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김종민·염태영·노웅래·신동근·양향자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당대표가 영상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이변은 없었다. 29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초반부터 이어진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판세'를 확인시켰다. 이낙연 신임 대표는 내년 3월까지 당을 이끌며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극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제4차 전국대의원 대회에서 득표율 60.77%, 김부겸 전 의원(21.37%), 박주민 의원(17.85%)을 여유 있게 제쳤다. 이 대표는 대의원 57.20%, 권리당원 투표 63.73%, 국민 여론조사 64.02%, 일반당원 여론조사 62.80%로 모두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최고위원으로는 김종민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노웅래 의원, 신동근 의원, 양향자 의원(득표순)이 당선됐다.

이 대표는 라디오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갔다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 19일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라 당선 인사는 화상 연결로 이뤄졌다. 이 대표의 자가격리는 오는 31일 낮 12시에 풀린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가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와 그것으로 파생된 경제적 사회적 고난, 즉 국난의 극복이라며 코로나19로 고통에 직면한 민생을 돕기 위한 당정 협의를 조속히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겠다. 재난 지원금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고용취약계층과 소득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전국민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를 비롯한 사회부조를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은 안정적인 당 관리로 일단 코로나19 등 위기극복에 집중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7일 출마선언을 하며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재임 기간 958일의 최장수 국무총리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강원도 고성지역 산불 등 재난 상황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유력 대선주자로 힘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전당대회 초반부터 다른 당권 주자들의 집중 견제를 받기도 했다. 당 대표가 오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내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이른바 7개월짜리 당 대표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대표가 이대만(이대로 대표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엄중 낙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주요 이슈에 대해 언급을 피해갔다는 지적이 많다. 여론조사 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1위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표가 되면 또 다른 이낙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로 친문재인 진영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 출신으로 도쿄특파원,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지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19대 선거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지난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당선된 뒤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가 됐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반대, 민주당에 잔류하면서 한때 노 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 서영지 기자 >

이낙연 민주당 대표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이 최우선

2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수도권 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영상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당대표 후보들인 김부겸, 박주민 후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와의 형평성을 위해 모두 영상 연설로 대처했다.

29일 전당대회에서 거대 여당의 수장을 맡게 된 이낙연 대표는 코로나 19 위기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국난극복을 목표로 당의 인사와 조직 혁신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 중도사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정기국회에서 정치인 이낙연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첫번째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 재편해 당 대표인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쪽 관계자는 국난극복총력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결집시켜야 한다. 비상 상황인만큼 당직 인선도 통상의 관례를 뛰어넘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위기 극복과 함께 강조한 점은 민생이었다. 그는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입니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입니다라고 말하다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다음달 1일 시작하는 정기국회에서 이낙연의 민주당민생에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입법 등 개혁 과제는 일정대로 추진하되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쪽 관계자는 개혁 과제를 미룬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당장 2차 재난지원금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그는 수락연설에도 고통에 직면한 민생을 돕기 위한 당정협의를 조속히 본격화하겠다. 재난지원금 문제도 함께 논의하겠다고용취약계층과 소득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전국민 고용보험과 실업부조를 비롯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추석 민생대책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 지원 외에도 포스트 코로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 등을 자신에게 주어진 ‘5대 명령으로 꼽았다. < 김원철 기자 >

[일문일답] "자가격리 중 문대통령 생각 제일 많이 났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신임 대표는 29"자가 격리 중 문재인 대통령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고 말했다.

대권 경쟁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국난극복 외의 것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다음은 10개 방송사 인터뷰를 재구성한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당선 소회는.

어려운 시기 막중한 책임을 맡겨 준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 임기 내 목표는.

코로나19 안정화, 민생 지탱, 경제 회복, 미래 준비다.

-- 자가격리 중 누가 생각났나.

대통령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민생 고통을 잘 알 텐데 어떤 생각을 할까 많이 상상했다.

--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입장은 그대로인가.

자가격리가 끝나면 23일 안에 당정청 회의를 열고, 예년보다 강화된 민생지원대책을 마련해 추석 이전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 신념으로는 재난지원금은 어려운 분께 더 많이 지원하는 게 맞다. 1차 지급 결과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도움을 드리는 것처럼 됐는데, 참고해 논의하겠다.

-- 의료 파업 문제 해결책은.

환자가 있는데 파업하는 건 의료인 본분을 벗어나는 일이다.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현장에 돌아와 달라.

--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시행 초기인 부동산 입법 영향으로 매매시장은 안정화 길로 가고 있다. 임대차시장은 정책 변화가 커서 전환기 진통을 앓고 있지만, 임차인 주거권을 보장해 포용사회로 가자는 취지를 서로 이해하면 곧 안정될 것이다.

