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윤석열-문재인 재판 동급처럼 보이게 그림 만들기”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지난 24일 기소한 데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 전 대통령이 서울에 오는 하루 전날 기소해 철저하게 망신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2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이) 4·27 판문점 선언 7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국회를 방문하는데, 전직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국회를 방문하는 헌정사 최초(의 일)이다. 그래서 검찰이 날짜도 맞췄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행자가 ‘기자들이 다 벌떼같이 모여들어 이걸(검찰의 기소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하자, 윤 의원은 “그렇다. 뻔히 보이는 수를 검찰이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4·27 판문점 선언 기념식에 오는 거니,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 없이) 그 부분만 이야기할 것 같다”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과 문 전 대통령의 재판이 마치 동급인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 두 장의 사진이 필요했기 때문에, (검찰이) 아주 급하고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지금 서울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윤 전 대통령의 내란죄 재판과 문 전 대통령의 재판을 서울지법에서 같은 그림으로 만들기 위한, 윤석열 검찰 하수인들의 아주 잘못된 정치재판을 만들고자하는 기획이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선 시기에 이러한 정치재판을 통해 뭔가 꾸미려고 하는 음모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 김규남 기자 > 

 

권성동 “문 전 대통령 뇌물 혐의…전형적 매관매직 사건” 공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기소에 대해 “전형적인 매관매직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또 감사원의 문재인 정부의 통계 왜곡 감사 결과, 북한군 감시초소(GP) 불능화 부실 검증에 대한 수사 요청 등을 싸잡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부패와 비리, 반역적 행태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고도 했다. 6·3 대선을 앞두고 전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 사위는 이상직 전 의원 회사에 특혜 채용됐고 그 반대급부로 이 전 의원은 중소벤처기업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며 “전형적인 매관매직 사건”이라고 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가 이 전 의원이 실질적으로 지배한 회사에 근무하면서 받은 월급과 주거비에 대해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네진 뇌물’이라며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문 전 대통령 기소에 반발하며 검찰개혁을 벼르고 있는 것을 두고도 “가관”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세력은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자마자 ‘검찰의 발악’ ‘정치 깡패 집단’이라는 극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검찰을 해체 시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검찰을 해체하려는 이유도 간단하다”며 “자신들의 범죄를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만들어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범죄 은폐 시도에 맞서 단호히 법치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 신민정 기자>

 

윤석열보다 문재인이 수돗물 많이 썼다?…윤건영 “치졸한 말장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라디오 인터뷰
“청와대는 관저만 별도로 계량 불가능”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마당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 에스비에스(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뒤 민간인 신분으로 관저에 머물면서 228톤(t)이 넘는 물을 사용해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이 ‘청와대 관저’에 견줘 사용량이 적은 축에 속한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주장은 유치하고 치졸한 말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수돗물 사용량 논란과 관련해 “과거 청와대 관저에서는 일일 40~50톤의 수돗물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 4일부터 10일까지 한남동 관저에서 사용한 수돗물은 228.36톤으로, 하루 평균 32톤꼴이다. 이 기간 관저의 수도요금은 총 74만6240원으로 집계됐다. 대통령실 해명대로면 청와대 관저 수돗물 사용량이 더 많다.

 

그런데 윤 의원이 서울시 상수도를 관리하는 아리수본부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청와대 관저와 한남동 관저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청와대 관저에는 관저 사용량만 측정하는 별도 수도 계량기가 없는 반면, 한남동 관저에는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주장한 청와대 관저 수돗물 사용량은 관저뿐만 아니라 비서실, 업무동, 영빈관 등 청와대 내 모든 시설과 조경 관리를 위해 사용된 수돗물양이라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더구나 청와대의 대지 면적은 7만6600여평이고, 한남동 관저는 4000여평으로 20배 가까이 차이 난다. 청와대에 설치된 수도 계량기는 2대라고 윤 의원은 덧붙였다.

 

윤 의원은 “서로 결코 비교 대상이 아닌데, 마치 그 둘이 같은 양 장난질을 치고 있는 것”이라며 “조금만 확인해 봐도 금방 들통날 이런 거짓말을 왜 하는지 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한겨레·한국 사설서 검찰 이중잣대 지적 “심우정 딸 사건은 모른체”

 
▲검찰. 사진=미디어오늘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문제 삼아 이를 타이이스타젯 측이 문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로 본 것이다. 시민단체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지 3년5개월 만에, 대선 국면에 이뤄진 기소라는 데 다수 신문이 주목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배상윤)는 24일 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공범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을 지배한 이상직 전 무소속 의원(62)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와 전 사위 서아무개씨는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2018년 문 전 대통령이 문씨, 서씨 등과 공모해 타이이스타젯이 서씨를 상무 직급 임원으로 채용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부부였던 문씨와 서씨가 2018년 8월~2020년 4월 급여와 주거비 명목으로 약 2억1700만원을 타이이스타젯에서 받았는데, 이것이 문 전 대통령이 제공 받은 뇌물이라는 게 검찰의 주요 주장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문 전 대통령이 친인척 관리·감찰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을 통해 서씨의 채용 과정 및 태국 이주 과정 전반에 관여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어 “공무원(문 전 대통령)과 공무원이 아닌 제3자(문씨, 서씨)가 사전에 일치된 의사로 범행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제3자가 뇌물을 수수한 경우 모두에게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질 때 적용된 법리해석이기도 하다.

