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세미나에서 말씀을 전하는 강준민 목사와 경청하는 목회자들.


KPCA동노회 영락교회서 세미나
‘영성관리’에 목회자들 관심쏠려

해외한인장로회(KPCA) 캐나다동노회(노회장 석대호 옥빌한인교회 담임목사)가 ‘목회자의 영성과 자기관리’주제로 마련한 목회자세미나가 6월2일과 3일 토론토 영락교회(담임 송민호 목사)에서 LA 새생명비전교회 강준민 담임목사를 강사로 진행됐다.
노회 교육자원부(부장 안상호 동산교회 담임목사)가 주관해 개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교단을 초월해 1백명 가까이 참석, ‘영성관리’를 향한 목회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뿌리깊은 영성’‘열매맺는 영성’‘비상하는 영성’‘배움의 영성’‘말씀 묵상의 영성’등 제목으로 이틀간 7시간여 세미나를 인도한 강준민 목사는 “목회자에게는 예수님을 닮은 성품과 지혜, 그리고 사랑의 영성이 목회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영성수련에 끊임없는 기도와 노력을 조언했다.
강 목사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뿌리깊은 영성을 통해 변화와 성숙을 추구해야한다”면서 ‘든든한 반석이신 예수님께 깊이 뿌리내릴 것’을 강조하고 “뿌리깊은 영성은 예수님의 생명을 받은 영성이며, 영성이 바로 변화를 일으키는 은총의 도구”라고 전했다. 이어 ‘영성의 여정’을 통해 예수님을 닮아가게 된다고 전한 강 목사는 “영성여정은 예수님을 믿는 단계에서 아는 단계로, 이어 예수님을 사랑하는 단계, 갈망하는 단계, 그리고 예수님을 섬기는 단계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목사는 또 “뿌리깊은 영성은 먼저 아래로 성장을 뜻하며, 이는 자신을 낮추고 속사람을 가꾸고 흑암 중에 성장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뿌리깊은 영성은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영적 인도자를 통해 든든히 세워지며, 예수님께 교훈받고 믿음 위에 굳게 서는 감사의 영성”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안에는 성장의 본능이 있고, 성장을 위해서는 고통과 불편이 뒤따른다”고 지적한 강 목사는 “고통과 소원과 만남과 은혜가 변화를 창출한다”고 영성을 통한 변화를 거듭 역설했다. 


< 문의: 416-889-7700 >



담배 3사에 156억$ 명령

● CANADA 2015. 6. 5. 17:10 Posted by SisaHan


퀘벡 고법, 100만명 흡연피해 배상 ‘역사적 판결’

캐나다 담배 회사들이 우리 돈으로 무려 14조원에 가까운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퀘벡주 고등법원 브라이언 리오던 판사는 1일 주내 흡연자들이 제기한 2건의 집단 소송 판결에서 임페리얼 토바코, 로스만스 벤슨 앤 헤지스(RBH), JTI맥도널드 등 담배 3사가 흡연 피해자들에게 156억 달러(13조8000억원)를 공동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캐나다 민사소송 손해배상액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판결은 1998년 퀘벡주 흡연 피해자들이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흡연의 건강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며 집단소송을 추진, 2012년 3월 정식 재판이 시작된지 13년만에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이에 더해, 담배회사들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방지해야 하는 일반적 의무도 게을리한 것으로 봤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배상을 받을 흡연자는 100만명에 이른다. 그 중 흡연 관련성이 입증된 암 환자들은1976년 1월을 기준으로 그 이전은 10만 달러, 그 이후는 9만 달러, 폐기종 환자들은 3만~2만4000 달러를 받게 된다. 또 담배를 끊을 수 없는 흡연자에도 1인당 130 달러씩 지급된다.
리오던 판사는 판결문에서 “담배회사들이 공공 보건 당국이나 일반 대중에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직접 고지하지 않음으로써 고객의 건강을 뒤로하고 이익 추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총 276쪽에 달하는 판결문은 또 “이는 가장 질이 나쁜 잘못으로 징벌적 배상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배 3사의 배상금은 임피리얼토바코사가 67%에 해당하는 105억 달러, 로스만스 벤슨&헤지스가 20%인 31억 달러, JTI-맥도널드가 나머지를 각각 부담하도록 비율이 정해졌다. 판결은 특히 이들 3사의 항소 여부와 상관없이 10억 달러를 우선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원고측 변호인들은 “이들 3사가 지난 50년 동안 고객에 거짓말을 해 고객의 생명권을 침해했다”며 “흡연 피해자는 물론 사회 전체의 공공 보건에도 위대한 승리가 될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담배회사들은 “캐나다 국민들이 이미 1950년대부터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상당한 경각심을 갖고 있었다”고 반박하며, 최고법원에 상고할 뜻을 분명히 했다. JTI 맥도널드는 법원 판결 직후 성명을 내어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특히 지난 40년 이상 모든 담뱃갑에 건강 경고를 인쇄하는 방식으로 강조돼 왔다”고 주장했다.
< 조일준 기자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연설을 듣고 있다.


‘소파’ 고쳐 한국이 관리·감독해야
시민단체 미대사관 옆 시위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배송된 사고를 계기로 미군이 한국 정부에 통보할 의무 없이 위험물질을 들여올 수 있게 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위험물 반입을 사전 통보받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주한미군이 한국 내에서 세균전 무기 개발 등 무분별한 위험물질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원천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세계 3대 미군 주둔지인 한국·일본·독일 중에 미군 병력 규모·무기체계 변화, 위험무기의 반입이 있을 때 사전에 통보하고 협의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한국인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미군의 탄저균을 관리감독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관련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내용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9조(통관과 관세)는 “미합중국 군대에 탁송된 군사화물”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세관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기지이긴 하지만 타국에 생화학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물질을 보낸 것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이 생화학무기로 사용되는 탄저균을 다른 나라로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저균에 대응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미군에선 탄저균을 확인하고 대응 절차를 숙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저균은 인체에 침입하면 독소를 생성하고 면역세포를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물질로 치사율이 95%에 이른다. 현행 국내 감염병예방법상 탄저균 등 고위험 병원체는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하지만, 미군은 비활성화 상태라는 이유로 탄저균 표본을 들여오면서도 사전 통보는 하지 않았다는 게 질병관리본부 쪽 설명이다.

