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 만에 가장 많아…대회 관계자 확진 67명으로 늘어

 

올림픽 개막식 사흘 앞둔 도쿄만 풍경: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사흘 앞둔 20일 오후 일본 도쿄만 해상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20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15분까지 3천758명이 새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84만8천29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0명 증가해 1만5천95명이 됐다.

 

20일 파악된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보다 1천373명(57.6%) 많은 수준이다.

 

올해 5월 27일 4천136명을 기록한 후 54일 만에 가장 많았다.

 

개최지 도쿄(東京)의 상황도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도쿄에서는 이날 1천387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일주일 전보다 557명(67.1%) 많았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관계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전날보다 9명 늘어나 20일 기준 67명이 됐다.

 

21일에는 이번 대회의 첫 게임인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가 후쿠시마(福島)현 아즈마 구장에서 오전 9시에 무관중으로 실시되며 개막식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23일 열린다.

 

"돈 내고 욕먹을라"…후원사들, 개회식 줄줄이 외면

코로나 확산속 대회 강행에 비판 여론…기업 이미지 악화 우려

도요타·파나소닉 등 최고등급 스폰서·경제 3단체 핵심인사 불참

 

한 때는 이랬는데…기피 대상된 도쿄올림픽: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왼쪽)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5년 3월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자동차가 도쿄올림픽의 최고 등급 파트너가 된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하고서 이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가운데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고조하는 가운데 도요타자동차는 도요다 사장 등이 개회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얼굴 안 보이는 것이 상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막을 올리는 도쿄올림픽이 스폰서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폰서 기업 사장 등 해당 기업 대표들의 불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최고위 스폰서인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NTT, NEC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항공(JAL)도 참석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불참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개·폐회식이 열리는 신주쿠(新宿) 국립경기장을 포함한 대부분 경기장의 무관중 원칙을 정했지만 스폰서 기업 대표는 일반 관중의 범위에 들지 않아 입장이 가능하다.

 

스폰서 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무관중 개최가 결정돼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일본 내의 반대 여론이 강한 상황이어서 최고경영자가 개회식에 참석할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을 초래해 기업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 8일을 앞둔 15일 오후 일본 도쿄 도심에 설치된 오륜마크 조형물을 한 시민이 사진 찍고 있다.

 

스폰서 기업인 후지쓰(富士通)는 회사 간부들의 개회식 참석 및 경기 관전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회사 측은 "무관중 개최 결정에 따라 스폰서 기업의 티켓 구매권을 행사해 고객을 초대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며 그에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간부의 개회식 참석을 보류키로 한 스폰서 업체 관계자는 "여론도 고려했다"며 "눈에 띄어봐야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다른 스폰서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서로 살피고 있다"고 말해 개회식 불참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冨士夫) 회장 겸 사장은 대회 조직위 명예회장을 맡아 개회식에는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기업들은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광고를 놓고 엇갈린 대응을 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전날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의 개회식 불참과 함께 올림픽 관련 일본 내 TV 광고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더불어 역시 월드와이드 파트너인 파나소닉도 구스미 유키(楠見雄規) 사장의 개막식 참석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18일 오전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릴 일본 도쿄 무사시노 포레스트 스포츠 플라자에서 관계자들이 오륜기를 설치하고 있다.

 

일본 경제 3단체 역시 올림픽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그는 올림픽을 둘러싼 여러 혼란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서 "종합적으로 감안했다. 자택에서 가족과 응원하겠다"고 반응했다.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사쿠라다 겐고(櫻田謙悟) 경제동우회 대표 간사도 개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경제 3단체가 모두 발을 빼는 양상이 됐다.

 

반면 NEC, 캐논, 노무라홀딩스 등은 이미 준비한 TV 광고를 내보내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는 자국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의 경우 시청자들의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도쿄올림픽 주요 후원사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웹사이트 캡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후원하는 일본 스폰서 기업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직접 계약을 맺은 도요타자동차,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등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3곳을 포함해 총 71개 사다.

 

월드와이드 파트너를 제외한 나머지 68곳은 지원액에 따라 골드 파트너(15곳), 오피셜 파트너(32곳), 오피셜 서포터(21곳)로 나뉜다.

 

교도통신은 NEC와 캐논 등 골드파트너 기업은 회사별로 150억엔(약 1천572억원) 정도의 후원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거액의 비용을 부담해 쉽게 광고 방영권을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그리고 다 함께"

 IOC '다 함께' 추가해 올림픽 모토 127년 만에 교체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두고 열린 IOC 총회 [신화=연합뉴스]

 

올림픽을 상징하는 구호가 127년 만에 바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0일, 일본 도쿄에서 138차 총회를 열어 올림픽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자리매김한 모토인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에 '다 함께'를 추가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올림픽 모토는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 다 함께'(Faster, Higher, Stronger - Together)로 변경됐다.

