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남은 대표팀 선수 위해”

망명 선수는 폴란드 무사히 도착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폴란드에 무사히 도착했다. NHK 갈무리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 육상 선수가 폴란드로 망명한 가운데, 이 사건과 관련해 코치 2명이 올림픽에서 퇴출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를 강제 귀국시키려는 사건에 연루된 벨라루스 코치 2명의 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고 6일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공식 트위터에서 “도쿄에 남아 있는 벨라루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안녕을 위해 잠정적인 조치로써 두 코치의 에이디(경기장·선수촌 출입증)를 취소하고 없앴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어 “이들은 선수촌을 떠나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앞으로 소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마노우스카야 선수는 지난 4일 일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폴란드에 도착했다. 이 선수는 5일 바르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앞으로 체육계에 머물며 경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선수가 망명을 결정한 것은 벨라루스에 있는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영국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안전하지 않다고 집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일본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미디어에서 이 선수가 정신질환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가족들은 그가 귀국할 경우 정신병원으로 끌려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앞서 올림픽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600m 계주 출전팀에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그는 벨라루스 야당 쪽이 운영하는 온라인 누리집에 올린 비디오에서 “그들(벨라루스 당국)은 내 동의도 없이 나를 벨라루스로 데려가려 하고 있다”며 “그래서 국제올림픽위원회에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올림픽중 망명신청 벨라루스 육상선수, 폴란드 향해

주일 폴란드대사관 나서 도쿄 나리타공항 도착

인도주의 비자 발급해준 폴란드로 출국 예정

 

4일 오전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왼쪽)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가 강제귀국 위기에 처했던 벨라루스의 여성 육상선수가 자신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해준 폴란드로 향했다.

 

4일(현지시간) 교도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의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이날 아침 일찍 자신을 보호해준 폴란드대사관을 나서 항공편 탑승을 위해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는 곧 폴란드행 항공편에 탑승할 예정이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도쿄올림픽 참가 도중 자국의 강제소환 시도에 반발해 외국 망명을 요청했다.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천600m 계주 출전팀에 사전논의도 없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지난 2일 선수촌에서 끌려 나와 강제로 귀국 항공편에 태워질 뻔했던 치마노우스카야는 도쿄올림픽위원회와 일본 경찰의 도움을 받아 하네다공항에서 위기에서 벗어난 뒤 도쿄의 폴란드대사관에 머물렀다. 폴란드는 그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벨라루스가 올림픽에 출전 중인 치마노우스카야를 강제로 귀국시키려 한 일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작년 8월 벨라루스 대선 이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당시,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2천여 명의 체육인 중 한 명이다.

 

작년 벨라루스 대선에서는 30년 가까이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3만5천여 명이 체포됐다.

 

4일 오전 도쿄 폴란드대사관에서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를 기다리는 취재진 [로이터=연합뉴스]

 

해외도피 벨라루스 반체제인사 의문사…'자살로 꾸민 타살' 수사

우크라에서 철권통치 피란민 지원해온 열성 활동가

유엔, 진상조사 촉구… 미국, 벨라루스 정권 규탄

'유럽 최후 독재자' 루카셴코 묻지마식 야권탄압 지속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한 비탈리 쉬쇼프를 추모하고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벨라루스인들[EPA=연합뉴스]

 

벨라루스 반체제인사가 탄압을 피해 활동해오던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수도 키예프 경찰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 대표 비탈리 쉬쇼프(26·남)가 실종 하루만인 3일 자택에서 가까운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은 키예프에 등록된 사회운동단체로, 벨라루스 정부의 탄압을 피해 우크라이나로 이주한 벨라루스인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고 일자리, 법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쉬쇼프는 전날 아침 조깅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키예프 경찰은 쉬쇼프의 휴대전화와 개인 소지품 등을 사건 현장에서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위장한 타살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쉬쇼프의 신변이 계속 불안했다는 점, 신체에 의문의 상흔이 있다는 점 때문에 살인사건 수사가 시작됐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쉬쇼프의 코와 무릎에 찰과상이 있으나 피습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쉬쇼프는 반체제시위에 가담하다가 작년에 모국을 떠난 뒤 신변불안을 느껴왔으며 협박, 납치, 살해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도피한 벨라루스인들의 쉬쇼프 애도 집회[EPA=연합뉴스]

 

벨라루스 반체제인사가 우크라이나에서 의문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명 언론인 파벨 셰레멧은 2016년 7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타고 가던 승용차가 폭발해 사망했다.

