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오사카 이어 아이치현 법원도 위법 손해배상 소송 패소

유엔도 수차례 차별 말라시정 권고, 북한 연관 이유 배제

 

지난 2월 일본 도쿄 지요다구 문부과학성 앞에서 열린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 반대 시위인 금요행동’ 200번째 시위에서 학생 중 1명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일본 아이치현 조선학교 졸업생들이 일본 정부가 무상교육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한 것은 위법하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일본 최고재판소(우리의 대법원)3일 무상교육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한 것은 적법하다는 1, 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교도통신>4일 보도했다. 최고재판소가 조선학교 무상화 제외 소송에서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은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서 제기된 소송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재판부는 조선학교 운영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개입해 북한 정치 지도자 숭배 등을 하도록 돼 있다며 교육 기본법에 있는 교육의 부당한 지배에 해당해 정부의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고 봤다. 일본에서는 2010년 민주당 정부 시절 수업료를 국가가 부담하는 고교 무상교육 조처를 시작했지만 조선학교의 경우 북한 문제를 이유로 적용 대상에서 보류돼 오다가 자민당으로 정권이 바뀐 2013년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조선학교 쪽은 일본 정부가 정치적 이유를 근거로 재일 조선인 사회에 대한 차별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와 아동권리위원회도 학생들이 차별 없는 평등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수차례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배제 정책에 대한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 김소연 기자 >


가나서 요양원 엄마 보러 먼길 입국, 재확산으로 면회금지

휴가 통제된 장병들 집 못 가고 출산뒤 아이 못 본 산모도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간호사 비자의 웹툰 중. 작가 간호자 비자(@rn.bizza)

 

아프리카 가나에서 사업을 하는 정아무개(61)씨는 가족들을 만나려 지난 7월 하순 2년 만에 귀국했다. 그러나 가장 그리운 노모는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된 뒤 요양병원에 있는 어머니와의 면회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고 생각해 귀국했지만 8월 중순을 전후해 재확산되면서 그는 어머니를 만날 수 없게 됐다. 입국 뒤 2주간의 격리기간 동안 어머니를 만날 날만 기다렸던 정씨의 기대는 무너졌다. 두달 뒤 가나로 돌아가면, 그는 언제 다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른다.

어머니가 잘 들으시지 못해서 전화통화도 어렵거든요. 불효를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정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소강국면으로 들어가 칸막이 너머에서라도 어머니 얼굴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국은 물론 국외 각국에 흩어진 가족들이 생이별을 겪고 있다. 8월 중순 전후 2차 확산 뒤로 요양병원 등 외부 감염에 취약한 시설들이 면회를 다시 금지하고 있는데다, 군부대도 장병들의 휴가를 통제하고, 감염병 확산 우려 때문에 국외 거주자의 국내 입국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요양병원에 부모를 모신 이들의 그리움이 깊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여자친구 할머님이 치매가 있으셔서 요양보호시설에 들어가셨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가 금지돼서 할머니는 자식들이 당신을 버렸다는 상심에 식음을 전폐하셔서 결국 지병이 악화되셔서 돌아가셨다는 글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직 간호사가 그리는 인스타그램 웹툰 계정(@rn.bizza)에선 애타게 어머니의 면회를 요구하는 보호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의료진의 사연이 28천명가량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공감을 끌어냈다.

산부인과에선 출산 뒤 감염 우려 때문에 엄마가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출산 뒤 아이가 아프거나 조산한 경우 신생아실에 맡긴 채 몇달씩 못 만나기도 한다. 아이를 조산한 한 엄마는 “8월 초에 출산하고 아직도 아이를 한번도 못 봤다. 아기가 나와서 우는 소리는 들은 것 같은데 지금까지 쭉 면회 금지다라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국외 방문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다 비행기 결항, 감염병 전파 우려 등 여러 고민 때문에 돌아오지 못하는 국외 체류자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30씨는 원래 반년마다 한국에 들러 가족을 만나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암 치료 뒤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그 역시 미뤄둔 상태다.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와 자신의 어린 아들이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또 다른 교민도 이민자 커뮤니티에 본의 아니게 8개월째 한국 집에 못 가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도 안 뜨니 손자 돌잔치, 큰손자 생일에도 못 갔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지치게 한다며 가족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남겼다. < 채윤태 기자 >


미국 워싱턴DC에서 2일 경찰이 총기 소지 용의자 디온 케이와 대치하는 장면이 담긴 보디 카메라 영상 [AP=연합뉴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이나 과잉진압 등 인종차별적 법 집행에 대한 항의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에서도 10대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총기 소지 용의자 추적 과정에서 18세의 디온 케이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케이가 총에 맞는 장면이 담긴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 영상을 전날 공개했다.