 

종전 구호는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올림픽 운동을 이끌며 1894년 주창한 것으로 스포츠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IOC 모토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 함께'로 변경 [IOC 홈페이지 캡처]

 

8년의 임기를 마치고 올해 3월 137차 총회에서 4년 중임에 성공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여기에 '다 함께'를 추가하자고 건의했고, IOC 집행위원회는 4월 이를 승인했다.

 

이어 이날 총회에서 IO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의로 새 모토가 탄생했다.

 

바흐 위원장은 "유대감은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우리의 임무 수행을 북돋는다"며 "우리는 유대감으로 함께 일어섬으로써만이 더 빨리, 더 높게, 그리고 더 힘차게 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의 유대감 조성에 강력하게 집중할 것"이라며 "다 함께라는 말은 유대감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IOC는 현재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는 뜻의 'Stronger Together'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거품처럼 불안한 도쿄올림픽의 ‘버블 방역’

 

   중국 올림픽 선수단이 19일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에 입국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수촌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안전·안심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장담했지만, 개막도 전에 방역에 구멍이 뚫린 모습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8일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 2명이 추가로 코로나 확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 내 선수들 가운데 나온 첫 확진 사례다. 전날에도 조직위는 선수촌 내에서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고 밝혔다. 조직위 발표를 보면, 현재 도쿄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이다.

 

일본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전국 유권자 1087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여 18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주장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65%에 달했다.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버블 방역’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올랜도 버블’ 모델을 차용한 것이다. 미국프로농구는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대회를 치르기가 어려워지자, 참가팀들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디즈니월드에 모아두고 외부와 단절된 채 대회를 치렀다. 현지 언론이 이를 물방울에 빗대어 버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조직위는 버블 올림픽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예를 들어 일본에 입국하는 참가자들은 조직위에서 제공하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해 사흘간 격리된다. 2주 동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일본 현지인과 불필요한 접촉도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일본 입국 때 위치 추적 기능 등이 있는 다섯 가지 애플리케이션도 설치하도록 요구한다.

 

*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환영행사가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아카사카 별궁)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교도통신 AP 연합뉴스

 

문제는 조직위가 실질적으로 참가자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도쿄올림픽은 205여 개국 약 1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회인데, 이들이 묵을 선수촌에서 이미 확진자가 나왔다. 취재진, 자원봉사자 등 다른 관계자를 포함하면 관련 인원수는 훨씬 늘어나는데, 이들을 모아둘 장소가 없을뿐더러 통제 인력도 부족하다. 조직위는 지정된 호텔 입구마다 경비원을 배치했지만, 다른 투숙객이 섞여 있어 식별이 어렵다. 실제 이곳 호텔에서도 경비원에게 먼저 “올림픽 관계자”라고 밝힌 뒤에야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의 올랜도 버블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대회 참가팀이 22개에 불과했다. 디즈니월드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참가자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할 수 있었다. 리조트로 꾸며진 디즈니월드는 내부에서 숙박이나 식사 등도 해결이 가능했다. 외부인들과 참가자들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가능했다. 미국프로농구가 남은 시즌을 단 한명의 추가 감염자도 없이 마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조직위원회는 각 참가단의 방역 문제를 담당하는 시에르오(CLO)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최근 일본 언론을 통해 도쿄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올림픽 관계자가 목격되고 있다. 적발될 경우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경고를 하는 듯하지만, 실은 읍소에 가까운 제스처다. 도쿄의 버블 방역은, 안전한 테두리가 아닌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불안한 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대한체육회, 하루 3차례 선수촌에 한식 도시락 배달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20일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몇몇 일본인 팬들은 “김연경 힘내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대한체육회는 20일 오전부터 선수촌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한식 도시락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선수촌 인근 호텔에 임시 마련된 급식지원센터에서 오전 6시30분, 10시30분, 오후 4시30분 등 하루 3차례 선수촌 내로 배달하게 된다. 급식센터는 영양사 1명, 검식사 1명, 조리사와 조리원 14명 등 16명의 조리단과체육회 지원 인력 8명,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업체 대행사 직원 4명 등 모두 28명으로 구성됐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 급식지원센터가 20일 선수들에게 전달한 점심 도시락. 도쿄/연합뉴스

 

‘수영 황제’ 펠프스, NBC 수영 해설위원 위촉

 

은퇴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미국)가 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 수영 해설위원으로 도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낸다. 펠프스는 올림픽에 5차례 참가해 금메달 23개 등 총 28개의 메달을 땄다.