1997년에는 걸프전 이후 방사능 오염 등의 문제로 논란을 낳은 미군의 열화우라늄탄이 주한미군에도 배치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에도 주한미군 쪽은 처음에 ‘우라늄탄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보유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사용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훈 기자, 싱가포르/박병수 선임기자>



[1500자 칼럼] 너구리에게 배운 한 수

● 칼럼 2015. 5. 29. 16:39 Posted by SisaHan

포근한 봄빛이 잔잔하게 퍼져가는 아침녘, 모처럼 눈 먼 시간이 아주 조금 주어졌다. 연중 가장 좋아하는 오월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아쉽던 참인데 끝자락이나마 잡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모카커피 한 잔을 찐하게 내려서 창가에 앉았다. 연초록 화사함으로 치장한 뜰 안 풍경이 프레임 가득 들어온다. 보랏빛 향기를 뿜어내는 라일락 군락, 가지마다 꽃술을 늘어뜨린 떡갈나무, 잔잔하게 깔린 야생화 무리 등등, 내가 늘 동동거리며 무신경하게 드나드는 사이 자연은 성찬을 준비하고 있었나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멀리 있는 자연만을 동경하면서 쫒아 다닌 내 자신이 좀 미안하다. 조그만 텃밭과 쭉쭉 뻗은 전나무 숲 그리고 그 사이로 이웃들의 통나무 헛간이 얼기설기 자리 잡고 있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다. 우리의 삶속으로 들어온 자연, 자연 속으로 들어 간 삶, 자연과 삶의 잔재들이 자유롭게 조화를 이룬 광경이 오늘따라 정겹게 다가온다. 최근에 겪은 너구리와의 전쟁을 떠 올리며 야생동물들과도 이런 관계가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은 해 본다.


얼마 전부터 침실 머리맡 천장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잠이 들 만 하면 무언가가 바스락 거려 어렵게 청한 잠을 깨워놓기 일쑤더니, 얼마 안가서 묵직한 발자국 소리를 내며 천정 안을 휘젓고 다녔다. 처음엔 지붕 위에 있는 공기 정화용 팬 사이로 침입한 새나 다람쥐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가 점점 커져가는 움직임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면 너구리가 분명했다. 녀석은 이웃집 지하실에 들어서 말썽 피우는 스컹크 보다야 낳겠지만 사람과 동거하기엔 거북한 존재임은 말해서 무엇 하랴. 우리 부부는 이 대책 없는 무단 침입자를 내 쫒기 위해 수시로 천장 안을 살펴보았다. 천장과 지붕 사이, 한 길도 안 되는 캄캄한 공간에는 온열재로 뒤덮인 석면과 아래 위에서 뿜어대는 더운 열기뿐 별다른 기미를 찾아낼 수 없었다. 틈만 나면 랜턴을 비추며 답답한 공간 뒤지기를 한 지 며칠째, 큼직한 움직임 속에서 재재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아마도 그 사이 새끼를 낳은 게 틀림없었다. 순간 귀밑머리가 쭈뼛 섰다. 얇은 널빤지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부부의 가장 은밀한 침실이 너구리에게로 향하고 있었음에 모골이 송연해짐은 물론, 우리가 곤히 잠들었을 엊그제 밤, 어미의 산통과 출산이 머리 위에서 이루어졌음을 상상하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며칠 후, 너구리 일가를 퇴출시키고야 말겠다는 짝꿍의 의지 끝에 들려나온 새끼 세 마리, 아직 세상을 향해 눈도 못 뜬 채 머리를 처박고 서로 엉켜있었다. 막상 단서를 잡고 나니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었다. 새 생명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가 첫 관문이었다. 정부에서는 너구리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서 예산을 들여 줄이고 있다지만 우리의 영역 안에 들어 온 새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어미가 다시 새끼를 이끌고 본가로 회귀하기 불가능한 곳에다 유기시키기로 작정하고 집에서 먼 숲에다 놓아주었다.


문제는 그날 밤, 초저녁부터 어미가 새끼를 찾느라 천장에선 난리가 났었다. 공범인 짝꿍과 나는 새끼 찾아 헤매는 어미의 처절함에 밤잠을 설쳤다. 모성 본능은 인간 뿐 아니라 미물도 다를 바 없음을 절실히 느낀 긴 긴 밤이었다. 어미와 새끼를 갈라놓은 장본인 짝꿍에겐 어미의 거친 숨소리까지 들렸다니 그 죄책감이 나보다 훨씬 더 했나보다. 유기한 새끼들을 데려다가 어미가 잘 다니는 통로에 놓아줌으로써 우리들의 전쟁은 종지부를 찍었다. 평온해진 지금도 자리에 누우면 온몸을 던져 새끼들을 구해 낸 어미의 모성애가 천장에 느껴진다. 너구리에게 배운 한 수가 나의 지난날들을 돌아보게 한 사건, 그래서 자연은 위대하다고 하나보다.
향긋한 커피 향에 연둣물을 입힌 나의 망중한은 막 개화하기 시작한 송화(松花)를 보며 종지부를 찍는다. ‘송홧가루 날리는 유월이 오면 솔잎주를 담궈서 내 좋은 사람들에게 달려가리라’ 다짐하며.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