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부에서도 "위헌정당 공세 어떡하려고"
"사법부 결정 인정하지 않으면 보수정당 아냐"

"장 대표,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된다"
"선거 문제 아니라 당 존립 자체가 어려워져"

민주 "오늘로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 명확"
"당명 바꿔도 내란 동조 정당 본모습 못 바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무기징역 선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20. 연합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는 대신 '윤 어게인' 세력에 적극 구애하면서, 당내에서 "민주당의 위헌정당 공세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는 말까지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장 대표가) 오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대상이 분명해지는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이성권 의원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윤석열 1심 선고 관련 입장 발표에 대해 "국민과 싸우는 당 대표가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장 대표는) 오늘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비참하다"며, 윤석열에 대한 판결이 1심인 만큼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내 '절윤' 요구에 대해서도 이미 사과를 했다며, 이런 의견은 '분열을 키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늘 장 대표의 기자회견은 보수정당 대표의 연설이 아니었다"며 "사법부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으로, 반헌법적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는 모습으로 국민 앞에 보수정당이라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 취임 후 당 지지율은 20% 초반에 갇혀있다"며 "장 대표 체제에 대한 국민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절대 다수 국민이 요구하는 '윤 어게인'과의 절연을 당 분열로 받아들였다"며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그들'이라는 장 대표의 말은 국민과 절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 대한 단절 요구를 현 선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받아치는 모습은 스스로를 부정선거론자이자 '윤어게인'이라 천명한 것"이라며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8월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신뢰받는 정당 지지율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국민 마음속에는 장 대표가 지휘하는 국민의힘 신뢰도는 이미 회복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2.19. 연합
 

기자들이 '장 대표 사퇴 요구로 받아들여도 되는지'라고 물어보자, 이 의원은 "사퇴를 거론하는 건 지금 시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사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다음 주가 되면 자연스럽게 공론의 장이 마련될 거라고 생각한다. 중진들도 당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과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당권파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절윤'을 거부한 장 대표를 향해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에 머무르는 정치로는 중도와 미래세대를 설득할 수 없다"며 "고집스럽게 국민 대다수의 정서와 괴리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계파적 충성 경쟁이 아니라 책임의 경쟁"이라면서 "누가 더 강하게 싸우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크게 대한민국을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보수가 길을 잃으면 대한민국의 중심축이 무너진다"고 했다.

 

장동혁 지도부로부터 제명 당한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는 단지 '윤석열 세력의 숙주'일 뿐,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그러니 장 대표가 윤석열을 끊으면 보수는 살지만 자기는 죽으니 못 끊는 것이다. 자기만 살려고 당과 보수를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한(한동훈)계인 박정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뒤, "이래도 장 대표가 선거 승리에 관심이 있다고 보이냐"며 "장 대표 사퇴보다 더 좋은 선거운동 방법이 있으면 제안해 달라"고 했다. 박 의원은 "선거가 아니라 당 지도부가 당의 존립까지 위협하는 지경"이라며 "민주당의 위헌정당 공세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고 했다.

 

박정하 의원도 "참담하다"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J(장동혁)'는 오늘부로 내 사전에 없다"고 했고, 한지아 의원은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장동혁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결과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20. 연합
 

"장동혁이 이끄는 국민의힘은 '국민 심판' 받을 것"
"최소한의 염치와 일반 상식조차 없는 폭언을 했다"
 

 