 

멕시코 야구 대표팀 투수 2명, 출국 전 코로나19 확진

 

멕시코 야구 대표팀 주축 투수 2명이 출국을 사흘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멕시코야구연맹과 멕시코야구리그는 19일(현지시각) “대표팀 소집 초기인 18일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무증상 감염자 2명이 보고됐다. 두 선수는 대표팀 숙소에 한 명씩 따로 격리돼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대표팀 선수들도 추가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멕시코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과 A조에 속해 있다.

 

AP, 한국 야구·축구 올림픽 ‘빈손’ 예상

한국 전체 금메달은 10개 예측…양궁 4개, 태권도 4개 등

 

여자 양궁 대표팀 강채영(왼쪽), 안산이 20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훈련 중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으로 ‘V'를 만들고 있다. 강채영은 대회 3관왕도 예측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야구도, 축구도 올림픽 메달 후보에는 없다. AP 통신 예측이다.

 

AP는 19일 2020 도쿄올림픽 종목별 예상 메달리스트를 보도했다. 예측대로라면 한국은 목표치인 금메달 7개보다 더 많은 10개를 획득한다. 양궁 4개(여자단식, 남녀단체, 혼성), 태권도 4개(장준, 이대훈, 심재영, 이다빈)에 펜싱(사브르 남자 단체전), 여자골프(고진영)가 1개씩 보탠다. 예상대로면 양궁 강채영은 3관왕도 가능하다.

 

남자 사브르 세계 1위 오상욱이나 남자 10m 공기권총 진종오는 은메달을 딸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에서는 서채현이 동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봤다. 전웅태 또한 근대5종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에 메달을 안길 것으로 예측됐다. 전웅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2019년 세계챔피언십 개인전 동메달, 올해 4월 소피아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우승 등 세계 수준급 실력(4위)을 자랑한다. 남자골프 임성재는 동메달 예상. 그러나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입상을 노리는 황선우는 메달 명단에 없다.

 

AP는 한국 야구, 축구는 ‘빈손’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야구는 금 일본, 은 미국, 동 이스라엘로 전망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다. 29일 한국과 첫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는 이스라엘 대표팀에는 전직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함돼 있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예선 때도 한국은 1-2로 졌다. 축구의 경우는 금 스페인, 은 브라질, 동 일본으로 예상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현재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보다 더 나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

 

한편 남녀 테니스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오사카 나오미(일본)의 우승이 점쳐졌다. 김양희 기자

4일 장례 시작, 8일 영결식… 발자취 담은 등산장비 제단 안치

1등급 체육훈장 추서, 귀국한 원정대는 2주 격리로 조문 못 해

 

'불굴의 산악인,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장례위원, 동료 산악인이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김 대장은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지난달 하산 중 실종됐다.

 

"당신의 도전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홍빈(57) 대장을 기리는 추모객이 4일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 앞에 섰다.

 

김홍빈 대장 분향소가 마련된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1층 현관에서는 고인의 업적을 추모하는 장례 절차가 이날 산악인장으로 시작됐다.

 

김 대장과 오랜 추억을 함께 쌓은 지역 산악인이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아 예를 올렸다.

 

푸른 신록을 배경으로 환한 미소를 머금은 영정 속 김 대장은 추모객이 기억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다.

 

국화가 놓인 제단 주변에는 김 대장이 평소 사용한 등산 장비가 유품을 대신해 안치됐다.

 

위대한 도전자, 그가 남긴 발자취=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고인의 유품인 등산장비가 놓여 있다.

 

열 손가락이 없는 김 대장을 위해 제작된 얼음벽 등반용품, 혹한을 견디게 해준 방한화 등이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고인의 발자취를 보여줬다.

 

문재인 대통령, 각계 인사와 단체가 보낸 추모 화환은 분향소 한편을 빼곡히 채웠다.

 

시민 추모객은 향을 피우고 국화를 바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대장을 떠나보낼 준비를 못 한 유가족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띄운 전광판을 어루만지며 오열하자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한 추모객은 "김 대장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했다"며 "개인의 목표 달성을 넘어 세상에 뜻깊은 선물을 남긴 그는 영웅이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서는 김 대장에게 수여된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 추서식이 거행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분향소를 찾아 영정 앞 제단에 청룡장을 모셨다.

 

히말라야에 잠든 김홍빈 대장…청룡장 추서=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에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을 제단에 안치하고 있다. 김 대장은 장애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됐다.

