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예술인들이 더 살기좋은 사회를 위해 자신들이 가진 재능으로 자원봉사하는 일들이 많이 생겨났음을 모국 신문을 통해 읽은 적이 있다. 기부문화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프로보노’라고 한다. 라틴어 Pro bono public , ‘ 즉, 공익을 위하여’ 란 뜻인데, 원래 미국 변호사협회 윤리 규정으로 일년에 최소 50시간을 저소득층에 보수없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런 기부운동이 세상을 바꾼다면? 
이곳 토론토에도 한인들의 음악인 모임이 생겨 화제가 되었는데, 나는 그 일에 연관이 되어 올 봄에 있었던 두 연주회를 가보게 되었다. 이들은 제인·핀치에 위치한 유니버시티 교회에서 저소득층의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에 숙제를 도와주고, 형편이 안되어 악기를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피아노·바이올린·드럼 등의 음악을 가르쳐 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다. 그들이 2009년부터 리칭업 뮤직 스쿨(Reaching Up Music School)을 개설, 우범지역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모아 음악을 무료로 가르쳐오고 있다.
 
‘피아르모니아’ 란 뜻은 ‘Piano’ 와 ‘ armonia’(이태리어) 즉, “harmony” 라는 뜻으로, 음악을 통해 평화와 조화를 이루자는 취지인데, 기부자인 동시에 모금가이기도 한 저들에겐 이분법적 구분이 무의미할 뿐이다. 4월13일(토)에는 백인 교회 초청연주가 있었다. 여섯 명이 펼치는 피아노 연주에 맞추어 손뼉치며 즐거운 저녁을 보냈던 많은 백인교인들은, 백 여년 전에 선교활동의 무대였던 작고 가난한 나라이던 그곳에서 온 젊은이들이, 이젠 그때 진 빚을 갚고있는 모습을 보는 듯 뜨겁게 호응을 해 주었다. 손수 구운 케익과 쿠키를 커피와 차를 곁들여 내놓았고, 그날의 연주가 아주 격조높고 매력적인데다 흥미진진했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위기였다. 두 번째 있었던 4월21(일) 공연 역시 재능기부를 마다않는 연주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로 뜨겁게 환호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금 공연장소인 영락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교회를 돌보는 사찰집사님이 본당을 찾지못하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을 비롯, 영상기술로, 또 부엌에서 수고하는 분들에 이르기까지 따뜻함이 몸에 밴 분들이었다. 물론 그 교회에서는 임대료나 그 어떤 비용도 사양했을 뿐 아니라, 수 천불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랜드 피아노를 옮길 때에도 쏜살같이 달려와서 거들어주는 분들이 있었다. 성경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신앙의 본질’을 이런 분들로 인해 이해가 되고도 남지 않겠는가 싶다. 프랑스의 소설가·시인으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레미제라블>과 < 노틀담의 곱추> 등의 작품으로 자유, 평등, 정의,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바친 빅토르 위고(1802-1885)는 유언장에 5만프랑의 돈을 극빈자들의 관 만드는 재료를 사는데 기부하고 떠났다. 돈을 내는 것만이 기부의 전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사명이 이끄는 모금(Mission Driven Fundraising)’ 에 한마음으로 동참한다면, 누구나 기부자가 되는 것이다.

재능기부란,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을 개인의 이익이나 기술개발에만 사용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기부형태라고 한다. 재능기부의 종류 네가지를 소개해보면, 슈바이처 프로젝트(의료, 보건, 건강에 관련된 분야), 오드리햅번 프로젝트(문화, 예술분야), 마더테레사 프로젝트(저소득층 및 사회복지 분야), 키다리아저씨 프로젝트(멘토링,상담, 교육 결연분야), 헤라클레스 프로젝트(체육, 기능, 기술등과 관련된 분야) 등이다. ‘로마의 휴일’ 영화에서 공주같이 곱기만 했던 오드리 햅번, 그녀가 보여준 아름다운 봉사를 높이 사 이름 지어진 예술 분야의 재능기부, 그것을 토론토 범죄지역으로 악명높은 동네에 기꺼이 바치는 ‘피아르모니아’ 연주가 캐나다 장로회 여선교회 초청으로 내년 5월 16일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에서 더 웅장한 공연으로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저들을 이끌어 함께 해 주실것을 믿는다.

< 장계순 - 캐나다 한인문인협회원 >


토론토 영락교회에서 연주하는 피아르모니아.


