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 앞두고 日 총리 예방하는 바흐 IOC 위원장: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본에 온 토마스 바흐(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23일 개막해 내달 8일 폐막할 예정이다.
올림픽을 아흐레 앞둔 일본 수도 도쿄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도(都)는 14일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가 1천149명이라고 발표했다.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 명 선을 웃돈 것은 직전의 3차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던 올해 5월 13일(1천10명)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제4차 유행기로 분류된 3차 긴급사태 기간에 가장 많이 나왔던 5월 8일(1천121명) 수치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도쿄 지역에 지난 12일부터 올림픽 전 기간을 포함하는 내달 22일까지 6주 시한의 4차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전염력이 한층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영향으로 도쿄 지역의 확진자는 오히려 계속 느는 추세다.
도쿄에선 이날까지 1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25일 연속으로 일간 신규 확진자가 늘었다.
또 지난 7일간 일평균 확진자는 823명으로 1주 사이에 30% 급증했다.
*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열이틀 앞둔 지난 11일 도쿄 오다이바의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륜 조형물 상공에서 벼락이 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194명에 달한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천 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일(3천35명)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2만8천37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이날 20명 더해 1만5천11명이 됐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방일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도쿄 총리관저에서 만나 "정부로서는 만반의 감염 대책을 강구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어려운 길을 왔지만, 역사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바흐, 코로나 확산 대책 질문에 "추측 안한다" 답변 회피
"IOC 2조원 냈다…비용 · 위험 공평하게 분담했다" 주장
화상회의 참석한 바흐: 일본을 방문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8일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일본 정부, 도쿄도(東京都),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참석하는 이른바 '5자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일본 국민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바흐 위원장은 13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관계자와 일본인을 명확하게 격리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고, 대회의 안전성을 전폭적으로 신뢰해도 좋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경우의 대응에 관한 질문에는 "추측은 하지 않는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기가 현장 관람객이 없는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것에 관해 "침울한 마음으로 결정을 지지했다. 일본 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애초의 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선수들이 무관중에 익숙해져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람권 수입이 대폭 감소하는 것을 보전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 추가 지원을 검토하느냐는 물음에 "IOC는 대회의 성공을 위해 17억 달러(약 1조9천557억원)를 내놓았다"며 "이것은 대회 비용과 위험의 공평한 분담"이라고 주장했다.
바흐 위원장은 21일 첫 게임인 소프트볼 시합이 열리는 후쿠시마(福島)시와 8월 7일 여자 마라톤이 열리는 홋카이도 삿포로(札晃)시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D-12, 혹독한 입국 절차…공항 빠져나오는 데만 3시간
코로나19 원천 봉쇄하겠다는 도쿄올림픽…일일이 대조하며 수작업
각종 서류 제출 요구에 코로나 검사·GPS 애플리케이션 활성화까지
검역 대기하는 올림픽 해외 입국자들: 도쿄 올림픽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해외 입국자들이 11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검역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제부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됩니다.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11일 일본 지바현 나리타 국제 공항. 도쿄올림픽 한국 취재진을 맞은 한국 항공사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 직원은 입국자들을 줄 세운 뒤 "입국 절차에만 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엄격한 방역 절차로 인해 일본 입국 과정이 복잡해졌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한국 체육계 관계자, 취재진은 일본 방역 당국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일반 승객들과 함께 첫 번째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보통 올림픽 관계자들은 별도의 입국 수속 절차를 받지만, 도쿄올림픽은 달랐다.
같은 비행기에 탔던 모든 승객이 번호가 큼지막하게 적힌 간이 의자에 한 명씩 앉아 언제 시작할지 모르는 방역 심사를 기다렸다.
방역복을 입은 일본 관계자들은 일일이 입국자들의 휴대폰을 확인하며 일본 코로나19 방역 대책 스마트폰 앱 '옷차'(OCHA)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됐는지 확인했다.
각종 정보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으면 방역 심사에 필요한 QR코드가 생성되지 않는데,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거나 이용에 서툰 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듯했다.
애플리케이션 활성화에 성공한 뒤에도 대기는 계속됐다.
관계자는 "현재 일본은 한 항공기에 탄 모든 승객의 입국 절차를 완료한 뒤 다음에 도착한 항공편 승객의 입국 절차를 진행한다"며 "대기 시간만 수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오늘은 항공편이 적어 대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관계자들은 이미 고국에서 백신 접종과 함께 일본 입국 전 96시간, 72시간 전에 각각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출국 전 검사 결과지를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했다.
아울러 도쿄 도착 후 이동 동선과 각종 개인 정보 등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보내놓고 입국 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취재진 등 체육계 관계자들은 빠짐없이 엄격한 방역 심사를 받았다.
