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저소득 미국인에 가장 큰 손실"

천문학적 감세, 저소득층 복지 축소로 충당

트럼프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승리"
로버트 라이시 "크고 추악한 법안"

국방·국경 안보 위해 3,500억 달러 배정
연방 정부 부채 한도, 5조 달러 인상

 

"이 법안은 부자들에 유리하고 저소득 미국인에게 가장 큰 손실을 준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자신의 대선 공약이자 집권 2기 핵심 국정과제를 담은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하고 법률로 공포한 것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알려진 대규모 감세 법안에 서명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 07. 04 [로이터=연합]

 

트럼프, 6천조 원 규모 부자 감세
부자에만 "크고 아름다운" 법안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백악관 상공을 이란 핵시설을 폭격했던 전략폭격기 B2 편대가 축하 비행하는 가운데, 트럼프는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서명식을 열고 대규모 감세, 국방·국경 안보 강화, 부채 한도 상향, 대규모 복지 예산 감축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 이 법안에 서명했다. 여기엔 청정에너지 관련 세금 공제 등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폐기하는 내용도 담겼다.

 

세부 내용을 보면, 트럼프의 집권 1기 초 시행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고 새로운 감세 조치도 도입해 총 감세 규모를 4조5000억 달러(약 6140조 원)로 늘렸다. 일례로 상속세 면제 한도는 개인당 1500만 달러(약 200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LAPD)이 연방 건물 앞에서 연방 당국의 강압적 불법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석자를 체포해 연행하고 있다. 2025. 06. 08 [AFP=연합]

 

국방·국경 안보 위해 3500억 달러
연방 정부 부채 한도, 5조 달러 인상

 

집권 1기 감세의 최대 수혜자는 고소득층이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연 소득 46만 달러 이상의 가구에 전체 감면액의 3분의 1 이상이 돌아갔다. 또 상위 1%(240만 명)의 감면액은 올해까지 평균 6만1090달러였지만, 중간 소득층 60%(7800만 명)은 380~1800달러에 그쳤다.

 

국방과 국경 안보 강화 예산을 향후 몇 년 내 약 3500억 달러로 늘린다. 대선 공약인 불법 이민자 차단·추방을 위한 국경 장벽과 구금센터 건설, 미사일 방어를 위한 '골든돔' 구축 등이 포함됐다.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460억 달러, 불법 이민자 구금센터 10만 개 침상 확보를 위한 450억 달러, 2029년까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1만 명 증원에 수십억 달러를 각각 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감세와 지출 축소 관련 표. 2025. 07. 03미국 의회 예산국 자료. [출처. 알자지라]

 

천문학적 감세와 국경 안보 지출,
저소득층 복지 예산 축소로 충당

 

이렇듯 대규모 감세와 국방·국경 안보 비용 지출을 메우고자 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인 메디케이드와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SNAP(일명 푸드 스탬프), 다른 정부 구호 등 복지 예산에서 약 1조 달러를 삭감하는 한편, 전기차 구입 등 청정에너지 관련 세액공제를 폐지했다. 그리고 연방 정부 부채 한도를 5조 달러(약 6775조 원)로 상향했다.

 

미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 7100만 명 이상이 메디케이드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 법안 공포로 향후 10년간 추가로 1700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약 4000만 명이 의지하는 SNAP의 경우도 같은 기간 470만 명이 피해를 보게 됐다. 메디케이드와 SNAP의 변경 사항은 일몰 조항 없이 영구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예일대 예산 연구소에 따르면, 최저 소득 계층의 소득은 주로 SNAP와 메디케이드 혜택 축소로 인해 2.5% 감소하는 데 반해, 최고 소득 계층의 소득은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서 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루이지애나주)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서명하고 있다. 2025. 07. 03 [AFP=연합]

 

"저소득층을 사회 안전망에서
밀어내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

 