피아르모니아 “웅장·환상적”

우범지대로 알려진 토론토 제인·핀치지역 소재 유니버시티 장로교회(담임 김진혁 목사)가 운영하는 리칭 업 뮤직스쿨(ReachingUp Music School)의 자원봉사 주역인 강현수, 김애령, 김혁, 김혜정, 배천경, 정은주씨 등 6인 피아니스트 앙상블 ‘피아르모니아(Piarmonia)’ 가 지난해에 이어 2번째 기금모금 연주회를 4월21일 저녁 토론토 영락교회(담임 송민호 목사)에서 성황리에 열었다. 
앞서 13일에는 이토비코의 캐나디언 교회인 그레이스 뷰 교회에서도 초청 연주회를 가졌다. 
연주회는 1부에서 모짜르트와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스텔라 브라스의 곡을 2대의 그랜드 피아노로 2~4명이 번갈아 연주, 쏟아지는 앙콜에 강남 스타일도 선사했다.
 
2부는 리칭 업 참가 어린이들의 수업 장면 등을 담은 영상과 함께 주인공 아이들이 직접 무대에 등장, 피아노와 바이올린, 댄스 등 배운 것들을 선보였고, 4명의 멤버에 의한 생상의 ‘죽음의 무도’ 등 연주에 이어 소프라노 이영송 씨가 독창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피날레는2대의 그랜드 피아노 ,키보드, 신디사이져와 금관 5중주가 어우러진 ‘대학 축전 서곡’ 연주가 장식, 기립 박수에 성가 메들리 앙코르로 화답했다. 
지난 13일 연주에서도 피아르모니아는 백인 청중들로 부터 “웅장하고 환상적인 연주회였다”는 칭송을 들었다.
 
< 문의: 647-746-7380 >

 
지난 4월15일(월) 아들이 갑자기 카톡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빠! 여기 학교 앞에서 난리가 났어요 폭탄이 터져 3명이 죽고 100명이 다쳤어요. 보스턴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긴급하게 보낸 텍스 메시지였다. 아들은 틈틈이 마리톤을 즐겼다. 학창시절에 <미시사가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달리기 선수였다. 이번에 보스턴 마라톤을 구경가려고 했는데 학기말 팀 프로젝트가 있어 빠질 수가 없어 밤샘을 하느라고 결승지점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천만 다행이었다. 나는 길을 가다가 차를 멈춰 길가에 세우고 보스턴에서 일어난 테러를 평화로 잠재워 달라고 기도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뮌헨> 이라는 영화가 있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검은 9월’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인질로 잡은 사건으로 서막을 연다. 그들은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질로 잡은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살해한다. 분노한 이스라엘은 즉시 ‘비밀암살단’을 구성하여 치밀한 보복에 들어간다. 하지만 애국심이 넘치는 이 암살단은 목표를 제거할수록 자신의 임무와 복수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보복하면서 시원해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117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미국에 원한을 품은 체첸 출신의 형제가 결승점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범인들은 목표를 달성했다고 시원해 하겠지만,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 무고한 세 사람이 죽고 수 백 명이 다쳤다. 가장 어린 8살 아이가 죽고 그 누나는 다리를 자르고 어머니는 머리에 큰 손상을 입어 기억이 불투명하며 그 아버지는 파편이 박혀 고통스러워한다. 

요셉도 자신의 상처를 씻지 못했다면 테러범으로 애굽을 심판하였을 것이다. 평화는 용서로 시작된다. 용서는 화해와 다르다. 화해는 쌍방이 동의 해야 하지만 용서는 일방적으로도 가능하다. 용서는 지난날 나를 괴롭히는 그 상처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자기선언이다. 더 이상 나에게 상처 준 사람을 기억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선포이다. 요셉은 자기를 노예로 판 형제들을 용서하고, 노예로 부려먹다가 감옥에 가둔 주인 보디발을 용서하고, 그의 인권을 침해한 애굽 지도자들을 용서했다. 그는 애굽 백성의 기근을 자기 민족의 기근처럼 여기고 구제 정책을 폈다. 그는 바로왕과 이스라엘 형제들이 복된 만남을 하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야곱의 집안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애굽에서도 ‘선한 목자’가 되었다. 참 목자는 자신의 유익을 좇아 원수를 이용하지 않는다. 바로왕은 요셉을 보고 애굽을 맡기며, 그의 형제들에게 은혜를 베푼다. 
당신이 요셉처럼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하면, 헤어진 형제들을 만나 관계를 회복하게 되고 원수 된 애굽 민족과도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

< 박태겸 목사 - 캐나다 동신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