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심해자는 탈모 … 어떻게 대처?
겨울엔 머리도 휴식기… 더 많이 빠져
파마·염색은 미루는 게 바람직
‘블랙푸드’ 집착말고 고루 먹어야
흔히 탈모는 가을과 겨울철에 더 많이 진행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동물처럼 털갈이를 하지는 않지만 머리카락의 자연사를 보면 가을과 겨울에 더 많이 빠지고 봄이나 여름에 더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에 탈모 증상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인구 약 5분의1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증상인 탈모에 대해 갖가지 잘못된 상식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관련 전문의들은 두피나 머리카락을 잘 씻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며, 최근 다양해진 약물치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겨울에 퇴화되는 머리카락
머리카락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성장과 탈락을 반복한다. 성장기에는 머리카락이 자라게 하는 모낭의 세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퇴화기를 거쳐 모낭이 휴식을 취한 뒤 탈락기에 접어들면 머리카락은 빠진다. 가을 및 겨울에는 머리카락의 세포들도 퇴화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어난다. 이때 건조한 날씨도 머리카락의 탈락을 거든다. 히터 등 난방기를 사용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통은 머리카락이 하루에 50~100개 정도 빠지나, 가을·겨울에는 이보다 20개가량이 많아진다. 봄이 되면 다시 성장기에 접어드는 세포들이 활성화돼 새로 성장하는 머리카락의 수가 늘어난다. 탈모가 있는 사람도 겨울철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이런 머리카락의 성장 주기를 고려하면 탈모가 있는 사람은 가을·겨울철에는 파마나 염색 등을 미루는 것이 좋다. 또 머리카락과 두피에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줘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진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두피가 지저분하면 모낭염이나 피부염, 비듬 등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어날 수 있다. 되도록 잠들기 전 머리를 감되, 수분과 영양을 동시에 공급하는 기능성 컨디셔너 등도 도움이 된다. 다만 건성 두피라면 이틀에 한번꼴로 머리를 감는 것이 권고된다. 머리를 말릴 때 드라이기를 쓰면 머리카락이 건조해지고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큐티클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고, 꼭 써야 한다면 최소 20㎝ 이상 거리를 두고, 저온부터 단계적으로 온도를 올려 사용해야 한다. 빗은 플라스틱보다는 나무나 고무로 된 것이 좋다.
◐ 식품만으론 탈모 막기 힘들어
탈모를 예방하는 식품으로 많이들 꼽는 것이 검은콩이나 검은깨 등 이른바 ‘블랙 푸드’이다. 물론 이들 식품이 단백질과 항산화성분이 풍부해 좋은 음식이지만, 이들 식품만으로 이미 진행된 탈모를 치료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아직까지 임상시험 등을 통해 탈모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영양 불균형이 나타나지 않도록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 다양해진 탈모치료제
생활습관을 교정하고도 하루에 100개 이상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가 계속 진행된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것은 머리카락의 탈락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막는 작용으로 탈모를 치료하는 먹는 약이 있으며,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바르면 머리카락이 나는 약도 있다. 먹는 약도 기존에는 한 종류였지만 최근에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인정받은 치료제도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먹는 약의 경우 여성은 쓸 수 없고, 배우자가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남성이라면 신중한 사용이 권고된다. 부작용은 성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이나,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는 성기능 약화 등은 과장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먹는 약의 경우 비용이 한달에 5만~6만원으로 비싼 것이 흠이라 할 수 있으며, 최근 나온 제품이 조금 싸다. 바르는 약은 반년 이상 꾸준히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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