 

25일 나온 9개 신문 모두 1면 기사로 검찰의 문 전 대통령의 기소를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문 전 대통령 본인과 딸 문다혜씨(41) 등 당사자에 대한 조사도 없이 대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소여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한겨레는 “문 전 대통령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고 반발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명백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머리기사의 두 번째 문장으로 전했다.

 

▲25일 경향신문

 

국민일보는 “문 전 대통령은 역대 6번째로 기소된 대통령이 됐다”며 “이 사건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판단에서 검찰은 전주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문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퇴임한 이후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문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보복성 기소’라며 강력히 반발해 치열한 법정 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검찰은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과 제3자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 중대 부패범죄로 판단했지만, 문 전 대통령 측은 전면 부인하고 있어 재판에서 법적 쟁점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고 했다.

 

▲25일 한국일보

 

동아일보는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대가로 항공업계 근무 경험이 없던 서 씨를 특혜 채용했으며, 서 씨가 받은 급여와 태국 주거비 등 2억1700만 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실질적 이익이 됐다고 봤다. 서 씨가 취직한 뒤 문 전 대통령이 서 씨와 딸 다혜 씨에 대한 생활비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날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이 1면에 올린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 ‘대선 코앞’ 문 전 대통령 기소…검찰, 조사도 없이 “뇌물 공범”
국민일보 : ‘사위 특혜 의혹’ 文 수뢰 혐의 기소
동아일보 : 檢, 文 前대통령 뇌물혐의 불구속 기소
서울신문 : 檢, 文 불구속 기소 2억 뇌물수수 혐의
세계일보 : 2억 뇌물수수 혐의 文 前 대통령 기소
조선일보 : 文 前대통령 2억 뇌물 혐의 기소
중앙일보 : 문 뇌물죄 기소, 전직 대통령 또 법정 선다
한겨레 : 문 전 대통령 뇌물혐의 기소…야 “정치보복”
한국일보 : 수사 3년여 만에…檢, 文 전 대통령 뇌물 혐의 기소

 

당사자 조사 없이 이뤄진 기소

 

검찰의 이번 기소는 핵심 당사자 조사 없이 이뤄졌다. 경향신문은 “이번 기소는 문 전 대통령과 문씨, 서씨, 이 전 의원 등 핵심 당사자들에 대한 검찰의 직간접적 조사 없이 이뤄졌다”며 “검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고, 서면조사도 시도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답변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고 했다. 경향은 이어 “이 사건은 2019년 1월 곽상도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알려졌다. 검찰은 2021년 12월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약 3년5개월간 수사해왔다”고 했다.

▲25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관련해 검찰의 입장을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문 전 대통령 조사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문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고, 이후 서면 조사를 요구해 검찰이 질문지를 보냈으나 한 달 넘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다혜씨도 수차례 소환에 불응했다. 결국 검찰은 문 전 대통령 가족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문 전 대통령 입장을 덧댔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질의서를 받고 이달 말까지 답변서를 제출하겠다고 알렸고, 답변서를 작성 중이었다’며 ‘검찰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조사나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벼락 기소를 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면 <“검찰 스스로 해체 길 선택”…‘문 기소’로 검찰개혁 재점화>에서 “검찰이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기소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국회 내 검찰개혁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구 야당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을 ‘정치 검찰’이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검찰개혁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검찰개혁이 6·3 대선의 주요 의제가 될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25일 동아일보

 

한겨레는 “문 전 대통령이 뇌물 범죄를 인식하고 직접 관여했는지 입증하는 게 재판 과정에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일반 뇌물로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은 이제 문 전 대통령이 딸 부부와 타이이스타젯 취업을 공모했는지 법정에서 입증해야 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문다혜씨 등은 모두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검찰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한겨레는 “한 부장검사는 ‘뇌물수수가 유죄가 되려면 공무원의 적극적인 관여와 인식을 입증해야 하지만 입증을 하지 못해 뭉뚱그려서 기소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의 관여와 인식을 입증하는 게 관건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5일 경향신문

 