 

황 장관은 추서식을 거행하고 나서 유가족을 위로하며 "김 대장의 치열한 삶과 끝없는 도전정신은 영원히 커다란 희망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발자취를 남기는 데 유가족과 준비위원회가 기념관 설립 등을 노력할 텐데 정부도 적극적으로 그분의 업적을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브로드피크 원정에 참여한 광주 출신 대원 3명은 전날 늦은 오후 귀국했으나 김 대장의 장례에는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이 머문 파키스탄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위험 국가'로 지정돼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2주간 의무 격리해야 한다.

 

김 대장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절차인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유가족, 동료 산악인 등이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할 예정이다.

 

돌아오지 못한 김홍빈 대장, 오열하는 가족= 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김홍빈 대장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이 고인의 생전 모습이 상영된 전광판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장지인 무등산 문빈정사 납골당에는 추모식에 앞서 김 대장의 영정과 유품인 등산 장비가 안치돼 사십구재가 치러지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8천74m)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빈 원정대장 장례 다음 달 4∼8일 산악인장으로 거행

광주 염주체육관에 분향소 마련

중국정부 "흔적 발견못해 유감"

 

김홍빈 원정대장이 히말라야 브로드피크 등정을 앞둔 12일 케이2 베이스캠프에서 브로드피크 등정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김홍빈 페이스북 갈무리

 

장애인 최초로 8천m급 히말라야 14개 봉우리를 올랐다가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57) 원정대장의 장례가 다음 달 산악인장으로 치러진다.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대책위)는 28일 광주광역시청에서 회의를 열어 김 대장의 장례는 대한산악연맹과 광주시산악연맹이 주관하는 ‘산악인장’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장례 기간은 다음 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이며 분향소는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1층 로비에 설치된다.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 거행될 예정이다. 장례위원장은 손중호 대한산악연맹 회장이 맡고, 장례위원은 구성하고 있다.

 

광주시는 장례 지원을 위해 광주시체육회, 광주시장애인체육회, 사단법인 김홍빈과 희망만들기 등이 참여하는 실무지원단을 꾸릴 계획이다.

 

또 장례 기간에는 광주시, 대한산악연맹 등 관계기관 누리집에서 ‘사이버 추모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현지시각)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오르며 장애인 최초이자 한국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0시께 하산 도중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에 있는 7800∼7900m 지점에서 암벽 밑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파키스탄 정부는 25일께 군 헬기를 투입해 김 대장을 수색했으나 찾지 못했고 김 대장의 가족은 현실적으로 생환이 어렵다고 판단해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여러 날의 수색에도 김 대장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김 대장이 중국 국경 내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악천후 등을 극복하고 여러 대의 헬기와 드론, 전문수색대원을 파견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 헬기가 중국 영공에 진입해 수색하는 것에도 긴급 협조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김 대장 가족이 수색 중단을 결정하고 한국 정부가 그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현재는 수색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용희 기자

 

수색 중단 · 장례 준비...“2차 사고 막아달라” 본인-가족 뜻 따라

김 대장 가족 “생환 어렵다” 판단..."떠나기 전 본인이 말했었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47m)에 오르기 직전 김홍빈 원장대장의 모습.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에 올랐다가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57) 원정대장 수색이 중단됐다.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대책위)는 26일 브리핑을 열어 “김 대장을 구조하기 위한 추가 수색을 중단해 달라고 현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김 대장 가족이 수색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오전 9시50분께(현지시각) 파키스탄 구조헬기가 해발 7400m 지점 상공에서 사고지역을 수색했으나 김 대장을 찾지 못했다. 이에 김 대장의 부인은 헬기 수색 결과와 사고지점이 험준한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생환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대장은 브로드피크로 떠나기 전 부인에게 “내게 사고가 나면 수색활동 등에 따른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현지에 있는 등반대원은 철수시키고 김 대장의 장례를 준비할 방침이다. 또 정부에 김 대장에게 ‘체육훈장(청룡장)을’ 추서해달라고 건의할 계획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김홍빈 대장 구조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파키스탄과 중국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현지시각)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오르며 장애인 최초이자 한국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으나 하산 도중 7800∼7900m 지점 지점에서 암벽 밑으로 추락해 실종됐다. 김용희 기자

 

김홍빈 대장 실종 추정 지점 첫 헬기 수색…"찾을 수 없어"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에서 실종된 김홍빈(57) 대장의 실종 추정 지점에서 첫 헬기 수색을 벌였으나 김 대장을 찾지는 못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구조대 헬기 1대가 실종 추정 지점(7천400m) 상공에서 6회 순회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김 대장을 육안으로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49분(한국 시각) 구조대 헬기가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 조난 당시 구조에 나선 러시아 산악인을 태우고 실종 추정 지점으로 출발했다.

 

헬기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하고 이날 오후 3시 5분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캠프에서는 촬영한 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은 구조대와 헬기를 파견해 전날부터 수색에 나선 상태다.