악시오스는 보건 정책 연구조사 기관인 KFF를 인용해 2022년에 SNAP 혜택을 받은 3830만 명 중 3000만 명 가까이가 메디케이드에도 가입되어 있다면서 "이들이 의료비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하고 식료품 구입에도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이중의 재난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극빈층 미국인에 대한 식품·의료 혜택을 대폭 삭감해 응급실 과밀, 만성 질환 증가, 의료 부채 증가, 심각한 기아 등의 엄청난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악시오스는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저소득층 미국인 수백만 명을 사회 안전망에서 밀어낸다고 개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4.5조 달러의 감세 법안에 대해 "사회 안전망에 대한 수십 년만의 최대 규모의 삭감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법안은 태양열·풍력 같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세금 인센티브를 폐지하고 석탄·석유 기업들에 세금 감면을 제공한다. 이런 취지에 따라, 인플레감축법(IRA) 상의 전기차 관련 세액공제는 폐지된다. 전기차 신차 구매와 렌트 시 최대 7500달러, 중고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000달러의 세액공제 폐지 시점을 2032년 말에서 오는 9월 말로 앞당겼다. 그러나 반도체법에 따른 미국 내 시설·장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폭은 기존 25%에서 35%로 확대됐다.

 

연방 부채 한도는 현재 36조 2000억 달러(GDP의 122%)에서 5조 달러 인상한다. 백악관은 이 감세 법안으로 향후 10년간 예상 적자를 1조 4000억 달러 이상 줄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독립기념일인 4일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군인 가족 피크닉에 참여한 가운데,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2025. 07. 04 [AFP=연합]

 

트럼프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승리"
AP "저소득층 지원 삭감 다수 반대"

 

트럼프는 이날 서명식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은 역사상 최대의 세금 감면, 최대의 지출 삭감, 그리고 미국 역사상 최대의 국경 안보 투자를 얻게 됐다"며 "지금까지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앞서 하원에서 최종 통과된 3일 연설에서 "지금까지 서명된 가장 큰 (감세) 법안"이라며 "이 나라는 로켓처럼 날고 정말 위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정확히 1년 후 중산층을 부유하게 하는 경제, 주권을 지키고 안전한 국경,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군대를 갖춘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지난 5월 22일 연방 하원을 통과했으며, 1일 상원에서 수정안이 통과된 뒤 3일 하원에서 재의결됐다. 지난 5월 하원 표결에서는 찬성 215표, 반대 214표, 기권 1표로 통과됐고, 상원 표결에서는 50대 50으로 찬·반이 동수였으나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가까스로 가결됐으며, 하원 재의결 표결에선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의회 문턱을 넘었다.

 

한편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여론 조사 결과 다수의 국민은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지원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 삭감과 이민자 구금센터 건설·유지에 약 450억 달러를 배정한 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골드먼 정책대학원 교수는 5일 페북 글을 통해 이 법안을 "크고 추악한 법안"(The Big Ugly Bill)이라고 규정한 뒤 "수백만 명에게서 메디케이드와 SNAP을 박탈하고 ICE에 모든 군대보다 더 많은 돈을 대주고 미국 내 가장 부유한 가구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21일부터 지급,  온·오프라인 신청 가능…9월22일 2차 지급 예정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국무회의를 열고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1.8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배정계획안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번 추경은 매우 어려운 국민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긴급하게 편성한 추경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집행이 돼서 현장에 국민들의 삶에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되겠어서 주말에 갑자기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각 관련 부처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전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정부안(30조5451억원)보다 1조2463억원 가량 늘어난 31조7914원 규모의 ‘2025년 제2회 추경안 ’을 의결했다.    < 고경주 기자 >

 

‘민생회복 소비쿠폰’ 21일부터 지급…신청 다음날 쿠폰 자동 충전

신용카드·체크카드·모바일 상품권·선불카드 방식
온·오프라인 신청 가능…9월22일 2차 지급 예정

 
김민재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전 국민에게 1인당 최대 4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이재명 정부 들어 시행되는 첫 전 국민 대상 민생지원 정책이다.

 

행정안전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1차 지급은 지난달 18일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기본 지급액은 1인당 15만원이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에게는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40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지역별로도 추가 지원이 이뤄진다.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거주자에게는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84곳의 거주자에게는 5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개인당 최대 수령 가능 금액은 45만원인 셈이다.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내국인이 1명 이상 포함된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되어 있고, 국민과 동일하게 건강보험에 후납 형태로 가입했거나, 피부양자 또는 의료급여 수급자 자격이 있다면 지급 대상이 된다. 또한 외국인만으로 구성된 가구라도, 영주권자(F-5), 결혼이민자(F-6)가운데 건강보험 가입자, 피부양자, 의료급여 수급자라면 동일한 조건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지급 대상에는 코로나19당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난민인정자(F-2-4)도 포함됐다.