입국자들은 첫 번째 대기 장소에서 약 한 시간 동안 기다린 뒤 서류 심사 장소로 이동했다.
방역 관계자들은 입국자들이 관련 서류를 제대로 제출했는지, 동선 등 정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
도쿄 도심 이동 셔틀 대기하는 올림픽 취재진: 도쿄 올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도착한 한국 취재진이 11일 오후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도심공항터미널로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을 통과한 이들은 침 분말을 이용한 코로나19 간이 검사를 받았다.
입국자들은 한 명씩 부스에서 침을 깔때기와 튜브에 모아 제출했다.
당국이 요구하는 침의 양은 꽤 많았다. 한 외국인은 더는 침이 나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관계자는 부스 안에 있는 오렌지 그림을 가리키며 "이것을 보고 침을 더 모으라"고 말했다.
튜브를 제출한 입국자들은 고유 번호를 받은 뒤 다시 서류 심사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대기 장소에선 작은 해프닝도 발생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입국자들로부터 국내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지를 받아 갔는데, 사람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달랐다.
방역 당국 관계자들도 수많은 서류와 확인 절차를 진행하면서 혼란을 겪는 듯했다.
코로나19 간이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 시간이 더 소요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입국자들은 이후 올림픽 AD(Accreditation)카드 수령과 세관 신고 등을 거치고 입국장으로 나왔다. 공항 도착 후 방역 심사가 끝나기까지 총 3시간이 걸렸다.
공항을 빠져나오면서도 많은 주의사항을 전달받았다.
올림픽 관계자 대부분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아울러 GP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동선을 실시간으로 감시받는다.
숙소 생활도 엄격하다. 관계자들은 일본 입국 후 3일 동안 숙소에서 나올 수 없다.
각 지정 숙소마다 보안요원 2명이 상주하면서 관계자들의 외출을 감시한다.
일부에선 일본 당국의 방역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의 지아니 멜로 회장은 이달 초 온라인으로 열린 AIPS 세계콘퍼런스 연설에서 "언론인들은 일본의 적이 아니다"라며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올림픽 앞둔 도쿄 확진자 껑충…일본 전역 5일째 2천명대
올림픽 개막을 10여 일 앞둔 일본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도(都)는 11일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가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96명 많은 61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도쿄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직전 주 같은 요일과 비교한 수치 기준으로 22일 연속 늘었다.
이날까지 지난 7일간의 일평균 신규 감염자는 734명으로, 1주일 만에 26% 급증했다.
*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4번째 긴급사태 발효를 하루 앞둔 11일 텅 빈 유람선이 도쿄 스미다강 주오(中央)대교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12일부터 도쿄올림픽(7.23~8.8) 전 기간을 포함하는 내달 22일까지 도쿄 지역에 4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하고, 지바(千葉)현 등 수도권 3개 현에는 긴급사태에 준하는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를 연장해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열리는 개·폐회식을 포함한 모든 올림픽 경기가 무관중 행사로 결정됐다.
도쿄도는 이번 긴급사태 기간에 주류를 제공하는 음식점 등에는 휴업을 요청하고 다른 일반 음식점에 대해선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하도록 했다.
한편 이날 일본 전역에서 파악된 신규 확진자는 오후 8시 현재 2천32명(NHK 집계)으로, 닷새 연속 2천 명 선을 넘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왼쪽)과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 AFP AP 연합뉴스
유럽 정상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2020 유럽축구챔피언십(유로 2020) 결승은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두 팀은 12일 새벽 4시(한국시각: EST 11일 오후3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누가 승리하든, 오랜 염원을 푼다. 결승에 선착한 이탈리아는 53년 만의 유럽 정상에 도전한다. 이탈리아는 1968년 자국에서 열린 유로 대회에서 우승한 뒤로는 한 번도 유로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는 ‘축구종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1960년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유럽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준결승에 두 번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다.
기세는 양쪽 다 좋다. 이탈리아는 33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수비에 막강한 공격력까지 장착했다. 스페인(13골)에 이어 12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로베르토 만치니(57) 이탈리아 감독은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이탈리아 국민에게 즐거운 밤을 연이어 선사하게 돼 정말 기쁘다. 그러나 아직 이탈리아 국민이 즐겨야 할 밤이 하루 더 남았다”고 말하는 등 자신감이 넘친다.
최후방을 지키는 잔루이지 돈나룸마(22)의 존재도 든든하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이 과정에서 돈나룸마의 활약이 주효했다. 돈나룸마는 이날 승부차기에서 상대 첫 번째 키커 다니 올모와 네 번째 키커 알바로 모라타의 슛을 차례로 막아냈다. 그는 경기 뒤 “승부차기가 시작됐을 때, 승리를 확신했다”고 밝힐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만약 결승전이 연장전까지 가게 된다면, 돈나룸마의 존재만으로도 압박이 될 수 있다.
