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달 광복 이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매국적 사건들
후쿠시마 오염수- 이동관 두 개의 파고, 한국사회 덮쳐
나라 안팎에서의 일대 역행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드는 때, 하늘은 높고 청명합니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한국사회를 숨막히게 하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주간인 광복의 달 8월, 그러나 광복의 달은 마치 거꾸로 선 광복의 달처럼 대한민국은 78년 만에 광복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라 안팎에서의 일대 역행이 한여름의 무더위보다 더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해방과 독립의 감격과 환희를 미래로의 발전과 번영의 원천으로 삼아야 할 이 달에 전개되고 있는 일들입니다.
지난 주 기어코 투기가 시작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의 한반도 해안으로의 접근은 한국인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위협을 넘어서 일제 일본군의 한반도 영토 상륙의 예고처럼 보입니다.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세워진 항일독립투쟁 영웅들의 흉상을 철거한다는 소식은 윤석열 정부가 핵 오염수 방류를 용인한 것은 물론 조장한 것과 함께 지난 22일부터 일주일간의 경술국치 주간을 113년 만에 재연한 듯했습니다.
만주 벌판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는 듯, 일본군의 총칼에 맞서다 스러져간 젊음들의 투혼인 듯, 돌베개에 머리를 눕히고 풍우한설을 맞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애국투사들의 비원을 한국군의 장교 생도들에게 불어넣어주던 애국선열들의 흉상을 들어내려 하는 이 기막힌 현실에 독립운동 노병들의 비통한 울음이 육사 교정에 울리는 듯합니다.
대신 그 자리에 독립군을 토벌하던 백선엽에다 맥아더와 미군 장군의 흉상을 설치하겠다니 “독립항쟁의 영웅 대신 관동군과 미군을 조상으로 삼겠다는 육사, 이제는 한국군을 괴뢰군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는 <촛불행동>의 성난 논평이 국민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말년에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서 극장의 수위로 일하면서 통한 속에 눈을 감았을 홍범도 장군은 2년 전 78년 만에 그 유해가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귀환했지만, 홍 장군에게 지금과 같은 수치와 모욕을 안기려 그의 유해를 봉환한 것인지, 홍 장군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입니다. 수천 억원 이상의 가산을 모두 털어 독립운동 자금을 대면서 그 자신은 기아의 고통에 시달렸던 이회영 선생이 오열을 할 상황입니다.
이번 주 화요일 29일은 1910년 일본에 의해 국권을 완전히 강탈당한 강제병합, 경술국치의 날입니다. 조선인에겐 치욕이며 침략자에겐 득의의 순간이었을 그날을 하루 앞둔 8월의 마지막 주간, '국치에서 광복으로'가 아닌 '광복에서 국치로'의 대역진의 끝은 어디일지, 매일 매달이 국치가 되는 현실입니다.
나라가 나라다워야 '조국' 되는 것
8월을 보내면서 우리는 '조국'이란 그것이 참으로 위할 만한 것이라야, 나라가 나라다울 때라야 진정한 조국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이 땅에선 단지 자주와 독립의 후퇴뿐만 아니라 '문명'의 후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명을 이루는 상식과 양식의 붕괴, 그 문명의 한 근간인 권력이 정당성을 스스로 잃고 반문명으로의 길로 치닫는 것을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몰상식과 불합리가 권력의 이름으로 횡행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막는 빗장을 스스로 열어줬듯 한국사회를 지켜주는 둑이 무너지고 기초를 지탱하는 기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촛불집회 연단에 오른 박미라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오염수 방류가 세대 간 정의에 어긋난다면서 “현재를 위해 미래를 죽이는 악랄한 선택”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현재를 죽여서 미래를 없애는 행위’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 언론조차 일제히 방류 강행을 비판하는 상황인데, 정작 한국언론의 다수는 이를 ‘수산물 오염 괴담’으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오염수 해양 투기 범죄’의 직접적이고 최대의 피해자가 될 한국 어민·수산업자·상인들의 방류 반대 목소리와 한숨을 제대로 다룬 매체는 거의 없습니다. 촛불 집회에서 나온 구호처럼 “차라리 대통령을 방류하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며, "언론을 방류하라"고 외치고 싶은 국민들의 심정입니다.
가뜩이나 망가져 있는 한국의 언론을 더욱 황폐화시킬 일들이 이번 주에 벌어질 것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결국 방송통신위원장에 앉고 만 이동관 씨가 월요일 아침 언론단체들과 시민들의 반대 속에서 첫 출근과 함께 드디어 공영방송 경영진 축출과 개편에 나설 것입니다. 바다에서의 오염수의 쇄도와 공영방송에서의 언론장악의 위협이라는 밖으로부터, 또 안에서부터의 두 개의 동시 파고에 맞서는 시민들의 힘, 상식과 양식을 지키려는 힘이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주간입니다. <시민언론 민들레 이명재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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