여당에서는 국민의힘이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대상임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넘어서 윤석열 대변인인가"라며 "윤석열과 장동혁 윤-장 공동체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역사 인식의 부재,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 민심에 대한 배신, 헌법 정신의 훼손을 서슴치 않는 이런 발언을 규탄한다"며 "최소한의 염치도 없고 일반 상식조차 없는 폭언이고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어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와 당내 생각 있는 의원들의 외침을 장 대표는 끝내 외면하고 배신하고 말았다"며 "장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내란 세력들과 함께 국민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제발 정신 차리라"고 전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에 대해 "아마 역사는 오늘 국민의힘의 입장을 12·3 내란에 이어 2·20 '제2의 내란'으로 규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오늘로써 분명하게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대상이 분명해지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아무리 당명을 바꿔도 위대한 빛의 혁명, 대한민국 국민은 포장지를 뜯어내고 내란 동조 정당의 본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10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주제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논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2.10. 연합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1년에 분명히 경고했다.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하면 후과를 두고두고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며 "장 대표는 지금도 윤석열을 손절하지 못한 채, 법원이 인정한 내란 혐의까지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장 대표가) 내란 공범 정당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공표한 것이다. 정당해산 청구 목소리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해산되어야 될 정당이다. 지금의 후과를 두고두고 감당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군들도 비판에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전 국민이 불법 내란을 실시간으로 다 봤는데, 어떻게 무죄추정을 하냐"며 "추정이 필요 없는 상황 아니냐"고 했고, 서영교 의원은 "장 대표는 윤석열 내란에 대해 '무죄취지 원칙' 운운하니 황당하다"며 "결국 내란수괴 윤석열과 공범"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윤석열 무죄 추정 외친 장동혁, 내란 맞선 시민 욕보이는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질문도 받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무기징역 선고 뒤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참여연대가 “내란에 맞선 시민을 욕보이지 말라”며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장 대표는 443일간 고초를 겪은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윤석열이 받은 무기징역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며 “내란에 대한 사죄는커녕 아직도 내란이 아니라고 억지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에 대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 수사가 위법이라는 점도 일관되게 지적해왔다”며 “이는 우리 당만 입장도 아니고 다수 헌법학자와 법률 전문가들의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 1심일 뿐”이라며 “무죄추정 원칙에 적용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장 대표는 무죄추정의 원칙 운운하며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면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에 국회 앞으로 달려가 맨손으로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들을 욕보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윤석열이 저지른 내란에 대한 사죄는커녕 아직도 내란이 아니라고 억지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국민이 낸 세금인 국고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공동의 대표가 할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국민이 국민의힘에 요구하는 것은 스스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하며 책임지는 모습”이라며 “그것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헌법파괴를 막지 못한 정당의 최소한의 도리이자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이행할 수 없는 정당은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 박찬희 기자 >

 

지방선거 임박한데, 장동혁은 왜 ‘윤 어게인’ 껴안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윤어게인’ 세력과의 절연 요구를 거부했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외연 확장보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힌다.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 특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중도층 흡수 없이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상관 없이 당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다음 날인 20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회견 일정은 40분 전에 긴급 공지됐다.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1심 판결은 내란죄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의 위법성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판결문 곳곳에 논리적 허점이 보인다”,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는 등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사과와 절연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이야말로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할 대상”이라며 반격했다. 선고 직후 당내에서 분출된 “윤어게인 세력과 즉각 절연해야 한다”(소장파 모임 ‘대안과미래’), “윤석열이 남긴 반헌법적 정치를 단호히 정리해야 한다”(김재섭 의원)는 요구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30분간 비공개회의를 열어 장 대표 입장문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조 변화는 없었다. 회의에선 “사법 불복으로 비칠 수 있으니 판결을 비판하는 내용은 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판결문을 세세하게 반박했던 내용의 일부는 빠졌으나, 판결에 대한 문제 제기는 그대로 남았다.

 

당내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지도부 총사퇴, 정말 시급하다”고 했고, 소장파 이성권 의원도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나경원 의원마저 “당내 의견을 조금 넓게 듣고 확장하는 방향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계파를 가리지 않는 비판에도 장 대표가 강경 노선을 고수한 배경에는 전한길씨 등 윤어게인 세력을 우선 끌어안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그동안 윤어게인 세력이 이재명 정부가 아닌 우리 당을 비판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이들에게 함께 가자는 메시지”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순간 장동혁 대표를 버릴 것”이라고 했던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의 압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통상 50% 안팎에 그치는 점을 고려해, 우선 투표장에 나올 핵심 지지층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장 대표가 회견 말미에 “애국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한다. 국민의힘 깃발 아래 모여 힘을 합쳐달라”고 거듭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다만 중도층 확장 없이는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시선은 ‘선거 이후’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지지 기반을 강화해 지방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당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실제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이후 당 지도부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경우 장 대표가 ‘재신임 전당원 투표’ 카드로 정면 돌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당원 수는 장 대표 취임 이후 75만 명에서 110만 명으로 늘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한겨레에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강성 당원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결국 당권 강화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겠냐”며 “당 대표 2년 임기를 유지한다면 차기 대선 국면에서 자연스럽게 대선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김해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