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내달 말까지 연장…패럴림픽도 긴급사태 속 개막

반복 선포로 피로감 누적… "효과 기대 어렵다" 지적도

 

도쿄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사태가 도쿄 외의 지역으로 다시 확대됐다.

 

일본의 긴급사태는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특별법에 따라 총리가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방역 대책이다.

 

발효 지역에선 해당 광역단체장이 외출자제 요청을 비롯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및 휴업 요청·명령, 주류판매 제한 등 다양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이에 응하는 업소는 휴업 보상금 등을 받게 된다.

 

일본 정부는 30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 등 수도권 3개 현(縣)과 오사카부(府) 등 4개 광역지역의 긴급사태 발효를 결정했다.

 

이들 지역에는 현재 긴급사태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또 홋카이도, 이시카와, 교토, 효고, 후쿠오카 등 다른 5개 지역에는 중점조치를 새롭게 적용키로 했다.

해당 지역의 긴급사태 발효 및 중점조치 적용 기간은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다.

 

애초 내달 22일까지 시한으로 도쿄에 발효 중인 긴급사태는 오키나와와 함께 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개회식이 펼쳐진 도쿄올림픽에 이어 8월 24일 시작되는 패럴림픽도 긴급사태 상황에서 막을 올리게 됐다.

 

일본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긴급사태 선포 지역을 대폭 확대하면서 발효 기간을 늘려 잡은 것은 도쿄올림픽이 시작된 후 전염성이 한층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매개로 한 신규 감염이 폭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 앞서 기본적 대처방침을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가 30일 열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 7일째인 전날(29) 일본의 전체 신규 확진자는 도쿄 3천865명을 포함해 1만699명으로, 하루 1만 명을 처음 넘어섰다.

 

올림픽 개회식 하루 전인 지난 22일(5천393명)과 비교하면 전체 신규 확진자가 1주일 만에 약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 발효 지역을 확대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선제적 방역 대책으로 지난 12일부터 제4차 긴급사태가 선포된 도쿄 지역에선 오히려 감염 상황이 심각해졌다.

 

지난 12일 502명이던 도쿄 신규 확진자는 전날(29일) 3천865명을 기록해 4차 긴급사태 기간에 7.7배로 폭증했다.

 

긴급사태가 방역 대책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반복된 선포로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외출자제 등 강제성이 없는 개인방역 수칙의 경우 지키지 않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을 막을 궁극의 유일한 대책인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최선이 되지 못하는 차선책' 정도로 긴급사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도쿄와 수도권 등의 긴급사태 시한을 8월 말까지로 잡은 것은 백신 접종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40~50대 접종이 본격화해 8월 말이 되면 2차례 백신을 접종한 인구비율이 40~50%에 달하면서 전반적인 감염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지난 28일 도쿄 시나가와역 구내 전경.

 

일본 정부는 최근의 감염 확산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이번 올림픽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올림픽으로 들뜬 사회 분위기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감이 약해진 것이 폭발적 감염 확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끝난 뒤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관련한 정치적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논란이 커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일 코로나 확진 또 1만명대…스가 "현 감염확산, 올림픽과 무관"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만744명(오후 8시30분 NHK방송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8일 9천 명대로 최다치를 경신한 뒤 사흘 연속 하루 기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전날(1만699명) 1만 명 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이틀째 1만 명대가 유지됐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91만4천777명으로 늘었고, 총 사망자는 이날 9명 추가돼 1만5천197명이 됐다.

 

올림픽 경기가 주로 열리는 도쿄도(都)는 이날 3천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사흘째 3천 명대를 이어갔다.

