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김앤장→헌재…“조직관리 능력과 강직한 정치력-리더십은?”
변호사 개업 직후인 1999년에 조폐공사 파업 유도 특별검사팀 참여도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지명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발을 내딛게 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로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선택했다. 공수처가 검찰개혁의 소산인 만큼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은 배제됐고,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김 후보자가 낙점됐다.
대구 출신인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는 판사와 변호사, 헌법재판소 연구관 경험을 두루 갖췄다. 1995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3년 만에 법복을 벗고 2010년까지 12년간 김앤장 변호사로 일했다. 변호사 개업 직후였던 1999년엔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2002년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수료한 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에 근무하기 시작했다. 2010년 헌법연구관으로 헌재에 몸담게 된 그는 이강국 전 헌재소장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고 현재는 선임헌법연구관과 국제심의관을 겸직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학구적이면서도 정치적으로 편향적이지 않은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를 처장 후보로 추천했던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인권법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성향 측면에서는 정치적 중립성도 어느 정도 담보된 인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초대 공수처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유보적 평가가 많다. 특히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공수처가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이 삭제되는 등 여러 논란 속에서 출범하는 상황이라 공수처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공수처 수사에 대한 정치적 편향 논란을 불식할 수 있는 조직 관리 능력과 함께 정치적 공세를 견뎌낼 수 있는 뚝심도 필요하다. 그와 함께 일한 인연이 있는 한 변호사는 “공수처장에게 필요한 건 수사상의 기술이 아니라 대상이나 방향을 판단하는 정치력이나 리더십이 필요할 텐데 김 후보자에게 그런 면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강단이나 소신도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새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공수처장으로 임명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공수처 출범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며 “부족한 사람이지만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검증인 인사청문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장예지 기자
문대통령, 초대 공수처장에 판사출신 김진욱 지명
변호사협 추천 ... 검찰개혁 고려 판사출신 택한 듯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공수처 출범 취지가 권력기관, 무엇보다 검찰 개혁임을 고려한 인선으로 해석된다.
앞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28일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와 함께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인사다.
대구 출신인 김 후보자는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한 뒤 1995년 법관으로 임용됐다. 이어 1998년부터 12년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 후보자는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헌재소장 비서실장,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을 맡았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공수처는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처장 후보 2명 추천…판사출신 김진욱·검사출신 이건리
추천위, 야측 퇴장 속 의결…이르면 내달 공수처 출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6차 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추천위는 이날 회의에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선정했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최종 후보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추천됐다.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선임연구관은 판사 출신, 이건리(57·16기)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6차 회의에서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66일만이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 교수가 퇴장한 가운데 의결 절차가 진행됐다. 개정 공수처법에 따라 나머지 추천위원 5명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정족수가 성립됐다.
후보군 8명 전체를 대상으로 추천위원당 2표씩 행사하도록 한 1차 투표에서 김진욱 선임연구관이 먼저 5표를 얻어 후보로 뽑혔고, 이건리 부위원장과 전현정 변호사가 각각 4표와 1표를 얻었다.
나머지 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투표에서 이 부위원장에게 5표가 모두 몰렸고, 한때 후보 선정이 유력하다고 관측됐던 전 변호사는 결국 탈락했다.
한 추천위원은 "전 변호사의 경우 김재형 대법관의 아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야당 측 주장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듯 하다"고 전했다.
판사 출신인 김 선임연구관은 1998∼2010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99년엔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검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했다
검사장을 지낸 이 부위원장은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끝으로 2013년 퇴직했다.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2명 모두 당연직 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인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인사위원회 구성, 수사처 검사 임명 등 후속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달 중순께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회장은 회의 직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리더십과 책임감 등이 골고루 고려됐다"면서 "공수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가 고려돼 검찰·비검찰 모두 추천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미애 장관은 "여러 이유로 늦었지만, 늦게나마 훌륭한 두 분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판사냐, 검사냐’ 대통령 낙점 촉각…공수처 내달 출범 가시권
조재연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판사 출신 김진욱 헌재 선임연구관 김앤장 근무…파업유도 특검 참여
검사 출신 이건리 권익위 부위원장 국방부 5·18특위 위원장 등 역임
추천한 변협 “편향성 논란 없을 것” 대통령 낙점 20일내 청문회 거쳐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8일 처장 후보로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57·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추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공수처장으로 누구를 낙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처장 지명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공수처 1월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전망이 나온다.