 

국외에 체류중인 국민은 6월18일부터 9월12일 사이에 귀국했다면, 출입국 사실 확인과 이의신청을 거쳐 지급받을 수 있다.

 

소비쿠폰은 지급 시작일인 이달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소멸한다. 사용지역은 신청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시·군·광역시로 제한된다. 특별시 또는 광역시 주민은 해당 특별시·광역시에서, 도 지역 주민은 주소지에 해당하는 시·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거주자는 서울 내에서만, 충북 제천 거주자는 제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종에 한정되며, 전통시장, 동네마트, 음식점, 미용실, 안경점, 학원 등 일상 업종에서 대부분 사용할 수 있지만, 백화점,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단, 하나로마트가 유일한 소매점인 농촌의 면 지역의 일부 매장(125곳)에서는 예외적으로 사용이 허용된다. 정부는 혼선을 막기 위해 ‘소비쿠폰 사용 가능’ 스티커를 가맹점에 부착할 예정이다.

 

소비쿠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중 하나를 선택해 수령할 수 있다. 200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는 개별로 신청해야 하며, 미성년자는 세대주가 대리 신청하면 된다. 세대 내 성인이 없는 미성년 세대주는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은 카드사나 지역사랑상품권 앱 등을 통해 가능하며, 오프라인 신청은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제휴 은행 영업점에서 할 수 있다. 신청일 다음 날부터 쿠폰이 자동 충전되며, 카드 결제 시 쿠폰 금액부터 먼저 차감된다.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또는 선불카드 수령을 원하는 국민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또는 주민센터, 읍·면사무소)를 방문하면 소비쿠폰 신청과 수령이 가능하다.

 

신청 첫 주는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끝자리가 1 또는 6인 경우 월요일, 2 또는 7은 화요일 신청 등이다. 오프라인 신청은 주말 접수가 불가능하며, 온라인은 주말에도 신청할 수 있다. 1차 신청 기간은 21일 오전 9시부터 9월12일 오후 6시까지다.  기한 내 신청하지 않으면 해당 금액은 환수된다.

 

지급 대상이나 금액에 이의가 있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민신문고나 주민센터를 통해 이의신청할 수 있다. 접수된 신청은 지자체에서 개별 심사 후 결과를 통보한다. 정부는 또한 소비쿠폰 관련 사칭 문자, 스미싱 등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와 카드사는 유알엘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지 않는다”며 출처 불명의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 것을 국민에게 안내했다.

 

정부는 1차 지급 이후 2차 지급을 오는 9월 22일부터 시작해 10월 31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2차 지급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급 대상 선정은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을 기준으로 하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액 자산 보유 여부 등 추가 기준도 함께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2차 지급을 위한 구체적인 대상자 선정 기준을 9월 중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범정부 티에프 단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국민의 생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지자체와 협력하여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하고, 사용과정에서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제반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장수경 기자 >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상점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전 국민에게 15∼50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실제 소비 진작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 관련 연구 결과에서는 신규 소비 창출 효과가 대체로 20∼40%로 분석됐다. 정부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6.22 ⓒ 연합
 


신용·체크·선불·지역사랑상품권 수령 가능…11월 30일까지 사용·잔액 국고환수

경기 진작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첫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과 지급이 이달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8주간 이뤄진다.

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소비쿠폰 1차 지급 대상은 전 국민이다. 소비쿠폰 지급계획 발표일 전일인 6월 18일을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에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지원 금액은 전 국민 1인당 15만 원을 기본으로 하되, 소득별 맞춤형 지원을 위해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1인당 3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40만 원이 지급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주민에게는 3만 원을,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농·어촌 인구감소지역(84개 시·군) 주민에 대해서는 5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다.

소비쿠폰이 우리 경제의 회복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소비쿠폰은 기준일 당시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서 신청할 수 있다. 2006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성인은 개인별로 신청하고 지급받을 수 있다.

