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 가까운 동포 참석, 민주열사 희생기리며 항쟁정신 되새겨

2자랑스런 민주한인상민주원로 2명에 시상,

모국 5.18 유공자단체서 10명에 감사장도 보내와 전수

모국 국가기념일이며 세계 기록유산인 5.18 민주화운동 제43주년 캐나다 동부 기념식이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토론토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2백명 가까운 한인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5.18 영령들을 추모하고 항쟁정신을 기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선언 및 결의문’을 채택, 모국 정치권에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과 진상규명 완결, 왜곡세력 규탄과 처벌 등을 촉구하고 5.18 정신으로 정의로운 민족사를 열어가자고 외쳤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식전 영상으로 시작해 국민의례와 캐나다에서의 5.18 항쟁 기념 발자취를 돌아보는 경과보고를 범민주원탁회의 오근 위원이 하고,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를 권태한 토론토 부총영사가 대독한데 이어 김정희 한인회장과 윤용섭 범민주원탁회의 고문이 각각 추념사를 했다.

김정희 회장은 “5.18 43주년을 맞으며 해외동포로써 조국을 위해 해야할 일을 다시 생각해 보고 지난 아픔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교훈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민주화와 희생자들을 위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윤용섭 고문은 모국 윤석열 정부의 비민주적·독선적인 행태와, 언론의 제역할을 외면하는 왜곡보도를 비판하며 “근본은 추종적 인간을 기르는 잘못된 한국식 교육 때문”이라고 지적, “(모국을 위해) 우리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원하는 것이 5.18 영령들의 뜻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순서로 제2회 ‘자랑스런 민주한인상’ 시상순서가 있었다. 김종천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 의장이 시상 취지와 공적소개에 이어 김정희 회장과 함께 조국의 민주화와 평화·통일 운동에 헌신한 전순영(96)·박기순(81) 두 고문에게 기념패와 꽃다발, 기념품을 전해 헌신의 삶을 칭송했다. 만주 용정에서 태어난 전순영 여사는 이산가족 찾기운동으로 미주지역 4천여 가족의 상봉을 성사시키는 등 평생 남북의 화해와 통일염원의 삶을 살며 조국의 민주화를 성원했다. 박기순 고문은 유신-군사독재 타도와 민주화 운동을 뒷받침한 70년대 ‘민건’ 때부터 모국의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을 지원한 캐나다 동포들의 시민운동에 참여해 5.18 항쟁 규탄과 피해자 돕기에 나서는 등 지금까지 줄곧 모국의 민주발전을 돕는 일에 힘을 쏟아왔다.

이어 모국 5.18 유공자단체가 보내 온 감사장은 윤택순 김병권 박인채 추현구 박기순 임방식 윤용섭 한장환 임승철 김창조 씨 등 캐나다 민주인사 10명에게 미주 5.18 항쟁동지회 이윤희 회장이 전달했다. 이윤희 회장은 43년전 현장에서 겪었던 5.18 항쟁의 기억을 생생하게 들려주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이날 정봉희 전 한인문인협회장은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추모 창작시 ‘다시 오월’을 낭독,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추모공연은 예멜합창단(지휘 이민영)이 ‘그리운 금강산’과 ‘평화의 기도’를 불렀고, 한국무용연구회 회원들이 ‘진혼무’로 무대를 장식했다. 사월의 꿈 합창단(지휘 조상두)는 ‘그날이 오면’을 부른 뒤 참석자들을 선도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했다.

기념식은 선언 및 결의문 채택으로 마무리 됐다. 선언 및 결의문 낭독과 선창은 이진경 민주포럼 대표와 김승엽 사월의꿈 합창단 전 단장, 이승재 호남향우회 전 부회장이 합동으로 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조국의 안위와 민주주의를 의로운 피로 지켜낸 5.18 희생 영령들의 숭고한 뜻과 항쟁의 의의를 가슴마다 뜨겁게 새겨 다짐하고자 한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불의를 혁파하여 정의롭고 평화로운 대동세상을 만들어 갈 시대적 책무와, 널리 이롭게 할 홍익인간의 민족적 소명을 다시금 깨우치는 5.18 정신을 가슴에 품고, 결연한 의지를 모으자”고 거듭 강조, 4개항을 결의 및 촉구했다.

결의문은 ▲민족사의 정의로운 가치인 5.18 정신을 선양-제창하고, 국정철학으로 명심하며 헌법전문에 수록할 것, ▲진상조사위 시한내 명백한 진실규명과 왜곡세력 규탄 및 처벌촉구, ▲신군부 생존 주역들 양심고백과 속죄, 부정재산 헌납 및 은닉재산 몰수, ▲ 민족 자존을 지키고 시대를 선도하는 품격의 나라를 소망하며 민주 · 정의 · 인권 · 평등 · 대동 평화의 5.18 항쟁정신과 공동체 가치를 깨우쳐 정의로운 민족사를 열어가자는 다짐을 했다.

