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발열 장치 제대로 작동…오는 11일 첫 비행 목표

 

화성 표면에 착지해 있는 인저뉴어티 [EPA/NASA/JPL-Caltech=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보낸 소형 헬리콥터가 섭씨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붉은 행성'의 혹한을 성공적으로 견뎌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서 분리된 1.8㎏ 무게의 초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 지표면에서 첫날 밤을 무사히 보냈다고 5일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NASA는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추운 밤을 이겨내고 생존했다"며 "인저뉴어티가 화성의 밤을 견뎌낼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배터리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부착된 상태에서 동력을 공급받아온 인저뉴어티는 최근 탐사 로버에서 분리돼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표면에 착지했다.

NASA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밤 온도가 영하 90도까지 떨어져 화성 헬기 부품의 동결과 균열, 배터리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었으나 "인저뉴어티가 첫날 밤을 무사히 넘긴 것은 앞으로의 비행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포착한 '인저뉴어티' 모습 [NASA/UPI=연합뉴스]

인저뉴어티에는 화성의 혹한을 견뎌낼 수 있도록 내부 온도를 섭씨 7도로 유지해주는 발열 장치가 설치됐다.

NASA는 인저뉴어터가 화성의 첫날 밤을 무사히 통과함에 따라 시험 비행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NASA는 앞으로 이틀 동안 인저뉴어티의 열 제어 및 전력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오는 7일에는 헬기 날개의 고정 장치를 풀 예정이다.

이어 헬기 날개와 구동 모터, 헬기 동체 방향과 각도를 측정하는 장치, 자율 비행 장치, 태양열 전지판 등을 차례로 점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재 NASA가 설정한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 예정일은 11일이다.

NASA는 인저뉴어티 첫 시험 비행에서 30초 동안 3m 높이까지 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인저뉴어티는 비행 높이와 시간을 차츰 늘리며 30솔(화성의 하루 단위, 1솔은 24시간 39분 35초) 동안 모두 5차례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인저뉴어티가 비행에 성공하면 인류는 지구 바깥 행성에서 처음으로 동력 비행체를 하늘에 띄우는 이정표를 달성하게 된다.

 

화성이 살아있다... 미 인사이트, 규모3 이상 화진 감지

화성서 규모 3 이상 '화진' 두 차례 더 측정…"살아있네"

'케르베루스 포사이'서만 4차례나 포착, 화진 활동 중심

 

인사이트호와 돔형 덮개에 덮인 지진계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화성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된 인사이트(InSight)호가 규모 3 이상의 진동을 두 차례 더 측정해 적어도 일부 지역은 지진학적 측면에서는 살아있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인사이트호는 지난달 7일과 18일에 '케르베루스 포사이'(Cerberus Fossae) 지역에서 규모 3.3과 3.1의 분명하고 강한 진동을 측정했다. 이 지역은 앞서 규모 3.6과 3.5의 진동이 기록됐던 곳이다.

인사이트호는 지난 2018년 말 화성 도착 직후 지진계를 가동해 지금까지 500차례가 넘는 진동을 감지했지만 케르베루스 포사이 지역에서 측정한 네 차례의 진동이 화성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NASA는 화성의 지진 이른바 '화진'(marsquake) 기록을 통해 화성 내부의 맨틀과 핵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은 지구와 같은 지각판 구조를 갖고있지는 않지만 화산과 같은 활동이 있는 곳이 있어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케르베루스 포사이에서 기록된 두 차례의 추가 지진은 이곳이 화성 지진 활동의 중심이라는 추정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대 홍수로 만들어진 수로로 추정되는 케르베루스 포사이는 약 1천300㎞에 걸쳐 형성돼 있으며 벼랑에서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포착됐다.

케르베루스 포사이의 사태 흔적 [NASA/JPL-Caltech/Univ. of Arizona 제공]

인사이트호 지진계 SEIS 제작에 참여하고 지진 측정자료 배포를 맡은 '파리 지구물리 연구소'(IPGP)의 가와무라 다이치 연구원은 "지금까지 화진은 달에서 일어나는 월진(moonquake)에 가까운 것과 지구의 지진(earthquake)과 유사한 것 두 종류가 포착돼 왔다"면서 "흥미롭게도 케르베루스 포사이에서 일어난 규모가 큰 화진 네 개는 모두 지진에 가까웠다"고 했다.