당시 경찰은 총기를 가진 남성들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워싱턴DC 남동부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케이 일행이 탄 차를 발견했다.

경찰이 접근하자 케이와 다른 용의자가 달아났고 경찰을 뒤쫓았다.

대치 과정에서 케이가 총기로 보이는 것을 들고 경찰에게 다가왔으며 경찰관은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하다가 총을 발사했다. 케이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케이가 경찰을 향해 총기를 휘두르면서 접근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용의자 2명도 체포됐으며 이들은 불법으로 권총을 휴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의 영상 공개와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날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의 자택과 해당 경찰서 밖에서는 케이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수십명의 시위자들은 경찰 책임자 해임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경찰의 대응 방식이 지나치게 위험하고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플로이드 사건 두달 전에도미 경찰, 흑인에 복면 씌워 질식사

 

미국 흑인 남성 대니얼 프루드가 지난 3월 경찰이 씌운 두건 때문에 질식사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3일 미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꽃으로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 로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에서 경찰이 흑인 남성을 체포하면서 복면을 씌웠다가 질식사시킨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323일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경찰이 대니얼 프루드(41)라는 남성을 체포하면서 얼굴에 복면을 씌우는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AP>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사건이 공개된 2일 로체스터에서 100여명이 가두시위를 벌이다가 9명이 체포됐고, 이틀째인 3일도 항의 집회가 이어졌다. 뉴욕시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서도 프루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집결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경찰이 사건 당일 오전 3시께 프루드가 향정신성의약품의 일종인 펜시클리딘에 취한 채 밖에서 뛰어다닌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루드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체포되자 땅에 침을 뱉기 시작했고, 경찰은 그의 머리에 두건을 씌웠다. 프루드가 두건을 치워라, 날 죽이려는 거냐라고 항의하는 모습도 동영상에 담겨있다. 프루드가 움직이지 않자 누군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해라고 외쳤고, 몇분 뒤 프루드를 구급차에 싣는 장면도 찍혔다.

뉴욕주 먼로카운티의 검시관은 프루드 사망을 신체적 억압 상황에서 발생한 무산소증 합병증이 사인인 살인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진압 과정을 담은 경찰의 동영상은 프루드의 가족이 정보공개 요구 끝에 확보했다. 라론 싱글터리 로체스터 경찰국장은 사건 영상이 너무 늦게 공개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은폐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4월부터 조사에 착수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이 충격적이라며 가족에게 공감하며 나도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워런 시장은 프루드 체포에 관여했던 경찰 7명을 3일 정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이어지고 있는 흑인 인권탄압 항의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흑인 차별에 대한 비판이 전세계적으로 번졌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경찰 폭력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제이컵 블레이크에게 경찰이 총을 잇따라 발사한 사건까지 발생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에서도 최근 흑인 남성이 잇따라 경찰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 신기섭 기자 >

 

포틀랜드 '트럼프 지지자' 살해용의자, 경찰 총격에 사망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가 역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3일 총격 살인 혐의로 수배된 마이클 라이놀(48)이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그를 검거하려던 경찰기동대의 총에 맞고 숨졌다고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연방보안관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용의자가 총기를 꺼내 보이며 경관의 목숨을 위협했다"며 총격 경위를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서스턴 카운티 보안관실의 레이 브래디는 "현재 우리가 가진 정보는 용의자가 당시 무장을 한 상태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스 뉴스 인터뷰에 나온 라이놀

보안관실에 따르면 용의자는 아파트 건물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는데, 이때 차량을 겨냥한 총격이 있었으며, 이후 차량에서 달아난 용의자를 향해 추가 총격이 가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라이놀은 지난달 29일 포틀랜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우익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소속 애런 대니얼슨(39)에 대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에 포틀랜드 경찰은 라이놀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소재 파악에 나선 상태였다.

특히 용의자는 총격 사실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영상이 한 인터넷 매체에 보도된 지 몇 시간 만에 숨졌다.

라이놀은 해당 영상에서 "선택권이 없었다""거기(시위 현장)에 앉아서 그들이 내 유색인종 친구를 죽이는 걸 보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포틀랜드 시위현장에서 포착된 마이클 라이놀(48)

그는 또 자신이 누군가의 칼에 찔릴까 두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열렬한 '안티파' 지지자로 소개한 라이놀은 "경찰이 평화롭게 목소리를 내는 시민을 폭행한다면 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폭력 사용도 피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글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극우인 신()나치주의와 파시즘, 백인 우월주의에 저항하는 극좌 성향의 무장단체나 급진적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포괄하는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포틀랜드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왜 포틀랜드 경찰은 애런 대니얼슨의 잔혹한 살인범을 체포하지 않느냐"며 서둘러 라이놀을 체포할 것을 촉구하는 트윗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