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에서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실종 추정 지점에서 첫 헬기 수색을 벌였으나 김 대장을 찾지는 못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구조대 헬기 1대가 실종 추정 지점(7천400m) 상공에서 6회 순회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김 대장을 육안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49분(한국 시각) 구조대 헬기가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 조난 당시 구조에 나선 러시아 산악인을 태우고 실종 추정 지점으로 출발했다.

 

헬기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후 3시 5분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캠프에서는 촬영한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은 구조대와 헬기를 파견해 전날부터 수색에 나선 상태다.

 

김홍빈 도왔던 러시아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사고 상황을 알렸어야"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는 당신들이 8천m 고봉을 등정한 용감한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그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한 미천한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대장의 모습은 해발 7천900m 지점에서 9시간 넘게 고립돼 있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보인다.

 

김 대장은 라조의 도움으로 주마(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주마에 문제가 생겨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장 수색에 나선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는 24일 중국이 신속하게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 구조대원을 싣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의 라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중국 측도 지난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한 상태다.

양궁 안산 전 종목 통틀어 대회 첫 2관왕, 유도 안바울 동메달 획득

김학범호, 루마니아 대파하고 8강 '청신호'…수영 황선우도 1위로 준결승행

 

'우리가 세계 최고!'=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대진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선수단에 2020 도쿄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동메달을 추가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대회 개막 후 이틀째 메달 순위 4위를 유지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전날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안산은 이번 대회 전 종목, 참가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우리나라 양궁은 올림픽에서 통산 25번째 금메달을 획득, 쇼트트랙(24개)을 넘어 우리 나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날까지 우리나라의 금메달 2개를 모두 양궁이 따내는 등 '효자 종목'다운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ROC와 결승에서 만난 한국은 1세트에서 마지막 발에 10점을 맞힌 장민희의 활약으로 55-54, 기선을 잡았고 2세트에서는 안산이 10점 두 방을 명중하며 4-0으로 달아났다.

 

3세트에서는 ROC가 초반 세 발을 8, 7, 8점에 맞히면서 일찌감치 우리나라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26일에는 남자 단체전에서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3번째 금메달 획득을 정조준한다.

 

* 안바울 동메달!= 2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안바울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4강에서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조지아)에게 연장전 절반패를 당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 메달 순위에서 4위를 지켰다.

 

중국(금6), 일본(금5), 미국(금4) 순으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아쉬운 한국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양궁과 함께 우리나라가 하계올림픽에서 '믿는 종목' 중 하나인 태권도에서는 이틀 연속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이대훈(대전시청)이 16강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전 끝에 19-21로 졌다.

 

이대훈은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진출한 덕에 패자부활전에 진출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오솨이(중국)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은메달, 2016년 리우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장준(한국체대) 동메달에 이어 이틀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

 

*승리 주인공,이강인= 25일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이 경기를 마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하고 조 1위에 올랐다.

 

B조의 한국,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가 모두 1승 1패가 된 가운데 조 1, 2위에게 주어지는 8강 티켓 주인공은 28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나라는 온두라스와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들어 엄원상(광주)의 추가 골과 이강인(발렌시아)의 연속 득점으로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황선우 '대단해'=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 출전한 한국 황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영국 톰 딘의 축하를 받고 있다. 황선우는 1분44초62를 기록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황선우(서울체고)가 예선 3조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39명 선수 중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는 26일 오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을 치르고 8위 안에 들면 27일 오전 결승에 나간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세운 1분 44초 80을 0.18초 앞당긴 것이다.

 

*기뻐하는 신유빈= 신유빈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룩셈부르크 니시아렌과의 경기에서 4-5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탁구에서는 '17세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을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으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날 신유빈의 상대 니시아리안의 나이는 58세로 둘의 나이 차이가 무려 41세나 돼 화제가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스케이트보드와 서핑 경기도 이날 시작됐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남자 스트리트 부문에서 호리고메 유토(일본)가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누렸다.

 

서핑은 이날 예선을 시작으로 28일에 금메달 주인공을 가려낸다.

 

여서정, 아버지 여홍철 이어 25년 만에 도마 결선 진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 도마 결선에 진출한 여서정 [AP=연합뉴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원조 '도마 황제'로 이름을 날린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대를 이어 올림픽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여서정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 시대 최고의 체조선수 자리를 예약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15.183점을 받아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예선 상위 4위 안에 포함된 미국 선수 3명 중 상위 2명만 결선에 진출하기에 여서정은 예선 성적 4번째로 결선에 오른다. 결선에 출전하는 같은 나라 선수 수는 2명으로 제한된다.