판사 출신 대 검사 출신…편향성 논란은 없을 듯
이날 지명된 김 연구관은 판사 출신이고 이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모두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후보다. 두 후보자 모두 정치적 편향 문제에서는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변협은 김 연구관을 추천하면서 “정치적으로 특정 정당에 소속되거나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등 중립성과 독립성이 확실히 보장된다”고 밝혔으며, 이 부위원장에 대해서도 “탁월한 수사능력을 인정받았고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불편부당하게 수사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연구관은 대구 출신으로 1995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3년 만에 법복을 벗고 2010년까지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999년엔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했고, 2002년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수료한 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헌법연구관과 헌재소장 비서실장을 거쳐 현재 선임연구관과 국제심의관을 겸하고 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199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로 임관한 뒤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정보통신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2010년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끝으로 2013년 퇴직했다. 2017년에는 국방부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18년 4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추천 위원 중 한명인 이찬희 변협 회장은 이날 회의 직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리더십과 책임감 등이 골고루 고려됐다”며 “검찰 출신은 안 된다는 획일적 논의보다는 공수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가 고려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과 견제 등을 위한 공수처의 첫 수장인 만큼 검찰 출신이 불리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1월 출범 가시권…야당 “인정 못 해, 법적 대응”
공수처법 시행 166일 만에 처장 후보 2명이 추천되면서 1월 안에 공수처 출범도 가능해졌다. 문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 1명을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면 공수처 출범을 위한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공수처에는 차장과 수사처검사, 수사처 수사관 등이 필요하다.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의 핵심인 수사처검사는 7명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인사위원회는 처장과 차장, 그리고 처장이 위촉한 1명, 여당 추천위원 2명, 야당 추천위원 2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처검사 후보를 추리게 된다. 공수처가 출범하더라도 규모는 소속 평검사 최대 25명, 수사관 40명 수준의 작은 조직이어서 출범 초기에는 당분간 검사·판사 비위 혐의 등의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철 장예지 오연서 기자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여 "공수처 조속출범" 야 "원천무효"
조재연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6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최종 2배수'가 선정된 것과 관련, 여당은 공수처 출범까지 속도전을 예고한 반면 야당은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된 김진욱 이건리 후보자는 법조계에서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것을 물론 주변의 신망까지 두텁게 받고 있다"며 "두 분 모두 중립적 기관에서 추천한 분들로 공정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 적임자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끊임없는 방해와 지연전술로 공수처 출범 법정시한이 167일이나 지난 오늘에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이 이뤄졌다"며 "국민의힘은 이제는 공수처 출범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공수처 출범에 적극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공수처를 1월 중 반드시 출범시켜 권력기관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측 추천위원의 참석없이 밀어붙이기식 표결로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공수처법은 내용 자체가 위헌일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패스트트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통과된 법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이 청구된 상태"라며 추천된 후보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일방적 추천 결정이 이뤄졌다"며 "새로 위촉된 한석훈 추천위원의 고유 권한인 추천권 자체가 박탈된 채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야당몫 추천위원들은 이번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를 구하는 법적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공수처법이 원안을 수정해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방식으로 개정 처리된 만큼 공수처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을 씻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공수처가 검찰개혁의 허울을 쓰고 살아있는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위기"라며 "현 정권의 호령 아래 모두가 숨죽여 머리를 조아려야 할 세상이 된 셈"이라고 논평했다.