지진파는 행성을 직접 통과하지만 월진의 파장은 분산되는 경향이 강하며, 화진은 지진과 월진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으로 설명됐다.

케르베루스 포사이의 최근 화진은 화성 시간으로 거의 1년(687일) 만에 측정된 것으로, 북반구가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진동 측정에 걸림돌이 되는 바람이 잦아들면 화진이 측정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SEIS는 바람과 추위로부터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돔형 덮개로 덮여있지만, 겨울철에는 화진에 의한 진동과 구분되지 않을 만큼 강한 바람이 불어 지진 측정이 방해를 받았다.

지진계 주변 온도도 밤에 영하 100도 가까이 떨어졌다 낮에는 0도를 유지하는 등 일교차가 커 인사이트호와 지진계를 연결하는 케이블에서 잘못된 신호가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호 운영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사이트호의 로봇팔을 이용해 주변 흙을 돔형 덮개에 떨어뜨려 지진계 주변의 케이블로 조금씩 흘러내리게 했으며, 나머지 케이블도 흙으로 덮을 예정이다.

인사이트호 임무는 내년 12월까지 2년 더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화성이 태양에서 멀어지면서 먼지로 덮인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충전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주변 장치를 끄고 동면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후 8시30분 일제히 소등…온라인 탄소 중립 서명도

 

 

“지구에게 한 시간의 휴식을 주자”

27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에서 어스아워(Earth Hour·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이 진행된다. 2007년 호주에서 시작된 어스아워는 일 년에 한 시간 다 함께 전등을 끄고 환경문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세계 최대 자연보전 캠페인이다. 지난해에는 190개 나라가 참여했고, 서울시는 재단법인 한국세계자연기금 주관으로 2008년부터 동참해 왔다.

시는 행사 시각에 맞춰 시청사, 한강 다리, 남산 서울타워, 숭례문,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시 랜드마크를 일제히 소등한다. 대형건물, 백화점, 호텔, 대형쇼핑몰 등에는 소등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상가나 아파트, 일반주택도 실내외·경관·간판 조명을 끄는 방식으로 어스아워에 동참할 수 있다. 소등 행사를 전후해 '온라인 탄소 중립 서명하기'(wwfkoreapetition.co.kr/netzero/)도 진행된다. 또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한 가지를 이미지나 영상을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어스아워 챌린지’ (www.instagram.com/p/CMTT3GZhsiz/?utm_source=ig_web_copy_link)등 온라인 행사도 열린다.

어스아워에서 제시한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은 △실내 적정 온도 유지하기 △육류소비 줄이고 채식 위주 식사 늘리기 △가능한 대중교통 이용하거나 걷고 자전거 타기 △낭비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기 △매년 어스아워 참여하기 △주변에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 실천방법 알리기 등 6가지다. 김양진 기자

운하청장 "준설 · 인양 작업비용 등 고려한 추정치"

사고선 부양 후 이동…사고 조사 최소 1주일 걸려"

 

수에즈 운하 당국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 좌초 사태와 관련해 배상금 10억 달러(약 1조1천억원)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CSA) 청장은 이날 현지 TV에 출연해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비 청장은 "배상 액수는 운송료, 준설·인양 작업으로 인한 운하 파손, 장비 및 인건비 등을 고려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라비 청장이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고 선박의 선사인 대만의 '에버그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보상금 지급을 요구받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룸버그는 에버기븐호의 선박소유주(선주)인 일본의 '쇼에이 기센'과 수에즈운하관리청이 배상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비 청장은 이날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 최소 1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라비 청장은 "정확한 날짜를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그건 분명히 빨리할 수 있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사는 최소 1주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모든 사고 환경을 분명히 하기 위해 다양한 영상과 문서뿐 아니라 항해 데이터 기록 장치의 정보도 분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운하 중간에 있는 비터 호수로 예인된 에버기븐호에 대한 사고 조사는 전날부터 시작됐다.

앞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가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면서 운하의 통행이 마비됐다.

에버기븐호는 길이 400m, 총톤수 22만4천t의 대형 선박이다.

