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mRNA 백신 심근염‧심낭염 부작용 등재 예정”

 3억건 접종한 미국서 100만건당 약 4.1건 발생해

“환자 대다수는 치료 받고 휴식한 뒤 빠르게 호전”

 

화이자와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을 접종한 뒤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거나 악화하면 신속히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으라는 방역당국의 주의사항이 공개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29일 국외에서 엠아르엔에이 백신 접종 뒤 심근염과 심낭염의 발생 보고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심근염 이상반응 대응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심낭염은 심장 주변막에 생기는 염증이다. 추진단은 지난 28일 의료인용 지침을 제정해 배포한 상태다.

 

접종자가 주의해야 할 의심증상은 엠아르엔에이 백신을 접종한 뒤 △가슴통증, 압박감, 불편감 △호흡곤란 또는 숨 가쁨, 호흡 시 통증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실신 등이다. 추진단은 “(접종 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돼 지속되는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 진료를 받고, 해당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은 이상반응을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엠아르엔에이 백신 접종 약 3억건 가운데, 1226건의 심근염 심낭염 사례가 보고됐다. 100만건당 약 4.1건이다. 보고 사례는 주로 남성 청소년과 젊은 성인으로, 대부분 접종 뒤 4일 이내에 증상이 발생했고, 2차 접종 뒤 발생한 빈도가 높았다. 환자 대다수는 치료를 받고 휴식한 뒤 빠르게 호전됐다.

 

조은희 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7월 중 유럽의약품청(EM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부작용으로 등록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검토해 공식적인 부작용으로 아마 등록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반장은 이어 “심근염과 심낭염은 심장의 펌프질(수축과 이완 기능)을 저해해 심부전이 생길 수 있다”며 “대부분 좋아지긴 하지만, 간혹 굉장히 안 좋은 예후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뒤 이런 증상을 인지했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의 이득이 훨씬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심근염, 심낭염 사례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예방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며 “화이자 백신에 대한 예방접종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혜미 기자

[서울 인사동 재개발지구서 한글 금속활자 등 1600여점 발굴]

 

조선 초기 도성 안 민가 터에서 총통, 물시계 주전 등과 함께 발견

크기별로 대·중·소·특소로 나뉘고 훈민정음 창제 직후 표기법도 확인

일부는 서양 최초보다 수십년 앞서 갑인자 추정 한자활자도 다량 출토

 

            발굴 전시된 유물들

    한글 금속활자의 세부 모양.

 

“한국 인쇄문화사에 획 긋는 발견”

“이건 조약돌이 아니라 금속활자입니다!”

 

이달 1~2일 서울 인사동 피맛골 재개발지구 유적을 발굴하던 수도문물연구원 조사단원들은 예상치 못한 발견에 입을 쩍 벌렸다. 16세기 민가터 땅속에서 화약무기 총통과 함께 드러난 도기 항아리 옆구리 구멍 사이로 조약돌 모양의 덩어리 몇개가 삐져나왔는데, 씻고 살펴보니 광택 나는 금속활자로 드러난 것이다. 항아리 안 내용물을 뜯어본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1600여개의 금속활자가 들어차 있었다.

 

그 뒤 전문가들이 감식했더니, 1446년 세종의 <훈민정음> 반포를 즈음해 쓰인 것으로 짐작되는 조선 초기 세종~세조 대의 한글 금속활자 실물과 세종 대인 1434년 만든 한자 금속활자본의 걸작 ‘갑인자’로 추정되는 활자 실물이 처음 출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활자들 일부는 독일인 구텐베르크가 1450년대 서양 최초로 금속활자 활판인쇄를 시작한 때보다 수십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세기에 만들어진 한글 금속활자 소자. 기록만 전해지다 이번 발굴에서 최초로 실물이 확인됐다.

              *한글 연주활자.

 

문화재청은 최근 수도문물연구원이 조사해온 서울 인사동 79번지 ‘공평구역 15·16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 내 유적(나 지역)’의 16세기 건물터에서 항아리에 담긴 15~16세기 세종~중종 시기 금속활자 1600여점이 발견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세종~중종 대 쓴 것으로 보이는 자동 물시계의 시보 장치 부품인 ‘주전’(籌箭)과 세종 때 것으로 추정되는 천문시계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의 부품들, 중종~선조 때 화기인 총통류 8점, 동종(銅鐘) 1점 등도 같은 유적에서 함께 발굴됐다고 덧붙였다.

 

              *세종 때 만든 갑인자로 추정되는 한자 금속활자들. 크기상 소자(小字)에 해당한다.

 

    *도기 항아리 내부를 채운 금속활자들. 출토 당시의 모습이다.

 

역사적 가치가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출토품은 한글 금속활자 실물들이다. 특히 <훈민정음> 창제 직후인 15세기 중반기에 한정돼 쓰인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쓴 금속활자 실물들이 처음 확인됐고, 크기별로 대·중·소·특소로 나뉜 다양한 크기의 활자들이 고루 출토된 점 등은 획기적인 성과로 보인다. <동국정운>은 1448년 세종의 명으로 한자음을 바로잡기 위해 간행한 조선 최초의 표준음 관련 서적으로,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기 위하여 쓰인 ‘ㅭ’, ‘ㆆ’, ‘ㅸ’ 등의 <훈민정음> 초기 글자들을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두 글자를 한 활자에 연결 표기해 토씨(어조사) 구실을 하게 한 희귀본 연주활자(連鑄活字)들도 10여점이 나왔다.