 

김홍빈 도왔던 러시아 산악인 "구조 무시한 사람만 15명 이상"

"직접 돕지는 못하더라도 사고 상황을 알렸어야"

 

라조가 김홍빈 대장과 찍은 사진. 촬영 10분 뒤 김 대장이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캡처]

 

"SNS에서는 당신들이 8천m 고봉을 등정한 용감한 사람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그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한 미천한 인간이라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브로드피크(8천47m)를 등정하면서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한 김홍빈(57) 대장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던 러시아 구조대의 비탈리 라조(48·러시아)가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 않은 일부 산악인들의 이기심을 질타하고 나섰다.

 

라조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속한 데스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정상에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제대로 준비가 덜 된 관광객들이 밤중에 어려운 지형을 넘어가게 만든다"라며 "그런 사람들에게는 돌아와야 하는 지점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5명 이상의 사람이 김 대장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어두웠다지만 김 대장의 랜턴 불빛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라며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상황을 무전기나 인리치(구조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통해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조는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기면서 구조 현장에서 김 대장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대장의 모습은 해발 7천900m 지점에서 9시간 넘게 고립돼 있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보인다.

 

김 대장은 라조의 도움으로 주마(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주마에 문제가 생겨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라조는 김 대장의 조난과 구조 작업 과정을 러시아 산악 사이트 'Risk.ru'에 상세하게 올려놨다.

 

라조는 김 대장과 같은 장소에서 조난됐다가 먼저 구조된 아나스타시아 루노바의 대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구조된 루노바는 하산하면서 만난 라조 일행에게 김 대장의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는 "아나스타시아, 당신의 인리치는 제대로 작동했다. 인리치로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었다면 그 장치를 김 대장에게 남겨주고 떠나야 했다. 도움을 기다리는 김 대장을 위해 구조 문자라도 보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장 수색에 나선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는 24일 중국이 신속하게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 구조대원을 싣고 사고 현장으로 이동한 상태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의 라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중국 측도 지난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한 상태다.

파키스탄 구조헬기 떴다…베이스캠프 거쳐 김홍빈 대장 수색 가세

기상 상황 나아져…헬기 2대, 추락 추정 지점서 중국과 공조 전망

 

산악인 김홍빈.

 

중국 당국에 이어 파키스탄군도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에서 실종된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을 구조하기 위한 헬기 수색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며칠간 나빴던 현지 기상 상황이 호전됐고, 중국이 파키스탄 군헬기의 자국 영공 진입을 허가하면서다.

 

24일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와 수색 당국에 따르면 브로드피크 인근 도시 스카르두에서 현지시간 이날 오후 1시 45분(한국시간 오후 5시 45분)께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 두 대가 이륙했다.

 

이 헬기는 베이스캠프에서 구조대원들을 태우고 사고 지점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대책위는 전했다.

 

파키스탄군 구조 헬기가 투입된 것은 김 대장이 19일 실종된 후 처음이다. 헬기에는 김 대장 조난 사고 당시 구조에 나섰던 러시아 등반팀 소속 산악인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미 현지 수색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전날 중국 측은 22일 구조 헬기 2대를 동원해 9명의 구조대원과 장비를 사고 발생지 인근에 투입했으며 선발대가 전날 오전 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키스탄 군헬기까지 가세함에 따라 양국은 김 대장 수색 작업에서 공조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파키스탄 당국은 한국 외교부의 요청에 따라 군 헬기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그간 사고 지점 인근 기상 여건이 나빠 헬기 수색을 진행하지 못했다.

 

파키스탄군은 K2(8천611m) 남동쪽 9㎞ 지점 중국 영토 내에서 김 대장이 갖고 있던 위성전화의 신호를 확인한 상태다.

 

브로드피크는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 걸쳐있으며 K2와는 8㎞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당국은 위성전화 위치의 세부 위도와 경도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색은 위성전화 신호 포착 지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색 지점이 중국 영토 내에 있다는 점이 파키스탄 군헬기 수색의 걸림돌이었지만 전날 중국 당국의 영공 진입 허가가 떨어짐에 따라 파키스탄 군헬기의 중국 영공 쪽 수색도 가능해졌다. 현지 날씨도 이날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스캠프에는 이번 수색을 위해 한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산악으로 구성된 국제 구조대 10명도 대기 중이었다.

 

김 대장은 앞서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조난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에 브로드피크 정상을 밟으면서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한 상태였다.