 

가나가와(1천418명), 사이타마(853명), 지바(753명) 등 수도권 3개 광역지역과 오사카(882명)에서도 신규 감염자 수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들 4개 광역지역에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긴급사태를 추가로 발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긴급사태 적용 지역은 기존의 도쿄와 오키나와를 포함해 6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가 30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문가 분과회를 이끄는 오미 시게루 회장.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저녁 관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스피드(속도)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번 긴급사태가 최후라는 각오로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할 핵심 대책으로 40~50대 연령층과 최근 감염이 확산하는 젊은 세대의 백신 접종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스가 총리는 올 8월 하순까지 전체 인구의 40% 이상이 2회 접종을 끝내 새로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막을 올린 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외국 선수단이) 공항 입국 때에 일본 국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등 확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것(올림픽)이 감염 확산의 원인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아직 초반인데…도쿄 코로나 확진 최다기록 2천848명

일주일 전보다 1천461명 많아…올림픽 관련 7명 늘어 누적 155명

 

마스크 내리고 '화끈하게' 응원: 도쿄올림픽 유도 경기가 진행 중인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24일 외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마스크를 내리고 입을 크게 벌린 사람들도 보인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도쿄(東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최다 기록을 깼다.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는 2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848명 보고됐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일주일 전보다 1천461명 늘어난 수준이며 올해 1월 7일 세운 최다기록 2천520명을 넘어섰다.

 

도쿄에 4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한지 2주를 넘겼지만 감염 확산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는 양상이다.

 

도쿄올림픽 개막 5일째를 맞은 가운데 대회와 관련된 확진자도 계속 늘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23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서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계있는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7명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을 적용하기 시작한 이달 1일 이후 대회 관계자의 감염 확인 사례는 누적 155명으로 늘었다.

 

도쿄, 더워서? 더러워서?…쓰러져 토한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폭염에다 수질 문제 거론…고통호소 구토모습 방송 생중계돼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지난 26일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됐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종목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하는 모습이 방송에 생중계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폭염과 수질 문제가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남자부 개인전은 지난 26일 오전 6시30분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렸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연달아 소화해야 해 워낙 운동 강도가 높은 종목이긴 하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지고 일부는 구토하는 모습이 중계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26일 “더위를 피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오전 6시30분으로 당겼지만, 경기에서 증명됐듯 열을 이길 수 없었다”며 “시작 당시 기온은 이미 섭씨 29.4도였고 상대 습도는 67.1%였다”고 지적했다. 웨트젤은 “결승선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45분04초로 우승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 선수도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저앉아 구토를 했다. <뉴욕 포스트>는 “그는 극심한 더위로 고통스러워하는 듯했고, 의료진이 그를 일으켜 세우기도 전에 구토했다”고 전했다.

 

폭염뿐만 아니라 수질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년 전 오픈워터(야외 장거리 수영대회) 시범대회 때 바닷물 냄새와 수질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던 곳”이라고 전했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화장실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있었고, 일부 경기는 기준치가 넘는 대장균이 검출돼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의 하수도 대부분은 오수와 빗물을 함께 정화하는 방식”이라며 “폭우가 쏟아지면 정화할 수 없는 오수가 하천 등을 통해 오다이바가 있는 도쿄만 바다로 방출돼 수질이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경기는 수질 등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수질 때문이다.”, “폭염이 원인이다”,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워낙 힘들어 구토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등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일본 첫 금메달 "몰랐다"…박수 · 함성 없는 올림픽 개최지 도쿄

코로나 긴급사태에도 도심 술집 북적 · 올림픽엔 무관심

코로나로 민생 어려운데 올림픽만 '특별대우'…유권자 불만

 

북적이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주점가= 도쿄올림픽 개막 후 첫 토요일인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 밀집 지구가 외출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일본이 처음 금메달을 땄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네요…"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24일 저녁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두어 시간 지난 후,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가에서 마주친 한 젊은이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이렇게 반응했다.

 

올림픽이 개최국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준 한 마디였다.

 

*도쿄올림픽 일본 금메달 '1호' 다카토 =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운행하는 지하철 전동차 내에 설치된 모니터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는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주쿠 일대의 술집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에는 올림픽에 들뜬 기분을 못 이긴 사람들이 몰린 것인가 생각했으나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그렇게 볼 근거를 찾기가 어려웠다.