지급 대상자인 국민은 21일 오전 9시부터 9월 12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신청 방법별로보면 신용·체크카드 지급을 원하는 국민은 자신이 이용 중인 카드사의 누리집이나 앱, 콜센터와 ARS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카드와 연계된 은행영업점을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신용·체크카드는 신청한 다음 날 소비쿠폰이 지급되며 기존의 카드포인트와 구별된다. 사용 가능한 매장에서 해당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할 경우 소비쿠폰 사용이 일반 카드 결제에 우선해 사용된다. 사용 후에는 문자메시지, 앱 알림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쿠폰 잔액이 안내된다.

모바일 또는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을 희망하는 국민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앱 또는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신청한 다음 날 소비쿠폰이 지급될 예정이다.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 또는 선불카드 수령을 원하는 국민은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또는 주민센터, 읍·면사무소)를 방문하면 소비쿠폰 신청과 수령이 가능하다.

온·오프라인 모두 신청 첫 주에는 혼잡 및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해 출생 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월요일은 출생 연도 끝자리 1과 6, 화요일은 2와 7일, 수요일은 3과 8, 목요일 4와 9, 금요일 5와 0, 주말은 모두 신청할 수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은 9월 12일을 끝으로 종료되므로, 소비쿠폰을 지급받고자 하는 국민은 반드시 기간 내에 신청해야 한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등 접근성이 낮은 국민의 편의를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방문해 신청을 접수하고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찾아가는 신청'도 운영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 민생경제 회복에 기여하고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사용 지역을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한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은 국민은 기존에 구매한 지역사랑상품권과 마찬가지로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 소재한 모든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관내에 마트, 슈퍼, 편의점 등 유사 업종이 없는 면(面) 지역에 한해, 하나로마트(125곳)를 상품권 사용처에 포함했다.

신용·체크카드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받은 국민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연 매출액이 30억 이하인 소상공인 사업장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이 제한되는 업종은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 및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배달앱, 유흥·사행업종, 환금성 업종 등이 해당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급받은 뒤로 11월 30일까지 약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다.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환수된다.

1차 지급과 별도로 2차 지급은 건강보험료를 활용한 소득 선별 과정을 거쳐 국민의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신속한 지급을 목표로 한 1차 지급과 달리, 선별 과정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는 2차 지급은 9월 22일 시작돼 10월 31일 종료된다

정부는 2차 지급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국민의 90%를 대상자로 선정하되,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 간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건강보험료 외의 고액 자산가를 제외할 수 있는 기준을 추가로 적용한 대상자 선정 기준을 마련해 9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범정부 TF 단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우리 경제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써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전반적인 소비 활성화와 어려운 분들에 대한 소득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집행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계엄선포문 최초에는 총리와 국방부 장관 서명란이 없어

                     지난해 10월 북한이 ’남한에서 보낸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드론작전사령부가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는 것과 관련한 내용을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 특검팀이 최근 확보한 군 현역 장교 녹취록에는 지난해 10월 드론작전사령부 관계자가 ‘북한에 침투하기 직전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 쪽에게 보고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뒤 다시 우리나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해당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한다. 이 녹취록에는 지난해 10~11월 평양 무인기 침투를 두고 ‘브이(V) 지시다’ ‘브이아이피(VIP)랑 장관이 북한 발표하고 박수치며 좋아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전 대통령 지시로 북한 무인기 침투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11일 “대한민국이 보낸 무인기가 세 차례에 걸쳐 평양에 침투해 삐라(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우리 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했다. 합참 관계자는 무인기 작전 전 드론작전사령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냐는 한겨레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드론작전사령부는 무인기 작전이 끝난 이후인 지난해 11월 사령부 소속 요원 25명에게 국방부·합참 의장·합참 작전본부장 명의의 표창을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는 보면, 드론작전사령부는 ‘드론작전태세 확립’이라는 사유로 국방부 장관 표창 5명, 합참의장 표창 10명, 합참작전본부장 표창 10명을 올렸고, 실제 이들은 계엄 이후 표창을 모두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 의원은 “내란 세력이 표창 수여를 통해 작전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참여한 인원들에게 대한 입막음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 연장을 위해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고자 했던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강재구 기자 >

 

합법적 절차 건너뛴 최초 계엄 선포문…사후 문건은 ‘급조’ 흔적

 

 
 

 

지난해 12월3일 작성·배포된 비상계엄 선포문과 이틀 뒤 재작성된 사후 선포문은 내용과 양식이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간략한 내용만 들어간 사후 선포문은 급조된 티가 두드러졌지만 최초 선포문도 내용상 계엄 선포의 합법적 절차를 건너뛴 모양새였다.