 

당시 벨라루스 정권의 공작원이 차량에 심어놓은 폭탄을 원거리에서 폭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는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함께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철권통치를 피해 달아난 반체제인사들의 피란처 역할을 해왔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나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쉬쇼프 사망사건을 일제히 우려 속에 주시하고 나섰다.

 

마르타 우르타도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당국에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우르타도 대변인은 "벨라루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우려와 걱정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쉬쇼프 사망사건의 원인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수사를 면밀하게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루카셴코 체제가 벨라루스 시민사회에 자행하는 폭력적 탄압, 국가를 넘나드는 억압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웃 유럽국가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벨라루스의 권위주의 행보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무려 27년간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벨라루스 대선에서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에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3만5천 명 이상이 체포됐다.

 

정치 혼란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야권은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선 이후 공식 취임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야권 인사 체포와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 루카셴코 정권에 반대하는 벨라루스의 전직 보안기관 요원 모임인 '비폴'(BYPOL)은 벨라루스 국가보안위원회(KGB)가 외국에 거주하는 야권 지도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시작했다고 폭로했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벨라루스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가 올림픽 도중 지난 2일 선수촌에서 끌려 나와 강제 귀국 위기에 처했다가 폴란드로 망명 신청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벨라루스 대선 이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당시,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2천여명의 체육인 중 한명이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후쿠시마 꽃다발 보도 · 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

급식센터는 올림픽 때마다 운영…원하는 선수만 이용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급식지원센터 조리사와 조리원들이 지난달 20일 임차한 호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 지원센터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선수단을 위한 급식센터가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지난달 하순 한국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후효히가이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하는 일본어다.

 

일본 측은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떨어진 지바현 우라야스시(市)의 헨나 호텔에 개설한 급식 지원센터가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피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는 안전이 확보돼 있다면서 오해를 초래하는 행동의 개선을 선수단에 촉구하도록 한국 측에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측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 전달되는 꽃다발에 후쿠시마산 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한국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한때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걸었다가 철거한 '이순신 장군 현수막'도 거론했다고 한다.

 

이 현수막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선조에게 올린 장계(狀啓)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제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를 떠올리게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에 이런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새로운 정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지도해줬으면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 도쿄올림픽 급식센터 방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헨나 호텔에 마련된 대표팀 급식 지원센터를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급식 지원센터는 이번 도쿄올림픽 때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영양 관리를 위해 2008년 베이징 이후 올림픽 때마다 거의 매번 운영됐다.

 

게다가 한국 선수들이 급식 지원센터의 한식 도시락으로만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선수 개인이나 팀이 원해서 신청하는 경우에만 도시락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한다.

 

선수촌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에는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식자재도 사용되나 각 음식에 들어간 식자재의 원산지는 표기되지 않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도통신의 질문에 후쿠시마현 식자재를 먹지 말라고 "정부가 (선수단에)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급식 지원센터에 대해 "올림픽 때 매번 운영하고 있다"며 "(선수들) 컨디션과 입에 맞는 음식 때문이며, 원하는 선수만 도시락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식센터가 오해를 받는 것 같다"며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피하고자 운영한다는 일본 내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이 과거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영양 관리 등을 위해 급식 지원센터를 운영했다며 이번에는 방사성 물질 대책을 이유로 내세워 한국에서 가져온 식자재 등을 사용한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자재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는 자민당 외교부회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의 견해를 소개했다.

 

올림픽에 야구는 왜 6개국만 출전했을까

 

김현수가 2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과 경기에서 11-1, 콜드게임 승리가 결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일본·한국·미국·이스라엘·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에 출전한 국가다. 고작 6개 팀뿐이다.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야구는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부활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최국 지정 종목 중 하나로 야구를 꼽았기 때문. 다만 조직위는 지정 종목으로 신청하면서 출전 가능 선수를 144명으로 제한했다. 야구 엔트리가 24명인 것을 고려하면 6개국밖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애초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대륙별 예선을 통한 8개 팀 참가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출전국이 6개국뿐이어서 나름 치열한 예선을 치렀다. 2019 프리미어12 때 일본을 제외하고 11개 팀이 2장의 티켓을 놓고 싸웠다. 여기에서 한국(2위)과 멕시코(3위)가 출전권을 땄다.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이스라엘, 아메리카 예선에서는 미국이 획득했다. 나머지 한 장을 도미니카공화국이 거머쥐었는데 호주, 대만,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최종 예선에 불참했다.