국민 힘 주호영,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들에게 협박성 저질 편지
“공수처, 살아있는 권력의 사냥개 될 것”…여당 추천위원 “편지로 무언의 압력” 비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 후보 선정을 앞두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추천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위원 모두가 공감하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추천을 미룰 것을 거듭 요청했다. 그러나 제1야당 원내대표가 법률에 근거한 기관장 선출절차를 막무가내 저지, 훼방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주 대표의 편지는 추천위원들을 ‘협박’하는 수준인데다, 표현조차 ‘권력의 사냥개’ 운운 시정잡배들이나 쓰는 저질문구를 사용해 품위조차 저버렸다는 눈총을 사고 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로 예고된 6차 회의에서 추천 후보 2인 선정 절차를 마무리해 처장후보 2인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권력 사냥개 안돼”…공수처장 추천위원들에 저질편지 논란
주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24일 추천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앞세워서 강행한 검찰개혁 3부작 가운데 2개는 실패했고, 마지막 남은 하나가 공수처 출범”이라며 “내일 처장 후보가 정권 뜻대로 선출된다면 우리 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이 추천위원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편지에서 “이 정권의 ‘묻지마 공수처 출범’에 동의해준다면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놓인 공수처라면, 산 권력을 견제하기는커녕 살아있는 권력의 사냥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추천위가 ‘새해 벽두에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시간표를 따라야 할 이유가 있느냐.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추천위에 새로 후보들을 추천하고, 하나하나 엄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원내대표는 연락처를 파악하지 못한 민주당 쪽 추천위원들을 제외하고, 야당 쪽 추천위원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당연직 위원 전원에게 편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추 장관을 콕 집어 “내일 추천위원회의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당장 (추 장관의) 사표를 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할 추천위원에게 제1야당 원내대표가 저질표현을 써가며 ‘압력’과 ‘협박’으로까지 비칠 수 있는 편지를 보낸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민주당 쪽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은 국회의장에 의해 위촉돼 엄연히 독립적인 지위에서 후보추천을 하는 것”이라며 “편지라는 형식으로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보내는 것은 추천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8일 최종 후보 선정 뒤에도 논란 이어질 듯
추천위는 지난 18일 의결 정족수를 5명으로 완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열린 회의에서도 후보자 압축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임정혁 변호사의 사퇴로 공석이 됐던 야당 쪽 추천위원 1명 몫을 채워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새 추천위원으로 선정했다.
28일 최종 후보자 2인이 선정되면 문 대통령이 최종 후보자를 임명하고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절차가 남는다. 결정적 변수가 없는 한 내년 초에는 공수처 출범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야당 쪽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언론에서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전현정 변호사, 김진욱 헌법재판소 연구관은 공수처의 외부세력으로부터 직무상 독립을 담보할 수사지휘 경험은 물론이고 기관 운영 경험도 없다”며 “이들이 후보로 임명된다면 행정소송과 가처분 및 위헌법률심사제청 등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와 김 연구관은 지난달 18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의결정족수에서 1표가 모자라는 5표씩을 얻은 바 있다. 김미나 김원철 기자
공수처장 후보 추천 28일로 연기, ‘야당요구’ 추 장관이 수용
국회의장이 야 위원 추천요청…공수처 출범 새해로 미뤄져
조재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18일 국회에서 5차 회의를 열고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 2인 선정을 논의했지만 다시 불발됐다. 전날 야당 몫 추천위원이 사퇴하면서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에 새 위원 추천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추천위는 최종 후보자 선정을 28일 오후 2시로 미루기로 했다.
추천위는 이날 5차 회의를 끝낸 뒤 보도자료를 내어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헌 위원은 1명의 결원이 채워진 다음에 추천위원회 회의를 재차 열 것을 제안하였으나 위원 5인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부결되었다”며 “그러나 법리 논쟁을 떠나 국회의장께서 후임 위원 추천을 요청하신 점을 존중하고,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이 합의에 따라 원만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는 점에 동의하여 회의를 다시 열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이날 의결이 가능한지 문제로 긴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갈등을 봉합한 것은 추 장관이었다. 이헌 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회의장이 야당에 요청한 바가 있으니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맞는다고 추 장관이 의견을 냈고, 전체 위원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임정혁 추천위원이 어제 사퇴를 해서 저희가 국회의장에게 해촉 요구서를 보냈다. 이어 국회의장은 다시 저희에게 결원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다시 추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적합한 분을 찾아서 이른 시일 안에 추천위원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의장이 제시한 시한은 24일 오후 5시까지다.
