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반대 시위대가 17일 일본 도쿄에 있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투숙 호텔로 진입하려 하자 일본 경찰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거짓말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악용한 거예요. 그 돈은 재해로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해 써야 했어요.”

 

다카세 유리(27)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가 내세운 ‘부흥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답했다. 도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사토 미와코(가명·24)도 “문제를 수습하고 올림픽을 열어야 부흥올림픽이 되는 것이지, 눈앞에 문제가 넘쳐나는데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했다. 이처럼 <한겨레>가 현지에서 인터뷰한 일본인들은 대체로 올림픽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코로나 확산 문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지난달 19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를 보면, 도쿄올림픽을 ‘안전·안심’ 형태로 개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본은 지난 14일 이후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웃돌고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8일 도쿄에 도착한 뒤 “지금껏 가장 준비가 잘 된 올림픽”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16일 선수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며 우려를 낳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2명 발생했던 우간다 국가대표 선수단 중 1명이 오사카에서 잠적한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방역 구멍이 뚫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올림픽 관련 누적 감염자는 모두 45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평균 확진자를 보면, 일본(약 6600명)은 세계 평균(약 2만4000명)과 비교해 코로나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일본보다 상황이 나쁜 국가가 140곳이 넘는다. 하지만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아서 일본 내에서는 “이 상황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모아두고 대회를 치를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바흐 위원장은 17일 도쿄 고토구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아 “일본 국민에게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환영하고 지원해달라고 겸손하게 요청한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일본 열도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의 지지율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대학생 스즈키 렌(가명·21)은 ‘도쿄에서도 올림픽 분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아래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이 선수들을 앞세운 점도 일본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대학에서 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기타타니 세이코(21)는 “올림픽위원회와 정부는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심한 고생을 하고 있다. 결국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대회를 여는 것이면서 선수들을 내세워 정당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 경제를 앞세우는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올림픽 축구가 열리는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비즈니스호텔에서 일하는 다카하시 쿠미코(가명·57)는 “숙박 손님이 늘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본인은 코로나를 종식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여행 과정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도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일본인들은 이제 올림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요즘 올림픽 뉴스를 보면, 이게 대체 누구를 위한 대회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다행히 직업을 잃진 않았지만, 주위에는 직업을 잃는 사람과 매일 같이 폐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부흥이고, 누구를 위한 이권일까요?” 현재 도쿄 민심을 담은 모리 사치코(가명·42)의 반문이었다. 도쿄/이준희 기자

시즌 9승 5패, 평균자책점 3.56→3.32…토론토 후반기 2연승

 

    류현진 전력투구 [AP=연합뉴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로 에이스의 부활을 알렸다.

 

류현진은 18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으며 3안타 무실점으로 5-0 완봉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더블헤더 경기는 7이닝으로 치른다.

 

공 83개를 던지며 볼넷 1개만 허용한 류현진은 시즌 9승 5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3.56에서 3.32로 떨어뜨렸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것은 통산 세 번째다.

 

데뷔 시즌이던 2013년 5월 29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완봉승을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뛰었던 2019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이물질 검사 받는 류현진 [AP=연합뉴스]

 

류현진은 전날 비로 인해 등판이 하루 연기됐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최고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고 주 무기인 체인지업도 예리하게 떨어졌다.

 

1회는 불과 직구 4개만으로 처리했다.

 

텍사스 1번타자 이시어 카이너-팔레파에게 직구 2개를 던져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네이트 로와 아돌리스 가르시아에게 각각 직구 1개로 내야땅볼을 만들었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조이 갈로에게 중월 3루타를 맞아 실점 위기를 맞았다.

 

갈로의 타구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단타성이었다.

 

하지만 토론토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가 어이없이 뒤로 빠트려 발 느린 갈로에게 3루타를 만들어줬다.

 

어설픈 수비 탓에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류현진은 굳건했다.

 

무사 3루에서 존 힉스를 삼구 삼구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엘리 화이트를 1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데이비드 달마저 삼진으로 솎아내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3회초에는 2사 후 팔레파에게 좌전안타, 로는 볼넷으로 내보내 1,2루에 몰렸으나 가르시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 [USA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위기를 넘기자 토론토의 타선이 힘을 냈다.

 

토론토는 3회말 로우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내야안타와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 찬스에서 마커스 시미언의 내야땅볼과 보 비셋의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류현진이 4회와 5회를 깔끔하게 처리한 가운데 토론토는 추가 점수를 뽑았다.

 

토론토는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포수 대니 젠슨이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려 3-0을 만들었다.

 

승리를 예감한 류현진은 6회초 1사 후 로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가르시아와 갈로를 연속 땅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동료들과 승리를 즐기는 류현진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토론토는 6회말에도 2점을 추가해 5-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마지막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존 힉스를 3루 땅볼, 화이트와 달을 나란히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인 토론토는 후반기를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하며 와일드카드 티켓을 향해 전진했다.

 

'부활한 에이스' 류현진 "체인지업이 가장 좋았다"

 "로저스센터 등판, 너무 기대되고 흥분돼"

 

화상 인터뷰하는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19일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7.19 [토론토 블루제이스 화상 인터뷰 캡처]

 

주무기 체인지업이 흔들리며 6월 한 달 동안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완벽하게 돌아왔다.