 

술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다카토의 메달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함성이나 박수가 없었다.

 

과거 올림픽 때는 여기저기서 동시에 터지는 함성을 듣고 '누가 금메달을 땄구나'하고 서둘러 TV를 켠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찾기 어려웠고 올림픽 중계를 보여주는 술집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종업원에게 왜 올림픽 중계를 안 틀어주는지 물었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진 분위기를 그제야 실감하기라도 한 듯 "생각해보니 월드컵 때는 (중계를 보면서) 달아올랐었네요"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림픽만 특별대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새삼 느끼게 하는 답변이었다.

 

거리 곳곳을 돌아보다 TV를 켜놓은 음식점을 어렵게 발견했다.

 

마침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이 나오고 있었지만, 눈길을 주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 보도한 일본 신문= 2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배달된 주요 일간지 1면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실려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을 담아 전날 호외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에게 금메달에 관해 말을 걸었더니 "경기를 봤는데 판정이 심했다"고 말했다.

 

다카토는 상대 선수가 반칙패를 당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남성은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무색한 답변이었다.

 

도쿄올림픽 공식 파트너 중 하나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호외를 만들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쥐고도 올림픽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에게 호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올림픽을 다가오는 가을 총선의 호재로 삼으려고 했겠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올림픽이야말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는 올림픽에 대한 유권자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는 25일 스가 총리가 다카토 선수에게 상황극을 하듯 어색하게 축하 전화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최근 확진자 추세를 보면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한동안 계속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다카토 나오히사 선수에게 축하 전화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일본 총리관저]

 

술 판매를 중단하라는 당국의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류를 제공하는 신주쿠의 음식점에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늘어섰고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이 꽤 있었다.

 

긴급사태가 되풀이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신적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너도나도 몰려나온 것으로 보였다.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7천300여 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직전 일주일보다 약 38% 확대됐다.

 

일본 코로나 신규확진 사흘만에 다시 5천명대

대회 관계자 10명 늘어 132명…나흘째 두 자릿수 신규 확진

 

* 경계 근무하는 경찰= 도쿄올림픽 개막식 날인 23일 일본 도쿄의 올림픽 스타디움(국립경기장) 앞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다시 5천 명을 넘었다.

 

25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30분까지 5천20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87만1천44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4명 증가해 1만5천141명이 됐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도쿄올림픽 개막식 전날인 22일 5천395명을 기록했고 사흘 만인 25일 다시 5천 명을 웃돌았다.

 

일본은 이날까지 나흘 동안 연휴였다.

 

코로나 검사 및 결과 취합이 늘어나는 며칠 후에는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개최지 도쿄(東京)에서는 이날 신규 확진자 1천763명이 보고됐다.

 

이는 일요일 신규 확진자 규모로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림픽과 관련된 코로나19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관계있는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0명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방역 규범집인 '플레이북'이 적용된 이달 1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관계자는 누적 132명이 됐다.

 

25일 새로 발표된 확진자 중 선수는 2명이다.

 

이들은 네덜란드 남자 조정 선수와 자전거 종목 출전을 위해 입국한 독일 남자 선수라고 NHK가 전했다.

 

이밖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한 대회 관계자 6명, 언론인 1명, 위탁업무 종사자 1명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규 확진된 10명 중 2명은 선수촌에 체류하고 있었다.

 

대회 관련 확진자는 개막식 전날인 22일부터 나흘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7타차 따라붙어 연장전 버디…이정은, 전반에 4타 잃어 역전패

 

우승컵을 든 이민지.[LPGA]

 

주 교포 이민지(25)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45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는 25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에서 이정은(25)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정은에 7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민지는 7타를 줄였고, 버디와 보기를 5개씩 적어낸 이정은과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이민지는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우승 상금은 67만5천 달러(약 7억7천만원)다.

 

이정은은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려 그린에 올라가기도 전에 허무하게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정은은 보기를 적어냈다.

