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소망] 기다림의 영성

● 교회소식 2015. 12. 11. 18:36 Posted by SisaHan

12월입니다. 2015년 마지막 달력을 넘기며 생각에 잠깁니다. 12월은 대강절로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시므온’과 ‘한나’는 주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리며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기도하다가 아기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도 이번 대강절에 주님이 다시 오심을 기다림으로 분쟁과 다툼이 사라지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는 실패와 상처로 얼룩진 묵은 해를 보내고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새해를 기다립니다.


막연한 기다림이란 없습니다. 기다림에는 대상과 목표와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림’에는 영성이 있습니다. ‘기다림’이란 ‘깨어 준비한다’는 뜻입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과 함께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고 신랑을 기다립니다. 그러나 미련한 처녀는 신랑이 더디오리라 생각하고 잠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갑자기 오게 됩니다. 미쳐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간 사이에 신랑이 오므로 준비하였던 자들만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습니다.
지혜로운 운전자는 겨울이 다가오면 자동차를 점검합니다. 스노우 타이어로 갈아 끼고 브레이크를 점검하고, 부동액을 채우고 원도브러쉬를 점검합니다. 갑자기 오는 폭설이나 정전을 대비하여 양초와 담요도 준비합니다. 1급 정비사는 엔진 소리만 들어도 자동차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적으로 깨어 기도하는 사람은 세상이 돌아가는 징조만 보아도 주님의 재림이 임박했음을 짐작하고 더욱 깨어 경성(警醒·警省)하며 마음을 지킵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두려움도 크지만 행복한 시간입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결혼식을 준비한는 시간은 행복입니다. 출산을 앞둔 임산부가 생명의 탄생을 기다라는 시간은 기쁨입니다. 소풍을 가는 어린이가 그날을 기다리는 시간은 셀레임입니다.
헨리 나우웬은 ‘기다림의 영성’을 이렇게 정의 했습니다. “이는 결코 무에서 유로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것은 항상 어떤 것에서 그 이상의 곳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다.”
바로 더 나은 곳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사랑’입니다. 사랑하면 끝까지 기다려 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재림이 지연되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합니다. 예수님이 더디 오시는 것은 연약한 우리를 향한 배려입니다.


올해도 주인이 원하는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주인은 그 나무를 찍어 버리고 다른 나무를 심으려 합니다. 그러나 농부는 다시 한번 주인에게 간청합니다. “한번만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요. 이번에는 땅을 깊이 파고 거름을 많이 주고 정성을 다해 길러 보겠습니다. 그래도 내년에 열매가 없으면 찍어버리십시요.”
세상은 우리를 정죄하며 포기해도 주님은 우리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기다림입니다.

< 박태겸 목사 - 캐나다 동신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