 

이로써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여 교수의 뒤를 이어 가족의 일원으로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다.

 

*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여서정의 힘찬 질주 [AP=연합뉴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짜리 기술을 펼쳐 수행 점수 9.200점을 보태 15.0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 난도 점수는 5.4점으로 낮았지만, 수행 점수에서 이번에도 9.200점을 챙겨 14.600점을 찍었다.

 

두 번 모두 완벽에 가깝게 매트 위에 선 여서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정식 여자 대표팀 감독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은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더 화려한 조명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여서정이 출전하는 도마 여자 결선은 8월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서정은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에선 50.649점을 얻어 56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개인종합 대표인 이윤서(18·서울체고)는 4개 종목 합계 53.540점을 받아 전체 29위에 올랐고, 역시 한 나라당 2명만 결선에 뛴다는 방침에 따라 이윤서도 개인종합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은 물론 개인 4개 종목 결선에 모두 진출해 초유의 6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개인전 금메달 땐 다이너마이트를!”…태극전사들의 BTS 사랑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9연패라는 초유의 업적을 달성한 순간, 경기가 열린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는 블랙핑크의 <붐바야>가 흘러나왔다. “지금 날 위한 축배를 짠짠짠” 같은 가사를 듣고는 대표팀 선수들이 요청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 대표팀이 부탁한 노래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였다.

 

이날 대표팀 주장 강채영(25)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실은 비티에스(BTS) 노래를 부탁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블랙핑크 노래가 나왔다. 지금도 아쉽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강채영은 <한겨레>에 30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에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틀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의 방탄소년단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은 “이번 올림픽에서 들을 노래는 ‘쩔어’로 정했다. 이걸 들으면 정말로 내가 ‘쩔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쩔어’는 ‘대단하다’는 뜻의 요즘 속어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인 수영의 이은지(15)도 “사실 연예인보다는 만화를 좋아하지만, 역시 한 명을 뽑는다면 ‘제이홉’(방탄소년단)”이라고 밝혔다. 재일동포 출신인 유도의 김지수(21)도 “방탄소년단에 제일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체육계에 있어서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김연경(33) 등 이른바 ‘88둥이’들이 은퇴하고 이른바 제트(Z)세대가 등장하는 시기다. 양궁에서 메달을 따낸 강채영, 장민희(22), 안산(20), 김제덕(17)을 비롯해 신유빈, 이은지 등 10대 선수들도 즐비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오길 바라는 모습은 ‘국위선양’을 전면에 내세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등장한 세대가, 새로운 올림픽 풍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4⅓이닝 10안타 3실점 승패없어 …평균자책점 3.22→3.44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뉴욕 메츠 방문경기에서 갑자기 무너지며 승수 사냥에 실패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24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와 인터리그에서 선발 4⅓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3실점 했다.

 

토론토 팀 타선이 먼저 홈런 세 방을 날린 덕에 6-3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5회말 1사 1, 2루에서 류현진을 내리고 구원투수 트레버 리처즈를 투입했다.

 

리처즈는 후속타자 2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다.

 

시즌 10승이 무산된 류현진은 이날 승패 없이 9승 5패를 유지했다.

 

투구 수는 77개였으며 평균자책점은 3.22에서 3.44로 솟았다.

 

이날 류현진은 4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투구 내용은 초반부터 불안했다.

 

1회말 선두타자 브랜던 니모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피트 알론소는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를 자초했다.

 

그러나 도미닉 스미스과 J.D.데이비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을 돌렸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는 제임스 매캔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토론토 좌익수 로우리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홈으로 정확하게 송구해 파고들던 주자를 아웃시켰다.

 

2회에는 1사 후 케빈 필러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루이스 기요르메를 1루수 병살플레이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이 위기에서 벗어나자 토론토가 선취점을 뽑았다.

 

토론토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조지 스프링어가 볼카운트 3볼-0스트라이크에서 메츠 선발 타이완 워커의 4구째 152㎞짜리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2사 후에는 보 비셋이 2루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워커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2점홈런을 만들었다.

 

토론토는 홈런 두 방으로 순식간에 3-0으로 앞섰다.