추천위는 기존 추천위원을 대상으로 공수처장 후보자 추가 추천도 받기로 했다. 추천위는 “(앞서 추천됐던) 석동현, 한명관 후보자의 사퇴를 확인했다”며 “23일 오후 6시까지 후보자 추가추천도 허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회의에서) 기존 심사대상자와 추가로 추천된 심사대상자만을 대상으로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을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추천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회의가 종료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 들어오는 야당 몫 추천위원은 후보 추천을) 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장 후보 2인 압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 추천위 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오전부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몫 추천위원이 결원인 상태로 추천위를 여는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경우 국회의장의 추가 추천 요청이 있는 데다, 야당의 추가 추천 없이 시급하게 추천할 사유도 없다”며 “공수처가 ‘신정권보위부'가 아니라고 변명하려면 공수처법 원안에서 유일하게 안 변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의 숫자(총 7명)라도 지켜야 한다는 걸 여당은 잊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공수처 출범 지연 전략에 분노한다. 추천위가 신속히 후보 추천을 마무리해 달라”고 맞섰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그동안 벌인) 작태에 사과는커녕 추천위원 사퇴를 통해 결원을 발생시켜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국회의원 결원이 발생할 때 본회의 등 국회 의사일정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 온갖 궤변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추천위를 흔들기 위한 국민의힘의 결원전략은 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미뤄지면서 공수처 연내 출범은 어렵게 됐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오는 28일 후보 2인을 압축해 대통령에게 추천해도, 대통령의 지명과 공수처장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는 후속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김원철 오연서 기자
공수처 출범 속도...18일 처장 추천위 속개
후보 2명 압축할 듯…지난 회의 5표씩 얻은 김진욱·전현정 유력
지난달 18일 조재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회의를 재개한다. 후보 압축 절차가 마무리돼 대통령이 최종후보를 지명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실무지원단 말을 들어보면, 추천위는 18일 오후 5차 회의를 연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요청은 없었지만, 추천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이 공수처법 개정 상황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고 한다. 개정 공수처법에 따라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의 의결 정족수가 6명에서 5명으로 낮춰진 만큼,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해도 이날 안으로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자 2명을 압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전 최고위원회 뒤 기자들과 만나 “18일 열리는 추천위에서 시급하게 결론이 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최고위에서 “공수처는 검찰개혁에 대한 민주적 견제와 균형장치로 작동할 것”이라며 “추천위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추천위가 열리면 지난번 추천위 투표에서 5표를 받았던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변호사가 추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후 대통령이 추천된 후보 2명 가운데 한 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중순에는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속도전’에 맞설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이 자신들이 점지해 놓은 사람을 처장으로 앉혀 자신들을 향한 불법 부정 비리 수사를 중단시키려 한다”며 “권력의 끝없는 폭거와 광기에 분노하는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검찰 견제를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수처가 무소불위 기관이 되면 어떤 방법으로 견제하고 통제할 것인가. 인사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하는 공수처장이, 과연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야당 몫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들은 사퇴와 소송전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야당 몫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퇴하느냐, 18일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추천위 의결 무효 확인 및 집행정지 소송과 헌 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추천위원 사퇴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법적 검토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원철 장나래 기자
공수처장 후보 추천 수사검사 확보 등 공수처 가동 후속 작업 속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됨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수사검사 확보 등 공수처 가동을 위한 후속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출범이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검찰개혁 시즌2’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18일 회의… 이르면 1월 중순 출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이르면 18일에 5차 회의를 소집해 후보자 2인에 대한 의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 전 공수처법은 후보 추천을 위해 추천위원 7명 가운데 6명의 동의를 받도록 했는데,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줄곧 반대표를 행사해 후보 추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포된 개정안은 의결조건을 5명으로 낮춰 야당 몫 위원들이 반대하더라도 후보 추천이 가능해졌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한겨레>에 “출범 일정 등을 고려하면 새로 후보 추천을 받는 것보다 이미 추천받은 인사들로 다시 투표를 하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 5표를 얻은 후보자 2명으로 압축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앞서 5표를 받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전현정 변호사가 유력하다는 뜻이다.
이번 주 추천위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이뤄지면, 대통령이 2명 가운데 한 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초대 공수처장으로 임명 이후 초대 공수처장의 제청으로 차장 임명까지 마무리되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수처 검사 충원 절차를 밟게 된다. 정치권에선 내년 1월 중순에는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 다음은 ‘수사-기소 완전분리’
민주당은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완결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고 말해왔다. 공수처는 검찰이 가진 권한을 분산하는 장치의 하나일 뿐, 최종적인 개혁의 완성은 검찰이 가진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할 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경 수사권조정안은 이미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조정안은 검찰의 수사범위를 축소하면서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6개 분야에 대해서만 직접수사를 허용했고, 시행령을 통해 직접수사의 대상을△4급 이상 공직자 △3천만원 이상의 뇌물사건 △5억원 이상 사기·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5천만원 이상의 알선수재, 배임수증재, 정치자금 범죄 등으로 다시 제한했다.