 

한겨레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수기로 재연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제시한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내용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 아래 “2024.12.3 22:00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내용 한줄뿐이었다. 이 문구 아래에는 대통령 서명란이 있고 “2024.12.3”이라는 날짜 밑에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의 서명란이 뒤따랐다. 강 전 실장은 지난 2월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사후 계엄 선포문을 “2024년 12월5일 워드로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손으로 재작성해 검찰에 보여줬다.

 

지난해 12월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무회의장에서 국무위원들에게 나눠 준 최초 계엄 선포문과 비교하면, 강 전 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은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최초 선포문에는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한다는 계엄 선포 이유와 전국을 상대로 발령하는 계엄인 점과 시행일시, 박안수 계엄사령관 이름 등이 담겼다.

 

그러나 최초 선포문에는 총리와 국방부 장관 서명란이 없다. 헌법 82조에선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하고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서명)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최초 선포문에는 이를 이행할 총리와 ‘관계 국무위원’(국방부 장관)의 서명란 자체가 없는 것이다.

 

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5일 사후 계엄 선포문을 출력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서명을 받았다. 최초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사후에라도 보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선포문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강 전 실장은 같은 날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에게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만들어야 하는데 문서가 있냐?”라는 얘기를 듣고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한 전 총리와 김 전 장관 서명을 받은 뒤 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7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마친 윤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마지막으로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튿날인 지난해 12월8일 오전 9시께 한 전 총리가 강 전 실장에게 전화해 “사후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없던 일로 하자”며 폐기를 요청했다. 

 

김 전 장관이 그날 새벽 검찰에 긴급체포된 직후의 일이었다. 강 전 실장은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10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찾아가 윤 전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하자 윤 전 대통령은 “사후에 (계엄 선포문을 만들고 서명)했다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 사후에 할 수도 있지. 총리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강 전 실장은 이후 대통령실로 돌아와 사후 계엄 선포문을 폐기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과 서명이 불법 비상계엄 자체를 인지한 정황이라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  정환봉  강재구 기자  >

 [논썰]  평양 무인기, NLL 헬기, 몽골 정보사 공작

“북 공격 유도” 반국가 범죄 용납 안돼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안녕하십니까? ‘논썰’ 입니다.

 

군 통수권자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면 천인공노할 반국가적 범죄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죄 혐의에 대해 특검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외환죄 혐의는 특검법에 다음과 같이 수사 대상으로 적시돼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의 방법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여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하였다는 범죄 혐의 및 이를 통하여 비상계엄 선포를 하는 방법으로 내란, 군사반란을 시도하였다는 범죄 혐의 사건.’

 

외환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은 평양 무인기 침투를 비롯해 여럿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무인기는 윤 지시…북 발표에 박수치며 좋아해” 장교 증언

 

지난해 10월11일 북한 외무성은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범시켜 선동 삐라(전단)을 뿌렸다’고 중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무인기 평양 침투와 관련해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습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무인기 침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군 현역 장교 녹음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종의 곳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드론작전사령부의 사령관이 직접 무인기를 관리 담당하는 소령급 중대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작전을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6월30일 기자회견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평양까지 무인기를 보내서 저 정도 하려면은 대통령 지시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이것은 대통령 윤석열의 지시나 결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항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7월4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이 녹음 파일에는 기가 찬 내용들이 더 담겨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은 평양 상공에서 전단지를 뿌린 무인기가 남한에서 보낸 것이라며 “군사적 수단의 침범 행위가 또다시 발견, 확정될 때에는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며 즉시적인 보복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마터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오히려 기뻐했다고 합니다. 특검이 확보한 현역 장교의 녹취 내용입니다.