 

김 대장 구조 파키스탄군 헬기 중 정부,영공진입 승인

구조작업 본격 시작... 파키스탄군 헬기 2대 투입 예정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에 올랐다가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57) 원정대장을 찾기 위한 작업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광주광역시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23일 “이날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중국 정부가 파키스탄의 구조헬기 진입을 허가했다고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구조헬기는 이륙을 위해 기상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해발 4950m)에는 파키스탄군 헬기 2대와 한국·러시아·파키스탄·이탈리아 산악인으로 구성된 ‘현장 국제 구조대’(약 10명)가 대기하고 있다. 구조대는 헬기를 이용해, 김 대장이 추락한 지점으로부터 일직선 아래로 수색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장이 조난한 브로드피크 하산 경로는 파키스탄과 중국 접경 지역으로, 김 대장은 중국 국경 쪽 암벽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는 헬기를 이용해 김 대장의 구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등은 주광주 중국총영사를 통해 중국 정부가 신속히 월경허가를 내려 주도록 요청했으며, 중국 정부도 자국민으로 구성된 구조대원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외사판공실 국장을 현장에 파견해 구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현지시각)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오르며 장애인 최초이자 한국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이튿날 0시께 하산 중 7800∼7900m 지점 지점에서 경사 80도 암벽 밑으로 추락하며 실종됐다. 김용희 기자

 

‘1%의 희망’…김홍빈 대장 구조 펼친 러시아팀이 전한 당시 상황

 

러시아 등반대 ‘데드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가 SNS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김홍빈 산악대장의 구조 상황 보고서.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를 등반한 김홍빈(57) 산악대장의 조난 당시 1차 구조를 펼쳤던 러시아 등반대가 구조 당시 보고서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21일 러시아등반대 ‘데드존프리라이드’(deathzonefreeride)는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김 대장을 구조했던 상황을 시간대별로 게시했다.

 

이들은 현지시각으로 17일 밤 11시 브로드피크 캠프3(해발 7100m)에 도착해 정상(8047m) 등반을 시도했다. 같은 시기 김 대장의 한국팀을 포함한 5개 팀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상 등정을 할 수 있는 기상상황이 이틀간 지속된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모두 서두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오후 4시30분 이들은 등정을 포기했고, 오후 8시 캠프3에 도착해 일주일 뒤 두번째 시도를 하기로 했다. 같은 시간 한국팀과 다른 러시아팀은 등반을 이어갔다. 이튿날 새벽 0시께 러시아팀의 아나스타샤 루노바(Anastasia Runova)가 7900m 지점 크레바스(빙벽 틈)에 추락했고 김 대장에게도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5분 뒤 데드존프리라이드의 안톤 푸고프킨(Anton Pugovkin)과 비탈리 라조(Vitaly Lazo)는 의약품과 산소통을 모아 구조에 나섰다. 이들은 곧 아나스타샤 루노바가 포터(짐꾼)에 의해 구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같은 날 새벽 4시께 김 대장을 향해 산을 오르던 이들은 하산 중인 아나스타샤 루노바를 만났다. 안톤 푸고프킨은 아나스타샤 루노바를 데리고 캠프3로 향했고 비탈리 라조는 김 대장 구조를 이어갔다.

 

아나스타샤 루노바와 캠프3에 도착한 안톤 푸고프킨은 휴식을 취한 뒤 비탈리 라조가 있는 김 대장의 구조 현장으로 출발해 오후 1시30분 도착했다. 비탈리 라조는 크레바스 속 20m를 하강해 김 대장에게 고리를 걸었다. 김 대장은 등강기를 이용해 스스로 올라오던 중 갑자기 등강기가 고장나 멈춰 섰고, 등강기를 고치려고 움직이는 순간 김 대장은 경사 80도 암벽에서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비탈리 라조도 5m 정도 추락했으나 무사했다. 안톤 푸고프킨은 보고서에 “99% 확실하게 김 대장이 사망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적었다.

 

오후 5시20분 안톤 푸고프킨과 비탈리 라조는 눈보라 속에서 스키를 타거나 걸어서 캠프3으로 향했고 밤 9시16분 베이스캠프(4950m)에 도착했다.