-- 공수처법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합법적으로 통과된 것은 지키는 게 옳다. (미래통합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박병석 국회의장 종용에 따라주는 게 옳겠다.

-- 당내 토론이 사라졌다는 말도 있다.

누가 짓눌렀다기보단 과거 열린우리당 전철을 알기에 서로 절제하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 당 쇄신 방안은.

유능, 기민, 겸손이다.

-- 대선에 출마하나.

내년 39일 대선에 생각이 있으면 누구든지 그만둬야 한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계 설정은.

지금은 국난 극복에 집중할 때다. 이외의 것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

-- '시무 7' 청와대 청원을 한 조은산 씨에게 할 말은.

누구나 비판할 수 있고 말하는 충정도 충분히 알겠다. 사실관계 오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내년 봄 재보선 후보 낼 것인가.

더 급한 일을 처리하며 늦기 전에 책임 있게 결정하겠다.

-- '엄중 이낙연'에서 새로운 이낙연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책임 있는 사람이 신중한 게 나쁜 건 아니다. 집권 여당 대표답게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

 

염태영 시장 최고위원 당선자치단체장 중 처음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염태영 최고위원 후보자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종민 의원(재선), 염태영 수원시장, 노웅래 의원(4), 신동근 의원(재선), 양향자 의원(초선)을 최고위원(득표순)으로 선출했다.

이번 최고위원단 선거의 특징은 친문재인 성향' 후보들의 선전과 함께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종민 의원은 6%포인트 이상의 표차로 2위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통과 과정에서 보여준 강경한 태도로 친문 성향의 권리당원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승인으로 꼽힌다.

염태영 시장은 쟁쟁한 현역 의원들에 밀리지 않고 2위를 거머쥐었다. 대의원들의 높은 지지가 힘이 됐다. 지자체장이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15년 박우섭 당시 인천 남구청장, 2018년 황명선 논산시장이 도전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하지만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 기초단체장 등이 대거 당선되면서 이들을 대변할 당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 지난 24일 민주당 소속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154명 전원이 염 시장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염 시장은 그동안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 국정운영방식도 중앙과 지방이 수평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자치분권 등을 강조해왔다.

4선의 노웅래 의원도 최고위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 의원은 <문화방송>(MBC) 기자 출신으로 당 대변인, 서울시당 위원장, 민주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신임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비주류로 꼽힌다.

치과의사 출신 신동근 의원은 대학생 때 경희대 삼민투 위원장을 맡아 반독재 투쟁을 벌였다.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한 뒤 계속 낙선하다가 20대 총선에서 45기 끝에 당선됐다.

유일한 여성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도 당 지도부에 무난하게 안착했다. 양 의원은 유일한 여성으로 순위에 상관없이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게 돼 있었지만, 득표율도 5위로 당선권에 들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지난 201620대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표 시절 영입 인재로 민주당에 입당해 이번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민주당이 이번 전대를 앞두고 당헌·당규를 개정함에 따라, 이낙연 대표가 오는 2022년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에 대표직을 그만두더라도 최고위원 임기는 2년으로 보장된다. < 서영지 기자 >

 

사상 첫 온라인 전당대회지도부 등 불참, 현장엔 10명만

      

29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

29일 당선이 확정된 (왼쪽부터) 염태영, 신동근, 양향자, 김종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최고위원. 민주당 유튜브 갈무리

최근 극심해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면적인 온택트’(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29일 오후 마무리됐다.

당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 모인 인원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의 임기를 마친 이해찬 대표는 물론 이날 최종 득표율 60.77%1위에 뽑힌 이낙연 신임 당 대표도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신임 대표의 수락 연설은 집에서 화상 연결로 이뤄졌다.

유력한 당권주자였던 이낙연 후보는 전당대회를 열흘께 앞둔 시점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전당대회 당일을 사흘 앞두고는 이해찬 대표 등 현재 당 지도부가 대거 코로나19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됐다. 애초 민주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적용해 50명이 채 되지 않는 규모로 전당대회를 준비했지만, 최근 확산 상황이 악화되면서 결국 10명 안팎의 인원만 참석하는 소규모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온택트 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을 통해 생중계됐다. 수화로 동시 통역이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본격적인 전당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전 녹화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29일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할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었다. 후보들은 당사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를 하다 차례가 오면 마스크를 낀 채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고 내려왔다. 취재진의 접근도 제한됐다. 영상기자 한 팀 정도만 전당 대회 현장에 들어갔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는 정견 발표를 사전 녹화 영상으로 대체했다. 수락 연설은 집에서 화상 연결로 생중계됐다. 이 후보는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다. 격리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난 뒤인 31일 오후에야 풀린다.

지난 26일 오전 진행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던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대부분 이날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등을 취재하던 한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회의에 참석한 이들 대부분이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은 대신 미리 녹화해 둔 영상으로 발언을 대신했다.