 

‘브이아이피(VIP)랑 장관이 북한 발표하고 박수 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드론작전)사령관이 또 하라고 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수백만의 국민이 죽거나 다치고 지난 70년 동안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 기적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전쟁 유발 책동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고도 그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대체 윤석열과 그 일당은 국가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입니까? 대한민국이 자신들 개인이 마음껏 파괴해도 된다는 것입니까? 군이 부여한 국군 통수권을 자신들의 기분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가지고 노는 불장난 불쏘시개 도구라는 것입니까?”

―6월30일 기자회견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추락 위험성 무시하고 무인기 침투 ‘이적행위’

 

당시 평양에 침투한 무인기는 즉각 발각됐고 게다가 2대는 추락했습니다. 정상적인 작전이었다면 ’실패한 작전’인 것입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말 신기한 게 평양 상공, 그것도 320m 상공에서 한 수십, 열 바퀴 이상을 뱅글뱅글 돌게 만들어 놓는 그런 비행경로를 입력했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딱 봤을 때 ‘제발 들켜달라, 들켜달라' 이거 외에는 없는거죠.”―6월29일 MBC ‘스트레이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거 육군에서 이 무인기를 군사 작전용으로 사용하려고 했다가 상공 2㎞에서 소음이 너무 강해 군사 작전에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7월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게다가 무인기가 추락했는데도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는 건 이 작전이 애초 북한 쪽에 노출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비정상적 작전’이었음을 말해줍니다. 특검팀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소령급들을 (작전 공유 대상에서) 다 없애버리고 대령·중령 이상급만 아는 상태에서 계속 날리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사령관조차 이 작전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입니다.

 

또 특검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애초 무인기가 개조됐고 성능이 불안정해 추락 위험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인데 개조를 통해 전단지통을 설치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무인기) 그걸 개조해서 꼬리 부분에 삐라통을 달았다는 것은 추락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거든요.”

―7월3일 JTBC ‘뉴스룸’

 

이처럼 군사작전에 부적합한 무인기를 추락 위험성을 알고도 무리하게 북한에 보내 결국 북한 수중에 들어가게 한 것은 우리 군의 자산인 무인기를 북한에 헌납한 셈입니다. 이 역시 이적 행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아파치 헬기, 북 반격 유도하듯 “적의 눈에 띄도록 높게 비행”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군사 행동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과 7월, 8월, 11월에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포 사격과 함께 아파치 헬기 및 공군 전투기가 위협비행에 나서는 훈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MBC 보도를 보면, 당시 훈련에 참여한 군인들은 “이례적으로 북방한계선을 그대로 따라 비행해, 이 정도로 적을 자극하는 게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다” “등산곶 등 북한군 기지에서 불과 2~3㎞ 떨어진 곳까지 비행해, 북한 어선이 보일 정도였다” “적의 눈에 띄도록 높게 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증언했습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런 아파치 헬기들은 저게 대공화기로도 취약합니다. 보이면 헬기는 속도가 늦잖아요, 전투기하고 달라서. 그래서 적이 안 보이는 데를 찾아서….”

진행자 “낮게 가야.”

김병주 “그래서 그걸 등고선 비행이라고 합니다. 산이 있으면 산 200~300m 위에서 하는 게 아니라 산의 등고선을 따라서 한 10m 상공에서 낮게 깔고 주로 계곡으로 가요.”

―3월1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아파치 헬기에 대해서 우리가 오해하는 게 이게 굉장히 방어력이 뛰어난 전략자산으로 알고 있는데 이라크 전쟁 때 아파치 헬기가 대규모로 투입됐거든요. 근데 엄청나게 격추가 많이 됩니다. 심지어 초기 배치 물량의 절반이 격추되는 건데, 그것도 원시적인 RPG7 같은 로켓에 엄청나게 격추가 되거든요. 이번 경우에는 고도를 높여서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을 따라갔다? 미친 거 아닙니까, 이거?”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굑학과 교수 “그거는 ‘우리 한번 쏴볼래?’라는 의도로 볼 수도 있어요. NLL 부분에서 대한민국 항공 자산이 그렇게 비행하지 않습니다.”