 

                    도쿄올림픽 야구 대진표 출처 KBO

 

이런 과정을 거쳐 6개 팀이 본선 무대에 진출했는데, 적은 출전국 탓에 경기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참가 팀수에 비해 되도록 많은 경기를 치르는 식으로 고민한 결과다. 녹아웃 스테이지, 패자 부활전 같은 방식이 채택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목표한 금메달을 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는 2024 파리올림픽 때는 다시 정식종목에서 제외된다.   김양희 기자

 

트랜스젠더 여자 역도 선수 공정성 의심은 기우였다

세계 최초 올림픽 출전한 로렐 허버드

인상 종목서 세 차례 실패로 경기 마쳐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43)가 2일 도쿄올림픽 역도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로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경기에 출전한 뉴질랜드 선수 로렐 허버드(43)가 노메달로 경기를 마쳤다.

 

허버드는 2일 저녁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여자 역도 최중량급(87㎏ 이상) 경기에서 인상 부문 120㎏과 125㎏에 세 차례 도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인상에서 주어진 기회를 한 차례도 살리지 못할 경우 용상 종목을 치르지 못한다. 긴장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던 허버드는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무대 뒤로 걸어들어갔다.

 

남성이었던 허버드는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105㎏급 뉴질랜드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었다. 허버드가 남자 선수로 기록했던 최고 기록은 총 300㎏이다. 여자부 경기 개인 최고 기록은 285kg이다. 지난 2017년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 경기에서는 인상 124㎏, 용상 151㎏을 들어 합계 275㎏으로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가 남은 기록이 없다.

 

허버드는 어린 시절 뉴질랜드 주니어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23살에 운동을 그만뒀다. 허버드는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면서 여자 경기 출전 자격을 얻었다.

 

허버드는 2015년부터 남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해왔고 2016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이 제시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아래로 떨어졌다.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선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가 최소 12개월 동안 리터당 10나노몰(n㏖) 미만일 경우 여성으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규칙 변경은 없다”며 허버드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출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이어졌고, 그와 함께 경쟁하게 된 선수들의 의견도 갈렸다. 허버드는 2017년 뉴질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 역할이나 목표가 아니다. 그들이 나를 지지해주길 바라지만 그들에게 강요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올림픽 첫 여-남 ‘수영 대결’ 진풍경…혼성 종목 2배로

여성 참가 늘어나는 혼성전 18종목 육상·수영·양궁·사격 등 첫 혼성 경기

수영 혼성 혼계영은 역영 순서도 없어 성평등 올림픽 정책 일환…IOC 확대 전망

 

도쿄올림픽 첫 정식종목이 된 트라이애슬론 혼성경기에서 우승한 영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믿을 수 없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꿈이었어요. 어마어마한 느낌이에요.”

 

역대 올림픽 최초로 열린 육상 4X400m(1600m)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폴란드의 앵커 카예탄 두신스키의 말이다. 두신스키는 카롤 잘레프스키, 나탈리아 카치마레크, 유스티나 시비엥에르세티츠와 팀을 이뤄서 지난 31일 도쿄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혼성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3분09초8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도미니카공화국(3분10초21), 미국(3분10초22)을 가까스로 제쳤다. 폴란드가 올림픽 4X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5년 만이다. 금메달은 처음. 두친스키 등은 혼신의 경주를 마친 뒤 트랙에서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4X400m 혼성 계주는 2019 도하육상선수권대회 때 첫선을 보였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혼성 종목은 육상뿐만이 아니었다. 수영,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도, 권총 트랩 경기에서도 첫 혼성전이 펼쳐졌다.