2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인사말을 전하는 이해찬 대표. 민주당 유튜브 갈무리

< 노지원 기자 >


조국 딸 연세 의료원에 인턴요구아니면 말고식 무책임 보도

조민씨·연세대 의료원에 사과” ‘오보대신 확인 불충분변명

 

                               조선일보 829일자 조간 2면 사과기사

 

<조선일보>가 지난 28일자 일부 지역판에 실린 <조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일방적으로 찾아가 조국 딸이다, 의사고시 후 여기서 인턴하고 싶다> 기사와 관련해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 대해 오보라는 표현 대신 ‘2차 취재원의 증언만을 토대로 작성한 기사등의 표현을 써 사과의 진정성은 물론 언론으로서의 책임감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29일자 조간 2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이 기사는 사실관계 확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부정확한 기사였다피해를 입은 조민씨와 연세대 의료원 관계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독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 대해 본지 취재 윤리규범은 확인된 사실을 기사로 쓴다. 사실 여부는 공식적인 경로나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본지는 제작 과정에서 해당 기사가 이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즉시 삭제했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 해당 기사가 게재된 신문이 배달돼 독자 여러분께 그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드리겠다고 보도경위를 설명했다.

                                조선일보 28일자에 실린 해당 기사.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조선일보의 사과문 내용을 보면 해당 기사는 지난 27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를 찾아가 인턴 지원을 했다제보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이 제보 내용을 취재하던 기자가 26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연세대학교 의료원 고위 관계자와 외부인 등 4명이 식사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가 피부과 에이(A) 교수를 면담했고, 그에 따른 의료원 측 고충을 토로하는 대화가 오갔다는 이야기를 참석자로부터 들었다실제로 해당 저녁 모임이 그 식당에서 있었으며, 참석자 면면도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증언자 외 또 한 명의 모임 참석자도 비슷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해당 기사가 작성됐고, 일부 지역 배달판에 게제됐다그러나 이 기사는 직접 당사자인 조민씨나, 조민씨가 만났다는 교수에게 관련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작성된 것이다. 해당 기사는 당사자인 1차 취재원이 아닌, 2차 취재원의 증언만을 토대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본지는 첫 지방판 인쇄 직후 이 기사를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2차 취재원의 증언만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다음 인쇄판부터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그럼에도 일부 지역에는 첫 인쇄판 신문이 배달됐고, 28일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간부들과 조민씨의 부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모두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를 찾아가 교수를 면담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해당 기사로 피해를 입은 조민씨와 연세대 의료원 관계자들,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의 28일자 보도내용을 부정하는 정기양 연세대 의과대 의학과 피부과학교실 교수 SNS.

하지만 조선일보 <바로잡습니다>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과 의문이 제기된다. ‘오보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마치 애초 취재를 하게 된 제보의 신빙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해명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바로잡습니다의 취지는 정정보도와 같다.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수준으로 오보에 대해 명백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고, 그 사과는 해당 기사로 인해 피해를 본 피해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담아야 한다. 하지만 조선일보 사과문은 오보에 대한 인정 없이 항상 자기변명과 해명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문을 보면, 연세대 의료원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저녁자리가 실제로 있었고 조민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 것도 복수의 참석자를 통해 확인했지만, 조민과 해당 교수 당사자에게 확인하지 않은 것만이 문제인 것처럼 적혀있다. 되레 자신들의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만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당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고, 사과의 진정성도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조선일보는 28일자 일부 지역판에 조국 전 장관 딸인 조민씨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를 찾아가 인턴을 부탁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기사는 이후 삭제됐지만, 해당 기사가 실린 지역판을 받아본 독자 등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이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허위기사라며 조선일보와 해당 기사를 작성한 두 명의 기자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고, 정기양 연세대 의과대 의학과 피부과학교실 교수 역시 에스엔에스를 통해 피부과 교수 누구도 조민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며 보도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한 바 있다. < 유선희 기자 >

    

조국 "징벌적 배상액 8900억 해외사례도" 페이스 북에 올려

조선일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관련 오보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조 전 장관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해외 사례를 언급했다.

조 전 장관은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작동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번 조선일보 오보 사태가 발생했다면, 얼마 정도의 배상액이 선고될까 생각해본다"고 적었다.

