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만 잘 해도 ‘생활 박사’

● 토픽 2014. 7. 31. 16:49 Posted by SisaHan
인터넷 없이는 생활 자체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럼 생활 속에서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좋은 검색 습관을 가지는 것”이라고 답한다. 검색이 상식을 늘리고 지혜를 구하는 주요 수단인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검색 습관은 자녀들의 인터넷 활용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럼 어떤 검색 습관이 좋은 것일까?


지혜로운 인터넷 활용‥ ‘검색의 비법’

올해로 10년째 검색 일을 해와 ‘검달’(검색의 달인)로 통하는 김상균 다음커뮤니케이션 검색총괄본부장에게 ‘비법’을 물었다. “비법은 무슨. 그냥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검색을 하고, 어떻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 돼요.” 헐~! “계란 삶을 줄 아세요?” 그가 느닷없이 물었다. “단백질은 60℃ 이상이면 익는 거 아세요. 대부분 계란이 익을 때까지 물을 끓이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 물이 끓는 즉시 불을 끄고 10분 정도 기다리면 돼요.” 그는 방금 전 검색을 해서 알아낸 사실이라며, 가스 요금을 엄청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검달은 무슨?’ 하는 표정을 읽었는지, 그가 “제 경험으로 볼 때”라며 말머리를 돌린다. 그는 먼저 “검색 사이트 2~3곳을 함께 이용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권했다. 검색 사이트별로 사업 모델에 따라 검색 철학이 다르고, 이용자가 검색어로 요구한 정보를 찾아오는 능력 및 찾은 정보와 검색어의 적합도를 따져 보여주는 순위(랭킹)를 정하는 방식도 다른 까닭이다.
국내 검색 사이트 업계의 막내인 줌인터넷 정상원 부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네이버와 다음은 ‘가두리’ 성격이 강하고, 구글과 줌은 개방성을 앞세우고 있다. 가두리란 이용자가 찾을 법한 정보를 확보하거나 만들어지게 한 뒤 그것부터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용자를 자기 사이트에 가둬 페이지뷰를 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개방성은 정보가 있는 사이트를 찾아주는 기능을 중시한다.
가두리 성격이 강한 검색 사이트들은 사이트 내 정보에 다른 검색엔진에서는 찾아지지 않게 하는 장치를 해두고 있다. 이 때문에 줌에서는 네이버의 카페나 블로그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다. 2~3가지 검색엔진을 함께 이용해야 하는 이유다.
 
김상균 본부장은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으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며 평소 훈련 습관을 가질 것도 권했다. 검색어를 잘 써야 한다는 얘기다. 검색어는 이용자가 검색엔진한테 주는 질문이자 명령이다.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검색엔진의 눈높이에 맞추는 게 중요한데, 짧으면서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단다. 예을 들어 ‘주유비 가장 싼 주유소’보다는 ‘싼 주유소’라고 하는 게 좋다. 주유비는 주유소에만 있고, 싼 주유소란 표현을 쓰면 당연히 가장 싼 곳부터 찾아 보여준다. ‘타이 파타야 여행 후기’는 ‘파타야 여행’이라고 하면 된다. 파타야는 타이에 있고, 정보는 당연히 후기 일테니 나머지는 사족이다.
김 본부장은 “검색 사이트가 추천하는 검색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여름휴가 계획을 짜면서 캠핑과 관련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검색어 칸에 ‘캠핑’이라고 치는 순간 관련 검색어가 주욱 나타나는데, 찾고자 하는 정보에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 선택하는 것이다.
 
그는 검색의 기본 철학에 대해 “누구한테나 똑같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엔진은 학력, 지위, 재력, 나이에 상관없이 이용자들을 똑같이 대한단다. 그는 검색어와 정보의 관계를 ‘궁합’이라고 표현했다. 정보가 만들어진 배경을 잘 이해하고 그에 잘 맞는 검색어를 사용해야 원하는 정보와 딱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맛집 찾을 때 ‘오빠’라는 표현을 함께 쓴다고 합니다. 오빠란 말을 넣는 순간, 광고성 후기는 뒤로 밀리고, 맛과 함께 좋은 추억까지 담긴 글이 위로 올라오는 거죠.”
김 본부장은 건전한 인터넷 이용 습관을 갖는 방법으로 “가족간 검색 배틀을 생활화하라”고 권했다. 여름휴가 계획을 짜면서 캠핑장이나 민박집 정보를 찾거나 주말 외식 장소 정보를 검색할 때 배틀을 하면, 훈련도 되고 재미도 더한단다. 자녀가 어린 경우, 함께 식사를 하거나 놀이를 할 때 자녀한테 자주 질문을 던져볼 것도 권했다. 예를 들어, 자장면을 먹을 때는 “자장면 색깔은 왜 이렇게 검을까?” 내지 “자장면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라고 하고, 캠핑을 할 때는 “멧돼지 나오면 어떻게 하지?”라고 물은 뒤 검색해서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아이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깨닫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현장에서 직접 찾아 익힌 지식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검색의 가장 큰 효용성은 ‘생활 참모’다. 현명한 결정을 돕기 때문이란다. 그는 이런 점을 들어 “검색엔진의 성능은 국가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검색 사이트 여러 곳을 함께 이용하면서 경쟁을 시켜, 늘 개선하고 혁신하는 자세를 갖게 해줄 것을 주문했다.
< 김재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