 

수영에서는 4X100m 혼성 혼계영이 펼쳐져서 영국이 중국, 오스트레일리아를 꺾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수영은 남녀 2명씩 참가했는데 역영 순서는 정해지지 않아 여성·남성 선수가 물속 경쟁을 펼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영국은 역시나 도쿄에서 처음 채택된 트라이애슬론 혼성 계주에서도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은 남녀 2명씩 총 4명이 팀을 이뤄 선수 개인당 수영 300m, 사이클 6.8㎞, 달리기 2㎞를 완수한 뒤 다음 주자가 같은 방식으로 경기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남녀 3명씩 참가한 유도 혼성전은 프랑스가, 남녀가 짝을 이룬 사격 트랩 혼성 단체전에서는 스페인이 우승했다.

 

 7월3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4x400m 혼성 계주에서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에게 바톤을 넘겨주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는 현재 기존에 혼합복식 경기가 있던 탁구, 배드민턴 등을 합해 총 18개 종목에서 혼성전이 펼쳐지고 있다. 리우올림픽 때는 혼성 종목이 9개였다.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겨줬던 종목도 양궁 혼성 단체전(안산·김제덕)이었다. 양궁 혼성전도 이번 대회에 처음 채택됐다.

 

혼성전에 대한 선수들 인식은 꽤 긍정적이다. 트라이애슬론 혼성전 금메달을 딴 조지아 테일러브라운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내 영웅 중 한 명인 조너선 브라운리와 한 팀으로 경주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면서 “브라운리 등으로부터 우리가 영감을 얻었듯 다른 세대도 우리를 보면서 영감을 얻기를 원한다”고 했다. 영국 수영 3관왕에 오른 애덤 피티는 “혼성 경기는 정말 재미있다. 스포츠에는 이런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평등 스포츠를 계속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개회식 때 남녀기수가 입장할 수 있게 규칙을 수정했고, 이번 대회 복싱 종목에서는 남성 체급을 하나 줄이고 여성 체급을 늘려 남녀 체급 수(7개)를 동등하게 했다. 여성 선수 참가가 늘어나게 되는 혼성전도 확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대회 전체 참가 선수 49%가 여성이 됐다. 이는 역대 올림픽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참고로 1896년 초대 올림픽 때는 여성이 아예 참가할 수 없었고, 1900년 올림픽 때도 테니스, 골프, 요트, 크로켓 종목에서만 출전이 허용됐다. 아이오시는 2024 파리올림픽 때는 남녀 출전 선수 성비를 50 대 50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후 올림픽에서 혼성전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양희 기자

 

 

“오지 않거나, 다른 곳으로 가거나” 일본 선수촌 전용버스마저 ‘말썽’

운전기사 “시스템 오류로 사용이 무섭다”

선수들 어쩔 수 없이 일반택시 타기도

IOC “매일 개선 요구, 끔찍한 상황”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양 공원에 설치된 대형 오륜기 조형물의 모습. 도쿄/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마련한) 운송 시스템에 의지하면 길을 잘못 갈 가능성이 있어, 사용이 무섭다.” (선수촌 전용 버스 운전기사)

 

“매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끔찍한 상황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 관계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선수, 대회 관계자를 위한 전용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원래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가는 등 문제가 많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부 선수는 시합에 늦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반택시를 타는 등 방역 대책을 어기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의 기본이자, 시합이나 훈련을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한 운송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총체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에는 하루 최대 2200여대의 전용버스가 배치됐고 전국에서 운전기사를 모집했다. 조직위는 전용 앱이 깔린 태블릿 단말기에 버스 정차 장소, 경유지와 목적지를 등록해 운전기사에 나눠줬다. 기사들은 단말기 안내에 따라 운행을 하는 구조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안내가 끝나거나 이동 경로가 멋대로 바뀌는 등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도쿄올림픽 대회 관계자는 이 신문에 “일부 운전기사는 (오류 때문에)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도에서 행선지를 확인한 뒤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행선지 변경이나 대기 시간 등이 자세히 전해지지 않아 다른 목적지에 선수를 데려가고, 선수가 머무는 곳에 버스가 오지 않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오류에다 지도 등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운전을 택한 기사에겐 정보가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운송 대란’ 수준으로 혼란이 생긴 셈이다. 전용버스 차량 기지에서 일하는 담당자는 이 신문에 “IT 기술을 사용한 최첨단의 대회라면서 이런 상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도쿄조직위에 운송 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상태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국제경기연맹(IF) 관계자가 최근 대회 중 보기 드물게 심각한 상황”이라며 “도쿄조직위에 가차 없는 비판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사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은메달 후 도쿄 관광 나선 조지아의 샤브다투아시빌리(왼쪽)과 마르그벨라슈빌리 [라샤 샤브다투시빌리 인스타그램 캡처]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낸 조지아의 유도 선수 2명이 대회 규정을 어기고 도쿄 관광에 나섰다가 추방 조치를 당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대회 관계자가 관광 목적으로 선수촌을 이탈해 AD 카드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개막 후 AD 박탈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직위는 AD 카드 취소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조지아올림픽위원회가 1일 자국의 남자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와 라샤 샤브다투아시빌리가 AD 카드를 박탈당한 사실을 인정했다.