 

이민지는 이번이 LPGA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지만 메이저대회에서는 처음 거둔 우승이다.

 

2019년 휴젤-에어 프레미야 LA오픈 제패 이후 2년 만에 우승한 이민지는 도쿄 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이민지는 도쿄 올림픽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다.

 

동생 이민우(23)가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스코티시오픈애서 우승한 지 14일 만에 같은 유럽 땅에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이민지는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5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섰던 이정은은 전반에 보기 5개를 쏟아내는 난조를 후반 버디 5개로 극복했지만,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민지의 불꽃 샷과 이정은의 난조가 어우러져 믿기 힘든 역전극이 펼쳐진 최종일 경기였다.

 

이정은은 1번 홀(파4)에서 깔끔한 버디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3번∼5번 홀에서 내리 보기를 하는 난조에 빠져들었다.

 

이정은 선수[LPGA]

 

이정은은 샷도 흔들렸고 특히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3번 홀(파4) 3퍼트 보기에 이어 4번 홀(파4)에서는 그린을 놓친 뒤 2m 파퍼트를 넣지 못했다.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고 3m 파퍼트도 놓쳤다.

 

8번 홀(파3)에서는 1m 남짓 짧은 파퍼트를 넣지 못하더니 9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 근처까지 볼을 보내고도 칩샷 실수로 1타를 또 잃었다. 이 사이 2타를 줄인 미국 교포 노예림이 선두로 올라섰다.

 

9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노예림에 1타차로 따라붙은 이민지는 14∼16번 홀 연속 버디로 선두로 치고 나왔다.

 

17번 홀(파4) 보기 위기를 4m 파퍼트 성공으로 넘긴 이민지는 18번 홀(파5) 버디로 1타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이민지는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았고 무조건 버디를 많이 잡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추락하던 이정은은 12번 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6∼18번 홀 연속 버디로 이민지를 따라붙는 뒷심을 발휘했다.

 

18번 홀(파5)에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6m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외면한 게 아쉬웠다.

 

이 대회에서 18홀 최소타 타이(61타)와 36홀 최소타(127타) 기록을 세웠고 생애 첫 우승(2019년 US여자오픈)과 두 번째 우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진기록을 기대했던 이정은은 시즌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노예림 선수[LPGA]

 

이날 4타를 줄이며 한때 선두를 달렸던 노예림은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빗나가 1타차 3위(17언더파 267타)에 올랐다.

 

전인지(27)가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6위(13언더파 271타)를 차지했고 5타를 줄인 양희영(32)이 공동 10위(11언더파 273타)로 올라왔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4명은 톱10 입상에 실패했다.

 

3타를 줄인 박인비(33)는 공동 12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김효주(26)는 1타를 잃고 공동 17위(8언더파 276타)로 순위가 떨어졌다.

 

김세영(28)은 3언더파 68타를 쳤지만 공동 38위(3언더파 281타)에 머물렀고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26)은 공동 60위(2오버파 286타)로 부진했다.

 

리오나 매과이어(아일랜드)는 2014년 김효주, 이번 대회 2라운드 때 이정은이 세운 18홀 최소타와 같은 10언더파 61타를 쳐 공동 6위(13언더파 271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에서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실종 추정 지점에서 첫 헬기 수색을 벌였으나 김 대장을 찾지는 못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구조대 헬기 1대가 실종 추정 지점(7천400m) 상공에서 6회 순회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김 대장을 육안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49분(한국 시각) 구조대 헬기가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 조난 당시 구조에 나선 러시아 산악인을 태우고 실종 추정 지점으로 출발했다.

 

헬기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후 3시 5분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캠프에서는 촬영한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은 구조대와 헬기를 파견해 전날부터 수색에 나선 상태다.

 

김홍빈 도왔던 러시아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사고 상황을 알렸어야"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는 당신들이 8천m 고봉을 등정한 용감한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그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한 미천한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대장의 모습은 해발 7천900m 지점에서 9시간 넘게 고립돼 있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보인다.