에버기븐호가 좌초하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한 선박은 약 422척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운하 통항 서비스 업체인 레스 에이전시스는 지난달 31일 총 163척의 배가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 후 거쳐 갔으며 현재 292척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에즈 운하 7일만에 다시 열렸다…사고 선박 부양후 이동

"대기 중인 선박 보내는데 3.5일"…사고 선박 전면적 검사 예정

 

완전히 물에 떠오른 에버 기븐호 [로이터=연합뉴스]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막혔던 아시아-유럽 간 최단 거리 뱃길인 수에즈 운하가 7일 만에 다시 열렸다.

운하의 물길을 막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는 운하 한가운데 있는 넓은 공간인 그레이트비터호로 이동 중이다.

수에즈운하관리청(CSA)은 29일(현지시간) 운하에서 좌초했던 에버 기븐호 선체가 완전히 물에 떠 오름에 따라 운하 통항을 즉각 재개한다고 밝혔다.

SCA는 "오사마 라비 청장이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운하 통항 서비스 업체인 레스 에이전시스도 "SCA 직원들이 에버 기븐호를 완전히 다시 물에 띄우는 데 성공한 것은 엄청난 기쁨"이라며 "배는 그레이트비터호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선박 위치정보 제공 업체인 베셀 파인더에 따르면 에버 기븐호는 수로와 거의 평행한 상태로 그레이트비터호 쪽으로 천천히 이동 중이다.

현지 TV는 에버 기븐호가 자체 동력을 이용해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SCA는 이날 오전 에버기븐호 선체 일부를 물에 띄웠으며, 만조 때를 기다려 선박을 완전히 부양하는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고 선박을 빌려 사용하는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은 에버 기븐호가 본격적인 항해 재개 전에 통상적인 항해의 위험을 견디고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한 조건을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감항성'(seaworthiness) 검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버그린은 또 선박에 실린 2만개에 육박하는 화물 컨테이너 처리 문제는 검사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선박의 기술관리 회사인 버나드슐테선박관리(BSM)도 이 선박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BSM은 "오염이나 선박 손상은 없었다"며 "사고 원인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 기계장치나 엔진 결함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좌초됐던 에버기븐호가 완전히 물에 뜬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에버 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했다.

길이 400m, 총톤수 22만4천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에버 기븐호의 사고로 그동안 운하의 양방향 통항이 완전히 마비됐다.

SCA측과 선주인 일본의 쇼에이기센이 고용한 구난전문업체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는 이후 사고 선박의 선수 부분이 박혔던 제방과 배 밑쪽을 파내 예인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또 사고 현장에 10여 대의 예인선을 투입해 선체를 4방향에서 끌며 방향을 바꾸는 시도를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글로벌 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막히면서 많은 선박의 발이 묶이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 중인 선박은 모두 367척에 달한다.

이와 관련, 라비 청장은 현지 TV에 출연해 "그동안 사고로 대기 중이던 선박들을 통과시키는 데는 사흘 반나절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수에즈운하 가로막은 '에버기븐'호 어떻게 부양시켰나

 

수에즈 운하 좌초 선박 ‘완전 부양’ 성공

통행 중단 6일 새 대기 선박만 450척 달해
1주일에 100억달러 규모 무역 차질 추산
선박 운임 상승 등 직간접 여파 계속 전망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대만계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 AFP 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한 대만계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좌초 6일 만인 29일(현지시각) 완전히 부양하는데 성공했다. <로이터> 통신은 “에버기븐호가 완전 부양 이후 운하 내 통항도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운하의 완전한 정상화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에버기븐호를 움직여 물에 띄우는 작업이 성공했다며 예인 시도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하지만 예인 작업이 성공해 배가 운하를 빠져나가더라도 대기 선박만 약 450척에 이르러, 운하 통행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기 선박 가운데는 곡물이나 광물 등을 포장하지 않은 채 쌓아 운반하는 산적 화물선(벌크선)이 90척으로 가장 많고, 컨테이너선도 82척에 이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기 중인 배에 실린 화물이 최대 96억달러(약 10조5천억원)어치에 이르고 화물도 농산물부터 기계 부품, 석유 제품까지 다양해 전세계 산업계가 겪을 공급 지연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고에 따른 운하 통행료 수입 피해 규모는 하루 1500만달러(약 165억원) 수준이며,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화물선들의 추가 비용이나 화물 수송 지연에 따른 영향까지 고려하면 전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독일계 보험사 알리안츠의 추산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봉쇄로 차질을 빚을 무역 규모는 일주일에 100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된 이후 각 지역 항구로 한꺼번에 몰려드는 화물선들을 제때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4배나 급등한 해상 운임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기섭 기자