 

류현진은 18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토론토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더블헤더로 인해 7이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혼자 마운드를 책임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3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토론토 이적 후에는 처음이다.

 

후반기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에게는 완봉승만큼이나 체인지업의 부활이 주는 의미가 컸다.

 

경기 후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 나선 류현진은 "오늘 가장 좋았던 구종은 체인지업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체인지업이 헛스윙이 많이 나왔고, 좋게 제구가 되면서 승부하기가 좋았다"고 부연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수는 83개였는데 이중 체인지업이 24개였다.

 

텍사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17차례 배트를 휘둘렀는데 7번이 헛스윙이었다.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릴 때 다른 구종을 던짐으로써 약한 타구나 빗맞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 그 부분이 오늘 경기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점은 체인지업의 평균 시속이 83마일(약 134㎞)로 평소보다 빨라졌다는 부분이다.

 

그는 이에 대해 "불펜 피칭을 하면서 투수코치님과 팔의 각도가 떨어졌다는 걸 느껴서 세우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 한다. 오늘은 그 부분이 잘 이뤄졌다"며 "체인지업을 예전보다 위에서 내려찍어서 던졌기에 구속도 당연히 더 빨라질 수 있다. KBO리그에서 뛸 때도 그랬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던질 생각"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떠돌이 생활을 했던 토론토는 오는 31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부터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아직 한 번도 로저스센터에 등판한 적이 없던 류현진으로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너무 기대되고 흥분된다"며 "토론토와 계약 후 한 번도 로저스센터에서 등판하지 못했는데 토론토 팬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계속해서 좋은 준비 하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독도 문제에 이어 '이순신 장군 현수막'서도 일본 주장 그대로 반복

욱일기 사용도 규제 대상으로 확인 소득…IOC 이후 행보 지켜봐야

 

[올림픽] 16일 걸려있던 한국 응원 현수막: 지난 16일 늦은 밤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 모습.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대한체육회는 17일 오전 이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철거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 기여'를 목표로 동·하계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또 한 번 형평성을 잃은 조처로 비판을 자초했다.

 

IOC는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내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이른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정치적 선전으로 규정하고 올림픽 기간 어떤 장소에서건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IOC 헌장 50조를 위반했다며 현수막 철거를 체육회에 요청했다.

 

16일 IOC 관계자가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을 방문한 데 이어 서면으로도 두 번이나 철거를 요구했다.

 

예상치 못한 IOC의 압박에 체육회는 긴 시간 고민 끝에 일본 제국주의 시절 전범기의 상징인 욱일기도 IOC 헌장 50조 위반 사항이라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이어 IOC가 대회 기간 욱일기에도 IOC 헌장 50조 위반 사항이라는 점을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약속하자 상호 합의로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17일 오전에 철거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장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재치 있게 제작한 현수막은 결전의 땅 도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 [올림픽] 철거되는 이순신 장군 메시지 인용 현수막: 17일 오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문제 삼고, 극우 세력이 욱일기를 흔들며 16일 선수촌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일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직접적으로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다만, 한일 관계 실체 파악과 두 나라의 역사에 무지한 IOC를 배후에서 움직였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IOC는 도쿄조직위가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체육회가 이의를 제기하자 "도쿄조직위원회에 문의 결과 성화봉송로 내 독도 표시는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답해 사실상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우리 정부와 체육회가 여러 차례 항의 서한을 보냈지만, IOC가 이 문제를 중재하거나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적은 없다.

 

그러다가 이순신 장군 현수막으로 시끄러워지자 또 일본 편을 들었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을 제외하곤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문구에선 어떠한 정치적인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IOC는 일본 언론과 극우 세력의 주장을 이번에도 여과 없이 받아들여 정치적 메시지로 규정하고 IOC 헌장 위반이라고 대한체육회에 통보했다.

 

2024 강원동계청소년(유스)올림픽을 유치해 IOC와 계속 긴밀하게 대화해야 하는 체육회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6일 밤 IOC와 현수막 철거 협상에 임했고, 욱일기 사용을 규제하겠다는 IOC의 약속을 받아낸 끝에 현수막을 떼기로 했다.

 

* 바흐 IOC 위원장의 히로시마 방문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 단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간 첨예한 갈등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IOC가 초지일관 일본 편만 드는 현실에 체육회는 부글부글 끓는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체육회 관계자들은 특히 일본 정부나 도쿄조직위가 직접 항의한 것도 아니고, 따라서 IOC가 중재를 위해 개입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는데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직전 동계올림픽 개최 국가인 한국을 표적으로 삼은 것에 상당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IO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에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밀어붙여 일본에서 손가락질 대상으로 전락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변종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대회 기간 상황이 개선되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청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16일엔 원자폭탄의 상처가 남은 히로시마를 방문했다가 올림픽을 취소하라는 시민 단체의 시위에 직면하는 등 연일 곤경을 겪고 있다.