 

김 대장은 라조의 도움으로 주마(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주마에 문제가 생겨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장 수색에 나선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는 24일 중국이 신속하게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 구조대원을 싣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의 라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중국 측도 지난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한 상태다.

양궁 안산 전 종목 통틀어 대회 첫 2관왕, 유도 안바울 동메달 획득

김학범호, 루마니아 대파하고 8강 '청신호'…수영 황선우도 1위로 준결승행

 

'우리가 세계 최고!'=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대진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선수단에 2020 도쿄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동메달을 추가한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대회 개막 후 이틀째 메달 순위 4위를 유지했다.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안산(광주여대)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55-54 56-53 54-51)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에 양궁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전날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경북일고)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안산은 이번 대회 전 종목, 참가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우리나라 양궁은 올림픽에서 통산 25번째 금메달을 획득, 쇼트트랙(24개)을 넘어 우리 나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종목의 지위를 되찾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날까지 우리나라의 금메달 2개를 모두 양궁이 따내는 등 '효자 종목'다운 활약을 계속하고 있다.

 

ROC와 결승에서 만난 한국은 1세트에서 마지막 발에 10점을 맞힌 장민희의 활약으로 55-54, 기선을 잡았고 2세트에서는 안산이 10점 두 방을 명중하며 4-0으로 달아났다.

 

3세트에서는 ROC가 초반 세 발을 8, 7, 8점에 맞히면서 일찌감치 우리나라 쪽으로 승기가 기울었다.

 

26일에는 남자 단체전에서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3번째 금메달 획득을 정조준한다.

 

* 안바울 동메달!= 25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6kg급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안바울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도 남자 66㎏급 안바울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4강에서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조지아)에게 연장전 절반패를 당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누엘 롬바르도(이탈리아)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날까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 메달 순위에서 4위를 지켰다.

 

중국(금6), 일본(금5), 미국(금4) 순으로 1∼3위를 달리고 있다.

 

*아쉬운 한국 태권도=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양궁과 함께 우리나라가 하계올림픽에서 '믿는 종목' 중 하나인 태권도에서는 이틀 연속 금메달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남자 68㎏급에 출전한 이대훈(대전시청)이 16강에서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게 연장전 끝에 19-21로 졌다.

 

이대훈은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진출한 덕에 패자부활전에 진출했으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오솨이(중국)에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 은메달, 2016년 리우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남자 58㎏급 장준(한국체대) 동메달에 이어 이틀 연속 '노 골드'에 그쳤다.

 

*승리 주인공,이강인= 25일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이 경기를 마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4-0으로 대파하고 조 1위에 올랐다.

 

B조의 한국,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가 모두 1승 1패가 된 가운데 조 1, 2위에게 주어지는 8강 티켓 주인공은 28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나라는 온두라스와 비기기만 해도 8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한국은 이날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로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들어 엄원상(광주)의 추가 골과 이강인(발렌시아)의 연속 득점으로 4골 차 대승을 거뒀다.

 

*황선우 '대단해'= 25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 출전한 한국 황선우가 경기를 마친 뒤 영국 톰 딘의 축하를 받고 있다. 황선우는 1분44초62를 기록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는 황선우(서울체고)가 예선 3조에서 1분 44초 6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39명 선수 중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는 26일 오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을 치르고 8위 안에 들면 27일 오전 결승에 나간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세운 1분 44초 80을 0.18초 앞당긴 것이다.

 

*기뻐하는 신유빈= 신유빈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룩셈부르크 니시아렌과의 경기에서 4-5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탁구에서는 '17세 에이스' 신유빈(대한항공)이 여자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을 4-3(2-11 19-17 5-11 11-7 11-8 8-11 11-5)으로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이날 신유빈의 상대 니시아리안의 나이는 58세로 둘의 나이 차이가 무려 41세나 돼 화제가 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 스케이트보드와 서핑 경기도 이날 시작됐다.

