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에서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실종 추정 지점에서 첫 헬기 수색을 벌였으나 김 대장을 찾지는 못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구조대 헬기 1대가 실종 추정 지점(7천400m) 상공에서 6회 순회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김 대장을 육안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49분(한국 시각) 구조대 헬기가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 조난 당시 구조에 나선 러시아 산악인을 태우고 실종 추정 지점으로 출발했다.
헬기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후 3시 5분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캠프에서는 촬영한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은 구조대와 헬기를 파견해 전날부터 수색에 나선 상태다.
김홍빈 도왔던 러시아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사고 상황을 알렸어야"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는 당신들이 8천m 고봉을 등정한 용감한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그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한 미천한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대장의 모습은 해발 7천900m 지점에서 9시간 넘게 고립돼 있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보인다.
김 대장은 라조의 도움으로 주마(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주마에 문제가 생겨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장 수색에 나선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는 24일 중국이 신속하게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 구조대원을 싣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의 라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중국 측도 지난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한 상태다.
'우리가 세계 최고!'=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대진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선수단에 2020 도쿄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동메달을 추가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대회 개막 후 이틀째 메달 순위 4위를 유지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전날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안산은 이번 대회 전 종목, 참가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우리나라 양궁은 올림픽에서 통산 25번째 금메달을 획득, 쇼트트랙(24개)을 넘어 우리 나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날까지 우리나라의 금메달 2개를 모두 양궁이 따내는 등 '효자 종목'다운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ROC와 결승에서 만난 한국은 1세트에서 마지막 발에 10점을 맞힌 장민희의 활약으로 55-54, 기선을 잡았고 2세트에서는 안산이 10점 두 방을 명중하며 4-0으로 달아났다.
3세트에서는 ROC가 초반 세 발을 8, 7, 8점에 맞히면서 일찌감치 우리나라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26일에는 남자 단체전에서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3번째 금메달 획득을 정조준한다.
* 안바울 동메달!= 2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안바울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4강에서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조지아)에게 연장전 절반패를 당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 메달 순위에서 4위를 지켰다.
중국(금6), 일본(금5), 미국(금4) 순으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아쉬운 한국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양궁과 함께 우리나라가 하계올림픽에서 '믿는 종목' 중 하나인 태권도에서는 이틀 연속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이대훈(대전시청)이 16강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전 끝에 19-21로 졌다.
이대훈은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진출한 덕에 패자부활전에 진출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오솨이(중국)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은메달, 2016년 리우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장준(한국체대) 동메달에 이어 이틀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
*승리 주인공,이강인= 25일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이 경기를 마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하고 조 1위에 올랐다.
B조의 한국,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가 모두 1승 1패가 된 가운데 조 1, 2위에게 주어지는 8강 티켓 주인공은 28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나라는 온두라스와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들어 엄원상(광주)의 추가 골과 이강인(발렌시아)의 연속 득점으로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황선우 '대단해'=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 출전한 한국 황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영국 톰 딘의 축하를 받고 있다. 황선우는 1분44초62를 기록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황선우(서울체고)가 예선 3조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39명 선수 중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는 26일 오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을 치르고 8위 안에 들면 27일 오전 결승에 나간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세운 1분 44초 80을 0.18초 앞당긴 것이다.
*기뻐하는 신유빈= 신유빈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룩셈부르크 니시아렌과의 경기에서 4-5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탁구에서는 '17세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을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으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날 신유빈의 상대 니시아리안의 나이는 58세로 둘의 나이 차이가 무려 41세나 돼 화제가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스케이트보드와 서핑 경기도 이날 시작됐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남자 스트리트 부문에서 호리고메 유토(일본)가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누렸다.
서핑은 이날 예선을 시작으로 28일에 금메달 주인공을 가려낸다.
여서정, 아버지 여홍철 이어 25년 만에 도마 결선 진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 도마 결선에 진출한 여서정 [AP=연합뉴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원조 '도마 황제'로 이름을 날린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대를 이어 올림픽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여서정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 시대 최고의 체조선수 자리를 예약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15.183점을 받아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예선 상위 4위 안에 포함된 미국 선수 3명 중 상위 2명만 결선에 진출하기에 여서정은 예선 성적 4번째로 결선에 오른다. 결선에 출전하는 같은 나라 선수 수는 2명으로 제한된다.
이로써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여 교수의 뒤를 이어 가족의 일원으로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다.
*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여서정의 힘찬 질주 [AP=연합뉴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짜리 기술을 펼쳐 수행 점수 9.200점을 보태 15.0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 난도 점수는 5.4점으로 낮았지만, 수행 점수에서 이번에도 9.200점을 챙겨 14.600점을 찍었다.
두 번 모두 완벽에 가깝게 매트 위에 선 여서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정식 여자 대표팀 감독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은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더 화려한 조명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여서정이 출전하는 도마 여자 결선은 8월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서정은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에선 50.649점을 얻어 56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개인종합 대표인 이윤서(18·서울체고)는 4개 종목 합계 53.540점을 받아 전체 29위에 올랐고, 역시 한 나라당 2명만 결선에 뛴다는 방침에 따라 이윤서도 개인종합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은 물론 개인 4개 종목 결선에 모두 진출해 초유의 6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개인전 금메달 땐 다이너마이트를!”…태극전사들의 BTS 사랑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9연패라는 초유의 업적을 달성한 순간, 경기가 열린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는 블랙핑크의 <붐바야>가 흘러나왔다. “지금 날 위한 축배를 짠짠짠” 같은 가사를 듣고는 대표팀 선수들이 요청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 대표팀이 부탁한 노래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였다.
이날 대표팀 주장 강채영(25)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실은 비티에스(BTS) 노래를 부탁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블랙핑크 노래가 나왔다. 지금도 아쉽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강채영은 <한겨레>에 30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에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틀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의 방탄소년단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은 “이번 올림픽에서 들을 노래는 ‘쩔어’로 정했다. 이걸 들으면 정말로 내가 ‘쩔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쩔어’는 ‘대단하다’는 뜻의 요즘 속어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인 수영의 이은지(15)도 “사실 연예인보다는 만화를 좋아하지만, 역시 한 명을 뽑는다면 ‘제이홉’(방탄소년단)”이라고 밝혔다. 재일동포 출신인 유도의 김지수(21)도 “방탄소년단에 제일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체육계에 있어서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김연경(33) 등 이른바 ‘88둥이’들이 은퇴하고 이른바 제트(Z)세대가 등장하는 시기다. 양궁에서 메달을 따낸 강채영, 장민희(22), 안산(20), 김제덕(17)을 비롯해 신유빈, 이은지 등 10대 선수들도 즐비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오길 바라는 모습은 ‘국위선양’을 전면에 내세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등장한 세대가, 새로운 올림픽 풍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