 

선박 100척이 운하 통과 대기중…석유가 6% 급등

유럽 항구 적체와 아시아의 컨테이너 부족 부채질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24일 대형 콘테이너선 ‘에버 기븐’이 좌초돼 있는 위성 사진. AFP 연합뉴스

 

초대형 화물선의 좌초로 통행이 막힌 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태가 전세계 물류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에즈 운하 당국(SCA)은 24일 현재 수로에서 좌초된 대형 컨테이너선인 ‘에버 기븐’의 운행을 재개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으나, 언제 운하 통행이 재개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대만계 선사 에버그린 소유의 에버 기븐은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다가 남쪽 끝에서 좌초됐다. 22만톤의 이 선박은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길이가 비슷한 443m로, 세계 최대 콘테이너선 중 하나다. 선박은 현재 운하를 사선으로 막고 서 있다. 예인선들이 에버 기븐을 끌어내 운항을 재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에버 기븐의 좌초로 24일 오후 현재 약 100여척의 선박이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대기 중이다. 길이 193㎞의 수에즈 운하는 매일 50여척의 선박이 통과한다. 수에즈 운하는 세계 화물과 석유 등 물동량의 적어도 10%를 차지한다.

수에즈 운하의 통행 재개가 지연되면, 전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운하가 폐쇄되자,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6% 오른 배럴당 64달러로 급등했다. 이 운하를 통해 수송되는 약 1300만배럴의 원유 및 석유제품들이 현재 운하 입구에서 대기 중이다.

해운 분석가들은 운하가 폐쇄되면 화물 적체와 컨테이너 부족, 화물운임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해운정보 회사인 ‘시인텔리전스 컨설팅’의 최고경영자 라르스 옌센은 “이번 사태는 다음주 유럽 항구들의 병목현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 항구에 있는 선박들의 발이 묶이면 현재 중국에서 심각하게 모자라는 컨테이너선의 회항 역시 지연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지적했다. 수에즈 운하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50%는 컨테이너선이었다.

이 사태가 길어지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던 선박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노선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정보 회사인 ‘리피니티브’에서 중동 석유 수송을 담당하는 란지트 라자는 운하 불통이 해소되는데 며칠에서 몇주가 걸릴 수 있다며 “이 운하의 중요성을 볼 때, 다른 수송 수단, 운항 일정, 세계 시장 등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해변의 고래같다. 짐 내릴수도" 수에즈운하 사고에 전문가 투입

 "연료 · 평형수 빼 무게 줄여야할지도…사고 처리에 수주 소요 가능성"

  발 묶인 선박 소유주 피해 눈덩이…선박 소유 일본 쇼에이 기센, 사과

 

수에즈운하서 400m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 [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마치 해변에 밀려온 거대한 고래 같다."

수에즈 운하 한가운데서 발생한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고 처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25일 전문 구난 업체들이 투입됐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좌초한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의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 측은 이날 선주 측이 네덜란드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와 일본의 '니폰 샐비지'(Nippon Salvage)를 구난 업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흘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는 에버 기븐호는 선수 부분이 운하의 모래 제방에 박힌 채 좌초해 있다.

수에즈운하서 400m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

그동안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좌초한 선박의 선수 부분을 중장비를 동원해 굴착하는 한편, 8척의 예인선을 동원해 배의 방향을 운하와 평행이 되도록 돌리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길이 400m, 폭 59m, 총톤수 22만4천t에 달하는 거대한 배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배에는 2만여 개의 컨테이너가 가득 실려 있다.

이에 따라 평형수 등을 빼내 배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도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트 샐비지의 모회사인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의 페테르 베르도브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에 "해변에 밀려온 엄청난 크기의 고래 같다. 엄청난 하중이 모래를 누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배에 실린 컨테이너나 기름, 물(평형수)을 빼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사고 처리에) 여러 주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SCA 관리는 AP통신에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국이 이런 상황을 피하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400m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에즈운하서 좌초…선박 '올스톱'

이런 새로운 시도는 이날 늦게 실행될 수 있다고 이 선박의 기술관리사인 버나드 슐츠 선박 관리(BSM)가 밝혔다.