 

 *물시계의 시보를 작동시키는 주전 부품들. 이번 발굴로 처음 실물이 출토되었다.

                                           *‘일성정시의’의 주요 부품인 ‘주천도분환’.

    *물시계의 중요 부품인 주전. 처음 확인되는 실물이다.

 

한자활자의 경우 현재 가장 이른 조선 금속활자인 세조대의 ‘을해자’(1455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보다 20년 이른 세종대 ‘갑인자’(1434년)로 추정되는 활자가 다량 확인됐다. 백두현 경북대 교수와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인쇄문화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고의 한글활자와 세종이 만든 한자본 갑인자의 실물이 처음 나타났다는 점에서 한국 인쇄문화사에 획을 긋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도기 항아리에서는 금속활자와 함께 세종~중종 때 제작된 자동 물시계의 ‘주전’으로 보이는 동제품들이 잘게 잘려진 상태로 출토됐다. 주전은 1438년(세종 20년)에 제작된 흠경각 옥루이거나 1536년(중종 31년) 창덕궁에 설치한 보루각의 자격루로 추정된다. 기록으로만 전해져오던 조선시대 자동 물시계의 주전 실체가 처음 확인된 것이다.

 

항아리 옆에는 역시 세종 대 제작품으로 추정되는 주야간 천문시계 ‘일성정시의’의 주요 부품들이 나왔다. <세종실록>을 보면, 낮에는 해시계, 밤에는 별자리를 이용해 시간을 가늠한 기기로, 1437년(세종 19년) 4개의 기기를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천문시계인 일성정시의와 동종이 땅속에서 드러난 모습.

                             *출토된 승자총통.

 

소형화기로는 승자총통 1점, 소승자총통 7점이 나왔다. 명문을 판독한 결과 계미년 승자총통(1583년)과 만력 무자년 소승자총통(1588년)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해시계 아랫부분에서 용 손잡이인 용뉴를 비롯한 여러 점의 동종 파편들도 함께 나왔다. 종 몸체엔 1535년(중종 30년) 4월에 제작됐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출토 지점은 종로2가 네거리 북서쪽이다. 중부 견평방에 속했던 도성 안 중심으로, 평민들이 살았던 상가 지역으로 추정된다. 이런 민가터에 일반인이 지닐 수 없는 금속활자 등의 고급 유물과 무기류가 왜 무더기로 묻혔는지는 명확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오경택 연구원장은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과 시기상 가까워 전란을 맞으면서 가치 있는 금속제 유물들을 묻어두고 피난 갔다 회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노형석 기자

폴란드, 30년 시효 적용 법안 통과에

이스라엘 “심각한 실망감” 대사 불러

 

   폴란드에 보존되어 있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모습. AFP 연합뉴스

 

폴란드와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 학살) 희생자 재산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으로 충돌했다. 최근 폴란드 하원이 폴란드 홀로코스트 희생자 약탈 재산 문제에 대해, 최장 30년 시효를 적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 법안이 최종 확정되면 폴란드에서 홀로코스트 희생자와 유족이 보상 또는 배상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27일 주이스라엘 폴란드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폴란드 하원이 통과시킨 이른바 ‘행정절차법’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폴란드 외교부도 28일 폴란드 주재 이스라엘 대리대사를 불렀다. 폴란드 외교부는 전날인 27일 “일부 이스라엘 정치가들이 국내 정치 목적으로 이 사안을 악용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폴란드 <피에이피>(PAP) 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하원은 지난 24일 행정 결정 공표 뒤 최장 30년이 지나면 해당 행정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행정절차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 통과 뒤 대통령 서명이 끝나면 법안은 시행된다.

 

2차 대전 당시 폴란드에는 유대인 300만명 이상이 거주했는데, 대다수가 나치 독일의 폴란드 점령 때 재산을 빼앗기고 학살당했다. 1939~1945년 나치 점령 때 폴란드에서 600만명가량이 살해됐고 절반 정도가 유대인으로 추정된다. 나치 독일 패전 뒤 폴란드에는 공산 정권이 들어섰고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재산은 국유화됐으며, 빼앗긴 재산을 다시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1989년 폴란드 공산 정권이 붕괴한 뒤에나 배상 청구 등을 시도라도 할 수 있었는데, 30년 시효까지 적용되면 가능성은 더 멀어진다.

 

앞서 행정절차법 개정안이 폴란드 하원을 통과한 지난 24일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폴란드 새 법안은 “끔찍한 부정의”라며 “어떤 법률도 역사를 바꾸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다음날인 25일 “폴란드는 즈워티(폴란드 통화)든 유로든 달러든 간에 독일의 범죄에 대해 돈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 집권당인 극우 성향 ‘법과 정의당’은 홀로코스트는 나치 독일이 저지른 범죄이고 폴란드인들도 당시 학살당했으며 폴란드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폴란드에도 부역한 이들이 있었으니 책임이 있다고 본다. 최근 몇년 동안 이스라엘과 폴란드는 이 문제를 놓고 대립해왔다. 조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