경향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가 관련 사설을 냈다. 사설에서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한겨레는 검찰의 뇌물죄 기소 시점에 대한 풀이를 내놓으며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경향과 한겨레는 검찰 판단의 정치적 맥락을 전하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문재인 기소·윤석열 부부 특혜, 제 무덤 파는 검찰 두 얼굴>에서 “이 건의 쟁점은 문 전 대통령이 서씨 취업에 관여했는지, 중진공 이사장 자리가 그 대가였는지 여부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딸 다혜씨 부부와 공모했다고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모했다는 건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소개한 ‘국회의원 공천이 대통령이 관여하는 직무행위에 포함된다’는 판례를 두고 “이 판례들이 적용돼야 할 건 윤석열 부부의 명태균 게이트 의혹”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윤석열 부부가 지난 대선 때 명씨로부터 조작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고, 명씨 청탁을 받아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되게 한 녹취록도 공개됐으며 명씨 뜻에 따라 창원국가산단 선정을 윤석열이 발표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있던 3년간 야당과 전 정권 때려잡기로 일관했다. 그중 상당수는 무죄·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반면 김건희씨 명품백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줄줄이 불기소 처분했다”고 했다. 또 “최근에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대법원의 권고에도 항고하지 않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석방했다. 그러더니 윤석열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정국에서 기어이 전직 대통령을 기소했다”며 “검찰개혁론에 기름 붓고 제 무덤 파는 파렴치한 이중잣대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검찰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검찰, 문 전 대통령 기소... 3년 수사 끌다 하필 이 시기에>에서 “3년 5개월 전 시작된 수사를 질질 끌어오다 대선을 40일 앞두고 기소할 만큼 시급함을 요하는 사안도 아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조사에서 면죄부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고위층 인사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검찰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고 문 전 대통령에게는 “법적 책임을 가리는 것과 별개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25일 한국일보

 

한겨레는 “정작 문 전 대통령의 개입 정황은 제시하지 못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정권이 바뀌기 전에 전직 대통령을 재판에 세우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정치적 기소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즉시항고를 포기해 내란 우두머리를 불구속 상태로 풀어주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주가조작 혐의는 대놓고 봐줬다. 심우정 검찰총장 딸의 취업 특혜 의혹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건인 것처럼 모른 체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또 전 대통령 법정행…친인척 관리 그렇게 어려웠나>에서 “법정에서 유·무죄를 따지기에 앞서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며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들이 뇌물이나 인사청탁 등 각종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정쟁으로 맞설 게 아니라 차분하게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

"옛 사위가 받은 월급 등은 정상 급여 아닌 대통령에 대한 뇌물" 주장

 

 
 
강창광 선임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하고, 이상직 전 국회의원도 뇌물공여죄 및 업무상배임죄로 불구속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의 딸과 옛 사위는 불기소처분(기소유예)했다. 검찰이 서울중앙지법에 공소를 제기함에 따라 문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재판 절차는 서울에서 진행된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서아무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채용된 것 사이에 뇌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옛 사위 서씨를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타이이스타젯’에 취업시키게 한 뒤 급여 1억5천여만원과 주거비 명목 6500여만원 등 2억1700여만원을 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위가 받은 월급과 지원금도 뇌물로 봐야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서 전주지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은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채용된 것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사 업무에 적합한 임직원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의 타이 이주 지원을 위한 부당한 특혜 채용이고, 서씨가 받은 월급 등은 정상 급여가 아닌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봤다. 

 

당시 타이이스타젯은 항공기 운항을 위한 항공운항증명(AOC) 취득뿐 아니라 항공사업면허(AOL) 취득도 지연되고 있어 아무런 수익이 없는 상황이었고, 긴축 재정을 펼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임원 채용 필요성이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서씨가 항공업 관련 경력과 능력이 없어 단순 업무를 진행했고, 당시 급여가 항공사 대표이사보다 고액이었다는 점 등도 뇌물로 본 이유로 꼽았다.

 

또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대통령경호처 등이 다혜씨 부부의 타이 이주에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민정비서관실과 특별감찰반 관계자가 여러 차례 다혜씨를 만나 타이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 연락처와 국제학교 요청사항 등을 전달하는 등 해외 이주를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포괄적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전주지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의 핵심은 대통령이 포괄적 권한을 행사해 정치인이자 기업가인 이 전 의원이 지배하던 항공업체를 통해 자녀 부부의 해외 이주를 지원하는 특혜를 제공받은 것”이라며 “적법한 수사를 통해 공무원 신분인 대통령과 뇌물 공여자만 기소하는 등 기소권을 절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앞으로도 권력을 이용한 공직자의 부패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천경석 기자 >

 

민주, ‘문재인 소환’ 전주지검 항의방문 “무리한 수사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 전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전주지검을 방문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1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을 방문해 “전정권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영진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이날 전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내란과 탄핵 선고 지연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이때,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 통보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검찰은) 전 사위가 받은 월급이 뇌물이라는 괴상한 논리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렇게 외치던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 및 인도 방문 의혹이 결국 혐의없음으로 드러나자 이제 전 사위 월급까지 뇌물 취급하는 것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는 윤석열 정부를 지키기 위한 발악으로 전정부를 이용하지 마라”고 덧붙였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배상윤)는 2018년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 전 대통령의 당시 사위인 서아무개씨를 특혜채용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는 또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및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당장 시작하라”며 “왜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만은 관대하냐”고 했다. 아울러 심우정 총장 자녀의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보위해 검찰공화국을 만들고자 하는 검찰의 목적은 절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권력에 앞장선 정치검찰의 말로는 결국 파멸뿐이라는 점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했다.       < 한겨레 기민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