* 잔루이지 돈나룸마. EPA 연합뉴스
잉글랜드는 자국의 축구 성지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리는 점이 호재다. 웸블리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결승전이 치러진 장소로, 잉글랜드가 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했던 곳이다. 선수들 입장에선 55년 만에 당시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도 “다시 잉글랜드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는 총 수용 관중의 75%에 달하는 약 6만명의 팬이 입장할 전망이다.
* 해리 케인. EPA 연합뉴스
주포 해리 케인(28)의 부활도 반갑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었던 케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많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들어와 3경기 연속 중요한 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케인은 이번 대회 4골을 기록해, 5골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패트릭 쉬크(체코)의 뒤를 이어 득점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준희 기자
* 방탄소년단이 ‘즐겁다’라는 의미의 국제 수어를 춤으로 표현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 ‘즐겁다’를 표현하는 슈가와 정국. 뮤직비디오 갈무리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좀 더 특별한 퍼포먼스가 없을까?” 요즘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구는 화제의 ‘그 안무’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1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 모두 힘내자’는 노랫말의 메시지는 ‘그 안무’를 만나 의미가 배가됐다. 바로 방탄소년단(비티에스·BTS)이 지난 9일 발표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에 등장하는 수어 안무다.
방탄소년단은 노래 후반부 다 함께 “나나나나나~” 하는 대목에서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수어 동작을 활용한 안무를 선보인다. 엄지손가락은 펴고 나머지 손가락을 반쯤 구부린 채 몸을 위 아래로 긁는 듯한 동작은 ‘즐겁다’, 왼손 손바닥을 무대 삼아 다른쪽 손의 두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은 ‘춤추다’, 양손 브이 동작은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곡은 미래의 방탄소년단이 2021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보라색 풍선을 날리며 코로나19 종식을 알리는 콘셉트다. 몸을 흔들며 춤추면서 동작을 해야 해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우려도 있었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세심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 방탄소년단이 ‘춤추다’라는 의미의 국제 수어를 춤으로 표현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좋은 의미로 시작한 안무가 왜곡되지 않게,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안무팀은 수어 동작의 정확한 표현에 특히 신경 썼다. 빅히트뮤직 쪽은 “대표 단어와 상징적인 동작을 정한 후 안무로 표현해보았고, (농인, 수어 통역사 같은) 전문가들과 수차례 논의하면서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사실상 안무를 함께 만들어간 셈이다. 정확한 동작과 함께 멤버들이 가장 신경 쓴 것은 표정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표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즐겁다’를 뜻하는 수어 동작에는 ‘반갑다’는 의미도 있다. 멤버들이 농인들에게 “즐겁게”라는 노랫말을 이해시키려면 한껏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 농인 유튜버 하개월은 자신의 개인 채널에서 “수어는 표정을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탄소년단이 활기찬 느낌과 즐거운 표정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 방탄소년단과 출연자들이 함께 ‘평화’를 뜻하는 국제 수어를 춤으로 표현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 알엠과 뷔의 ‘평화’. 뮤직비디오 갈무리
이런 노력에 전세계 많은 이들이 감동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특히 농인들이 ‘수어 안무’를 따라 추는 영상이 많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사촌 동생이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와, 나한테 춤추라는데’라며 행복해했다. 이를 듣고 우는 중”이라는 감동적인 사연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국내 농인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코로나19 관련 정부 브리핑을 통역하는 김동호 수어 통역사는 “농인분들이 먼저 발견하고 영상을 공유해주더라”고 말했다.
단순히 수어를 안무에 활용해 우리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해서 특별한 게 아니다. 김동호 통역사는 “농인분들에게 음악은 문화 중에서도 가장 거리가 먼 장르다. 노랫말을 이해하고 춤을 따라 추려면 조금 더 단계를 거쳐야 하는 문화적 거리가 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청력을 갖고 계신 분들도 음악 소리는 ‘웅’ 하고 진동이 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노랫말과 맞는 안무 동작을 수어로 표현하면서 농인들도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리고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탄소년단이 그 차이를 줄여줬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에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상대 말을 입모양으로 읽는 농인들이 소통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방탄소년단의 시도가 더욱 각별하다.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셀럽’의 구실을 떠올리게도 한다. 시대극 <미스터 션샤인>이 10대들에게 ‘의병’에 대해 공부하게 했던 것처럼, ‘퍼미션 투 댄스’ 수어 안무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들이 수어에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아미들은 개인 블로그 등에 수어의 의미를 전하고, 국립국어원 수어사전을 공유하기도 한다.