 

두 선수는 경기를 마친 지난달 27일 심야에 조지아 유니폼을 입고 도쿄타워 주변에서 여러 사람과 사진을 찍는 모습이 현지 매체에 공개된 바 있다.

 

조지아올림픽위원회 측은 "두 사람이 일본에 사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선수촌을 떠났다"며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들은 힘든 경기를 마친 뒤 바깥바람을 마시고 싶었을 뿐"이라고 두둔했다.

 

마르그벨라슈빌리와 샤브다투아시빌리는 공교롭게도 각각 한국 대표팀의 안바울과 안창림에게 준결승에서 이겼던 선수들이다. 둘 다 일본 선수에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에서의 행동 규범을 정리한 '플레이북'에서는 훈련과 경기 출전 외에는 선수촌 밖으로 외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미 선수촌에 들어갈 때 서약까지 했지만, 이번 조지아 선수들의 일탈 행위로 인해 실효성이 없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호치는 "안전 올림픽 운영에 의구심을 제기하게 만든 사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조코비치, 올림픽 4강 탈락…골든 그랜드슬램 달성 무산

준결승전에서 츠베레프에 1-2 패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30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4강전에서 리턴샷을 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골든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조커’의 꿈이 무산됐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는 30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5위)에게 1-2(6:1/3:6/1:6)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한 해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단식을 모두 석권하는 골든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다. 앞서 조코비치는 올해 열린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단식을 차례로 제패했다. 골든 그랜드슬램은 남자 테니스 역사상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가 1988년 한 차례 달성했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우승 때까지도 올림픽 참가를 망설였다. 코로나19 확산과 무관중 경기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세르비아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일본 6살 꼬마 팬을 실망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8강전까지 4경기 동안 단 1세트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파죽지세였다. 하지만 도쿄의 한낮 무더위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혼합복식 4강에도 올라 있다. 김양희 기자

 

 

미국 펜싱 남자 에페팀이 핑크 마스크 쓴 이유는?

팀 동료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 의미

 

        이브티하즈 무함마드 SNS 갈무리. 맨 왼쪽이 대학 시절 성폭력이 폭로된 앨런 하지치다.

 

3명은 핑크 마스크를 했다. 그런데 1명은 검은 마스크다. 이들은 미국 펜싱 남자 대표팀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이 31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펜싱 에페 남자 대표팀 제이크 호일, 커티스 맥도월스, 예이서 라미레즈 등 3명은 전날(30일) 열린 단체전 16강전 일본과 경기에서 핑크 마스크를 착용했다. 반면 후보 선수인 앨런 하지치는 유일하게 검은 마스크를 했다. 후보 선수를 왕따시키기 위함은 아니었다. 하지치의 과거 행적 때문이었다.

 

하지치는 지난 5월 미국에서 2020 도쿄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후 3차례에 걸쳐 3명의 여성으로부터 2013~2014년 컬럼비아대학 시절에 있던 성폭력을 폭로 당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함께 운동하던 여자 펜싱 선수였다. 미국 스포츠 인권기구는 조사에 착수했고 대학 시절 이와 관련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지치에게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치는 “사실과는 다르다”며 항소했고 결국 도쿄행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과 함께할 수는 없었다. 그는 도쿄에 혼자 입성했고 선수촌에서 30분 떨어진 호텔에서 혼자 지냈다. 팀 동료들이 나눠준 마스크도 다른 색이었다.