―3월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또 훈련 중 도청을 방지하는 비화 통신이 아니라 북한이 도청할 수 있는 일반 통신망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무인기 침투 때처럼 모든 걸 노출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내란세력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어내기 위해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유도하려 했다는 정황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수첩에는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한의 공격 유도”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지난해 10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북한 오물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발언한 사실도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국회에서 증언했습니다. 원점 타격이 실행됐다면 북한의 반격을 불러올 건 자명합니다.

 

계엄 직전 정보사 요원들은 왜 몽골 북한대사관 접촉하려 했나

 

외환죄는 외환유치죄와 이적죄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가장 무거운 죄인 외환유치죄는 이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형법 제92조(외환유치) 외국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대하여 전단을 열게 하거나 외국인과 통모하여 대한민국에 항적한 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외환죄는 미수범도 처벌하고, 예비·음모만 해도 처벌합니다. 이 역시 중죄입니다.

 

그런데 이 외환유치죄가 성립하려면 ‘외국과 통모’하거나 이를 시도·계획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게 12·3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정보사령부 소속 공작 요원들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정보기관에 체포된 사건입니다.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이 요원들은 주몽골 북한대사관과 접촉하기 위해 몽골 정부 쪽 인사들을 상대로 공작을 벌이다 발각됐다고 합니다. 군 관계자는 한겨레에 “정보사 담당 처장인 ○○○대령이 이번 공작을 총괄했는데, 그가 검토한 출장보고서에 ‘북한대사관’이 공작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이 체포되자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직접 몽골로 가서 요원들의 신분을 확인해주고 ‘한국 정보 요원이 몽골에서 활동하지 않겠다’는 사과문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제야 요원들은 추방돼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계엄 선포 불과 10여일 전에 벌어졌습니다. 더구나 정보사는 지난해 7월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외국에서 활동하던 블랙요원들을 모두 복귀시키고 정보 요원들의 국외 출장을 금지한 상태였습니다. 매우 급박한 임무가 아니면 공작 요원들을 몽골로 보낼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내란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북한과의 통모’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노상원 수첩입니다. 수첩에는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북한과 접촉할 구체적 구상을 했다는 방증입니다.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본격화한 외환죄 수사, 특검 성패 달려

 

이상의 정황으로 볼 때 외환유치죄의 미수 및 예비·음모죄가 성립할 여지는 충분합니다.

또 ‘외국과 통모’가 전혀 없더라도 일반 이적죄는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99조(일반이적)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이 죄로도 무기징역까지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신인규 변호사 “결국 윤석열은 영구집권을 꿈꿨던 것으로 저는 보여요. 근데 계엄을 일으키려다 보니까 명분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북한의 도발을 의도한 거죠, 사실상. 그래서 될 때까지 한 건데, 전쟁으로 안 간게 다행이지 충분히 그에 부합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저는 이적죄로도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해야 되는 거고요. 외환이 중요한 게 뭐냐면 지금 내란과 관련해서 안보실 쪽이 싹 빠져있어요. 외환 수사 들어가면 안보실도 다 조사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겁니다.”

―7월3일 ‘팟빵 매불쇼’

 

위헌적인 비상계엄도 모자라 이를 정당화하려고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내란죄를 능가하는 반국가적 범죄 행위입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과 군장병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군사적 충돌까지 불사하려 했다면 천인공노할 반역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무인기 침투에 대응해 군사적 도발을 해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논썰] 윤석열 ‘외환죄’ 정황 수두룩, 미수·예비·음모도 중죄. 한겨레TV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때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을 해야 되고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고 거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두개의 전선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망정이지…북한은 당연히 우리에게 도발하고 우리는 맞대응을 하다보면 전면전까지는 안 가더라도 국지전은 일어나잖아요. 그걸 핑계로 비상계엄을 해도 대의명분이 되기 때문에 군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럼 윤석열 내란수괴가 꿈꿨던 장기집권이 이뤄지지 않았겠나 하는…끔찍한 거죠.”

―6월30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그런데도 외환 혐의는 그동안 제대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노상원 전 사령관 수첩도 공소장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내란죄보다 더 중하다고 할 수 있는 외환죄 수사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겁니다. 이제 특검이 제대로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외환죄 수사, 여기에 특검의 성패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검이 얼마나 철저히 파헤쳐 엄단하게 될지 ‘논썰’이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겨레 박용현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