민주당의 구상은 검찰에 남아 있는 직접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검찰의 수사권을 경찰이 고스란히 넘겨받는 것은 아니다. 경찰과 분리된 ‘국가수사기구(가칭)’를 설치해 검찰이 행사해온 직접수사권을 준다는 게 여당의 생각이다. 민주당 권력기관 티에프(TF) 관계자는 “공수처와 마찬가지로 경찰도 아니고 검찰도 아닌 중립적인 기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국가정보원법 개정으로 경찰에 이관된 대공수사권도 가능하면 국가수사기구로 넘기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찰의 반발이다. 이렇게 되면 경찰이 가지고 있던 수사권의 상당 부분이 국가수사기구로 넘어가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민주당 역시 내년 1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막 시행되는데, 그에 따른 현장의 혼란 등을 생각하면 또 다시 법을 개정해 수사권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티에프 관계자는 “시행도 안 해본 법을 또 고치는 건 우리에게도 부담이 크다.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를 21대 국회 임기 안에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김원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 “공수처, 무소불위 검찰 견제… 괴물 조직 아니다”
15일 국무회의서 권력기관 개혁법 공포, 역사적 정당성 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국가정보원법·경찰청법 개정안 등을 공포하며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수단으로 의미가 크다”며 공수처 정상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와 정부서울·세종청사를 화상으로 연결한 국무회의에서 권력기관 개혁법을 공포하는 소회에 대해 “모든 권력기관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핵심 공약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된 데 대해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자평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표현하며, 공수처 출범의 토대가 마련된 점에 특별히 의미를 부여했다. 공수처를 둘러싼 정치권 논란 등을 의식한 듯 공수처법 완성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설명하며 공수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공수처가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정권의 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시민단체가 입법청원을 하면서 공수처 논의가 시작됐으나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입법화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언급한 뒤 “저도 지난 대선뿐 아니라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다. 그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도 공수처를 2004년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점까지 상기시키며 “공수처는 이념·정파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수처가 독재를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까지 한다”며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 정권이 공수처를 손에 쥐고 야권을 탄압하는 등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국정 과제의 의미가 훼손되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검사들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여당이 강행 처리한 데 대한 반발 등을 고려한 듯, 공수처가 검찰 견제의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는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 등 현안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검찰을 ‘성역’ ‘무소불위 권한’이라고 표현하며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고, 책임을 물을 길도 없는 성역이 되어 왔다”며 “공수처는 검찰의 내부 비리와 잘못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는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괴물같은 조직이 아니다. 검찰의 막강한 권한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다”면서도 “국민들은 검찰의 권한에도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점을 검찰도 받아들이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검찰의 성찰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는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생명”이라고 말하며 정치권과 검찰,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완 기자
공수처 출범 길 열렸다…국회 본회의서 187대99로 통과
처장 후보 추천에 야당 비토권 없앤 개정안, 야당은 반발
야당의 비토(거부)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기립해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 연내 출범에 파란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0여년간 검찰개혁을 위한 대안으로 꼽혀온 공수처 출범을 위해선 법 개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거센 반발로 정국은 급랭했다.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거부권(비토권) 축소를 핵심으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전날인 9일 공수처법 개정을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했지만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은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 애초 공수처 설치에 비판적이었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고, 법 개정에 반대했던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기권했다.
이날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애초 ‘7명 가운데 6명 이상’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했다. 현재 추천위원 7명 가운데 국민의힘 몫인 2명이 반대해도 공수처장 추천이 이뤄질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정당이 열흘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을 대신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수처 검사 자격요건도 완화됐다.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조사 실무 경력 5년 이상’이었던 공수처 검사 자격요건을 ‘변호사 자격 7년 이상’으로 문턱을 대폭 낮췄다. 기존 자격요건을 유지할 경우 인력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로써 공수처 검사에 민주당이 선호해온 비검찰 출신 변호사를 임명하는 것이 한층 용이해진 셈이다.
본회의 표결 직후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어 “(민주당이)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은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를 꾸려 ‘반문재인’ 연대체를 구축했다.
