하더라도 부모님이 정치는 우리 같은 이민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대했다"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 이외에 앤디 김 하원의원이 한국계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것을 비롯해 많은 한국인들이 주 단위를 포함한 여러 선거에서 뛰고 있다"며 "한국계 미국인들은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캘리포니아 등 사실상 미국 전역에서 활발하게 정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 시카고=연합 김경희 특파원 >

 

시카고서 22일까지…바이든 첫날 연설, 해리스 대선길 열어

대규모 친 팔레스타인 시위 긴장 고조…"수만 명 운집할 것"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 연합]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대통령·부통령 후보 공식 확정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19일 오후 개막한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나흘간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각각 당의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로 추인한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이후 민주당은 이달 초 화상 호명투표를 통해 지난 5일 해리스 부통령을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월즈 주지사를 지명했다.

민주당의 간판이 된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전대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등극하면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을 향한 레이스는 본격적인 열전에 들어가게 된다.

'국민을 위해'라는 구호를 기치로 내세운 19일 전대 첫날 행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연사로 나서 해리스 부통령이 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을 열 예정이다.

당 안팎의 고령 우려에도 대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아 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13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각종 여론 조사에서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지자 지난달 21일 후보 자리에서 내려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재임 시절 자신의 주요 정책 성과를 강조하며 자신의 뒤를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및 중산층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대권 가도의 문을 공식적으로 열어주는 자리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시카고 로이터=연합]
 

이날 행사에서는 또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연설한다.

둘째 날인 20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그 엠호프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셋째 날에는 월즈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같은 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연단에 선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대 마지막 날인 22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의 집권 비전을 공개하고 대선 승리의 각오를 다지며 전당대회 행사는 정점을 찍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당대회 둘째날인 20일에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위스콘신 밀워키를 방문해 유세를 갖는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18일엔 월즈 주지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를 누비며 유세를 벌인 바 있다.

위스콘신 역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과 함께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블루월'(blue wall·민주당이 이전 대선에서 승리한 지역)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록 오차 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앞선다는 결과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대선 승리에 대한 민주당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편 전대를 앞두고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행사장 주변에서 예고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전역의 200여개 단체가 참가하는 '민주당 전당대회로 행진'(DNC 행진) 측은 전국 각지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할 예정이라면서 "시위 참가자들은 시카고에 차와 기차, 대절 버스 등을 통해 모일 것이며, 2.4마일(3.9㎞)가량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CNN에 출연해 "평화로운 시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시카고=연합 김경희 김동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