한국은 2016년 법이 개정돼 ‘수화’라는 표현이 하나의 언어로 인정하는 ‘수어’로 바뀌었다는 사실도 알리고 있다. ‘퍼미션 투 댄스’에서 활용한 수어 동작은 영어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제 수어’(국제 수화)다. 아미들은 ‘춤추다’ ‘평화’의 경우 한국 수어 표현이 다르다는 정보도 함께 전한다.
김동호 통역사는 “셀럽의 행동 하나하나가 주는 효과는 굉장히 크다. 국제 수어를 써서 전세계 농인들을 위해 음악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사회적 약자, 관심을 덜 받는 이들을 세심하게 배려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도 소셜미디어에서 “청각 장애로 음악을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전세계 15억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 팬들은 신곡 ‘퍼미션 투 댄스’ 글자를 재조합하면 ‘스토리스 온 펜데믹’이 된다는 해석도 내놨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미국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CBS)에 출연해 ‘버터’를 수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멤버 뷔는 팬데믹 시대에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면서 “축하한다”는 수어 동작도 했다. 평소 이런 행동의 영향일까. 아미들은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뮤직비디오 속 배경인 ‘빨래방’과 방탄소년단이 희망을 노래하는 또 다른 곡 ‘봄날’ 속 빨래방을 연결짓고, 제목을 애너그램(단어의 문자를 재배열하여 다른 뜻을 가지는 다른 단어로 바꾸는 일종의 말장난)으로 재조합해 ‘스토리스 온 팬데믹’으로 만드는 식이다.
팬들의 이런 해석에 대해 빅히트 쪽은 “뮤직비디오 시나리오에 맞는 소품과 장소를 정했다”며 말을 아꼈다. ‘퍼미션 투 댄스’는 팬클럽 이름이 ‘아미’로 정해진 ‘아미 생일’(8주년)에 맞춰 일부러 지난 9일 발매했다.
* 코로나 종식을 알리는 신문을 보고 있는 모습이 ‘퍼미션 투 댄스’ 티저 영상에 등장했다. 영상 갈무리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온다. 마지막 남녀노소 모두 마스크를 벗는 대목에서 울컥했다는 반응이 많다. 뮤직비디오 속 ‘우리들’처럼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올까? 방탄소년단이 ‘퍼미션 투 댄스’로 답하고 있다. “우리가 춤을 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고. 그런 날은 온다고. 티저 영상에는 2022년 팬데믹이 종식되고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알리는 장면이 나온다.
리더 알엠(RM·아르엠)은 14일(한국시각) 미국 토크쇼 <더 투나이트 쇼 스타링 지미 팰런> 진행자 지미 팰런과 한 화상 인터뷰에서 “(공연장에서) ‘소리 질러’라고 다시 외치고 싶다”며 마스크를 벗은 세상에서 투어를 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남지은 기자
BTS 신곡 ‘퍼미션 투 댄스’ 9일 공개…에드 시런과 협업
오전 0시 전세계 동시 발매 “경쾌하고 신나는 댄스팝”
방탄소년단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갈무리.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적인 팝스타 에드 시런과 손잡고 신곡을 선보인다.
방탄소년단은 9일 낮 1시(EST 오전 0시) 싱글시디(CD) <버터>를 전세계 동시 발매한다. 시디에는 ‘버터’와 함께 에드 시런과 작업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실린다.
‘퍼미션 투 댄스’는 ‘버터’와 마찬가지로 경쾌하고 신나는 분위기의 댄스팝으로, 피아노 연주와 스트링 사운드가 돋보이는 노래다.
이 곡 작곡진에는 에드 시런과 함께 영국 출신 프로듀서 스티브 맥, 조니 맥데이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에드 시런의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를 만든 작곡진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과 에드 시런의 협업은 2019년 ‘메이크 잇 라이트’ 이후 두 번째다.
싱글CD ‘버터’콘셉트 사진.
‘퍼미션 투 댄스’는 ‘춤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 없이 마음껏 춰도 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We don’t need permission to dance”(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어) 등의 노랫말이 들어가 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방탄소년단이 고단한 하루를 보낸 모두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뜻”이라고 했다.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녹인 만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이 이어진다. 뮤직비디오에는 실내와 야외를 넘나들며 함께 모여 신나게 춤추는 방탄소년단 모습을 담았다.
7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슈가가 ‘2022년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 잘 가 코로나19’ 등이 적힌 영어 신문을 읽으며 건물 밖으로 나오자, 멤버들이 밝은 표정으로 따로 또 같이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퍼미션 투 댄스’ 무대는 이날 밤 9시30분부터 네이버나우와 하이브 레이블스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