공수처 출범을 촉구해온 청와대는 반색했다. 이날 오후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기약 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법안 개정으로 신속한 출범 길이 열려 다행이다.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의 성역 없는 수사와 사정·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부패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며 국민과의 약속이다”라고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청문회 등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하여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재소집해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선정하는 등 공수처 출범에 가속 페달을 밟을 작정이다. 민주당은 연내 공수처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문 대통령 “공수처는 국민과의 약속…새해 벽두 출범 기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기약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신속한 출범 길이 열려 다행이다”며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 성역없는 수사와 사정,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부패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자 국민과의 약속이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수처 설치 이유와 기능을 생각한다면 원래는 야당이 적극적이고 여당이 소극적이어야 하는데 논의가 이상하게 흘러왔다. 늦었지만 이제 약속을 지킬수 있게 돼 감회가 깊다”고 했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청문회 등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진행해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권력기관 개혁은, 남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을 무릅쓰더라도 그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지 않고자 하였다.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여당에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독려하기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말 공수처법이 처음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환영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공수처 설치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년이 흐르고서야 마침내 제도화에 성공했다”며 공수처 출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공수처장 추천을 두고 여야간 갈등이 계속되며 출범이 미뤄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야당의 처장 추천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안을 내 이번에 통과시켰다. 이완 기자
국민의힘 9일 밤 ‘필리버스터’ 3시간 만에 ‘끝’
국민의힘이 9일 밤 9시부터 국회 본회의에서 시작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3시간 만에 끝났다. 정기국회 회기가 이날 자정에 종료되면서, 무제한 토론도 함께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의원만 무제한 토론자로 내세워 3시간을 채웠다.
앞서 국회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 등 필리버스터가 신청되지 않은 법안들을 먼저 처리한 뒤 저녁식사와 국민의힘이 요구한 전원위원회 소집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정회했다. 전원위원회는 ‘정부조직에 관한 법안, 조세 또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법안’에 대해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해 논의하는 제도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은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원위원회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본회의가 속개됐고 공수처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밤 9시가 되어서야 국민의힘 쪽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새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송호진 기자
공수처장 추천위 의결 정족수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려 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8일 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는 과정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2시간여만이다. 국민의힘이 고성으로 막아섰지만 수적 열세에 무력했다.
애초 9시 시작할 예정이던 안건조정위는 시작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30여분 동안 지속된 여야 신경전에 지연됐다.
본격적인 논의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여권 조정위원 4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은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모여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민주당은 안건조정위가 끝난 지 불과 30여분 만에 전체회의를 열어 통과시켰다.
애초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전체회의였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안건으로 공수처법을 올렸다.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 거부권(비토권) 축소를 핵심으로 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마지낙 날인 9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법사위를 통과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애초 ‘7명 가운데 6명 이상’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완화하고, 정당이 열흘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학계 인사를 대신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하고 재판·수사·조사 실무 경력 5년 이상’이었던 공수처 검사 자격요건을 ‘변호사 자격 7년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법사위 간사 김도읍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위원장 주변으로 몰려들어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지만 윤 위원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건조정위원장 백혜련 의원도 눈앞에서 항의하는 국민의힘 전주혜·조수진 의원의 목소리를 뚫으려 한껏 목청을 높여 가며 의결 내용을 보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 등 의원들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찬성하며 기립하고 있다.
전주혜 의원은 이후 토론을 신청해 "오늘 회부된 안건은 조정이 완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장내가 정리되지 않자 "지금 토론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므로 토론을 종결하겠다"고 선언했다.
더 커진 항의의 목소리를 뚫고 윤 위원장은 안건을 표결에 부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을 선포했다.
위원장석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 "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서우냐", "대명천지에 이런 독재가 있을 수 없다"고 항의를 거듭했다.
혼란 속에서 절차적인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의결 후 "공수처법 의결에 앞서서 비용 추계를 생략하는 의결을 해야 했는데 옆에서 시끄럽게 하셔서 생략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여쭙겠다. 공수처법의 비용추계서 생략이 이의 없으시냐"고 물은 뒤 "과반 위원이 이의 없다고 하므로 생략됐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앞으로 법사위원회 윤 위원장하고 민주당끼리만 하라. 야당은 없냐. 이게 민주주의냐"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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