 

이처럼 인기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처지라 IOC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잡음을 최대한 없애고자 서둘러 이순신 장군 현수막 철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올림픽] '이순신 정신' 글귀에 일본 극우 '욱일기' 시위: 도쿄올림픽 선수촌 한국선수단 거주동에 태극기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연상케 하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 현수막이 걸리자 16일 일본 극우단체 시위대가 글귀 반대편에서 욱일기를 든 채 시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랑스럽고 유머 넘치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은 나흘 만에 아쉽게 사라졌지만, 그간 욱일기에 모호한 태도를 취해 온 IOC의 판단 변화를 끌어낸 점은 소득이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2024 파리하계올림픽 등 이후 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을 규제할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IOC가 실제 욱일기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게다가 사실상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욱일기를 흔드는 일본 국민을 쉽게 볼 수 없기에 체육회와 IOC의 상호 합의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대한체육회는 선수촌에 '팀 코리아(Team Korea), '범 내려온다'라는 현수막을 새로 설치했다.

 

'범 내려온다'는 한국 관광공사가 제작한 대한민국 홍보영상에 등장하는 곡 이름이다.

판소리 수궁가, 범이 내려오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지난해 5월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편곡해 발표했다.

 

해당 곡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국내외 팬들에게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올림픽] '여기가 한국선수단 숙소': 17일 오후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태극기와 팀코리아 현수막과 함께 '범 내려온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해당 현수막은 체육회 직원들이 미리 준비해서 가져갔던 것"이라며 "기존 현수막을 대체해서 설치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아울러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용맹스러운 호랑이를 내세워 선수단에 힘을 주고 싶어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올림픽위, 일본·IOC 동시비난…"독도 표기는 용납못할 도발“

대변인 담화 통해 일본 행위 비난…"IOC도 공정성 있게 처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도쿄 올림픽 불참을 통보했던 북한이 독도 표기 문제를 놓고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동시 비난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는 17일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홈페이지 일본 지도에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시한 것과 관련, "이러한 행위는 전 세계 체육인들과 인류의 평화 염원에 대한 우롱이며 우리 민족의 자주권을 유린하는 용납 못 할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올림픽을 주최하는 기회를 악용해 도쿄올림픽 경기대회조직위가 자행하고 있는 비열한 행위에는 앞으로 국제 체육경기 행사마다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수 있는 전례를 마련하고 독도 영유권을 국제적으로 인정시키려는 음흉한 기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고유한 영토를 강탈하기 위해 신성한 올림픽 운동의 이념과 정신도 어지럽히는 일본 체육계의 파렴치성이 극도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라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올림픽 봉화 이어달리기 지도를 수정(하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올림픽 반대시위 모습.

 

이 같은 상황을 묵인하고 있는 IOC를 향해서도 "이를 묵인·조장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이중적인 처사에 대하여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한반도기에 독도 표기를 놓고 IOC가 정치적 중립성을 들어 "한사코 반대"했었다며 "국제기구답게 공정성을 가지고 처신을 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OC가 2019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독도 표기 문제를 놓고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상기했지만, 이달 2일에는 입장을 바꿔 도쿄올림픽 조직위의 '주장에 유의'하라는 편지를 IOC 위원 등에게 보냈다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 속 선수 보호를 이유로 들며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IOC도 6월 이를 공식화하고 올림픽 출전권을 재배분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17일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주최 쪽이 토요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는 올림픽 조직위 업무에 관여한 해외 방문객이며, 개인정보 등의 문제로 국적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감염자는 바로 의료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은 개막식(23일)을 6일 앞두고 있다. 선수촌은 13일 개장했고, 각국 선수단이 속속 입촌하고 있다. 도쿄/이준희 기자

 

일본서 우간다 국가대표 1명 실종…우간다팀 확진 2명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 메모 남겨

 

우간다 대표팀이 지난달 20일 일본 오사카에서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교도통신 AP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역도 선수가 일본 오사카에서 실종됐다. 우간다 대표팀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이미 2명 발생한 상황이라, 일본 내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16일 ‘우간다에서 온 20살 역도 선수 줄리어스 세키톨레코가 일본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 올림픽 사전 캠프에 참가하던 중 16일 돌연 실종됐다’고 전했다. 일본 방송 <엔에이치케이>(NHK) 등도 17일 아침 주요 뉴스로 해당 소식을 전했다.

 

세키톨레코는 ‘우간다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행적은 나고야로 가는 신칸센 승차권을 구매한 것이다. 나고야시는 일본 내에서 우간다인이 두 번째로 많은 곳으로, 약 150명 정도가 살고 있다.

 

문제는 세키톨레코가 속한 우간다 대표팀에서 이미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선발대는 9명 가운데 2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우간다 대표팀은 지난 6일까지 격리한 뒤 7일에야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이즈미나노시는 개인 정보를 이유로 세키톨레코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지를 밝히고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 올림픽 선수단은 대회 기간 내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현지인과 접촉할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방역 통제에 구멍이 생기면서 일본 내 불안은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주최 쪽은 도쿄올림픽이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지만, 특히 도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면서 대중의 회의론은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도쿄/이준희 기자