사고 처리가 지연되면서 운하 인근에 발이 묶인 15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선박 운항이 하루 지연되면 선주는 대략 6만 달러(약 7천만 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의 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은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에즈 운하를 이용 중이거나 이용할 계획인 선박들을 포함해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SCA는 사고 선박 처리 작업을 위해 190㎞에 달하는 운하 내에서 선박 운항을 잠정 중단시키기로 했다.

'바이든 부자증세' 여파 속 비트코인 11%↓, 이더리움 14%↓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천억달러(약 223조5천억원) 증발했다고 CNBC방송이 23일 코인마켓캡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런던 시간 오전 10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4만8천687달러까지 하락해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30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1.6% 급락한 4만8천747.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기준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14.6%, 3위 가상화폐인 리플(XRP)은 20.4% 각각 떨어져 하락폭이 더 크다.

 

암호화폐 급락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소득층 자본이득세율을 2배 가까이 인상할 것이라는 전날 보도로 촉발된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암호화폐를 단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투기 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미 정부가 암호화폐를 활용한 돈세탁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미확인 루머로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세로 전환했다. 암호화폐거래소 크라켄의 제시 파월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의 이용을 단속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한 바 있다.

 

인도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와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달 발의됐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월 공개 발언에서 비트코인을 가리켜 "극도로 투기적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의 손실을 우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CO2 유발 · 반도체 부족 초래…비트코인의 더러운 비밀들

비트코인이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그리스 전체와 맞먹어
투자금 10억달러 늘면 자동차 120만대 분량 추가 유발
관련 장비 투자 열풍,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도 부추겨

 

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면서, 비트코인 시스템이 전력을 많이 소비해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발한다는 부작용 비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달러 지폐 앞에 놓인 비트코인 상징물. 로이터 연합뉴스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월 중순 5만달러(약 5500만원)를 넘는 등 폭등하면서 투자 열풍이 확산되자, 에너지 과소비에 따른 환경 파괴 등 비트코인의 부작용 비판도 커지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내놓은 ‘비트코인의 더러운 작은 비밀들’이라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시스템 유지와 거래에 소모되는 한해 전력량이 인구 1700만명인 네덜란드 전체 사용량(지난해 124.47TWh)에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간 거래를 중계하고 거래 내역을 기록할 뿐 다른 사용가치는 없는 작업에 막대한 전력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이 유발하는 한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그리스 전체 배출량 수준인 6천만t”이라며 “이는 직원 200만명인 미국 연방정부 배출량보다는 조금 적고, 한해 2억명의 승객을 수송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 아메리칸항공보다는 많은 양”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많은 이산화탄소를 유발하는 것은 석탄 발전소가 많은 중국에서 주로 작업이 이뤄지는 탓이 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대안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전세계 비트코인 관련 컴퓨터 작업의 72%가 중국에서 이뤄진다.

중국의 비트코인 시설은 신장위구르 자치구(43%)와 쓰촨성(27%)에 몰려 있다. 또 2019년 중국의 에너지원별 전력 생산 비중은 석탄이 58%로 가장 많고, 이어 석유가 2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는 “결국 비트코인은 중국 석탄과 얽혀 있는 셈”이라고 평했다.

비트코인 시스템은 거래가 많아질수록 전력 소모는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비트코인은 거래 내역을 작은 데이터 묶음(블록)에 담고 이 묶음을 모두 연결해 위·변조를 방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새로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누군가 블록을 생성해야 하며, 이 작업은 많은 컴퓨터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암호를 푸는 경쟁 방식으로 이뤄진다.

블록 생성에 기여하면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성능 컴퓨터에 투자해야 한다. 그만큼 전력 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구조적 결함 때문에 2018년 2천만t 수준이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년 새 3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 비트코인에 투자되는 돈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늘 때마다 내연기관 자동차 120만대 분량의 이산화탄소가 더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열풍은 가뜩이나 심각한 전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22일 비트코인 열풍의 대가 중 하나는 반도체 가격 상승 압박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칩이 부족해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조업을 중단하고 스마트폰 업계는 신제품 출시도 미루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열풍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부족 현상은 올해 연말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