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분석은 날씨 같은 임의적 요소들을 반영한 한두 개 경제 보고서로 인해 과도하게 흔들릴 때가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4월 일자리 보고서 이후의 분석들도 그렇다. 노동부 보고서는 4월 일자리 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업률은 7.5%로 떨어졌고, 2~3월 신규 취업자 수도 종전 발표보다 상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경기 부양책을 축소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노동부 발표를 더 정교하게 분석해 보면 그렇지가 않다.
노동부의 일자리 보고서 발표와 같은 주에, 상무부는 3월 내구재 수주율이 전달 대비 4.0% 줄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변덕스러운 운송 요소를 제외해도 감소율은 2.0%다.
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의 주문은 3월에 0.9%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1월보다 4.0% 낮은 수준이다.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2% 미만으로 올랐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시설투자 요소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상무부는 같은 주, 건설 부문의 위축을 보여주는 자료도 발표했다. 주택 건설의 높은 성장세에도 전체 건설 지출이 3월에 1.7% 떨어졌다. 공공 부문 지출이 4.1%나 감소한 탓이다. 공공 부문은 정부 지출 삭감 탓에 계속 위축될 것이고, 민간 부문 비주택 건설 투자가 계속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 건설도 더욱 악화될 것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11년 4분기 이래 지속적으로 둔화돼 왔다.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5%였으나, 이 성장률의 1%는 재고 누적 덕분이었다. 최종 수요의 성장률은 고작 연평균 1.5% 수준이다. 지난해 연평균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8%였다.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실업률이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데 필요한 2.2~2.4%보다 낮다. 국내총생산이 최근 추세에서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실업률의 지속적 감소는 어려워 보인다. 실업률은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보고서들과 다른 경제 지표들을 통해 경제가 의미 있는 확장세에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상외의 선전에도 4월 일자리 보고서는 특별히 긍정적일 게 없다.
한 달에 내재적인 일자리 증가는 10만개다. 4월 일자리가 16만5000개 늘어난 것은 한 달에 실업자 수가 6만5000명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수는 여전히 추세 수준에 비해 거의 900만개 적다. 이대로라면 경제가 추세 수준의 일자리를 회복할 때까지 10년 넘게 걸릴 것이다.
특히 4월 일자리 수에는 몇몇 중요한 부정적 요소들이 있다. 우선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0.2시간 줄었다. 그 결과 노동부의 주당 총 노동시간은 0.4%까지 감소했다. 경제 회복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큰 감소다.
또한 실업률이 1.0%포인트 감소한 것은,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비율이 7.4%인 탓이다.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 없이 일을 그만둔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노동시장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4월의 실업률은 2012년 평균보다 낮고 사실상 2011년 4분기 평균보다 낮은데, 이는 퇴직률 덕분이다.
이런 보고서들이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제시한 반면, 전문가들은 주식과 주택 시장의 강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시장은 성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주식시장은 자산효과로 이어져 소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올 한 해 이를 확인하게 될 것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주식시장이 여전히 2000년 정점 때보다 40% 낮은 상태라는 점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시장은 건설 효과를 통해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거품 시기 건설 붐은 막대한 공급 과잉을 남겼다. 그 결과 건설은 여전히 보통 수준 이하다. 주택 가격 상승은 자산효과를 통해서 소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걸린다.
요컨대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성장과 후퇴는 전문가들의 머릿속에나 있는 것이다.
< 딘 베이커 -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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