 

‘히잡 쓴 검객’으로 유명한 미국 여자 펜싱의 이브티하즈 무함마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남자 에페팀이 첫 경기에서 핑크 마스크를 썼다.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호일 등 3명의 선수는 비록 하지치와 함께 단체전에 출전하지만, 그의 편에는 서지 않는다는 것을 마스크 색깔로 보여줬다고 하겠다. 미국은 일본에 39-45로 패하면서 하지치는 단 한 번도 피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김양희 기자

 

 

"훔친 메달" 중국 누른 日선수 비방…번역기까지 동원

국제체조연맹 이례적 성명…감점항목 공개하고 "심사 공정했다"

성적 부진 선수에 비난… 올림픽 반대 분위기 속 발언 어려워

 

일본 체조 하시모토 다이키: 28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소재 아리아케(有明)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다이키(橋本大輝·일본)가 도마 연기 때 착지가 불안정했던 것 때문에 아깝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일본 선수를 겨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비방이 이어지자 당국이 판정이 공정했다는 성명을 내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졌다.

 

31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체조 남자 개인 종합에 출전한 일본 하시모토 다이키(橋本大輝)가 중국 샤오뤄텅(肖若騰)을 누르고 금메달을 딴 것이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28일 열린 결승에서 하시모토는 0.4점 차이로 샤오뤄텅을 앞섰는데 하시모토가 도마에서 착지 동작을 할 때 발이 매트 밖으로 나갔는데 고득점 한 것에 대한 불만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이어졌다.

 

일본 체조 하시모토…시비 부른 그 장면: 28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소재 아리아케(有明)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하시모토 다이키(橋本大輝·일본)가 도마 연기를 하면서 착지하고 있다. 발이 매트를 벗어났음에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반발했다.

 

도쿄신문은 "훔친 메달이 밤에 너를 죽인다"는 메시지 등 번역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어 글도 SNS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하시모토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샤오뤄텅은 29일 웨이보에 하시모토와 함께 손에 메달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선수 본인에 대한 과도한 공격을 멈추라"고 자제를 당부하는 글을 올렸다.

 

국제체조연맹(FIG)은 해당 경기에 대한 상세 감점 항목을 공개하고서 "채점 규칙에 비춰보면 올바르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심사는 공정하고 정확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시모토는 29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에서 메달을 따기까지 도와준 이들에게 사의를 표하고서 "도마의 점수가 이상할지 모르지만, FIG로부터 정식 채점 결과가 나왔다. 감점 항목이 제대로 명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도쿄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결과적으로 판정에 대한 의혹을 낳는 수준의 연기를 한 것이 "죄송하다"고 도리어 사과하기도 했다.

 

탁구 혼합복식에서 중국을 누르고 승리한 미즈타니 준(水谷隼·일본)은 "죽어라", "꺼져라" 등의 폭언이 개별 메시지로 쏟아졌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이라서 관람객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선수들은 얼굴을 감춘 공격적인 메시지에 적지 않게 상처를 받고 있다.

 

일본 체조 무라카미 마이; 2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소재 아리아케(有明)체조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체조 여자 단체종합 결승에 출전한 무라카미 마이(村上茉愛·일본)가 평균대 연기를 마치고서 눈물을 머금고 있다.

 

체조의 무라카미 마이(村上茉愛·일본)는 29일 경기를 마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상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서 "보고 싶지 않아도 멋대로 들어온다.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 어렵다. 올림픽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고 울면서 말했다.

 

무라카미는 여자 개인종합 결승에서 일본 선수로는 사상 최고기록인 5위를 했으나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다.

 

수영 경영에서 예선에서 탈락한 세토 다이야(瀨戶大也)처럼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SNS상에서의 선수에 대한 비난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선수를 위한 상담 전화를 개설해 놓은 상태다.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평균자책점 3.44→3.26

 

역투하는 류현진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4번째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29일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방문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 수 86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볼넷은 주지 않았으나 몸맞는공 1개를 허용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44에서 3.26으로 떨어뜨렸다.

 

토론토는 팀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13-1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류현진은 시즌 10승(5패)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10승을 달성한 것은 데뷔 시즌이던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 이어 네 번째다.