앞서 조선일보는 28일자 10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연세대 의대 교수를 찾아가 세브란스에서 피부과 인턴 과정을 밟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지면은 결국 수정됐지만 초판이 일부 지역에 배송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조선일보는 29일자 2면에 '조민씨·연세대 의료원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사실 관계 확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부정확한 기사였다"고 사과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해외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내에도 오보를 낸 언론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미스 리틀 콜로라도' 존베넷 램지 피살사건 CBS 다큐멘터리의 경우 75000만달러(8900억원)의 손배소가 제기된 후 2019년 합의 종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사가 파산한 사례도 있었다""1980년 미국 일리노이주의 소규모 언론사 '앨턴텔레그래프'는 건설업자가 마피아와 연관돼 있는 오보를 낸 후 920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고 파산신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게시물을 올리며 '조선일보 명예훼손 손해배상액 8년간 4700만원' 기사를 링크했다. < 최민경 기자 >



4년전 대장암 진단 후 항암치료 받으면서 작품활동 이어나가

   

배우 채드윅 보즈만이 지난 20192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참석한 모습. EPA/연합뉴스

        

마블 영화 '블랙 팬서'에서 가상국가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를 연기했던 채드윅 보즈먼이 43세의 나이로 대장암 투병 끝에 숨졌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티찰라에게는 총칼을 튕겨내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신비의 금속 비브라늄으로 만든 갑옷이 있었지만, 보즈먼에게는 없었다.

보즈먼의 홍보 담당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곁을 가족들이 지켰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보즈먼이 4년 전 대장암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즈먼이 "영화 '마셜' 등을 촬영하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다"면서 "그는 참된 전사였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특히 영화 블랙 팬서에서 국왕 티찰라 역을 맡게 된 것은 그의 커리어에 있어서 최고의 영예였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보즈먼은 대장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유명인들의 추모 글이 넘쳐났다.

함께 어벤져스를 포함한 마블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추모 글을 남겼다. ‘캡틴 아메리카로 출연했던 배우 크리스 에반스는채드윅은 특별했다. 진국이었다그는 깊이 헌신적이고 끊임없이 알고 싶어하는 배우였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우리의 우정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Rest In Power (힘속에 영면하길)” 라고 했다.
헐크역의 마크 러팔로도 보스먼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트윗을 남겼다.

너의 위대함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는데. 힘 속에 쉬길(Rest In Power), 왕이여.”
보스먼은 미 메이저리그 야구 최초의 흑인 선수였던 재키 로빈슨, 전설적 소울 가수인 제임스 브라운, 미 최초의 흑인 대법관 서굿 마셜 등, 영화 속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흑인 위인들을 여럿 연기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장남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3세는재키 로빈슨과 제임스 브라운, 서굿 마셜에 이르기까지, 채드윅 보스먼은 역사를 은막 위로 가져와 새 숨을 불어넣은 배우였다. 블랙 팬서로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퍼 히어로였다고 썼다. “4년여 오래 암과 전쟁을 치르면서도, 그는 싸움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영감을 준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보스먼을다정하고 재능 넘치는 영혼이라며수술과 항암치료를 받는 사이에 우리에게 그 모든 위대함을 보여줬다. 그의 용기, 강인함, 힘이 그걸 가능케 했다. 존엄함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추모글을 남겼다


무장 괴한, 가나 앞바다서 한국인만 태워 나이지리아쪽 도주

소재·안전여부 즉각 확인 안돼외교부 선원 석방위해 총력  

정부는 지난 73일부로 서아프리카 기니만 해역을 '해적 고위험 해역'으로 설정하고 한국인 선원을 대상으로 조업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서부 아프리카 가나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2명이 28일 무장 괴한에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온라인 매체 '드라이어드 글로벌'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8일 오전 84분께 토고 로메 항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역에서 참치 조업중이던 가나 국적 어선 500t'AP703'호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이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2명과 가나 현지 선원 48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무장 세력은 이 중 한국인 선원 2명만 다른 선박으로 옮겨 태운 뒤 나이지리아 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납치 세력의 신원과 정확한 소재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여부도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가나 선원 48명은 현재 AP703호를 타고 가나로 귀환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는 즉각 본부에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해당 공관에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국내 관계기관, 가나·나이지리아 등 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피랍 선원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부 아프리카 해상에서 한국이 피랍 사건이 벌어지기는 두 달 만이다.

지난 624일 서부 아프리카 베냉 코토누 항구로부터 약 111떨어진 해상에서 참치잡이 조업 중이던 '파노피 프런티어'호에 승선해 있던 한국인 선원 5명이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은 뒤 납치됐었다.

이들은 피랍 32일째인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 남부지역에서 무사히 풀려난 뒤 지난 23일 귀국했다.

또 지난 53일에도 가봉 리브리빌 인근서 새우잡이를 하던 50대 한국인 남성이 해적에 피랍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서부 아프리카 해상에서 한국인 피랍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고와 가나 해역을 포함한 기니만() 일대는 한국 정부가 지난 73일부로 '해적 고위험 해역'으로 처음 설정하고 해외공관, 선주 등을 통해 조업 중단을 권고한 곳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제프로 온예아마 나이지리아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해적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해상안보 강화를 위해 나이지리아 측의 적극적 대응을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