이날 기념식은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 주최로 기념식준비위원회가 주관하고 토론토 한인회와 주요 동포단체 등의 후원으로 열렸다. < 문의: 416-625-2315, canadaminju@gmail.com >

한편 캐나다 서부지역 밴쿠버에서도 ‘5.18 민주화 밴쿠버기념사업회’ 주최로 18일 오전 11시 민주평통 밴쿠버협의회 사무실에서 5.18 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견종호 밴쿠버 총영사와 심진택 밴쿠버 한인회장, 재향군인회 캐나다서부지회 장민우 회장, 평통 밴쿠버협의회 신태용 부회장, 미쉘 김 밴쿠버여성회 회장 등이 참석해 조촐한 기념식하며 5.18 민주영령들을 추모했다.

기념사업회 정기봉 회장은 사정으로 참석치 못해 신태용 부회장이 대신 읽은 추모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우리 현대사애서 갖는 의미의 핵심은 절대공동체의 체험“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동부지역 기념식 참석자들이 채택한 선언 및 결의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선언 및 결의문 전문]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캐나다 동부 기념식, 선언 및 결의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과거를 바로세우지 못하면 현재와 미래가 바로서지 못한다」

5,18 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가 다시 새겨야 할 시대적·정신적 교훈이다.

오늘 마흔 세번 째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거행한 우리 캐나다 동포들은, 역사가 거꾸로 가듯, 방심한 사이에 득세한 비민주와 인권경시, 불의와 불평등, 평화의 위기를 보며, 조국의 안위와 민주주의를 의로운 피로 지켜낸 5.18 희생 영령들의 숭고한 뜻과 항쟁의 의의를 가슴마다 뜨겁게 새겨 다짐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항쟁이 일어난지 반세기를 바라보는 지금까지, 수많은 의혹들을 명백하게 규명하지 못한 채, 왜곡과 폄훼의 언동을 버리지 못하는 역사부정 세력의 준동을 접하며,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민주열사들의 울분의 눈물이 흐르는 듯 하여 부끄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민주 · 정의 · 인권 · 대동평화의 빛을 발한 5.18은 살아있는 한국사이며, 세계인류가 인정하는 민족의 자부심이고, 우리들 공동체 가치의 위대한 비전이다. 세월이 흘러도 산천은 안다. 시대가 변해도 5.18 항쟁 정신은 펄펄 살아 숨쉴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불의를 혁파하여 정의롭고 평화로운 대동세상을 만들어 갈 시대적 책무와, 널리 이롭게 할 홍익인간의 민족적 소명을 다시금 깨우치는 5.18 정신을 가슴에 품고, 결연한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하며 촉구한다.

● 하나, 5.18 항쟁정신은 한국 민주주의를 살려내고 한민족의 의로운 정체성을 빛낸 민족사의 정의로운 가치이며, 인류 공동체의 기념비적인 기록유산이다. 우리 모두 5.18 정신을 심지에 새기고 선양을 제창한다. 특히 정치인들은 국리민복의 국정 철학으로 명심하여 하루빨리 헌법전문에 수록하라!

● 하나, 5,18 항쟁의 역사적 · 법적 정의와 평가는 이미 끝났음에도 발포명령과 실종자, 암매장 등 각종 의혹이 남아있고, 집권세력까지 포함한 일부 반역사, 반민주적 무리는 왜곡처벌법을 무시한 거짓선동으로 5.18을 욕보인다. 우리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금년 말까지의 활동기간을 절체절명의 마지막 기회로 삼은,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아울러 5.18 왜곡세력을 강력 규탄하며, 처벌을 촉구한다!

● 하나, 5.18 학살에 동원됐던 군인들과 신군부 생존 주역들은 여전히 어둠 속에서 헤매지 말라. 지금 당장 민족과 역사 앞에 숙연한 양심과 의로운 고백으로 동족 살상의 반인도적 죄과를 속죄하고 항쟁의 진실을 증언하라. 아울러 피눈물 뒤에 숨어 호의호식하는 부정재산을 국민 앞에 헌납하라! 전두환과 그 일당의 은닉재산을 철저 조사해 몰수하라!

● 하나, 우리는 최근 조국의 반민주 · 반민족 · 반역사적인 흐름과 냉전 회귀적인 행보에 깊은 우려와 경계심을 갖고 충언하고자 한다. 바라건대 민족의 자존을 지키며 시대를 선도하는 품격의 나라, 국내외 동포들이 하나된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 모두 민주 · 정의 · 인권 · 평등 · 대동 평화의 5.18 항쟁정신과 공동체 가치를 깨우쳐 정의로운 민족사를 열어가자!

2023년 5월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3주년 캐나다 동부 기념식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