 

    보스턴을 상대로 투구하는 류현진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류현진은 전날 조부상을 당한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지만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점수를 뽑아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1회초 1사 만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2타점 2루타, 2사 후에는 캐번 비지오가 적시타를 날려 3-0으로 앞섰다.

 

류현진은 리드를 잡고 1회말 등판했으나 선두타자로 나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동료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맞았다.

 

에르난데스는 타구가 펜웨이파크의 좌측 펜스인 '그린 몬스터'를 맞고 바로 튀어나왔기에 2루까지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와 삼진으로 요리한 류현진은 2사 후 유격수 실책으로 1,3루에 몰리기도 했으나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류현진 [AP=연합뉴스]

 

토론토는 2회초에도 점수를 보탰다.

 

선두타자 리즈 맥과이어가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조지 스프링어가 적시타로 불러들여 4-0으로 앞섰다.

 

류현진은 2회말에도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역시 다저스 동료였던 알렉스 버두고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맞았고 1사 후에는 보비 달벡을 몸맞는공으로 내보내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잡아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3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은 가운데 토론토는 4회초에도 1사 만루에서 마커스 세미언이 밀어내기 볼넷, 보 비셋은 내야땅볼로 점수를 보태 6-0으로 달아났다.

 

   시즌 33호 홈런을 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P=연합뉴스]

 

토론토는 5회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보스턴 두 번째 투수 필립스 발데스를 상대로 '그린 몬스터'를 넘어가는 좌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려 9-0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게레로는 시즌 33호 홈런을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오타니 쇼헤이(37홈런·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4개 차로 추격했다.

 

토론토는 6회초에도 3점을 추가하며 선발타자 전원 안타와 전원 타점을 완성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후 우익수 실책으로 주자를 2루까지 내보냈으나 후속 타자들을 삼진과 내야 땅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토론토는 7회초에도 1점을 추가하는 등 장단 16안타를 몰아치며 보스턴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그동안 미국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던 토론토 구단은 31일부터 홈그라운드인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시즌 10승을 조부 영전에…류현진 "이기는 모습 보여드려 기뻐"

보스턴전 6이닝 무실점…토론토 이적 후 첫 두 자릿수 승수 달성

 

화상 인터뷰하는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30일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한 뒤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7.30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캡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선물을 전했다.

 

류현진은 2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토론토의 13-1 대승을 뒷받침한 류현진은 시즌 10승(5패)을 올렸다. 토론토 이적 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완성했다.

 

평균자책점은 3.44에서 3.26으로 낮췄다. 선발 등판 하루 전날 조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시즌 10승을 하늘나라로 떠난 할아버지의 영전에 바쳤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부모님과 아내는 선발 등판일을 앞두고 내가 신경 쓸까 봐 말을 안 해줬다. 통역을 통해 알게 됐다"며 "할아버지께서 야구를 좋아하셨다. 마지막까지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뉴욕 메츠전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하지만 2번 연속 부진은 없었다.

 

그는 "내가 던질 수 있는 구종의 제구가 다 좋았다. 직구도 힘이 있었고, 컷패스트볼도 원하는 위치로 가서 약한 타구를 많이 만들었다. 체인지업은 스피드를 낮추려고 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류현진은 "오늘 같은 체인지업이 내가 평상시에 던지는 체인지업"이라고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 좋았을 때 이런 경기가 몇 번 나왔던 것 같다. 이런 제구, 이런 공을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의 역투 [AP=연합뉴스]

 

토론토는 객지 생활을 끝내고 오는 31일 마침내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경기를 펼친다.

 

토론토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연고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가지 못해 떠돌이 생활을 했다.

 

최근 캐나다 정부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대한 방역 지침을 완화하며 드디어 안방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는 "기대된다. 드디어 우리도 진정한 홈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 많은 토론토 팬들 앞에서 경기해서 선수들과 많은 힘을 얻을 것 같다"고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적응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동할 것 같다. 선수들도 초반 몇 경기는 적응해야겠지만, 빨리 적응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선 한국 야구 대표팀을 향해서는 응원도 남겼다.

 

류현진은 "어제 대표팀 경기를 봤다. 계속해서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