 

김 대장은 18일 오후 4시58분(현지시각) 브로드피크 정상에 오르며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 한국인으로는 일곱 번째로 히말라야 8천m 봉우리 14개를 모두 올랐다. 하지만 하산 과정에서 조난해 실종 상태다. 한국 정부는 브로드피크가 있는 파키스탄과 중국 정부에 구조 협조 요청을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 투입이 결정됐지만 악천후로 인해 구조가 지연되고 있다. 김용희 기자

 

'히말라야 실종' 김홍빈 대장 수색…고산 악천후로 고전

기상 악화로 구조헬기 아직 못 떠…추락 좌표 추정치는 확보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 [광주시산악연맹 제공=연합뉴스]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등정에 성공한 후 하산하다가 실종된 가운데 현지 악천후로 인해 수색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표 주파키스탄대사는 20일(현지시간) 통화에서 "김 대장이 고산에서 실종된 상황이라 헬기 수색이 매우 중요한데 현지 날씨가 좋지 않아 구조 헬기가 아직 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앞서 현지시간 18일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브로드피크(8천47m)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도중 해발 7천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다음날 오전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가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장은 중국 쪽 절벽으로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대사는 "추락 지점 좌표 추정치를 확보했고 사고 지점을 잘 아는 현지인도 있는 상태인데 헬기가 뜨지 못해 안타깝다"며 "기상 상황이 나아져 구조 헬기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파키스탄과 중국 당국에 수색 헬기 등 구조대 파견을 요청했고, 현재 파키스탄 육군 항공구조대 헬기가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담당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고 서 대사도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브로드피크 인근 도시인 스카르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서 대사는 "스카르두에서 구조헬기가 뜨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더 빨리 파악하면서 수색 작업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94m) 단독 등반 도중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불굴의 의지와 투혼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산악인이다.

 

그는 2019년 7월 세계 제11위 봉인 가셔브룸Ⅰ(8천68m·파키스탄) 정상에 오르면서 히말라야 8천m급 14좌 가운데 13개봉 등정을 완료했고 이번에 마지막 브로드피크 정상을 밟았다.

 

         [그래픽] 김홍빈 대장 브로드피크 실종 추정 위치

 

11시간만에 구조된 김홍빈, 의식 있었다…구조중 줄 끊기며 추락

광주시 · 산악연맹 사고 경위 밝혀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된 김홍빈 대장의 실종 경위를 광주시와 산악연맹의 발표로 재구성해봤다.

 

김 대장이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 7천500m 지점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캠프4)에서 정상으로 출발한 시각은 17일 오후 11시 30분(현지 시각)이다.

 

당시 김 대장은 짐을 나르는 하이포터 4명과 함께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고산 등반에는 여정을 이끌어가는 셰르파, 짐을 나르는 포터, 전문 짐꾼인 하이포터가 동행한다.

 

하지만 네팔의 셰르파들은 산행길이 막히면서 이번 등정에 함께 하지 못했다. 고산 등반에 필요한 산소 구매도 어려운 열악한 상황에서 원정대는 등반에 나섰다.

 

다음날인 18일 오후 4시 58분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이포터 1명이 캠프4에 먼저 도착했고 이어 3시간 뒤에 하이포터 3명이 캠프4에 도착했다.

 

등산보다 위험한 하산에는 동반 위험 때문에 대원들이 함께 내려오지 않고 따로 내려오는 게 일반적이다.

 

마지막으로 하산한 김 대장이 한참 동안을 내려오지 않자 먼저 내려온 대원들은 베이스캠프와 연락해 김 대장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대원들은 김 대장이 18시간에 걸쳐 등반해 체력이 이미 바닥난 상황이었고 부족한 산소와 기압 때문에 안전을 우려했다.

 

김 대장은 19일 0시께 크레바스를 통과하다가 이미 조난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대장이 한국에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현지 시각 19일 오전 5시 55분)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러시아 구조팀이 수색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7천900m 지점 크레바스 아래 15m 구간에서 조난된 김 대장이 발견됐고 곧바로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김 대장은 당시 의식이 있었고 구조대원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구조대원 1명이 직접 내려가 김 대장에게 물을 제공했고 김 대장은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직접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추위에 얼어있던 가는 주마가 김 대장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끊어지면서 김 대장은 크레바스 아래로 추락했다.

 

오후 1시 42분께 러시아 구조팀으로부터 김 대장의 추락 사실이 베이스캠프에 알려졌다.

 

정부와 산악연맹은 파키스탄 대사관에 구조 헬기를 요청했고 현지 원정대와 파키스탄 정부가 협조해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

 

김홍빈 최후의 구조 요청 "주마·무전기 필요하다, 많이 춥다"

피길연 광주시 산악연맹회장, 마지막 통화 내용 공개

 

"주마(등강기) 2개가 필요하다. 무전기가 필요하다. 많이 춥다."

 

20일 피길연 광주시산악연맹회장이 공개한 김홍빈 대장과의 마지막 통화 내용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의 간절함이 묻어났다.

 

피 회장에 따르면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 등정 이후 하산 길에 크레바스를 통과하다가 추락한 김 대장이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한 것은 지난 19일 오전 5시 55분(현지 시각)이다.

 

김 대장은 피 회장에게 먼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에게 전화해 구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후배는 김 대장에게 "무전기 밧데리가 충분하냐"고 물었고 김 대장은 "많이 춥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가 끊겼다.