 

스케이트보드에서는 남자 스트리트 부문에서 호리고메 유토(일본)가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를 누렸다.

 

서핑은 이날 예선을 시작으로 28일에 금메달 주인공을 가려낸다.

 

여서정, 아버지 여홍철 이어 25년 만에 도마 결선 진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올림픽 도마 결선에 진출한 여서정 [AP=연합뉴스]

 

여서정(19·수원시청)이 원조 '도마 황제'로 이름을 날린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대를 이어 올림픽 결선 무대에 진출했다.

 

여서정은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예선 도마 종목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이 시대 최고의 체조선수 자리를 예약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15.183점을 받아 전체 1위로 도마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예선 상위 4위 안에 포함된 미국 선수 3명 중 상위 2명만 결선에 진출하기에 여서정은 예선 성적 4번째로 결선에 오른다. 결선에 출전하는 같은 나라 선수 수는 2명으로 제한된다.

 

이로써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건 아버지 여 교수의 뒤를 이어 가족의 일원으로 25년 만에 올림픽 결선 무대를 밟는다.

 

*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여서정의 힘찬 질주 [AP=연합뉴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8점짜리 기술을 펼쳐 수행 점수 9.200점을 보태 15.00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 난도 점수는 5.4점으로 낮았지만, 수행 점수에서 이번에도 9.200점을 챙겨 14.600점을 찍었다.

 

두 번 모두 완벽에 가깝게 매트 위에 선 여서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정식 여자 대표팀 감독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은 그보다 훨씬 큰 무대에서 더 화려한 조명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여서정이 출전하는 도마 여자 결선은 8월 1일 오후 5시 45분 시작한다.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서정은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에선 50.649점을 얻어 56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개인종합 대표인 이윤서(18·서울체고)는 4개 종목 합계 53.540점을 받아 전체 29위에 올랐고, 역시 한 나라당 2명만 결선에 뛴다는 방침에 따라 이윤서도 개인종합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은 물론 개인 4개 종목 결선에 모두 진출해 초유의 6관왕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개인전 금메달 땐 다이너마이트를!”…태극전사들의 BTS 사랑

 

양궁 국가대표 안산(왼쪽부터), 장민희, 강채영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9연패라는 초유의 업적을 달성한 순간, 경기가 열린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는 블랙핑크의 <붐바야>가 흘러나왔다. “지금 날 위한 축배를 짠짠짠” 같은 가사를 듣고는 대표팀 선수들이 요청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실제 대표팀이 부탁한 노래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였다.

 

이날 대표팀 주장 강채영(25)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실은 비티에스(BTS) 노래를 부탁했는데,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블랙핑크 노래가 나왔다. 지금도 아쉽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날 강채영은 <한겨레>에 30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에는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틀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의 방탄소년단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17)은 “이번 올림픽에서 들을 노래는 ‘쩔어’로 정했다. 이걸 들으면 정말로 내가 ‘쩔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쩔어’는 ‘대단하다’는 뜻의 요즘 속어다. 한국 선수단 최연소 참가자인 수영의 이은지(15)도 “사실 연예인보다는 만화를 좋아하지만, 역시 한 명을 뽑는다면 ‘제이홉’(방탄소년단)”이라고 밝혔다. 재일동포 출신인 유도의 김지수(21)도 “방탄소년단에 제일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체육계에 있어서 세대교체를 의미한다. 김연경(33) 등 이른바 ‘88둥이’들이 은퇴하고 이른바 제트(Z)세대가 등장하는 시기다. 양궁에서 메달을 따낸 강채영, 장민희(22), 안산(20), 김제덕(17)을 비롯해 신유빈, 이은지 등 10대 선수들도 즐비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낸 뒤 경기장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오길 바라는 모습은 ‘국위선양’을 전면에 내세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새롭게 등장한 세대가, 새로운 올림픽 풍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