 

리드를 잡은 상태에서 3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워커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니모에게 다시 좌중간을 향하는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토론토 중견수 스프링어 다이빙 캐치로 2루타성 타구를 잡는 호수비를 펼쳤다.

 

기세가 오른 류현진은 후속타자인 메츠의 간판스타 알론소에게 낙차 큰 커브로 삼진을 솎아냈다.

4회에는 1사 후 데이비스와 매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요나탄 비야르를 3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토론토 타선은 5회초에 다시 힘을 냈다.

 

선두타자 스프링어가 중전안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나선 세미언은 메츠 워커를 상대로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이다 좌월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세미언의 3점포에 힘입어 토론토는 6-0으로 달아났다.

 

토론토의 5회초 공격이 길어진 탓인지 5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흔들렸다.

 

1사 후 기요르메에게 중전안타, 대타로 나선 브랜던 드루리에게는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쫓아간 중견수 스프링어가 잡을 수도 있는 공이었지만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1사 2,3루에 몰린 류현진은 이번에는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니모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실점 한 류현진은 알론소와 스미스에게도 연속 안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3실점 했다.

 

최근 3연패에 빠져 있던 토론토는 결국 류현진을 5회 중간에 내리고 불펜 투수를 투입해 위기를 수습했다.

진종오· 구본길· 양학선…'세월의 무게' 절감한 2012 영웅들

머리카락보다 중요했던 '꿈의 무대'…강유정은 왜 삭발했나

 

아쉬워하는 진종오=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진종오가 경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진종오는 이날 576점(평균 9.600점)으로 15위에 그쳤다.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한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이후로 내리막길을 탔다.

 

당시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한 선수는 '사격 황제' 진종오(42), 펜싱의 베테랑 구본길(32)과 '맏형' 김정환(38), 김지연(33), 남자 기계체조 양학선(29), 남자 양궁의 대들보 오진혁(40) 등 6명이다.

 

이들 중 진종오, 구본길, 양학선이 흐르는 세월을 피하지 못하고 도쿄올림픽에서 쓴맛을 봤다.

 

진종오는 대회 개막 후 첫날인 24일 10m 공기권총에서 15위에 머물러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이 종목과 50m 권총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미 4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진종오는 메달 1개만 보태면 역대 한국 선수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50m 권총에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진종오는 27일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에서 추가은(20)과 짝을 이뤄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 공격하는 구본길=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왼쪽)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마튀아스 스차보(독일)와 도쿄올림픽 32강전을 하고 있다. 구본길 패.

 

2012 런던 대회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세계랭킹 구본길도 같은 날 32강에서 탈락했다.

 

초반에 너무 점수를 내준 끝에 정작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물러났다.

 

아시안게임 사브르 개인전 3연패에 빛나는 구본길은 "관중이 없는데도 서는 것 자체가 긴장됐다"며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이 여느 대회와는 남달랐다고 토로했다.

 

* 날아오르는 양학선=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양학선이 2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예선전에서 도마 연기를 하고 있다.

 

9년 만에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 양학선도 도마 예선 9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햄스트링) 트라우마 탓에 양학선은 도약에 절대적인 폭발적인 주력을 뽐낼 수 없었다.

 

그 탓에 회전이 부족해 고득점에 실패했다. 결선 예비 선수 1번 자격인 9위에 올랐지만, 상위 8명 중 결장자가 나와야 결선 무대를 밟는다.

 

진종오, 구본길, 양학선에겐 금맥을 이을 후계자가 있었다.

 

김모세(23), 오상욱(25), 신재환(23)이 세 선수의 뒤를 받치거나 세 선수보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셋은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초짜'였다.

 

많은 체육인들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며 내심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이미 경험한 세 선수의 관록에 더 많이 기대했다.

 

김모세는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8위,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은 8강에서 전진을 멈췄다.

 

신재환은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올라 양학선이 이루지 못한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의 꿈을 이어간다.

 

나이를 거꾸로 먹은 펜싱 김정환은 구본길, 오상욱 두 동생이 떨어진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 한국 펜싱 사상 첫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쾌거를 달성했다.

 

김정환은 2012 런던 대회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2 런던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연과 같은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우승자 오진혁은 도쿄에서 금메달 영광 재현에 나선다.