 

이후 김 대장은 조난 상태에서 오전 11시께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됐다.

 

김 대장은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스스로 올라가겠다고 했고 그 와중에 주마가 끊기면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등반에 여정을 이끌어가는 셀파 없이 완등에 나서야 했던 김 대장은 "정말 등반다운 등반을 하겠구나.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고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봉준호가 개막 선언하고 이병헌은 시상자로…송강호는 심사위원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폐막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시상한 배우 이병헌 [EPA=연합뉴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지만, 권위에 있어서는 나머지 영화제를 압도하는 올해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장편 영화는 없다.

 

하지만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의 시작을 한국 영화인이 알렸고, 마무리도 한국 영화인이 무대에 올라 장식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한국어로 개막을 선포했고, 한재림 감독의 신작 '비상선언'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이병헌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이병헌은 17일(현지시간) 오후 한국 배우로는 처음 칸 영화제 폐막식 무대에 올라 노르웨이 영화 '더 워스트 퍼슨 인 더 월드'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레나트 라인스베에게 여우주연상을 전달했다.

 

    *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시상한 배우 이병헌 [AFP=연합뉴스]

 

시상에 앞서 이병헌은 프랑스어로 뤼미에르 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향해 인사를 건넸고, 영어로 폐막식에 오른 소감을 밝히며 유머를 선사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올해 영화제는 저에게 특별하다"고 운을 뗀 그는 "나의 친구들인 봉준호가 개막식에 있었고, 송강호는 심사위원"이라며 "또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와는 같은 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의 재치 있는 발언에 2천 석이 넘는 객석에서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고, 리 위원장도 눈과 입을 씰룩거리며 즐거워했다.

 

     *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폐막식 레드 카펫에 선 배우 이병헌 [AP=연합뉴스]

 

이병헌은 수상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배우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나서 무대를 떠나면서는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는 송강호와 손바닥을 마주치기도 했다.

 

칸 영화제 사상 첫 흑인 심사위원장인 리 감독과 함께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송강호는 이날 감독상 수상자로 뮤지컬 영화 '아네트'를 선보인 프랑스 감독 레오 카락스를 호명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카락스 감독은 9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상을 받았지만, 치아에 문제가 생겨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폐막식에 심사위원으로 등장하는 배우 송강호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7일 일본 도쿄에 있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투숙 호텔로 진입하려 하자 일본 경찰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거짓말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악용한 거예요. 그 돈은 재해로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써야 했어요.”

 

다카세 유리(27)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가 내세운 ‘부흥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도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사토 미와코(가명·24)도 “문제를 수습하고 올림픽을 열어야 부흥올림픽이 되는 것이지, 눈앞에 문제가 넘쳐나는데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처럼 <한겨레>가 현지에서 인터뷰한 일본인들은 대체로 올림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코로나 확산 문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달 1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를 보면, 도쿄올림픽을 ‘안전·안심’ 형태로 개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본은 지난 14일 이후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웃돌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8일 도쿄에 도착한 뒤 “지금껏 가장 준비가 잘 된 올림픽”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16일 선수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며 우려를 낳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2명 발생했던 우간다 국가대표 선수단 중 1명이 오사카에서 잠적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방역 구멍이 뚫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올림픽 관련 누적 감염자는 모두 45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평균 확진자를 보면, 일본(약 6600명)은 세계 평균(약 2만4000명)과 비교해 코로나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일본보다 상황이 나쁜 국가가 140곳이 넘는다. 하지만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서 일본 내에서는 “이 상황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모아두고 대회를 치를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바흐 위원장은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아 “일본 국민에게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환영하고 지원해달라고 겸손하게 요청한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일본 열도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학생 스즈키 렌(가명·21)은 ‘도쿄에서도 올림픽 분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아래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이 선수들을 앞세운 점도 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대학에서 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기타타니 세이코(21)는 “올림픽위원회와 정부는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심한 고생을 하고 있다. 결국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대회를 여는 것이면서 선수들을 내세워 정당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 경제를 앞세우는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올림픽 축구가 열리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비즈니스호텔에서 일하는 다카하시 쿠미코(가명·57)는 “숙박 손님이 늘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코로나를 종식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여행 과정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인들은 이제 올림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요즘 올림픽 뉴스를 보면, 이게 대체 누구를 위한 대회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다행히 직업을 잃진 않았지만, 주위에는 직업을 잃는 사람과 매일 같이 폐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부흥이고, 누구를 위한 이권일까요?” 현재 도쿄 민심을 담은 모리 사치코(가명·42)의 반문이었다. 도쿄/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