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게 나라냐”, 미국의 ‘촛불혁명’

● 칼럼 2020. 6. 10. 04:5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칼럼] 이게 나라냐”, 미국의 촛불혁명

         

이건 우리 시대의 혁명이야.”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린 채 숨을 쉴 수 없다며 숨져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분노한 시위가 시작된 지 며칠 뒤 미국인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솔직히 좀 과장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간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흑인들이 목숨을 잃을 때마다 항의 시위는 자주 일어났지만 어떤 변화도 없이 곧 사그라들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이제 많은 미국 언론들이 이런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9일로 시위는 보름째를 맞았다. 대도시뿐 아니라 소도시, 교외지역까지 미국 전역에서 변화의 함성이 이어지고 있다. 폭력과 약탈이 확연히 줄고 아이들까지 참여하는 평화 시위가 자리잡았다. 흑인뿐 아니라 백인과 아시아계, 히스패닉까지 인종의 벽을 넘은 각계각층이 함께 인종차별 반대와 경찰 폭력을 해결할 제도 개혁을 요구한다. 한인들도 흑인들과 연대해 시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수십년 만에 가장 광범위한 민권운동이다.

잔인한 빈부격차, 인종차별,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응, 대량 실업 등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느끼던 미국인들의 절망과 분노에 플로이드의 비참하고 억울한 죽음이 불을 댕겼다. 시위대의 우선 목표는 인종차별 철폐와 경찰 개혁이지만, 정의와 공정과는 거리가 먼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미국인들의 외침은 몇년 전 한국인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던 이게 나라냐와 일맥상통한다.

미국판 촛불시위는 미국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은 실패 국가가 되어버렸다. 국민들의 고통에 공감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고, 남 탓과 거짓말에 급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지만,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니다. 트럼프가 집권하기 훨씬 전부터 미국 사회는 여기저기 곪고 썩어가고 있었다.

세계 최강대국 쇠락의 첫번째 전환점은 20019·11 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 부시 행정부는 사태의 원인이 된 중동정책을 반성하지 않고, 근거 없는 대량살상무기주장을 앞세워 이라크를 침공했다. 혼란에 빠진 중동에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난민이 됐다. 미국이 세금으로 퍼부은 막대한 전비는 군사·에너지 기업들에 막대한 이익을 안겼고, 서민들에겐 큰 부담이 됐다.

두번째 전환점은 2008년 금융위기였다. 정부와 의회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구제금융으로 투입해 월가의 은행들과 금융회사들을 구했다. 무책임한 투자로 시스템을 망가뜨린 월가 사람들은 일자리와 자산을 지켰다. 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집과 일자리를 잃고 빚더미에 앉았다. 1%의 상류층과 하층민, 대도시와 농촌, 엘리트와 서민들 사이의 분열은 끝없이 깊어졌다.

분열을 틈타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무책임과 작은 정부=효율의 논리를 내세우며 정부가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득권층은 완벽한 공생관계를 형성했다. 트럼프는 사상 최대 감세를 통해 기업과 부유층에 막대한 돈을 벌어주었고, 이익을 얻은 이들은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코로나19 재난 앞에서도 월가는 또다시 거액의 구제금융을 받아냈고 불안정해진 시장을 활용해 큰 수익을 챙겼다. 일자리를 잃고 식량을 배급받으려고 줄을 선 빈곤층과는 딴 세상처럼, 증시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번 시위는 절망 속의 희망이다. 너무나 거대한 문제 앞에서 무감각해져 침묵해온 미국인들이 인종과 계층의 벽을 넘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사회의 진정한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복잡한 선거인단 제도와 백인 중도층 민심은 큰 변수다. 또 트럼프가 퇴장한다고 해도 소수에만 이득이 집중되는 국가 시스템과 군사주의, 관료주의를 고칠 개혁은 쉽지 않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과 기득권을 쥔 정치인들이 변화를 만들어낼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아래로부터 분출한 에너지가 경찰 개혁을 넘어선 사회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미 너무 늦었을까? 알 수는 없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이번에도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가 무질서와 갈등이 들끓는 전국시대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 박민희 논설위원 >

 


김여정·김영철 지시, 9일 낮 12시부터 직통전화 차단

            

북한이 9일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과 군통신선을 포함해 남북 사이 모든 연락선을 끊고 대남 업무를 대적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대남사업 부서들이 참여한 사업총화회의가 8일 열렸으며, 이 회의에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단계별 대적사업을 심의해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휘청이던 남북 관계가 중대 갈림길에 들어섰다.

북한 당국은 이런 결정 사항을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리는 조처를 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사 보도형식으로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모든 인민의 필독 매체<노동신문> 2면 머리기사로 이를 공표함으로써,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다만, 발표 형식만 보면 공적 기관의 성명·담화보다는 공식성이 낮다.

북쪽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부서 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죄갑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하고 우선 먼저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측 해당 부분에서는 9() 12시부터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오던 북남 당국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 통신시험 연락선, 조선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 연락선을 완전 차단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이번 조치는 남조선 것들과의 일체 접촉 공간을 완전 격폐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버리기로 결심한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추가 조처를 예고했다.

북한, 9일 오전 군 통신선통화 시도에 응답 안해

북한이 9일 오전 군 통신선을 이용한 남쪽의 통화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께 서해지구, 동해지구의 군 통신선을 통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쪽에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남북 군당국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께 군 통신선으로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다.

앞서 북한은 9일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과 군 통신선을 포함해 남북 사이 모든 연락선을 끊고 대남 업무를 대적 사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남북 군당국은 지난 20184·17 판문점 선언 뒤 잇따라 남북 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남북 경비함정간 국제상선공용망을 복원했다. < 이제훈 박병수 기자 >


7일 뉴욕 맨해튼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무릎꿇기를 하고 있다. 미국의 항의 시위는 지난주부터 폭력성이 확연히 줄고 평화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66개국 656개 인권단체와 공동서한유엔인권이사회 긴급회의 요구

        

미국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유족들과 인권단체들은 8(현지시간) 미국에서 발생한 각종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유엔에 촉구했다.

플로이드의 아들 퀸시 메이슨 플로이드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즈 플로이드는이날 전 세계 인권단체들과 함께 이같은 내용을 담아 작성한 연대 서한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서한에는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국제인권연맹(FIDH), 세계고문방지기구(OMCT) 66개국 656개 인권단체가 동참했다.

이들은 유엔인권이사회(UNHRC) 소속 47개 회원국에 발송한 서한에서 인권이사회긴급회의 소집, 조지 플로이드를 비롯한 미국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사망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요청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했다. 이스라엘에 편견과 반감을 보여왔고, 자국이 요구한 개혁안 등을 외면했다는 이유에서다. 플로이드 유족과 인권단체들은 서한에서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미국 경찰과 백인 자경단이 비무장 흑인을 불법적으로 살해한 일련의 사건 중 하나"라며 "미국 경찰의 흑인 살해와 과도한 무력 사용은 국제인권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플로이드 동생 필로니즈는 성명에서 "전 세계 사람들과 유엔 지도자들이 (숨지기 직전) 도움을 호소했던 플로이드의 외침에 응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유족을 대리하는 벤 크럼프 변호인도 보도자료를 내고 흑인 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미국 경찰 개혁안 권고 등을 요청하는 유족의 별도 서한을 유엔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크럼프 변호사는 "미국은 흑인의 생명권을 박탈해온 오랜 관행을 갖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경찰의 책임을 묻는 데 실패했다"며 각종 흑인 사망 사건에 유엔의 조사와 개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