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글마당] 사기꾼

● 교회소식 2014. 2. 17. 16:39 Posted by SisaHan
사기란 나쁜 꾀로 남을 속인다는 뜻이라고 사전에 풀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기를 습관적으로 하게되면 ‘사기꾼’이라 칭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사기꾼에 속하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흔히들 사기라 하면 물질적인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속인다는 것은 반드시 물질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또 다른 내가 있으나, 우리들은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나는 숨기고 삽니다.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그 속에도 나의 이기심은 작용하고 있습니다. 옛적엔 혼인을 위하여 ‘매파’ 혹은 ‘중신애미’가 중간에서 양측을 잘 조절하여 혼인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모두 ‘속았다’ 입니다. 그래서 중신은 ‘잘 해야 뺨이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무 잘못이 없는데, 서로의 이기심에는 충족 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신해주고 받는 돈에 눈이 어두어 양측에 사기(?)를 친 중신애미의 사심이 이런 결과를 낳게 한 것입니다.

요즈음 이라고 달라졌을까요. 소위 맞선 이라는 것을 보기 전부터 사기는 들어가 있습니다. 만나는 예비 신랑 신부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속내를 다 들어내지 않습니다. 평상시의 옷차림도 아닙니다. 평상시의 얼굴도 아닙니다. 가장 좋은 옷에, 화장으로 얼굴을 예뻐보이도록 단장 합니다. 만나는 장소도 서로가 평상시 잘 이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모두 사기입니다. 서로 속이고 속아서 결혼을 하게 되면, 숨겨졌던 모든 것이 들통나게 되어서 심지어 신혼여행 가서 이혼하고 돌아오는 부부도 있다고 합니다. 복권이나, 경마, 카지노 등도 어찌보면 사기 입니다. 그러나 사기를 치고, 사기를 당하는 모든 요인은 결국 한가지 입니다. 욕심이라는 녀석 때문입니다. 욕심은 세상 모든 범죄의 원인이며 마음의 병과 일부 육신의 병까지도 욕심 때문에 생기게 됩니다. 우리들 세대의 초등학교 동창회를 가보면 약간의 욕심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순수해서 좋습니다. 감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이득을 취하기 위한 만남이 아니고 그리움의 순수한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도 나의 얄팍한 수작은 꾀를 냅니다. 나의 어두운 부분은 모든 친구에게 열어놓기를 주저합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사기’성이 들어있다는 것엔 동의하면서도 자기가 ‘사기꾼’이기는 거부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모든 행동이나 마음이 한번에 그치지 않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다면 우리 모두는 사기꾼 입니다. 사기를 친 것도, 사기를 당한 것도 원인은 나의 욕심에 있습니다. 나를 다 들어내놓지 못한 것이 가족간에도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있습니다. 내 속에 들어있는 악마와, 천사, 그리고 추함과 아름다움이 서로 다툼질을 합니다. 이럴때,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하는데 욕심은 또 나를 괴롭힙니다. 새해들어 많은 결심과 계획들이 저마다 있습니다. 여기에도 욕심은 들어가 있지 않은가요? 새해에는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하고 싶습니다. 욕심(慾心)이란,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 내거나 누리고자 함’이라고 국어사전에 풀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쉽게 풀이해서 ‘생긴대로 살자’ 입니다. 나에게 있는 것 숨기지 말고, 나의 생각 숨기지 말고, 모든 것 다 열어놓고 이웃에게 지혜를 구하고, 용서를 구하고, 이해하면서 살며는 사기꾼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합니다.

세상이 변하여 우리는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를 알고자 합니다. 서로를 이해시키려 하고, 아름답게 보이고자 노력 합니다. 직접 대면하지 않고 나누는 정보들이 과연 얼마나 순수한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저의 페친중 한분이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가끔 사진으로 올려서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사실은 뛰어난 미모를 가지신 분 입니다. 그 꾸밈없음이 기분 좋게 합니다. 저도 그런 자신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자유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도 오후에 햇볓이 들어오면서 예쁘게 빛나는 꽃들이 예뻐서 사진에 담으면서 이쪽 저쪽 방향을 옮겨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배경 화면에 잡힌 집안의 살림살이도 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였습니다. 혼자서 실소를 하였습니다. 이 사진은 지워버리자 마음먹고 지워 버렸습니다. 꽃이 예쁘면 꽃에만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우리 집안살림 배경까지는 욕심이었습니다. 올 한해, 욕심 버리기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이 글 읽으면, 당신에게도 버릴 욕심이 있느냐 할 것입니다. 아마도 나는 아내에게도 속이며 살았었나 봅니다. 욕심장이 사기꾼인데….

< 정훈태 - 동산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