 

 

수술 여파로 계체 탈락 위기에 놓인 강유정, 5분 남기고 '삭발' 결심

아쉽게 끝난 올림픽 도전에도 끝내 울음을 참다…"무너지지 않겠다"

 

여자 유도 48㎏급의 간판 강유정(순천시청)의 왼쪽 무릎이 다시 아프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의 일이다.

 

2015년 십자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던 강유정은 부상 부위가 재발해 다시 수술대 위에 올랐다.

 

강유정은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했고, 세계랭킹은 뚝뚝 떨어졌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해선 국제대회에 나가 랭킹을 끌어올려야 했다.

 

강유정은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5월 카잔 그랜드슬램 대회와 6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치렀다.

 

꿈꿔왔던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지만, 재활 훈련 없이 실전 경기를 치른 탓에 몸 상태는 크게 망가졌다.

 

세계선수권대회 후엔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강유정은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했다. 무릎 통증을 꾹 참고 혹독한 훈련을 소화했다.

 

한계가 있었다. 밸런스가 깨진 탓인지 체중 조절에 문제가 생겼다.

 

강유정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식이요법과 훈련을 통해 체중을 조절했는데, 평소처럼 몸무게가 빠지지 않았다.

 

도쿄에 입성한 뒤에도 그랬다. 염분만 섭취하며 버텼는데도 효과가 없었다.

 

결국 그렇게 경기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 강유정, 아쉬운 패배= 24일 오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 예선 32강 대한민국 강유정 대 슬로베니아 스탄가르 마루사 경기. 강유정이 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유도 선수들은 대회 전날에 도쿄올림픽 선수촌 계체실에서 몸무게를 재야 하는데, 이때 개체를 통과하지 못하면 실격된다.

 

계체 시간은 경기 전날 오후 8시. 강유정은 23일 오전부터 음식 섭취를 하지 않고 몸 안의 수분을 짜내고 또 짜냈다.

 

오후 6시쯤 올라간 체중계는 48.850㎏을 가리켰다. 48㎏급은 48.5㎏까지 계체를 통과할 수 있다.

 

2시간 안으로 빼야 하는 몸무게는 350g이었다.

 

여자유도대표팀 배상일 감독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계체 2시간을 남겨두고 350g이 남았다는 건 사실상 계체 실패와 다름없다"며 "특히 경량급 체급에선 이미 뺄 수 있는 모든 것을 뺐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강유정은 포기하지 않았다. 뛰고 또 뛰었다. 숨이 가빠 뛸 수 없을 땐 계속 침을 뱉었다.

 

이미 많은 침을 뱉은 탓에 입안은 바싹 말랐다. 그래도 강유정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7시에 다시 체중계에 올랐을 때 눈금은 48.750㎏을 가리켰다.

 

다시 뛰었다. 강유정은 뛰다가 쓰러졌다. 탈수 증세와 현기증으로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강유정은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한 국내 의료진의 긴급 처치를 받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도 강유정은 침 뱉기를 멈추지 않았다.

 

계체까지는 이제 5분이 남았다. 체중계 눈금은 48.650㎏을 가리켰다.

 

강유정은 "머리카락을 깎겠다"고 했다.

 

배상일 감독과 김정훈 코치는 급하게 문구용 가위를 가져와 강유정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올림픽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강유정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체중계 위에 올라갔다.

 

머리를 하얗게 민 강유정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눈금을 보고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계체 통과였다.

 

* 강유정, 32강 패배= 24일 오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여자 유도 48kg급 예선 32강 대한민국 강유정 대 슬로베니아 스탄가르 마루사 경기. 강유정이 패하고 있다.

 

다음날인 24일. 강유정은 하얗게 민 머리로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무도관에 섰다.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첫 상대는 슬로베니아의 스탄가르 마루사.

 

강유정은 경기 시작 27초 만에 배대뒤치기로 절반을 얻으며 16강 진출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상대 선수의 세로누르기를 막지 못하며 한판패를 기록했다.

 

강유정이 도쿄올림픽 무대에 선 시간은 단 2분이었다.

 

잇따른 부상과 수술, 말로 표현하기 힘든 준비 과정의 보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았다.

 

경기 후 만난 강유정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쉽게 말을 건네기 힘들 정도였다.

 

강유정은 위로의 말을 전하자 "머리카락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생각보다 너무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무너지지 않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울음을 참는 듯 강유정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그는 끝내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